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9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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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8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90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4권 - 15화
크와아아아악!!
한 마리의 오우거가 펄쩍! 뛰어 올라 오브라이언을 그대로 덮쳐 왔다. 그 모습이 얼마나 위험천만하게 보였는지 가일이 기겁을 하며 외쳤다.
“조, 조심해……!!”
츄아아아악-!!
가일의 외침보다도 오브라이언의 바스타드 소드가 허공에 빛을 뿌리며 휘둘러지는 것이 더 빨랐다. 그리고 그 빛은 피를 불렀고, 덮여오던 오우거는 그대로 좌우로 갈라져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하…….”
한 번의 일격으로 오우거를 반토막 내버린 오브라이언의 실력에 가일은 벌린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오우거다. 지상 최강의 몬스터라 불리는 오우거!
그런 오우거가 오브라이언이 휘두른 단 한 번의 칼질에 반으로 갈라져 처참하게 죽어버렸으니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 일행들의 좌측에서 거대한 미노타우로스가 달려들었다.
므우우우우우-!!
“블링크!”
위드의 몸이 감쪽같이 사라지며, 미노타우로스의 머리 바로 위 허공에 나타났다. 그리고 힘찬 기합성이 터져 나왔다.
“하아아아압-!!”
콰드드드드……!!
위드의 기형적으로 긴 검은 미노타우로의 머리부터 시작해서 가랑이까지 정확하게 반으로 갈랐다. 거대한 몸체가 좌우로 쓰러지자 주변에 있던 몬스터들이 때 아닌 봉변을 당해 우왕좌왕 거렸다.
그 모습을 보는 오브라이언의 눈빛이 번뜩였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일이군.’
마법을 사용해서 미노타우로스의 머리 위에 나타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미노타우로스를 단번에 반으로 갈라버리는 괴력은 오브라이언 자신이라고 하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니, 소드 마스터가 아니고서야 위드처럼 미노타우로스를 반으로 가르는 괴력은 쉽게 발휘할 수 없었다.
“카일러 준남작의 트랜트 아머에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이 분명해요.”
아일린은 오브라이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는 듯 곁에서 말했다.
“그렇겠지.”
오브라이언 역시 예측하고 있는 바였다.
위드의 힘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몇 번이나 대련을 해봤으니 자신이 알고 있는 바가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저 정도의 괴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결국, 그가 착용하고 있는 검붉은 트랜트 아머에 뭔가 모를 특별함이 있다는 것뿐이었다.
물론, 그게 아닌 자신이 모르는 어떤 마법적인 능력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선적으로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위드의 트랜트 아머인 것만은 확실했다.
“웬만한 트랜트 아머가 2차 성장한 것보다도 월등히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거란 말인가?”
오브라이언은 고개를 저었다.
만약,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그의 트랜트 아머는 프라디아 대륙 최고의 트랜트 아머라는 소리였다. 즉, 2차 성장까지 이루게 된다면…… 실질적으로 트랜트 아머를 착용한 상태에서 그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모르긴 몰라도 소드 마스터가 나서지 않는 이상은 웬만해선 상대가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부터도 상대는 아니겠지.”
오브라이언은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기형적으로 강력한 트랜트 아머에 마법능력까지 겸비한 상태라고는 하지만, 지금 상대를 한다면 이길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 블링크라는 마법만 하더라도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 트랜트 아머의 능력까지 보태면 결코 쉬운 대결은 아닐 것이다.
그런 그가 실력이 향상되고, 트랜트 아머를 2차 성장까지 이룬다면?
이길 자신이 없었다. 아니, 패배가 확실했다.
‘도대체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거지?’
오브라이언은 위드에게 묻고 싶었다.
***
몬스터와 인간의 대규모 전투!
제3자의 입장에서 이 대규모 전투를 관전한다면 이만큼 흥미롭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없을 것이다.
인간들의 전투보다도 더욱더 박진감이 넘치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그 말은 그 만큼 잔인하고, 처절하단 소리다.
반드시 한쪽을 죽여야만 하는 전투다. 승패가 기울면, 한쪽이 도망가거나 항복을 하는, 그런 전투가 아니다.
몬스터는 웬만해선 도망가지 않을 테고, 그렇다 하더라도 인간들이 순순히 보내주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인간이 도망을 간다고 하더라도 몬스터들이 곱게 놔주진 않을 거다.
번뜩이는 무기와 갑옷으로 치장한 인간.
타고난 괴력과 두려움 없는 몬스터.
이렇다 할 지휘관도, 이렇다 할 전략도 없는 몬스터지만 중, 대형 몬스터의 경우 보통 인간 병사 4명에서 10명은 너끈히 상대할 전투력을 지니고 있다.
물론, 인간들 중에서도 오크나 고블린 같은 소형 몬스터라면 몇 십 마리라 하더라도 홀로 죽일 강자들이 존재했다.
강력한 몬스터는 본능적으로 강자의 존재를 알고 느낀다. 인간 강자들 역시도 강력한 몬스터에 대해서 꿰고 있다. 잘 알려진 강력한 몬스터로는 고르곤을 비롯해서 트롤, 미노타우로스, 오우거 등이 있다.
하지만, 알레이스 후작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수많은 전장을 돌며 수십 차례나 전투를 벌여 많은 강자들과 싸웠지만 지금 현재 자신의 눈앞에서 수십 명의 인간들을 거침없이 죽이는 몬스터들은 자신에게까지 긴장감을 심어주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두려움일지도 몰랐다.
쉬아아악!
쉬아아악!
귀를 찢어 놓는 것만 같은 괴음.
사방팔방을 휘저으며 주변의 인간이란 인간은 모조리 물어 죽이는 아홉 개의 머리.
히드라는 말 그대로 무적이었다.
그리고…….
끼야아오오옷-!!
“큭!”
“으윽!”
“으음…….”
주변의 지휘관들이 몸을 흠칫 떨었다. 알레이스 후작도 낮게 침음성을 흘렸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전신을 바짝! 긴장시키는 기이한 전율은 쉬이 잊혀 지지 않았다.
바질리스크는 빳빳하게 세운 날카로운 가시를 앞세워 걷기만 해도 병사들이 줄줄이 죽어나갔다. 거기에 노란 눈동자를 바라보는 병사들은 공포와 두려움으로 범벅되어 몸이 뻣뻣하게 굳어 손가락 하나도 까닥거리지 못했다.
또, 간간히 입에서 푸른 안개와도 같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는데 그 영향권 안에 들어가는 병사들은 그 자리에서 구토를 하며 픽픽! 쓰러졌다. 그런 병사들은 굳이 바질리스크가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주변의 몬스터들이 달려들어 순식간에 목숨을 거둬갔다.
바질리스크와 몬스터들의 모습은 마치, 왕의 거침없는 행보와 그 주변을 배회하며 지저분한 것들을 치워나가는 모습과도 같았다.
“저런 것들이 대규모로 등장했으니 에이드 공작이 이끌던 그라다 왕국군이 꼼짝없이 당했을 테지.”
알레이스 후작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히드라와 바질리스크의 강함을 확인하고서야 에이드 공작이 이끌던 그라다 왕국군이 어째서 그런 대패를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대로 에이드 공작과 같은 패배를 당할 수는 없지!”
알레이스 후작은 어깨를 펴며 말했다.
“후작님!”
알레이스 후작이 무슨 결정을 내렸는지 알기에 바스틱 백작은 급히 그를 만류했다. 히드라와 바질리스크로 인해서 병사들이 죽어나가는 것은 알지만 당장 그가 움직이기엔 시기가 적당하지 않았던 것이다.
“당장 트랜트 아머를 착용할 수 있는 기사들을 집합시키도록 하게!”
“당장 모일 수 있는 인원은 백 명도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병사들을 계속해서 희생시킬 수는 없지 않은가! 어서 모이도록 하게!”
서슬 퍼런 알레이스 후작의 호통에 바스틱 백작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자신의 부관에게 명령을 했고, 곧바로 암호화된 나팔소리가 울리며 기사들이 모여들었다.
“현재 몬스터들을 공격하고 있는 기사단의 기사들을 제외하면 총 68명의 기사들이 모였습니다.”
바스틱 백작의 보고에 알레이스 후작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질서정연하게 모여 있는 기사들에게로 다가갔다.
처음의 돌격 후, 다시 한 번 몬스터들의 측면 공격을 명령 받을 줄 알았던 기사들은 갑작스런 집합에 얼떨떨한 모습들이었다.
그러다 히드라와 바질리스크의 괴성에 어째서 자신들만 모이라고 했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
“각 3개의 조로 나눈다. 각 조의 인원은 스물두 명! 구성은 익스퍼트 상급, 중급, 하급의 수를 동등하게 맞춘다. 실시!”
“알겠습니다!”
알레이스 후작의 외침에 기사들은 손발이 척척! 맞도록 각각 조를 이루었다. 자연스럽게 남게 된 두 명의 기사는 알레이스 후작의 말에 그의 뒤에 자리를 잡고 섰다.
“제1조는 동쪽의 히드라를 상대한다! 제2조는 그 옆의 바질리스크를 상대한다! 제3조는 서쪽의 히드라를 상대한다! 처음 상대하는 몬스터들이지만 잘 해내리라 믿는다!”
“페르만에 가호를!!”
힘차게 외친 기사단은 각자 말을 타고 전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알레이스 후작도 자신의 말을 타고는 두 명의 기사와 함께 남은 한 마리의 바질리스크를 향해서 내달리기 시작했다.
알레이스 후작의 행동에 바빠진 것은 바스틱 백작이었다.
“콜러 백작! 콜러 백작!!”
허겁지겁 달려온 바스틱 백작은 왕국군의 마법병단을 책임지고 있는 콜러 백작을 급히 찾았다. 그렇지 않아도 대규모 마법을 준비하고 있던 콜러 백작은 갑작스럽게 자신을 찾아온 바스틱 백작을 놀란 얼굴로 바라봤다.
“무슨 일이오?”
“총사령관님께서 지금 직접 바질리스크를 상대하기 위해서 나가셨소! 당장 마법병단이 지원을 나가줘야겠소!!”
“헉! 아, 알겠소!!”
콜러 백작은 준비하고 있던 대규모 마법을 중지하고 2백 명의 마법병단을 각각 4개의 조로 나누어 알레이스 후작과 기사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화려한 마법이 각각 두 마리씩의 히드라와 바질리스크를 향해서 쏟아졌다.
불과 얼음, 뇌전과 흙, 바람의 온갖 마법이 쏟아지자 기사들은 그제야 가슴 한구석에 올려놓았던 불안감을 털어낼 수 있었다.
“영주님!!”
가스파의 외침에 위드는 그가 바라보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약 20명의 기사들이 히드라를 상대로 싸우고 있었다. 마법사들의 마법 지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코 쉬운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위드는 곧바로 외쳤다.
“저쪽으로 가죠!”
위드의 외침에 가일만이 깜짝! 놀라며 그를 바라봤다. 다른 사람들은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고 있지만 자신은 아니었다.
재수가 없어서 히드라에게 죽으면 어쩌란 말인가?
하지만, 이미 오브라이언과 용병들이 앞장서서 히드라가 있는 쪽으로 내달리니 가일로서는 죽을상을 하며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쯧쯧쯧! 불쌍한 놈 하나 죽겠군!”
혀를 차는 루카의 말에 가일이 눈을 부라리며 고개를 돌렸다. 밉살스럽게도 루카는 자신을 향해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분명, 트랜트 아머 헬름 속의 얼굴은 웃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제기랄! 확 뒈져버려라!”
차마 큰 소리로 외칠 수는 없었지만, 조용히 중얼거리는 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