처제의 일기장 (언니를 위해) 30화 |
30화) 샤워를 마친 상중이 문을 열고 나왔다. 냄새만으로 술이 깰 듯 진한 북엇국 냄새가 방금 샤워를 마친 그의 알몸을 기분좋게 감쌌다. 도연은 아까 보았던 시스루 원피스를 그대로 입고 설거지 중이었다. 아직 술기운이 남아있는 상태였고 익숙하기만 한 아내의 뒷모습임에도 샤워하는 동안 죽었던 그의 물건이 잠깐 사이 슬금슬금 일어나 곧 수직이 되었다. 채 3초도 안 되는 잠깐 동안 그의... |
처제의 일기장 (제수씨) 28화 |
28화) 송별회 그가 지난 몇 년간 과장으로 있던 부서에서의 마지막 하루는 정신없이 지나갔다. 인수인계 작업이 모두 마무리 되자 그는 자신의 물건들을 상자에 담아 새 부서 새 자리로 가져갔다. [차장 김 상 중] 이라는 명패가 그의 자리 바로 뒤 창가에 비닐 포장되어 있었다. 그는 그 명패를 한참동안 쓰다듬다가 기존 부서로 돌아왔다. “이봐 김 차장! 다 끝났나? 회사 앞 한우집 예약해뒀네. 슬슬 준비하지?” 부서 ... |
처제의 일기장 (찬란한 아침) 27화 |
27화) 상중은 너무 놀라 잠이 다 달아날 지경이었다.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해가 코앞에서 잠이 덜 깬 지연의 볼에 반사되고 있는 장면이 혹시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언뜻 들기도 했지만, 아니었다. 꿈이 아니었다. 도연이의 베개를 베고 상중을 보고 있는 지연의 얼굴은 너무나도 또렷한 현실이었다. “처제!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언제 여기 와서 잤어?” 상중은 혹시 누가 들을새라 속삭이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건 ... |
처제의 일기장 (아내의 부재) 26화 |
26화) 처제의 침대에서 지연을 품에 안은 상중의 얼굴은 꼭 20대 청년처럼 상기되어 있었다. “하아…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형부… 지금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요?” 지연이 품속에서 웅얼거리듯 말했다. “글쎄… 무슨 생각하는데?”“오늘 언니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 헤헤…” 상중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자기도 그렇다는 말을 차마 입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근데 형부?” 얼굴을 묻고 있던 지연이 고... |
처제의 일기장 (처음 아닌 처음) 25화 |
25화) “으음…” 상중의 손은 실크처럼 보들보들한 살결을 따라 조금씩 위로 향했다. 그는 지연을 당장 깨우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의 손길은 여인의 살결을 처음 만져보는 소년 같이 조심스러웠다. 그래서일까? 지연의 솜털 하나의 감각까지도 느껴졌다. 조심스러운 손길이 골반을 넘어 옆구리를 지나고 있을 때였다. “아잉 간지러워요…” 그렇게 말하면서 지연이 뱃속의 아이처럼 몸을 움츠렸다. 자다가 막 깨서 초점 ... |
처제의 일기장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21화 |
21화) 상중이 비틀거리며 집안으로 들어섰다. 술은 하나도 깨지 않았다. 소주 5병. 깨려면 적어도 5일은 걸릴만한 양이었다. “어휴 술 냄새. 대체 얼마나 먹은 거야 당신. 뭐야? 어딨었어?”“응… 박 차장 차에서 깜박 잠들었더라고.” 새빨간 거짓말. “아, 진짜. 술을 얼마나들 마신 거야. 얼마나 놀란 줄 알아?”“술 먹는다고 미리 얘기 했는데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그러니까… 분명 알고 있는데 퇴근하면 항상 당신이 있... |
처제의 일기장 (진급) 20화 |
20화) 대체 언제부터? 처음부터 안 닫혀 있었던 건가? 기억나지 않았다. 답답함을 싫어하는 도연이 문을 열어놓는 일이야 흔한 일이었다곤 하지만 지연이 들어온 이후, 적어도 관계를 하는 날엔 아내는 항상 문이 닫혀있는지 확인을 해왔던 참이었다. 근데 오늘은 왜 확인을 하지 않은 거지? 중간에 누가 열었을 리도 없고… 상중은 그렇게 잠깐 동안 문 앞에 멍하니 서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 |
처제의 일기장 (아내의 유혹) 19화 |
19화) “여보, 처제 듣겠어.” 상중의 배에 올라탄 도연이 엉덩이를 들썩이면서 내는 신음소리가 점점 커져가자 상중이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괜찮아. 아까 방에 들어갔잖아. 흐응…” 두 사람은 화장실에서 나는 물소리가 잠잠해지고 방문 닫히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최대한 목소리를 낮추었던 참이었다. 문 닫는 소리가 나자마자 도연은 상중의 몸 위에 번쩍 올라탄 상태였다. “여보, 하아… 요새 왜 이렇게 당신이랑 하는 ... |
처제의 일기장 (누구의 손길?) 18화 |
18화) 소파에서 곤히 잠든 상중은 잠결에 발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언뜻 물이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잠에서 깬 것은 아니었다. 인기척에 잠깐 깼던 것도 잠시, 다시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깊은 암흑과 침묵 속에 빠져들고… 얼마나 시간을 더 보냈을까? 이윽고 허벅지를 쓰다듬는 분명한 손길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그는 아무런 대꾸도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는 상태인 듯했다. 언뜻... |
처제의 일기장 (달라진 아침) 17화 |
17화)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시작된 아침을 맞는 상중의 기분은 아무렇지 않지 않았다. 어젯밤 그의 옆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돌아누워 자고 있는 도연을 보면서 앞으로 도연 모르게 지연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꼬박 밤을 새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와서 돌이킬 수도 없다. 지연의 마음은 분명 진심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상중 역시 지연에게로 향하고 있는 걸 거부할 수는 없다. 이렇게 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