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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전설 61화

무료소설 신룡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4,82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룡전설 61화

신룡전설 3권 - 11화

 

 

 

 

 

“하앗-!”

 

깡깡!

 

“타합!!”

 

따앙-!

 

저마다 땀을 흘리며 도를 휘두르는 신왕대 무인들.

 

“…….”

 

왕무적은 멀리서 진중악과 신왕대 무인들의 무공 수련 장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그들은 왕무적이 베푼 은혜로 인해 내공에 있어서만큼은 여느 절정고수 부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아니, 따지고 보면 내공에 있어서는 전 무림을 통틀어 30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대단한 내공을 소유한 무인들로 탈바꿈된 상태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모두 절정고수의 수준으로 올라선 것은 아니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시간만 있으면 절정고수의 수준으로 올라서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단계는 절정고수의 수준이 아니었다. 최소한 그들 각자가 지닌 내공 수준에 맞는 무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우선 그들이 익힌 무공 자체가 그런 단계로 올라서기엔 무리가 있었다.

 

간혹 가다가 흔하디흔한 삼재검법만으로도 극강의 경지에 오른 무림인이 나타나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말로 예외의 경우일 뿐이다.

 

일반적인 무림인이 절정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무공을 익혀야 하는 법이고, 초절정이나 극강고수가 되기 위해서도 역시 그에 맞는 대단한 절기들을 익혀야 하는 법이다.

 

현재 진중악과 신왕대 무인들이 익히고 있는 무공들은 고작해야 절정고수로까지의 성장이 한계였다.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는 그들은 왕무적에게 염치 불구하고 부탁했었다, 자신들의 무공을 보완해달라고.

 

왕무적이 익힌 오도무적도를 베풀어달라는 말은 아예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고, 오로지 자신들이 익힌 무공의 결점을 보완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물론 왕무적은 흔쾌히 그 부탁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하루도 안 지나서되어서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실력으로는 그들의 무공을 보완할 수 없었던 것이다.

 

왕무적은 누구보다 대단한 무공들을 어렵지 않게 펼칠 수는 있어도 누군가의 무공을 보완할 실력은 없었다.

 

용의 안배로 무공을 익혔다. 어떠한 수련도 없었고, 어떠한 깨달음도 없었다. 그런 그가 무공에 대해서 알아봐야 얼마나 알겠는가?

 

왕무적은 그러한 것들을 신왕대 무인들에게 사실대로 말했고, 그들은 어쩔 수 없다면서, 자신들이 너무 욕심을 부려서 오히려 죄송하다며 왕무적을 달래주었다.

 

‘할 수만 있다면…….’

 

왕무적은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이 익힌 오도무적도를 신왕대 무인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 역시도 어려웠다. 어떤 식으로 무공을 펼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선 하나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결국 왕무적이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한 번씩 그들과 비무를 해주는 것이 전부였다.

 

“왕 소협.”

 

왕무적의 곁으로 백서린이 다가왔다.

 

“백 소저.”

 

“여기요.”

 

백서린이 배시시 웃으며 새하얀 옥병을 내밀었다.왕무적은 백서린이 내미는 새하얀 옥병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천령신단이에요.”

 

“아…….”

 

옥병을 받아들어 마개를 열자 향긋한 냄새가 강하게 풍겨져 나왔다.

 

“냄새가 좋습니다.”

 

“좋다니 다행이네요. 헤헤.”

 

“혹시 남는 병 있습니까?”

 

“남는 병이요?”

 

“예.”

 

왕무적의 물음에 백서린이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곤 품에서 천령신단이 담긴 옥병과 비슷한 크기의 붉은 옥병을 건네주었다.

 

“고맙습니다.”

 

왕무적은 그렇게 말하곤 천령신단 20알 중 10알을 꺼내 붉은 옥병에 넣었다. 그리고는 백서린에게 내밀었다.

 

“받으십시오.”

 

“예?”

 

“백 소저가 아니었다면 이런 귀한 것을 만들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마땅히 백 소저께서 가지셔야 합니다.”

 

백서린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깜짝 놀란 얼굴로 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제가 어떻게 이걸 받을 수 있겠어요. 그리고 왕 소협께서 공청석유를 가지고 계시지 않으셨다면, 천령신단은 단! 한 알도 만들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백 소저께서는…….”

 

“공청석유만 있다면 천령신단을 만드는 일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왕 소협은 제게 고마워하실 필요가 조금도 없으세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간 백 소저께서 천령신단을 만드신다고 얼마나 고생을 하셨는지 전 알고 있습니다. 이건 백 소저께서 가지셔야 합니다.”

 

사실, 백서린은 천령신단을 만든다고 지난 열흘 동안 정말로 고생을 많이 했다. 말이야 별로 어렵지 않다고 했지, 실질적으로 공청석유가 있다 하더라도 천령신단을 만드는 일은 꽤나 어렵고 고생스런 일이었다.

 

“하지만…….”

 

“이건 백 소저의 몫입니다.”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 같은 왕무적의 고집에 백서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옥병을 받아 들었다. 그러나 곧 옥병 속에서 천령신단 5알을 꺼내 왕무적에게 건넸다.

 

“전 다섯 알이면 충분해요.”

 

“백 소저…….”

 

왕무적의 말을 끊으며 백서린이 말했다.

 

“제가 열 알이나 가질 이유는 없어요. 솔직히 다섯 알도 제게는 큰 고마움이에요. 이 다섯 알은 왕 소협께서 가지세요.”

 

백서린의 얼굴 표정에 왕무적은 알겠다는 듯 천령신단 5알을 받아 자신의 옥병에 넣었다.

 

“고맙습니다.”

 

왕무적의 인사에 백서린이 활짝 웃었다.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오히려 저죠. 헤헤.”

 

해맑게 웃으며 기뻐하는 백서린의 모습을 보면서 왕무적은 그녀가 얼마나 착한 사람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주군.”

 

옷이 땀에 잔뜩 젖은 주자운이 다가왔다. 왕무적과 백서린이 주자운을 바라보자 그가 말을 이었다.

 

“허 어르신께서 주군께 긴히 하실 이야기가 있다고 하십니다.”

 

“허 어르신께서요?”

 

“예!”

 

왕무적이 고개를 끄덕이며 걸음을 옮기자, 백서린이 그 뒤를 따르며 궁금하다는 듯 주자운을 바라보며 물었다.

 

“혹시 무슨 이야기인지 아시나요?”

 

두 눈을 깜빡이며 물어오는 백서린의 깜찍한 모습에 주자운이 은근히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저, 저도 잘…….”

 

 

 

 

 

“자네는 누구인가?”

 

“……?”

 

만박귀자의 물음에 왕무적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에?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허 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주군은 신도황 왕무적…….”

 

상자량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만박귀자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왕무적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자네는 누구인가?

 

“…….”

 

긴히 할 말이 있다고 해서 온 왕무적으로서는 무슨 소린지 도저히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허 어르신, 자세히 말씀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주군은 허 어르신도 잘 알고 계시듯이 신도황이라는 무명을 얻으신…….”

 

“나는 본인에게 직접 듣고 싶어서 물었네.”

 

만박귀자의 눈은 왕무적에게 고정되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왕무적은 그런 만박귀자를 가만히 바라보다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허 어르신께서 궁금해 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왕무적의 물음에 만박귀자가 답했다.

 

“나는 자네의 진실한 정체를 알고 싶을 뿐이네.”

 

“제 진실한 정체는 왕무적일 뿐입니다.”

 

“…….”

 

만박귀자는 왕무적의 대답에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가만히 그를 응시하기만 했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만박귀자가 입을 열었다.

 

“자네는… 혈천신교 4대 교주 혈천신마 오자량과 무슨 관계인가?”

 

“……!”

 

“혀, 혈천신마 오자량!!”

 

“헉! 그, 그게 무슨…….”

 

“허 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만박귀자의 말에 왕무적보다도 그의 곁에 있던 모든 이들이 깜짝 놀란 얼굴로 저마다 한마디씩을 뱉어냈다.

 

“저는 그런 사람 모릅니다.”

 

만박귀자는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표정의 왕무적을 바라보며 가볍게 눈을 찌푸렸다.

 

‘아무런 관계가 없단 말인가?’

 

만박귀자가 지금까지 지켜본 왕무적은 결코 거짓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만약 그가 정말로 자신을 비롯해 이들 모두를 속이고 있다면, 단언하건대 그는 천하에 있어서 가장 무서운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왕무적은 그럴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것이 만박귀자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다시 묻게…….”

 

말을 하려던 만박귀자는 신왕대 무인들과 백서린을 바라봤다.

 

“모두 나가주게나.”

 

“예?”

 

“저희가 들으면 안 되는 말이라도 하시려는 것입니까?”

 

“주군에 관한 것이라면 저희는…….”

 

“저는 상관없습니다. 그냥 말씀하시길 바랍니다.”

 

왕무적의 말에 만박귀자가 약간의 시간을 고민하다가 알겠다는 듯 입을 열었다.

 

“자네는 4대 교주의 무공이자 무림 4대 금기 수공 중의 하나인 천마혈풍장을 익히고 있네. 내 말이 틀렸는가?”

 

“……!”

 

“……!”

 

도대체 얼마나 더 놀라야 하는 것일까?

 

신왕대 무인들과 백서린은 만박귀자가 말을 할 적마다 놀라고 있었기에 이제는 그저 입만 벌리고 있을 뿐이었다.

 

“틀리지 않습니다. 제가 익힌 무공은 천마혈풍장이 맞습니다.”

 

“주, 주군!!”

 

“바, 방금 천마혈풍장을 익히셨다고 하셨습니까?!”

 

“세상에!!”

 

왕무적의 말이 끝나자마자 신왕대 무인들이 득달같이 물어왔다. 그들에게 있어서 왕무적은 도황 구양무휘의 진전을 이어받은 신도황이었다. 그런데 그가 고금제일마라 불리는 혈천신마 오자량의 무공인 천마혈풍장을 익히고 있다니!

 

“모두 조용하도록 하게!”

 

말이 끝날 적마다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신왕대 무인들의 모습에 만박귀자가 참지 못하고 고함을 내질렀다.

 

“더 이상 입을 여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방 밖으로 쫓아내도록 하겠네!”

 

만박귀자의 말에 신왕대 무인들은 급히 입을 꾹! 다물었다. 묻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지만 당장은 그럴 사정이 되지 않았으니 참을 수밖에.

 

‘천마혈풍장이라니…….’

 

백서린 역시도 놀란 얼굴로 왕무적을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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