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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전설 59화

무료소설 신룡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3,25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룡전설 59화

신룡전설 3권 - 9화

 

 

 

 

 

천마혈풍장(天魔血風掌)! 제이초(第二招)!

 

혈풍폭(血風爆)!

 

 

 

 

 

왕무적의 혈수를 통해 뿜어져 나간 핏빛 장력은 그대로 검과 충돌했다.

 

콰가가강!

 

“으아아아악!!”

 

순식간에 검과 함께 커다란 폭발을 일으키는 핏빛 장력!

 

폭발의 여파로 검은 산산이 부서져버리고, 흑야대 무인의 팔이 처참하게 뜯겨져 나갔다. 그리고 폭발 때문에 사방으로 흩날린 핏빛 장력의 잔재들은 그대로 무인의 몸을 꿰뚫고 지나가 버렸다.

 

“크아아아아……!!”

 

털썩!

 

온몸이 뚫고 지나간 핏빛 장력의 잔재들로 너덜너덜해진 흑야대 무인의 시신은 지금까지 죽은 그 어떤 이보다도 처참했고, 끔찍했다.

 

아주 짧은 순간에 죽어버린 무인의 시신 주변으로 붉은 핏물이 잔뜩 고였다.

 

“…….”

 

“…….”

 

장내는 침묵에 휩싸였다.

 

공격을 하려던 흑야대 무인들은 어느새 동시에 몸을 멈추었고, 왕무적의 신형을 쫓아 이리저리 시선을 움직이던 련주의 눈동자도 방금 죽은 무인의 시신에 고정이 되어버렸다.

 

왕무적 또한 천마혈풍장 혈풍폭의 위력에 어떠한 말도, 어떠한 행동도 하지 못했다. 그저 자신이 펼친 무공의 위력이 이렇게까지 대단할 줄은 전혀 예상도 못했기 때문에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누… 누구냐…….”

 

련주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왕무적은 련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

 

“네놈은… 도, 도대체… 누구냐?”

 

왕무적은 어떠한 답도 할 수 없었다.

 

예전이었다면 대번에 ‘왕무적!’이라고 소리를 쳤을 테지만, 지금은 련주가 묻는 물음의 의미를 잘 알 수 있었기에 그렇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나는…….”

 

“네놈은 도대체 누구란 말이냐!!”

 

련주의 눈동자는 붉은 살기와 어렴풋이 느껴지는 광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왕무적은 련주의 그런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다 답했다.

 

“나는… 왕무적이야.”

 

“…….”

 

질문의 의미를 알고 있음에도 대답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그것뿐이었다.

 

그런 왕무적의 심정도 모르고 련주는 이를 바득바득 갈아붙였다.

 

“내 질문은 그것이 아니다! 네놈은… 도대체 네놈의 진짜 정체가 무엇이냔 말이다!!”

 

“나는 왕무적이야.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건을 찾기 위해서 세상을 나온 왕무적일 뿐이야.”

 

“이… 이…….”

 

련주가 어떠한 생각을 하건 이제 더 이상은 상관없었다. 아니, 상관을 하고 싶어도 그 방법을 모르는 왕무적은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저벅.

 

흠칫!

 

한 발을 내딛자 흑야대 무인들이 저마다 몸을 떨었다.

 

“…….”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왕무적은 천천히 혈수를 들어 올렸다. 그리곤 천마혈풍장을 다시 펼쳐내기 시작했다.

 

어차피 시작된 싸움, 끝은 봐야 한다.

 

 

 

 

 

천마혈풍장(天魔血風掌)! 제삼초(第三招)!

 

혈풍난비(血風亂飛)!

 

 

 

 

 

파파파파팡-!!

 

핏빛 장력이 사방으로 날았다.

 

 

 

 

 

“이, 이게… 아, 아니야…….”

 

처참하게 쓰러져 죽어버린 흑야대 무인들의 시신을 바라보며 련주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절정고수들로만 이뤄진 흑야대다. 어떠한 대문파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의 무력 집단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할 정도로 절정고수로만 이뤄진 흑야대의 힘은 강하단 소리다.

 

하지만 현재 서 있는 사람이라고는 련주뿐이다. 아니, 그를 바라보고 있는 왕무적을 포함하면 오로지 두 사람뿐이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자신의 모든 계산은 완전히 틀렸다.

 

왕무적을 잡아 그가 익힌 오도무적도와 팔로용비검을 알아내겠다는 것도, 현재 그의 등에 업혀 있는 만박귀자를 통해 자신의 야망을 실현시키겠다는 것도. 모든 것이 한순간의 망상이었던 듯 허무하게 사라져버렸다.

 

“어… 어째서 내 계산이 다 틀린 거지… 어째서… 어째서!!”

 

련주는 분한 눈으로, 광기에 사로잡힌 눈으로 울부짖었다.

 

턱.

 

울부짖던 련주의 얼굴에서 은빛 가면이 떨어져 나왔다.

 

“……!”

 

보기 흉할 정도로 징그러운 화상 자국에 왕무적은 깜짝 놀란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공교롭게도 은빛 가면을 주워들던 련주의 눈과 마주쳤다.

 

련주는 은빛 가면을 쓰려다 말고 자신의 화상 자국을 만졌다.

 

“큭큭큭! 왜? 징그럽나? 내가 혐오스럽게 느껴지나? 내 얼굴을 보고 있으니 구토라도 나올 것 같아? 아니면 내가 불쌍하게 느껴지나?”

 

“…….”

 

왕무적에게서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자 련주가 소리를 질렀다.

 

“말을 해봐. 말을 해보라고!!”

 

“…….”

 

왕무적은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련주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내가 징그럽겠지. 내 얼굴이 혐오스럽겠지. 너도 다른 놈들처럼 날 보며 인상을 쓰고, 고개를 돌려! 그리고 힐끔힐끔 날 쳐다보며 생각하겠지. 어쩌다 저렇게 됐을까? 어떡하다 저런 흉측한 상처를 입었을까? 아팠겠지? 징그럽다. 불쌍하다… 큭큭!”

 

련주는 상처받은 맹수처럼 왕무적을 노려봤다.

 

한참을 가만히 바라보던 왕무적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서 그걸 썼구나.”

 

자신을 바라보는 왕무적의 눈빛에 련주가 ‘큭큭’거리며 웃었다.

 

“네놈도 역시 날 동정하는 눈으로 바라보는군.”

 

왕무적이 련주를 향해 물었다.

 

“동정이 나쁜 거야?”

 

“뭐… 라고?”

 

“내가 배운 동정은… 나쁜 게 아니야.”

 

“무슨 소릴 지껄이는 거야!!”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흥분한 련주의 모습에도 왕무적은 담담하게 말했다.

 

“동정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기에 아파하며, 이해하는 거야. 그게 나쁜 건 아니잖아.”

 

“…….”

 

왕무적의 말에 련주는 순간적으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바로 그는 웃기지 말라는 듯, 헛소리 하지 말라는 듯 고함쳤다.

 

“겉으론 다른 사람의 아픔을 자신의 것처럼 아파하며 이해한다고 하지만, 결국 자신보다 못한 사람이라며 속으론 불쌍하게 여기며, 어떻게든 상대보다 자신을 높이 세우려는 수작일 뿐이야!!”

 

“동정은 결코 그런 게 아니야!”

 

“더 이상 지껄이지 마! 동정한답시고 그렇게 날 보지 마. 역겨워! 너도 어차피 같은 놈일 뿐이야! 너처럼 가식적인 놈들! 모두… 모두… 내 발 아래 두고 나랑 똑같이 만들어버린다.”

 

련주는 천천히 허리에 걸려 있는 검을 뽑아들었다.

 

치릉.

 

“네놈이 누군지 이제는 더 이상 알 필요도 없다. 네놈은… 네놈이 익힌 무공들과 등에 업혀 있는 만박귀자만 내놓으면 돼. 그러면 돼. 그러면…….”

 

련주의 전신에서 가공할 기세가 폭발하듯 치솟았다.

 

강맹한 기세를 폭발시키는 련주의 모습에 왕무적은 또다시 핏빛으로 물든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어차피 죽여야 하는 사람이다. 련주의 얼굴이 어떠한 이유로 저런 끔찍한 화상을 입었는지, 어째서 세상을 악의적으로만 바라보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런 것을 묻고 답할 사이가 아니었다.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만 하면 끝이다.

 

그리고… 련주가 가엽다 해서 마음을 돌릴 정도로 왕무적은 마음이 약하지 않았다.

 

한 번 품은 뜻은 절대로 돌리지 않는 강직한 성격!

 

그게 바로 왕무적이다!

 

팟-!

 

왕무적과 련주의 신형이 동시에 땅을 박차고 허공으로 날았다.

 

‘놈은 지쳐 있다!’

 

겉으로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련주는 그리 생각했다.

 

련주는 곧바로 전신 혈도를 맹렬하게 돌고 있는 내공을 한꺼번에 끌어당겼다.

 

파파파파파팟-!!

 

련주의 검에서 푸른 기류가 줄기줄기 뿜어져 나왔다. 푸른 기류는 곧바로 검신을 감싸며 뭉치기 시작했고, 곧바로 하나의 거대한 푸른 검강(劍罡)이 되었다.

 

검강을 사용한다는 건 이미 련주의 무공이 초절정에 이르렀다는 소리!

 

현 무림에서 초절정의 고수를 부르는 또 다른 말이 바로 무림 30대 고수! 즉, 련주 역시도 제대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무림 30대 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란 소리이다.

 

왕무적은 련주의 검강을 향해서 오른쪽 혈수를 내밀었다.

 

 

 

 

 

천마혈풍장(天魔血風掌)! 제사초(第四招)!

 

회선혈풍(回旋血風)!

 

 

 

 

 

후아아아앙-!!

 

왕무적의 혈수에서 뿜어져 나간 핏빛 장력은 엄청난 회전을 하기 시작했고, 곧바로 련주의 검강과 거칠게 충돌을 일으켰다.

 

가가가강!!

 

세상의 그 무엇이라도 다 베어버릴 수 있다는 검강!

 

“으윽!”

 

련주는 믿을 수가 없었다. 검강이라면, 제아무리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왕무적의 핏빛 장력과 그의 혈수를 단숨에 쪼개 버릴 수 있으리라고 굳게 믿었다.

 

만약 검강이 아니었다면, 흑야대가 전멸하는 순간 모든 것을 버리고서라도 도망을 갔을 것이다. 왕무적의 무공도 좋고, 만박귀자를 통한 야망의 실현도 좋았지만 목숨이 먼저였다. 살아 있어야 뭘 하더라도 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뼈저리게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련주였다.

 

가가가가가가!!

 

거세게 회전하며 검강과 충돌하는 핏빛 장력의 모습에 련주는 이를 악다물며 내공을 더욱더 끌어 올렸다.

 

“으아아아!!”

 

화아아아악-!

 

검강의 위력이 좀 더 강력해졌다. 그만큼 내공의 소모가 급격해졌고, 얼굴 혈색이 조금씩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만큼의 대가는 있었다. 핏빛 장력의 회전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뒤로 밀려나기 시작한 것이다.

 

왕무적은 점점 밀리는 핏빛 장력의 모습에 나머지 혈수까지도 내밀었다.

 

후아아아아앙-!!

 

또 다른 핏빛 장력이 회전하며 나아갔고, 기존의 장력과 융합되어 련주의 검강과 다시 팽팽한 싸움을 벌였다.

 

가가가가가가……!!

 

“으으으… 쿨럭!”

 

급격한 내공 소모와 어느 순간부터 밀리기 시작한 검강으로 인해 련주는 신음을 흘리다가 기침과 함께 입가로 핏물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가가가가가!!

 

왕무적이 조금 더 내공을 끌어올리자 핏빛 장력의 회전은 족히 2배 이상 상승했고, 곧바로 검강을 뚫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어, 어떻게!! 쿨럭! 쿨럭!!”

 

세상 그 무엇이라도 베어버린다는 검강이 핏빛 장력을 베기는커녕 오히려 뚫리고 있다는 사실에, 련주는 경악을 하며 급급히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는 모든 내공을 검에 집중시켰다.

 

하지만 이미 기세는 기울었다. 아니, 처음부터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다.

 

콰자자자작!!

 

검강이 깨지면서 핏빛 장력이 련주의 가슴까지도 꿰뚫어버렸다.

 

“크아아아악-!!”

 

처절한 비명과 함께 련주의 신형이 허물어졌다.

 

털썩!

 

하늘을 바라보며 쓰러진 련주의 눈동자는 급격히 생기(生氣)를 잃어갔다.

 

련주의 눈동자가 흐릿해져갔다.

 

 

 

 

 

‘엄마! 저 애 얼굴이 이상해!’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얼굴이…….’

 

‘저건 큰 화상을 입어서 그런 거야. 그러니까 그런 걸로 뭐라고 하는 거 아니야. 알았지? 쯧쯧쯧! 어린 나이에 어쩌다 저런 화상을 입었는지.’

 

‘우욱! 저기 괴물 지나간다!’

 

‘나는 저 새끼만 보면 기분이 더러워! 나라면 저따위 얼굴로 살아가느니 차라리 죽어버리겠다!’

 

‘어이! 괴물! 어이! 괴물!’

 

‘킥킥킥!’

 

‘꼬마야, 어쩌다 그런 화상을 입었니? 밥은 먹었니?’

 

‘이놈아! 재수 없으니까 빨리 저리로 꺼져!’

 

‘자네는 뭘 그렇게까지 화를 내는 건가? 사실, 따지고 보면 저 아이야말로 정말로 불쌍한 걸세.’

 

‘나도 사람인데 어찌 불쌍하단 생각을 갖지 않겠나? 하지만 저놈만 있으면 손님들이 얼굴을 찌푸려대는데 낸들 어쩌겠나? 불쌍해도 나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그도 그렇지만…….’

 

 

 

 

 

“모두… 나와 같이… 똑같이… 똑같이…….”

 

힘겹게 말을 하던 련주는 기침과 함께 검붉은 피거품을 게워냈다.

 

“난… 이대로… 죽… 죽을… 수…….”

 

마지막 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련주는 두 눈을 뜬 상태로 고개가 꺾이고 말았다.

 

“…….”

 

무엇이 그토록 그를 집착하게 만들었을까?

 

왕무적은 죽은 련주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툭.

 

발끝에 련주의 은빛 가면이 걸렸다. 왕무적은 은빛 가면을 주워 들곤 죽은 련주의 얼굴에 씌워줬다.

 

 

 

 

 

왕무적이 사흑련을 나가고 일다경이 흐른 후.

 

스르륵.

 

사흑련의 전각 한 귀퉁이에서 한 사내가 귀신처럼 나타났다. 사내는 시체밖에 남지 않은 사흑련을 가만히 둘러보다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천마혈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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