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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70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3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70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3권 - 20화

 

 

“흥! 카일러 준남작은 로크 한 번 잡았다고 아주 자신감이 넘치는군. 이거 모르는 사람이 보면 소드 마스터라도 됐다고 생각하겠군! 아니지, 이거 벌써 로크를 잡았으니 소드 마스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이거 페르만 왕국에 위대한 소드 마스터가 탄생하셨군!”

야쿠 백작의 조롱에 위드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모두가 힘을 모야 싸워야 하는 상황에 야쿠 백작님은 무슨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의도? 무슨 의도? 나는 내 눈에 보이는 그대로 말을 하고 있을 뿐이야. 솔직히 말해서 카일러 준남작도 로크를 잡았으니 어디서든 뽐내고 싶을 것 아닌가? 소드 마스터도 잡기 힘든 로크를 잡았으니 위대한 소드 마스터가 아니고 무엇인가?”

여전히 비웃음을 던지며 조롱하는 야쿠 백작의 모습에 마로크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나섰다.

“야쿠 백작님! 더 이상은 영주님을 모욕하지 마십시오!”

마로크의 외침에 베케일 백작이 눈을 부라리며 허리춤에 매어 놓았던 롱소드를 꺼내 들었다.

치릉!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한 번은 그냥 넘어갔다만 두 번은 어림없다!”

말과 동시에 베케일 백작은 단숨에 몸을 날려 롱소드를 휘둘렀다. 통통한 몸과 다르게 몸놀림만큼은 민첩했다.

까앙-!

베케일 백작의 검이 피에나의 손톱에 의해서 가로막혔다.

“인간도 아닌 계집이 감히!!”

욕설과 함께 베케일 백작은 다시 검을 휘두르려고 했다. 

하지만, 피에나의 전신에서 살기와 투기가 뿜어져 나오자 휘두르려던 자세 그대로 멈추고 말았다.

“이…… 이…….”

“떠나십시오!”

위드가 베케일 백작과 야쿠 백작을 바라보며 말했다.

“뭐?”

야쿠 백작의 시선에 위드가 다시 말했다.

“당장! 프레타 성을 떠나십시오! 더 이상 두 분 백작님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두 분 백작님이 아니더라도 프레타 성은 얼마든지 지켜낼 수 있습니다.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이만 떠나십시오!”

프레타 성을 떠나라는 위드의 말에 야쿠 백작과 베케일 백작이 잠시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야쿠 백작이 위드를 바라보며 대꾸했다.

“좋네. 떠나도록 하지. 대신! 그 동안 프레타 성을 지킨다고 이만저만 손해를 본 것이 아니니 그에 대한 보상을 확실하게 해주길 바라네.”

“하!”

마로크는 웃기지도 않다는 듯 야쿠 백작을 바라봤다.

뻔뻔해도 정도가 있는 것이다.

야쿠 백작과 베케일 백작이 더 이상 같은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 마로크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히덴과 그린 형제 역시도 지금의 상황이 어이없었다.

“좋습니다. 보상을 바라신다면 마땅해 해드려야 하겠죠. 야쿠 백작님께 먼저 묻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몬스터를 죽이셨습니까? 백작님의 병사들 중 죽은 이들과 부상을 당한 이들이 몇 명입니까?”

위드의 물음에 야쿠 백작은 순간적으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싸움에 참가를 했어야 몬스터를 죽이고, 부상자가 생기던, 사망자가 생겼을 것 아닌가?

“그, 그건…….”

이렇다 할 변명도 하지 못하는 야쿠 백작을 대신해서 베케일 백작이 당당하게 말했다.

“나와 야쿠 백작은 몬스터들과 싸우는 대신 혹시라도 모를 몬스터의 침입을 생각해 성내를 완벽하게 지켜냈네. 성벽 위에서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안을 지키는 것도 역시 중요한 일 중의 하나! 몬스터를 몇 마리 죽였느니, 사망자와 부상자가 얼마나 생겼느니 하는 것들도 중요하겠지만 나와 야쿠 백작은 프레타 성 안을 확실하게 지켜내기 위해서 한시도 긴장상태를 벗어난 적이 없고, 그건 병사들 역시 마찬가지지. 그러니 우리의 피로감은 성벽에서 싸운 이들 못지않다는 것이네!”

베케일 백작의 황당한 주장에 마로크는 욕설이 절로 튀어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두 백작과 그들의 병사들이 언제 프레타 성안을 지켰는가?

병사들이 지킨 것은 두 백작의 안전일 뿐이다. 

혹시라도 몬스터들이 성안으로 침입하고, 그 사태가 심각해지면 누구보다도 빠르게 성을 탈출하기 위해서 항상 탈출구를 등 뒤에 두고 있던 두 백작이었다.

위드는 베케일 백작의 억지에 피식 웃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제가 두 백작님께 프레타 성을 도와달라고 했습니까? 어디까지나 두 백작님은 스스로 프레타 성을 돕기 위해서 오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상을 해달라니…… 두 백작님께선 용병일이라도 시작하신 겁니까?”

억지를 부리니 위드로서도 더 이상은 이들의 뜻대로 고분고분 따라줄 필요가 없다 여겼다. 프레타 성을 지키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짜내기에도 빠듯한 시기였다. 지금 이들의 억지 주장을 받아주며 한가롭게 다툴 여유 따윈 없었다.

“요, 용병? 카일러 준남작! 네가 미쳤구나! 감히 우리를 하찮은 용병 취급하다니!!”

“새파란 놈이 검술 실력 좀 쌓았다고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모양이구나!!”

두 백작이 소리를 지르자 피에나의 눈에서 살기가 번뜩이며 두 사람을 옭아맸다.

“크…….”

“으…….”

피에나의 살기에 이대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위기감을 느꼈는지 두 백작은 퍼렇게 변한 얼굴로 위드를 바라봤다.

“용병 취급을 당하기 싫으면 이대로 떠나십시오. 보상 따윈 해드릴 수 없습니다. 그 동안 두 백작님과 병사들에게 들어간 돈이면 실질적으로 프레타 성을 도와주었을 용병단을 얼마든지 더 고용했을 것입니다. 더 이상 억지 피우지 말고 떠나십시오. 참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두 백작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 귀족으로 제대로 대우도 받지 못하는 준남작에 나이도 어린 위드에게 무시와 모욕을 당하니 눈이 뒤집힐 노릇이었다.

“카, 카일러 준남작! 감히 우릴 이렇게 대우하고도 무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이대로 우리가 물러날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위드는 차갑게 눈을 번뜩이며 두 백작의 앞으로 걸어갔다.

뚜벅뚜벅.

“……!”

그러자 두 백작은 흠칫거리며 긴장하기 시작했다. 나이와 작위를 떠나서 로크를 홀로 잡은 위드였으니 그가 검을 뽑아들면 이길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물러나지 않으면…… 영주전이라도 벌이실 생각입니까?”

피식.

같잖다는 듯 비웃은 위드는 등을 돌려버렸다.

“오늘 안으로 모두 떠나십시오. 그리고 영주전이라면 얼마든지 받아들이죠. 대신…… 영주전이 벌어지면 반드시 누군가는 죽어야 한다는 것만 알아두십시오.”

“……!”

“……!”

협박!

준남작이 백작을 협박했다.

위드의 행동에 두 백작은 수치심으로 인해서 벌겋게 변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다 이내 서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거칠게 영주실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영주님, 괜찮겠습니까?”

두 백작의 행동이 심해 참지는 못했지만 이래저래 손해를 입을 쪽은 자신들이었다. 두 백작이 이대로 프레타 성을 떠나면 그 후는 어떻겠는가?

온갖 말도 안 되는 누명을 씌워 다른 귀족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위드를 공격할 것이 뻔했다. 당장은 몬스터들로 인해서 섣부르게 영주전을 벌이지도, 또 허락하지도 않을 것이지만 그 후엔 분명 정식으로 영주전을 벌일 것이다.

“지금은 저들이 아니라 몬스터를 막아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후의 일은 차근차근 준비해도 늦지 않을 겁니다.”

위드는 그렇게 말을 하곤 히덴과 그린 형제를 향해서 실례가 많았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렇지 않아도 두 백작의 행동이 탐탁지 않았던 그들이다. 

앞일이 걱정될 정도로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 

그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위드가 나서서 시원하게 두 백작을 쫓아내주니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마음이 후련했다.

 

***

 

쾅!!

“건방진 놈! 버러지 같은 평민 따위가!!”

거칠게 문을 박차고 방으로 들어선 베케일 백작은 연신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

이미 기사들에게 당장 프레타 성을 떠날 준비하라고 명령을 내려놓았지만 1천 명이나 되는 병사들이 떠날 준비를 마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위드 카일러!!”

와장창창!! 챙그랑!! 쾅쾅!!

베케일 백작은 방 안의 물건들을 마구 집어 던졌다.

순식간에 방 안은 난장판이 되었고, 숨이 턱까지 차오른 베케일 백작은 격하게 숨을 뱉어내며 침대 한쪽에 걸터앉았다.

“으드득! 반드시 오늘의 모욕은 열 배! 백 배로 갚아주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솟는 베케일 백작이었다.

그때 방 안으로 야쿠 백작이 들어섰다. 그 역시도 위드에게 당한 모욕감을 떨쳐내지 못했는지 꽤나 격양된 모습이었다.

“자네도 한바탕 했군.”

난장판이 된 방 안을 바라보며 야쿠 백작이 말했다.

“빌어먹을! 영지로 돌아가는 즉시 모든 병사를 끌어 모아 영주전을 벌이고 말겠어!”

베케일 백작의 외침에 야쿠 백작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불가능하지.”

“불가능하다니?”

“자네나 나나 오늘의 모욕을 어찌 잊겠나? 하지만, 현재 페르만 왕국 내에서 가장 이름을 떨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위드 카일러네. 우리가 어떤 이유를 들먹이더라도 당장은 영주전을 벌일 수 없어. 더군다나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몬스터 혈풍이네. 유일하게 첫 번째 공격을 버텨내고 있는 프레타 영지를 상대로 우리가 영주전을 벌인다면 모르긴 몰라도 국왕 폐하부터 우리를 말리고 나설 거야.”

“빌어먹을!”

야쿠 백작의 설명에 베케일 백작이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렸다. 그 역시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로 영지로 돌아가 숨죽이고 있자니 속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우선 중요한 것은 몬스터 혈풍이 잠잠해지는 것이니 그때까지는 참도록 하지. 자네도 봤겠지만 프레타 영지는 보통이 아니야. 병사들의 훈련이나 사기, 지휘관들의 통솔력이 솔직히 왕국 내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훌륭한 곳이지.”

“흥! 그래봐야 고작 2천 명이야! 나 혼자서라도 프레타 영지 정도는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네!”

자신감 넘치는 베케일 백작의 말에 야쿠 백작도 고개를 끄덕였다.

프레타 영지의 병사들이 페르만 왕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정예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수가 너무 적었다. 거기에 몬스터 혈풍이 잠잠해질 때까지 계속해서 몬스터와 싸워야 할 병사들이다. 당연히 그때까지 얼마나 많은 수의 병사가 죽어 나갈지 모를 일이다. 

아니, 어쩌면 자신들이 나서기도 전에 프레타 성이 몬스터들에 의해서 무너져 버릴 수도 있었다.

그 가능성을 마로크가 알려주지 않았던가?

히드라와 바질리스크의 공격이 시작되면 프레타 성은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프레타 성이 무너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위드를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다.

“어쨌든 오늘의 일은 영지로 돌아간 후에 천천히 상의를 해보도록 하지.”

“알겠네.”

야쿠 백작의 말에 베케일 백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

 

2천 명의 병사를 이끌고 프레타 성을 떠나는 베케일 백작과 야쿠 백작의 모습을 영주실에서 바라보는 위드와 피에나.

“괜찮을까?”

피에나의 물음에 위드가 답했다.

“당장은 저들이 아무리 화가 났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 거야.”

“그래도 나중에 저들이 프레타 성을 공격하면 어떡해?”

피에나는 걱정스런 얼굴로 위드를 바라봤다. 위드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매만지며 안심하라는 듯 말했다.

“영주전이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저들이 상대라면 난 하나도 겁나지 않아. 마음만 먹는다면 저들은…….”

위드는 의식적으로 옷에 가려져 있는 왼팔의 마법문신을 바라봤다. 

저들이 알고 있는 블링크를 제외한 또 다른 마법들을 사용하면 아무리 병력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영주전에서 패하지 않을 자신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저들과의 영주전이 아닌 앞으로의 일들이었다.

“피에나, 히드라나 바질리스크는 본 적이 없지?”

위드의 물음에 피에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히드라와 바질리스크의 존재에 대해서도 히덴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피에나였다. 몬스터 땅에서 살았음에도 볼 수 없었던 몬스터. 

솔직히, 그녀는 그런 몬스터들이 정말로 존재하는지조차 의심스러웠다.

“그런 몬스터가 정말로 있어?”

“솔직히 나도 본 적은 없어. 하지만, 마로크 아저씨의 말이라면 믿어도 돼.”

“응.”

위드는 문득, 피에나가 히드라와 바질리스크를 만나보고 싶어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긴, 타고난 전투종족인 타이먼 족이니 오우거보다도 강력한 몬스터의 등장은 당연히 본능을 자극시키고 있을 것이다.

위드는 가만히 피에나를 감싸 안았다.

“헤에…….”

위드의 행동에 피에나는 행복하게 웃으며 그의 품에 얼굴을 비볐다.

“피에나.”

“응?”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절대로 나서지마. 알겠지?”

위드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기에 피에나는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응! 위드가 하지 말라면 하지 않을게!”

피에나는 이 시간이 오래 갔으면 하는 심정으로 위드를 꼬옥 끌어안았다. 

그러다 가슴에 묻었던 얼굴을 위로 들며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나 뽀뽀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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