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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66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31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66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3권 - 16화

 

 

철컥! 철컥! 철컥!

순식간에 검붉은 트랜트 아머를 착용한 위드는 또 다시 외쳤다.

“블링크!”

번쩍!

위드의 몸이 사라지며 막 드래번을 향해서 발톱을 세우는 로크의 몸통 위에 나타났다.

“하아아아압!!”

커다란 기합을 내지르며 위드는 언제 빼들었는지 모를 검을 그대로 로크의 몸속 깊숙이 쑤셔 넣어버렸다.

푸아아악-!

꾸와아아악!!

드래번의 날개를 발톱으로 잡으려던 로크는 몸속을 헤집고 들어온 위드의 검에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며 몸을 뒤틀었다.

“허억!!”

“위, 위험!!”

“여, 영주니이임!!”

모든 광경을 똑똑히 바라보고 있던 병사들은 저마다 위드가 로크의 몸에서 튕겨져 땅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검자루만 남기고 깊숙이 파고든 검을 단단히 부여잡은 위드는 땅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꾸와아아아악-!!

몸을 뒤틀면서 오히려 몸으로 파고든 검이 상처를 길게 내고 말았다. 그 고통은 로크의 눈을 반쯤 뒤집어 버리기 충분했다.

쏴아아아아악-

길게 찢어진 상처에서 로크의 피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로크와 인간의 싸움!

그 엄청난 광경에 병사들과 몬스터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몬스터는 몬스터대로 최상의 존재가 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본능적으로 로크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었고, 병사들은 병사들대로 영주인 위드가 목숨 걸고 싸우고 있었기에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위드는 단순하게 로크의 몸에 검을 박아 넣고 그것을 잡고 늘어질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로크에게 타격을 주기엔 충분했다.

부아악! 부아아악!

몸을 비틀고, 빠르게 날수록 상처는 더욱더 깊어졌다.

너무나도 예리한 검, 그것을 몸 깊숙이 박아 넣고 끈질기게 잡고 버티는 위드의 무게만으로도 로크가 고속 비행을 하고 몸을 뒤틀 때마다 상처는 쭉쭉! 벌어지고 있었다.

핏물은 비가 되어 대지를 적셨고, 몸속의 흉물스런 내장들은 찢어진 상처 밖으로 흘러나와 주렁주렁 매달려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꾸와아아아…….

결국, 로크의 눈동자가 잿빛으로 변하며 땅으로 추락을 하기 시작했다.

“어서 피하십시오!!”

“영주님! 어서 뛰어 내리세요!!”

“영주니이이이임!!”

병사들은 로크와 함께 위드가 땅으로 추락해 죽을 것을 걱정해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댔다.

검붉은 트랜트 아머 헬름의 눈구멍에서 붉은 빛이 번쩍였다. 그리고 작지도, 크지도 않은 음성이 차분하게 흘러나왔다.

“블링크!”

쿠아앙!!

20미르(m)에 이르는 로크의 몸이 지상으로 추락하자 엄청난 굉음과 함께 몸통이 완전히 박살나 사방으로 살점과 뼈가 튀었다.

그 아래 멍하니 있던 몬스터들 역시도 완전히 묵사발이 되어 죽어버렸지만 그 외의 몬스터들은 로크의 살점을 먹기 위해서 두 눈을 벌겋게 물들이며 달려들었다.

한 번도 맛보지 못한 것.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로 맛보지 못할 것.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기만 했던 로크의 살점이다. 

몬스터들은 서로 한 점이라도 더 뜯어먹기 위해서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와드득! 와드드득!

로크의 뼈와 살을 통째로 씹어 먹는 오우거부터 커다란 살점을 여유롭게 뜯어 먹는 미노타우로스와 트롤, 대형 몬스터들의 눈치를 살피며 주변에 널브러진 살점들을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입으로 꾸역꾸역 집어넣는 소형 몬스터들까지.

아주 잠시간이지만 몬스터들만의 잔치가 벌어졌다.

 

***

 

“그대가 위드 카일러 준남작인가?”

화려한 복장을 한 금발의 통통한 중년 남성이 위드를 거만하게 바라보며 물었다.

“그렇습니다.”

위드의 대답에 중년 남성이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그런 뻔뻔스런 얼굴로 그렇습니다라니…… 허허!”

“…….”

위드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자 중년 남성, 오스람 베케일 백작이 눈살을 보란 듯이 찌푸리며 혀를 찼다.

“저래가지고야 원, 프레타 성을 지킬 수나 있을 런지!”

오스람 베케일 백작은 페르만 왕국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귀족가문 출신으로 프레타 영지와는 꽤 떨어진 남부 지방 레스 영지를 소유하고 있는 영주다.

“어딜 갔다가 이제야 돌아온 건가?”

오스람 베케일 백작의 곁에 있는 중년 남성이 물었다.

푸른 머리카락에 날카로운 인상, 삐쩍 마른 몸매를 자랑하는 이 남자는 오스람 베케일 백작과는 아주 친한 사이로 네르밀 야쿠라는 자다. 그 역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귀족가문 출신으로 백작의 작위와 레스 영지의 바로 옆인 마일비 영지를 가지고 있다.

위드는 이들 두 백작의 추궁과도 같은 질문에 기분이 상했지만 그렇다고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영지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클라우드 공작에게 붙잡혀 있단 소리를 하지 못하고 위드는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자 두 백작은 경멸어린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

“영지가 몬스터들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자 제 한 몸 살자고 어딘가에 숨어 있었던 모양이군. 이런 자를 영웅이네 어쩌네 하면서 칭찬하는 꼴이라니! 이거 같은 귀족으로써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

오스람 베케일 백작은 거리낌 없이 말을 쏟아냈다. 그 모습을 보고 마로크가 얼굴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말씀이 심하십니다! 영주님께선 피치 못할 사정으로…….”

“닥쳐라! 감히 어디라고 한낱 기사 주제에 내 이야기에 끼어들어 날 모욕한단 말이냐! 귀족모독죄로 즉결 처형 되고 싶은 거냐!”

오스람 베케일 백작의 호통에 마로크의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당장이라도 검을 뽑아 그의 목을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자신은 물론이고, 위드까지도 곤란한 상황에 빠질 것을 잘 알기에 마로크는 이를 악! 물며 참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누구 덕분에 프레타 성을 지킬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거냐! 바로 나와 야쿠 백작이 있었기에 이나마 몬스터들의 공격으로부터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것을 감사하지는 못할망정 어디서 감히!!”

그 말에 마로크는 헛웃음이 흘러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아야만 했다.

정확하게 열흘 전이었다.

각각 1천 명의 병사를 이끌고 프레타 성을 지원하기 위해 찾아온 두 백작이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두 백작의 지원에 마로크는 물론이고, 히덴 가르시아까지도 뜻하지 않은 지원군에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그들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야만 했다.

몬스터들의 공격이 시작되자 두 백작은 전장에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또, 그들이 데려온 2천 명의 병사들 역시도 싸움에 참여하지 않았다. 병사들과 직속 기사들은 어디까지나 두 백작만을 보호했다.

결국, 그들은 있으나, 마나한 존재였다. 아니, 오히려 2천 명의 병사들을 먹여야 하고, 두 백작의 어울리지 않는 사치 생활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엄청난 돈과 시간을 낭비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틀 만에 두 백작이 어째서 바람 앞의 등불 같은 프레타 성으로 거창하게 지원군이란 이름으로 입성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프레타 성을 지키는 영웅들!

오스람 베케일 백작과 네르밀 야쿠 백작은 대륙에 널리 알려진 위드처럼 자신들의 이름 역시 대륙에 알려지길 원한 것이다. 

그 외의 목적은 하나도 없었다. 2천 명의 병사들도 만약, 프레타 성이 몬스터들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 방패로 사용하고 도망가기 위해 끌고 온 병사들이었다.

때문에 몬스터들의 공격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2천 명의 병사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단단하게 보호하도록 명령하고 여차하면 기사들과 함께 프레타 성을 탈출할 준비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두 백작의 뻔뻔스런 행동에도 누구 한 사람 나서서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페르만 왕국의 백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위드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두 백작을 적으로 돌리지 않는 이상은 결코 그들에게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두 백작은 대륙에 알려진 위드의 허명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기에 더욱더 기가 살아 있었다. 

마치, 쥐를 손에 쥐고 흔드는 고양이와 같은 기세였다.

위드는 이 모든 사실을 마로크에게 전해 들었다.

무엇보다도 지금 자신의 앞에서 하는 행동들을 보니 이들이 얼마나 뻔뻔한 인간들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분하더라도 위드로서는 당장 이들에게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었다. 사정이야 어쨌든 이제야 프레타 성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최대한 이용하려는지 베케일 백작은 마치 자신이 프레타 성의 주인인 마냥, 거만하게 위드에게 말했다.

“지금이라도 영지로 돌아왔으니 앞으로 카일러 준남작은 나와 야쿠 백작을 도와 프레타 성 방어에 모든 힘을 쏟도록 하게.”

말을 마친 베케일 백작은 야쿠 백작과 함께 등을 돌려 집무실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오늘도 참 힘든 방어전이었어.”

“그러게 말이야. 이거 우리가 아니라면 프레타 성이 어떻게 될지! 그 생각 때문에 내가 요즘 밤잠을 다 설친다니까!”

“허허허! 그런가? 나 역시 마찬가지지!”

“이렇게 힘든 방어전을 펼쳤는데 피로를 풀만한 계집이 없어서야!”

“이런 보잘것없는 성에 반반한 계집이 있을 리가 없지. 그래도 피로는 풀어야 하니 한 번 알아는 보도록 하세.”

“그거 좋지! 허허허!!”

부들부들…….

두 백작의 대화를 들으며 마로크는 살인의 충동을 느꼈다. 이대로 검을 뽑아 들고 달려가 두 인간을 찢어 죽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힘든 방어전?

모두가 하나가 되어 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두 백작은 머리카락이라도 보였던가? 2천 명이나 되는 병사들 중 싸움에 참여한 병사가 한 사람이라도 있었던가?

뻔뻔해도 저렇게까지 뻔뻔할 수는 없었다.

그들의 모습이 사라지자 마로크가 분한 눈물을 흘리며 위드를 바라봤다.

“영주님! 죄송합니다. 정말로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런 쓰레기 같은 작자들을 성에 들인 것이 실수입니다.”

위드는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탓이 있다면 제 탓이겠죠. 마로크 아저씨는 프레타 성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의 선택을 하신 것입니다. 제게 미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제때 돌아오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마로크는 고개를 숙인 채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 모습을 보는 위드의 마음도 눈물에 잠겨갔다.

 

“오브라이언이라고 합니다.”

“위드 카일러 준남작입니다.”

탁해 보이는 회색 머리카락에 위드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체격과 부서지지 않을 것처럼 단단한 근육질의 남자 오브라이언.

바위와 같은 사내!

오브라이언의 첫 인상을 보고 위드가 내린 판단이다. 강직한 외모만큼이나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고 사내다울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마로크가 인정을 한 사내라니 위드 역시도 절로 호감이 갔다.

피에나의 눈동자에 긴장감이 가득했다. 마치, 피에나가 몬테로 백작을 처음 봤을 때와 같은 모습이었다.

‘몬테로 백작과 비슷한 수준의 검사란 소리군.’

제국 3대 기사단인 강철의 기사단의 부단장과 동급의 검사라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오브라이언은 그대로 위드를 바라보며 놀라고 있었다. 불과 20살도 되지 않아 보이는데 벌써 익스퍼트 중급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경악할 만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드 마스터도 쉽지 않은 로크를 잡던 장면을 똑똑히 보았던 그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륙에 큰 이름을 떨칠 것이 분명했다.

아무리 마법의 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로크를 상대로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던 용기와 배짱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강한 마음이 오브라이언은 느껴졌다.

“이쪽은 부단장인 아일린입니다.”

“아일린이라고 합니다.”

아일린이라고 소개한 오브라이언 용병단의 부단장은 의외의 인물로,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하는 붉은 머리카락의 여성이었다.

차가운 얼굴로 인사하는 아일린의 모습에 위드도 마주 인사를 했다. 그리고 더 이상 아일린은 아무런 말도,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고 오브라이언의 곁에 서 있기만 했다.

“우선 어려운 상황임에도 의뢰를 맡아 프레타 성을 지켜주어 감사합니다.”

감사 표시를 하는 위드의 모습에 오브라이언의 눈빛이 살짝 변했다. 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위드의 행동 때문이었다.

“받은 만큼 하는 일이니 당연한 것입니다.”

달라진 눈빛과는 다르게 무뚝뚝하게 대답한 오브라이언.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위드의 말에 오브라이언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그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다소 건방지고, 오만하게 보일 수도 있는 모습으로 아일린과 함께 집무실을 나가버렸다.

마로크는 오브라이언의 다소 무례한 행동에 혹시라도 위드가 기분이 상했을까 재빨리 그를 두둔하고 나섰다.

“다소 무뚝뚝하지만 괜찮은 남자입니다.”

“예.”

웃으며 말하는 위드의 모습에 마로크는 다행이라는 듯 빙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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