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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전설 1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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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룡전설 120화

신룡전설 5권 - 20화

 

 

 

 

 

第十二章. 여난(女難)

 

 

 

 

 

현인정을 비롯한 풍소동과 장대성의 죽음. 그리고 혈천좌․우사에 의해 혈천신교 십이무력대 중 두 곳인 혈천도수대, 혈천추혼대가 전원 몰살을 당했음에도 혈천신교는 급속도로 안정을 찾아갔다.

 

어차피 더 이상 왕무적이 교주라는 것에 불만을 품고 직접적으로 나설 사람이 없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그림자로써의 역할만을 해오던 혈천좌사와 혈천우사가 전면에 나서서 혈천신교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감히 그들의 행동을 막고 나서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대장로 용당운의 침묵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많은 이들은 그가 어째서 잠자코 있는지 의문을 품었지만, 날이 지나도 그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럴수록 혈천신교는 조금씩, 조금씩 왕무적을 중심으로 기반이 잡혀가고 있었다.

 

그리고 예도준과 모연화, 민소희 장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미 그들이 강경파의 장로로서 반역의 죄로 죽임을 당한 현인정 장로를 비롯해 풍소동, 장대성 장로와 한배를 타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었지만, 그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오히려 더욱 왕무적의 손과 발이 되어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일부에서는 그런 그들을 박쥐같은 인간들이라며 비아냥거리며 수군덕거렸지만, 또 다른 일부는 오히려 자신들의 과오를 뉘우치는 그들을 더욱 좋게 보기도 했다.

 

그 반면, 온건파 장로들은 그저 수수방관하는 자세를 일관했다. 겉으로는 교주인 왕무적에게 충성을 다했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의 일처리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다. 그저 중간. 딱! 중간을 갈 뿐이었다.

 

그 외의 총령인 염천악을 비롯한 기존 장로원 소속이 아닌 수뇌부들의 적극적인 일처리도 혈천신교를 빠르게 안정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보름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왕무적은 새롭게 개편된 혈천신교 조직도를 공개함과 동시에 그 직위에 맞는 인사 이동을 실시했다.

 

 

 

 

 

<혈천신교(血天新敎) 조직 개편도

 

교주(敎主) : 왕무적

 

교주 직속 호위 : 혈천좌사, 혈천우사

 

부교주 : 풍도백. 혈천살혼대(血天殺魂隊)

 

대장로 : 용당운. 혈천강림대(血天降臨隊)

 

이 장로 : 위계광. 혈천참밀대(血天斬密隊)

 

삼 장로 : 예도준. 혈천마형대(血天魔形隊)

 

사 장로 : 민소희. 혈천신녀대(血天神女隊)

 

오 장로 : 혁련학. 혈천현마대(血天玄魔隊)

 

육 장로 : 모연화. 혈천암영대(血天暗影隊)

 

칠 장로 : 이환명. 혈천멸풍대(血天滅風隊)

 

총령(總領) : 염천악

 

총단주 : 양소위

 

총당주 : 길천인

 

이하 단주와 당주

 

… ….

 

… ….

 

… ….>

 

 

 

 

 

조직 개편도가 공개됨과 동시에 수많은 이들은 희비가 교차되었다. 이름이 오른 많은 이들이 기쁨의 탄성을 내지르는 반면, 기존의 자리에서 밀려난 이들은 얼굴을 붉히며 새로운 인사 이동에 큰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강경파 장로로서 반역을 꾀했던 예도준, 민소희, 모연화가 여전히 장로 직위를 유지하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세 사람이 벌인 눈물겨운 노력이 성과를 이뤘다며 비아냥거렸지만, 직접적으로 그들의 면전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간 큰 인물은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 논란거리가 된 것은 바로 새롭게 생겨난 부교주라는 직위와 대장로인 용당운을 비롯한 장로들과 기존 수뇌부들을 제치고 그곳에 오른 풍도백이었다.

 

풍도백이 혈천신교의 삼 가문인 풍가의 후계자라는 것과 그의 무공이 놀랍도록 대단하다는 것은 이미 누구나 인정하고 있었지만, 그가 곧바로 부교주로까지 발탁되었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로 인해 그동안 잠잠했던 온건파 장로들 사이에서 커다란 불만이 생겨났고, 실질적으로 두어 차례 왕무적에게 탄원서를 올렸지만 깨끗하게 묵살되었다.

 

더욱이 한 번만 더 탄원서를 올리면 그 주동자를 반역자로 취급하겠다는 혈천좌사의 말에 온건파 장로들은 더 이상 직접적인 불만을 표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물론 그런 일이 벌어지는 순간에도 용당운은 침묵만을 지켰다.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혈천신교는 급변을 이루고 있었다.

 

 

 

 

 

교주 연공실.

 

교주에게만 허락되는 곳으로, 교주 외에는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곳이다. 연공실은 간단하게 2개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한 곳은 교주만이 마음껏 볼 수 있는 비급을 모아 정리해놓은 방이고, 다른 한 곳은 직접적으로 무공을 수련할 수 있는 방이었다.

 

교주만이 드나들 수 있는 연공실에서 벌써 한 달이 넘게 기거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그 한 사람이 바로 진평남이고, 또 한 사람이 백서린이다.

 

진평남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왕무적이 연공실 사용을 그에게 허락함과 동시에 그가 지니고 있던 태양금인어의 내단을 그에게 복용시킨 것이다.

 

공청석유로 만든 천령신단으로 인해 이미 내공이 급상승한 진평남이기에 더 이상 그런 은혜를 받을 수 없다고 극구 사양했지만 왕무적은 억지로 태양금인어의 내단을 먹였고, 진평남은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죽는 그 순간까지 뼈가 가루가 되도록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충성 아닌 충성을 맹세했다.

 

교주 연공실에 기거하다시피 하는 또 한 사람인 백서린. 북궁연으로 인해 웬만해선 왕무적에게서 떨어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녀는 우연찮게 발견한 2권의 비급으로 인해 그 다짐을 깨트려야만 했다.

 

 

 

 

 

현천무상금침술(玄天無上金針術).

 

금침충혈지법(金針衝血之法).

 

 

 

 

 

현천무상금칠술은 죽기 직전의 위기에 놓인 사람마저도 살릴 수 있다 전해지는 천고의 침술이다. 본래 약왕문(藥王門)의 비기 중의 비기였지만 무림을 피로 물들인 ‘제삼혈풍’ 당시 약왕문은 혈천신교의 손에 멸문을 당했고, 그 비급이 현재 교주 연공실에 보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총 3백 개의 금침을 이용하여 시술하는 현천무상금침술은 단 하나의 금침이라도 실수를 하면 오히려 부상자를 더욱 심각한 부상에 빠트릴 수 있을 만큼 위험천만한 시술이었다. 역대로 약왕문에서도 현천무상금침술을 완벽하게 시술해낸 사람이 딱! 두 사람뿐이었으니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금침충혈지법.

 

이 역시 약왕문의 비기로, 금침을 이용해 잠력을 끌어올리는 일종의 잠력격발술(潛力激發術)이다. 그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약왕문이 세를 떨칠 당시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일류 무인이 금침충혈지법으로 인해 능히 절정무인과 겨뤄도 쉽게 지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위력이 뛰어난 만큼 후유증이 심각했으며, 금침충혈지법을 펼치는 시전자 역시도 내공 소모가 막대했기에 쉽사리 쓸 수 있는 수법은 아니었다.

 

선약문의 금지옥엽으로 어렸을 때부터 독과 의술을 접해온 그녀에게 약왕문의 비급은 엄청난 기연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한창 무공 수련에 열을 올리는 진평남보다도 하루를 더욱 짧게 보내고 있었다.

 

“하아… 현천무상금침술은 정말로 너무 어렵네. 이렇게까지 위험천만한 침술이 있을 줄이야.”

 

백서린은 현천무상금침술의 비급을 살짝 덮으며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나름대로 독과 의술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다 여겼지만, 그 자신감도 현천무상금침술 앞에서는 죽은 듯 사라져가고 있었다.

 

3백 개의 금침을 정해진 위치에 정해진 힘으로 조금도 어긋남이 없이 펼쳐야 하는 현천무상금침술은 현재의 백서린으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시술이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백서린이 아니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고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그녀의 머릿속에 꿈처럼 부풀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한시도 쉬지 않고 현천무상금침술을 차근히 배워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백서린은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가볍게 풀고는 금침충혈지법을 펼쳤다.

 

그 깊이를 감히 짐작하기 어려운 것이 인간의 잠력이다. 힘없이 빌빌거리던 노인도 어떤 상황이 닥치면 천하장사가 와도 울고 갈 만큼의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인간의 잠력이다.

 

문제는 그런 잠력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어느 특정한 상황에, 어떤 심리적 요인이 있어야만 발휘되는 것이 잠력이다. 그런 인간의 잠력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금침충혈지법이다.

 

1백 개의 금침으로 혈도를 자극해 몸속 깊이 잠자고 있는 잠력을 일순간에 끌어올리는 만큼 위력은 대단할지 몰라도 그 후유증은 심각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후유증이 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금침충혈지법 대상자

 

약왕문 3대 제자 요보진

 

잠력 격발 시간 : 일각

 

잠력 격발 능력 : 일류 -> 절정

 

후유증 : 모든 경맥이 뒤틀림. 내장 파열. 단전 손상. 백회혈(百會穴) 손상으로 인해 백치(白痴)가 됨.

 

 

 

 

 

약왕문 3대 제자 인효광

 

잠력 격발 시간 : 반각

 

잠력 격발 능력 : 일류 -> 절정 그 이상

 

후유증 : 단전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 십이경맥 절반이 막히고, 손상. 신체 좌측의 마비는 치료 불가. 시각, 청각 상실.

 

 

 

 

 

약왕문 4대 제자 효진방

 

잠력 격발 시간 : 한 식경

 

잠력 격발 능력 : 일류 -> 절정에 근접

 

후유증 : 단전 손상. 십이경맥 중 일부가 뒤틀리고 막힘.

 

 

 

 

 

약왕문 4대 제자 이심중

 

잠력 격발 시간 : 반시진

 

잠력 격발 능력 : 절정 -> 초절정 그 이상

 

후유증 : 단전 파손. 십이경맥 모두 크게 손상. 여섯 시진 후 사(死).>

 

 

 

 

 

금침충혈지법의 비급 뒤쪽에 끼워져 있는 종이 쪼가리의 내용은 백서린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잠력을 끌어내는 만큼 그 능력은 대폭 상승되었지만, 과연 그것이 시술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솔직히 자신할 수 없었다.

 

물론 죽기 직전의 위기에 몰리거나, 능력은 안 되지만 반드시 죽이고 싶은 원수가 있을 때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복수를 하겠다면 분명히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전과 십이경맥의 손상은 피할 수 없네…….”

 

무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전과 십이경맥이다. 그런데 그런 두 곳이 동시에 손상을 입는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백서린이 진정으로 무서워하는 것은 금침충혈지법의 효과였다. 즉, 시전자가 자신의 뜻대로 잠력 격발 시간과 잠력격발 능력 등을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해봐야 안다는 것!

 

얼마나 오래 잠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가와 얼마나 그 능력을 상승시킬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잠력 격발 시간과 능력이 높아질수록 후유증은 비례적으로 커진다는 것이다.

 

백서린은 굳은 얼굴로 금침충혈지법의 비급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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