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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71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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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71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3권 - 21화

 

 

Chapter 9  가일

 

 

룰루- 랄라- 룰룰- 랄랄- 룰룰 랄랄!

프라디아 대륙 최고의 자유기사!

프라디아 대륙 최고의 천재 기사!

프라디아 대륙을 빛낼 위대한 기사!

모든 이들의 꿈과 희망, 사랑의 대상이 될 기사!

그게 바로 나! 가일 님이시다!

못생기고, 멍청하고, 약해빠진 몬스터는 길을 비켜라!

비열하고, 재수 없고, 탐욕스런 인간들은 길을…….

 

빠각!

“악!”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던 사내가 단말마 비명소리와 함께 허리를 굽혔다. 그리고는 굽혔던 속도만큼이나 즉각 상체를 일으킨 사내는 자신의 뒷머리를 가격한 사람을 노려봤다.

“왜 때립니까!!”

“너 자꾸 이상한 노래 부를래?”

“이상한 노래라뇨! 이건 제 주제곡입니다!!”

사내의 반박에 남자는 또 다시 손을 뻗었다.

빠각!

“컥! 아씨! 진짜!!”

“아씨? 진짜? 뭐! 뭐!”

“…….”

사내는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제기랄! 내가 참는다! 내가 참아!’

사내의 모습에 남자, 루카가 빙그레 웃었다.

“야!”

루카의 외침에 사내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이 자식 봐라? 야!!”

사내는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리며 발작적으로 외쳤다.

“자꾸 야! 야! 야! 제 이름은 야가 아니라고요! 가일! 가일! 가일! 가일! 가일……!”

빠각!

“켁!”

“시끄러워!”

“아우우우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몸을 부르르 떠는 가일.

루카가 눈을 가느다랗게 좁히며 가일을 노려봤다.

“지금 그건 뭐냐? 나랑 한 번 붙을래?”

“누, 누가 붙는다고 그럽니까!”

싸워봐야 본전도 못 찾는다는 걸 이미 여러 번 느낀 가일이었기에 슬쩍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제기랄! 어쩌다 대륙 최고의 자유기사 가일이 이런 무식한 놈들에게 목숨을 빚졌단 말인가! 아아…… 역시 신은 나에게 너무 커다란 시련을 주는구나!’

빠각!

“왜 미친놈처럼 하늘에 대고 양팔을 벌리고 지랄이야?”

“머리 때리는 거 정말로 싫어! 제발 머리 좀 때리지 말아요!!”

빠각!

“싫다.”

“으아아아아아-!!”

고함과 함께 루카에게 달려드는 가일.

그날도 가일은 그렇게 루카에게 흠씬 두들겨 맞았다.

 

***

 

제국력 1384년 11월 15일.

페르만 왕국 프레타 성, 영주실.

영주실에 모인 이들은 모두 하나 같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영주실의 공기는 쇳덩이처럼 무거웠고, 한 사람, 한 사람의 호흡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지금 그 말…… 사실입니까?”

프레타 기사단의 부단장직을 맡고 있는 시크 모리슨이 히덴을 바라보며 물었다.

히덴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입니다.”

무거운 침묵이 영주실을 지배했다.

오늘 아침이었다.

프레타 성으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그라다 왕국의 림텔튼 영지를 되찾기 위해 몬스터 토벌을 벌이던 에이드 공작의 왕국군이 갑작스런 몬스터들의 습격에 무려 8만 명의 병사를 잃은 것이다. 인간들의 전쟁에서도 하루만에 8만 명의 사상자를 낸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몬스터들에 의해서 그런 결과가 벌어졌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투로 인해서 히드라와 바질리스크가 얼마나 공포스러운 몬스터인지 다시 한 번 대륙 전체에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거기에 소드 마스터인 에이드 공작조차도 히드라를 죽이지 못했다는 사실은 히드라를 다시 생각하게끔 만들기 충분했다.

“에이드 공작이 이끄는 왕국군은 이번 전투뿐만이 아니라 그 이전에 있었던 전투들로 인해서 남은 4만의 병력을 나누어 프링스 영지와 라우스 영지에 방어벽을 구축해 놓고 림텔튼 영지에서 밀고 들어올 몬스터들의 공격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15만의 병력 중 남은 것은 고작 4만이라…….”

수많은 전투를 해온 오브라이언이다. 전쟁을 숫자 놀음이라고도 하지만 15만의 병력은 결코 간단한 수치가 아니었다. 용병단을 이끌고 제법 큼지막한 전투에만 참가를 해온 오브라이언이었지만 양쪽 모두 합쳐 15만이나 되는 병력의 전투는 구경도 해보지 못한 그였다.

“마르치 후작의 연합군은 어떻습니까?”

폰트의 물음에 히덴을 대신해서 슈란츠가 입을 열었다.

“마르치 후작의 연합군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13만의 병력이 현재는 8만 정도로 줄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많은 병력을 잃었음에도 지르모우 지방을 조금도 수복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왕국군과 다르게 연합군 측은 지휘관들의 알력 다툼이 심해 제대로 된 전투를 벌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로돌프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마르치 후작이 있음에도 지휘관들의 알력 다툼이 있단 말입니까?”

“총사령관인 마르치 후작의 권위에 도전을 하는 자들은 없습니다만, 마르치 후작의 아래 지휘관들이 대부분 카르타 제국의 귀족들이고 무엇보다도 그들이 오란 왕국이나, 하라 왕국의 지휘관들을 아랫사람 다루듯 대한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그런 점들이 지휘부의 균열을 가져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연합군은 카르타 제국군과 오란 왕국군, 하라 왕국군이 합쳐진 군대였다. 총사령관은 당연히 제국군의 사령관인 마르치 후작이 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을 문제 삼는 이들은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총사령관 아래 지휘관급이 문제였다.

아무리 제국이라고 하더라도 연합군이다. 총사령관을 비롯해서 줄줄이 제국 귀족들로 지휘관들이 형성되면 누구라도 형평성을 문제 삼을 것이다. 그리고 연합군은 그 문제를 지금까지도 떠안고 있었다.

“미친 새끼들! 코앞에서 이를 드러내는 몬스터들을 내버려두고 지들끼리 권력 다툼을 하고 있다니! 그러니 아직도 그 모양 그 꼴이지!”

가스파가 대머리에 핏대를 세우며 격한 음성을 토해내자 시크가 눈치를 줬다.

“가스파.”

“끙…… 죄송합니다.”

자신이 순간적으로 흥분했다는 것에 가스파는 고개를 숙여 위드나 히덴 등에게 사과했다.

“연합군이 그러한 상황이라면 지르모우 영지 수복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말입니까?”

위드의 물음에 히덴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합군도 왕국군과 같은 상황이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거기에 지휘관들끼리 저런 식으로 알력 다툼까지 벌이고 있으니 지르모우 영지 수복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15만의 왕국군과 13만의 연합군이 그라다 왕국 영지 수복을 위한 몬스터 토벌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이번  사태가 쉽게 해결될 것만 같았다.

무려 28만의 대병력이다.

그리고 상대는 대단한 지휘관이나, 체계적인 질서가 잡힌 정규군도 아닌 그냥 본능에 따라서 움직이는 몬스터들이다. 28만의 병력을 당해내기란 극도로 어려운 일!

하지만,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상황이 그렇게까지 변했으니 그라다 왕국에서도 뭔가 조치를 취할 것 같습니다만?”

위드의 물음에 마로크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아직까지 정확하게 정보가 들어오고 있진 않습니다만 그라다 왕국에서 제1군을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1군이라면 키에브 제국과의 국경을 수비하는 군대가 아닙니까?”

루카의 물음에 마로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지금 상황에서 키에브 제국이 그라다 왕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일은 없으니.”

커닝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라다 왕국 제1군이라면…… 약 20만 정도가 되겠군요.”

위드의 말에 마로크가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보다도 그라다 왕국 최고의 검사이자, 대륙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는 웨인 공작이 직접 움직인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웨인 공작이라면 이번만큼은 기대를 해볼 수 있겠군요.”

프라디아 대륙에서 손에 꼽히는 검사 웨인 공작!

그가 그라다 왕국의 제1군을 이끌고 직접 몬스터와 전쟁을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영주실에 모인 이들 모두가 딱딱해졌던 표정을 살짝 풀었다.

그러나 히덴의 걱정스런 음성이 다시금 영주실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지르모우 영지 쪽에 수십 마리의 히드라와 바질리스크가 나타났으니 언제 이곳에도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그보다도 더 강력하고 무서운 몬스터가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히드라와 바질리스크. 

그리고 그보다도 더 강력한 몬스터가 공격을 해올지 모른다는 상황. 

이는 프레타 성만이 직면한 상황이 아니었다.

“필요하다면 제가 수도로 도움을 요청해 보겠습니다.”

예전이었다면 그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 일인지 잘 알고 있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이제 위드의 이름은 페르만 왕국뿐만 아니라 대륙 전체에 알려져 있었고, 무엇보다도 프레타 성엔 마법사 길드와 대륙 10대 용병단 중의 하나인 오브라이언 용병단이 버티고 있었다. 

또, 지금까지 몬스터들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누구도 함부로 프레타 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히덴은 위드의 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영주님.”

마로크의 음성에 위드가 그를 바라봤다.

“무턱대고 수도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보다는 먼저 몇몇 지방 영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혹시라도 수도에서 지원을 보낸 귀족들이 베케일 백작이나 야쿠 백작과 같은 이들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느니 차라리 저희 쪽에서 괜찮은 지방 영주를 선택해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단장님의 말이 맞습니다! 그 빌어먹을 작자들과 비슷한 놈들이 온다면 오히려 방해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쌓인 게 많았는지 루카는 얼굴을 붉히며 외쳤다.

“나중에 어디서 만나기라도 하면 좋겠구만…….”

말끝을 흐렸지만 커닝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는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기사가 되었다고 하지만 오랜 시간을 용병으로 살아왔기에 보이는 행동이었다.

커닝의 행동에 오브라이언이 피식 웃었다.

“마로크 단장이 직접 지방 영주들을 알아보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영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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