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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전설 84화

무료소설 신룡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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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룡전설 84화

신룡전설 4권 - 9화

 

 

 

 

 

자신이 익힌 벽력십팔도가! 자신이 소유한 남천도가! 고작 비검술에 이처럼 처참하게 당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꾸욱!

 

단목초는 남천도를 쥔 손에 더욱 힘을 주며 몸을 바로 세웠다. 이대로 끝날 수는 없었다. 고작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자에게 이처럼 처참하게 무너지기엔 그의 자존심이 결코 허락할 수 없었다.

 

얼마 남지 않은 내공을 잔뜩 끌어올리자 남천도에 다시금 눈부신 청광의 도강이 생겨났다.

 

왕무적 역시도 내공을 끌어올렸다.

 

‘끝을 내야겠어.’

 

이러한 왕무적의 말을 들었다면 단목초의 얼굴이 악귀처럼 일그러졌을 것이다. 마치… 지금까지 얼마든지 끝을 낼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는 듯 말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이 그러하기 때문일까?

 

이번에는 단목초보다도 왕무적이 먼저 공격을 펼쳤다.

 

 

 

 

 

비산분영검(飛散分影劍)! 십일비(十一飛)!

 

백장비폭(百丈飛瀑)!

 

 

 

 

 

왕무적의 앞에 두둥실 떠 있던 용혈마검이 하늘로 치솟았다. 그리고는 곧바로 단목초의 머리 위로 엄청난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어림없다!!”

 

단목초는 그대로 용혈마검을 향해 남천도를 휘둘렀다. 단순한 휘두름으로 보이지만 그가 펼친 한 수는 벽력십팔도 중에서 가장 강력한 일도(一刀)를 자랑하는 일도파천(一刀破天)이었다.

 

단목초의 머리 위에서 용혈마검과 남천도가 충돌했다.

 

번- 쩍!

 

번- 쩍!

 

적광(赤光)과 청광(靑光)이 각각 세상을 반씩 나누듯 위아래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곧이어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콰아아아- 아아앙!!

 

“크윽!”

 

“컥!”

 

“으윽!”

 

폭발음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들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고막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크윽!”

 

이소요와 유초백 역시도 고막이 터지는 피해를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러나 당장 중요한 것은 터져버린 고막이 아니었기에 두 사람은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린 상태에서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붉은빛과 푸른빛으로 인해 눈앞이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엄청난 폭발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단목초의 모습만은 흐릿하게 볼 수 있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폭발이 끝나고, 다가가기만 해도 전신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만 같은 경기의 소용돌이가 잠잠해졌다. 그리고 수장이나 치솟았던 먼지구름도 가라앉았다.

 

“……!”

 

“……!”

 

수십 개의 벽력탄이라도 터진 듯 땅은 처참하게 뒤집혀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남천도를 땅에 박고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단목초가 있었다.

 

“컥! 컥!”

 

붉은 핏덩이가 단목초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파직. 파직. 파직.

 

남천도의 도신에 굵직한 금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파- 아악!

 

결국 남천도가 산산이 부서졌고, 그것에 의지하고 있던 단목초의 신형이 바닥으로 엎어졌다.

 

털썩!

 

단목초는 엎드린 자세에서 자신의 손에 남은 남천도의 도병만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러는 순간에도 그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핏물이 울컥울컥 흘러나와 그의 얼굴과 바닥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가만히 도병만 남은 남천도를 바라보던 단목초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단목초는 왕무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말을 하는 그의 입에서는 붉은 핏물이 쉬지 않고 흘러나와 그의 입 주변과 앞섬이 붉게 물들어갔다.

 

“무… 무슨… 무공이지……?”

 

“비산분영검.”

 

“……!”

 

“비, 비산분영검?”

 

“서, 설마… 독비검성 조무학의 비산분영검?”

 

왕무적의 대답에 단목초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놀란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비산분영검이 어떠한 무공이던가?

 

마검 야율제 이후, 검에 있어서는 최고라 칭해지는 독비검성 조무학의 절기다. 조무학의 후예조차도 반쪽짜리라 불리는 비산분영검을 익히고 있는데, 왕무적은 완벽한 비산분영검을 익히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독… 비검성…….”

 

털썩!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단목초는 죽음을 맞이했다.

 

무림 30대 고수 중의 일인이자, 남도왕이라 불리며 도에 관해서는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단목초의 죽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림에 큰 충격을 전해줄 것이다.

 

그리고 왕무적은 독비검성 조무학의 진전을 이은 진정한 계승자이자 남도왕 단목초를 꺽은 무인으로 커다란 명성을 얻게 될 것이다.

 

왕무적은 단목초의 시체를 바라보다가 용혈마검을 회수했다. 하지만 손 안으로 돌아온 용혈마검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로써 왕무적의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그의 손에 천하이십육병 중의 2개나 세상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이제는 천하이십삼병이다.

 

 

 

 

 

第六章. 유가보에서의 마지막 싸움!

 

 

 

 

 

당연한 일이지만 남도왕 단목초의 죽음은 무림을 크게 진동시켰다. 이미 그가 왕무적의 검 아래 죽었을 순간부터, 아니 어쩌면 그와 싸움을 하기 시작한 시점에서부터 예견된 일이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왕무적이 독비검성 조무학의 비산분영검을 익혔다는 것과 그의 검에 남도왕 단목초가 죽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유는 유일한 목격자인 이소요와 유초백이 철저하게 입을 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도왕 단목초가 죽은 직후, 왕무적은 곧바로 붉은 무복 무인들을 한 사람도 남김없이 깨끗하게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자신이 신도황의 명성을 얻었다는 것을 숨긴 이유는 그만큼 혈천신교에 자신의 존재감을 숨기기 위함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자신이 주목받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남도왕 단목초의 일로 인해 또다시 큰 명성을 얻게 되면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는 걸 잘 알기에 왕무적은 가장 먼저 붉은 무복 무인들을 한 사람도 남김없이 제거했으며, 이소요와 유초백에게는 어떠한 것도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물론 왕무적이 신도황 왕무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혈천신교에도 있었지만, 어차피 그 사람 역시도 왕무적을 이용하기 위해서 숨기고 있으니 그를 통해 정체가 발각되는 일은 의외의 경우가 아닌 이상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이소요는 그 나름대로 왕무적에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음을 알아차리곤 굳게 약속을 했으며, 유초백은 유가장을 다시 한 번 위기의 문턱에서 구해낸 그의 말이었기에 어길 수도 없었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그날의 일은 조금도 새어나가지 않았다.

 

결국 남도왕 단목초는 유가보의 수많은 무인들의 손에 죽었다고 대외적으로 알려졌다.

 

유가보 내에서는 남도왕 단목초의 죽음을 확실하게 알아내려고 했지만 그저 왕무적, 이소요, 유초백이 서로 힘을 합쳐 겨우 죽였다는 말만 하는 세 사람의 증언에 따라 찝찝한 구석이 남아 있었지만 더 이상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어 포기를 하고 말았다.

 

당장 중요한 것은 남도왕 단목초가 누구의 손에 죽었냐는 것보다는 앞으로 언제 또다시 이뤄질지 모르는 묘가장의 공격이었다. 그것을 대비하는 것이 유가보로서는 최우선시 되어야 할 사항임을 누구도 모르진 않았다.

 

앞으로 이틀!

 

유가보에서 혈림의 무인들을 고용한 날짜의 기한은 정확하게 이틀뿐이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나면 왕무적은 미련 없이 유가보를 나와 강서성 혈림인 옥화산으로 떠날 것이다.

 

“왕 대협!”

 

유초백은 남도왕 단목초를 죽인 순간부터 왕무적에게 꼬박꼬박 ‘왕 대협’이라 불렀다. 자신보다 나이는 어릴지 몰라도 이미 그의 경외적인 무공에 크게 감탄했기 때문이다.

 

“어쩐 일이십니까?”

 

이소요와 이야기를 나누던 왕무적은 유초백의 방문에 그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물었다.

 

왕무적의 물음에 유초백이 희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다름이 아니라, 두 분 대협과 이야기라도 나눌까 싶어서 왔습니다.”

 

“대공자, 정말 나와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긴 한 거요?”

 

살짝 웃음을 머금고 묻는 이소요를 향해서 유초백이 당연하다는 듯 대꾸했다.

 

“물론입니다!”

 

“하하하! 이거 영광이외다!”

 

“이 대협, 절 너무 놀리지 마십시오.”

 

짐짓 표정을 굳히며 말하는 유초백의 모습에 이소요 역시도 진지하게 대꾸했다.

 

“이런! 내 어찌 대공자를 놀릴 수 있겠소!”

 

“지금 이 대협은 계속해서 절 놀리고 계십니다.”

 

“흠흠! 들켰소?”

 

“이미 진즉에 들켰습니다, 이 대협.”

 

“하하하하!”

 

“하하하!”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이소요와 유초백은 허물없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왕무적 역시도 어느 정도 두 사람과 가까워진 상태이긴 했지만, 두 사람 사이만큼은 아니었다. 자신을 숨겨야 한다는 사실이 두 사람에게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벽으로 앞을 막아서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왕무적은 아직까지 이소요와 유초백을 대함에 있어서 어려움이 없잖아 남아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리다가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이소요가 먼저 웃음을 멈추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진중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묘가장의 분위기는 어떻소?”

 

이소요는 언제나처럼 가장 먼저 묘가장에 대한 것부터 물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생사가 달려 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수일 내로 또다시 공격이 있을 것 같습니다.”

 

유초백 역시도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얼굴로 대답했고, 이소요는 가볍게 눈을 찌푸렸다.

 

“으음… 확실히 묘가장을 은밀히 돕는 세력이 있는 모양이군.”

 

동의한다는 듯 유초백이 말했다.

 

“저와 아버님도 그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묘가장이 이렇게까지 나올 수는 없죠. 대략적으로 그들이 사용한 은자만 하더라도 이만 냥에 육박하더군요. 저희가 알고 있는 묘가장의 자금력으로는 이미 그 한계에 도달했음이 분명합니다. 한데… 또다시 혈림의 무인들을 고용했다고 합니다.”

 

“…….”

 

이소요는 할 말이 없었다.

 

2만 냥이라는 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물론 웬만한 재력을 지닌 상단이나 문파라면 그리 대단할 돈도 아니겠지만, 문제는 묘가장이 그런 곳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작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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