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룡전설 4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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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3,27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룡전설 45화
신룡전설 2권 - 20화
촤아아아아악-!
신구의 입을 통해서 뿜어져나간 물줄기는 곧바로 흑월 30호의 몸을 강타했다.
쾅!
“커헉!”
배도 단번에 박살내버린 물줄기의 위력은 흑월 30호가 맨몸으로 받아낼 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그는 물속으로 빠지지 않고 곧 침몰해버릴 것만 같은 배 위에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쿨럭쿨럭!”
내상을 입었는지 흑월 30호는 연신 기침을 해댔고, 그의 입가에선 핏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모두 한꺼번에 괴물을 공격하자!”
흑월 44호의 외침에 살아남은 흑월대 무인들이 동시에 검을 뽑아들며 각자 신구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어느 한 사람 검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들이 없을 정도였기에 신구로서는 한 사람이라도 접근을 하게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번쩍!
신구의 눈이 금빛으로 번쩍였다.
-괴물? 빌어먹을 인간들! 니들이 영물을 알아?
촤아아아아아악-!!
외침과 동시에 신구의 몸을 중심으로 거대한 물기둥이 둥그렇게 솟아올랐다.
흑월대 무인들 중 거대한 물기둥을 뚫고 신구를 공격할 수 있을 만큼 무공이 높은 인물은 없었다.
쾅! 쾅! 쾅! 쾅!
“커헉!”
“아아아악!”
“크아아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물기둥에 부딪쳐 물속으로 빠지든가, 배 위로 다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신구의 몸을 중심으로 솟아오른 거대한 물기둥은 침몰하지 않은 남은 2척의 배를 완전히 뒤덮어버렸다.
파아아아아악-!!
흔적도 없이 물속으로 사라져버린 2척의 배와 흑월대 무인들.
영물 중의 영물인 신구에게 덤비기엔 흑월대 무인들은 너무나도 약한 존재였다.
“대단하다…….”
왕무적은 넋을 잃고 신구를 바라봤다.
그런 왕무적의 모습에 신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멍청한 인간! 멀지 않은 곳에서 이놈들과 똑같은 기운을 풍기는 인간들이 꽤 많이 모여 있으니 그놈들은 네가 알아서 상대해! 귀찮으니까 다시는 이곳으로 데려오지 말고! 혹시라도 내가 도와줄 거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 이번 한 번뿐이니까!
신구는 더 이상 왕무적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듯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신구야! 잘 가!”
손을 흔들며 해맑게 웃는 왕무적.
-금구 형은 저런 멍청한 인간이 뭐가 좋다고……. 쳇!
신구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왕무적은 침몰한 배와 흑월대 무인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도 없는 포양호 물을 바라보다 두 눈을 번뜩였다.
“같은 기운을 풍기는 인간들? 혹시…….”
왕무적은 급히 배를 몰기 시작했다.
신구의 말을 떠올려보니 사흑련에서 자신만을 노리진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주군은 도대체 어딜 가신 거지?”
상자량이 콧잔등의 상처를 매만지며 중얼거리자, 그의 곁에 있던 주자운이 대답했다.
“아까 말씀하시길, 포양호를 둘러보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그래? 하긴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일 테니까…….”
상자량의 말에 주자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앞으로는 어쩌죠?”
“앞으로? 무슨 말이냐?”
“주군은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건을 찾아야 하는데, 만박귀자는 그것들이 혈천신교의 보물들이라고 했잖아요. 그럼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냐는 말이죠.”
그제야 상자량은 주자운의 말귀를 알아듣곤 제법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뭐, 오랜 시간을 지낸 게 아니라 나 역시 주군이 어떻게 행동하리라고는 단정 짓기 힘들지만… 내가 느낀 주군의 성격상 혈천신교를 찾으려고 하지 않을까?”
주자운이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하지만 혈천신교를 어떻게 찾는단 말이에요? 혈천신교는 수많은 무림인들이 찾으려고 했지만 찾지 못한 곳이잖아요. 주군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혈천신교를 찾는다는 건 조금… 어렵다고 생각하는데요?”
상자량은 피식 웃으며 주자운의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윽!”
주자운의 나이도 결코 어린 것이 아니었지만 이미 신왕대 내에서는 귀여운 막내일 뿐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어려운 일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그렇게까지나…….”
“아니, 이건 확실한 거야. 주군이 아니라, 무림맹의 맹주나 황제라고 하더라도 혈천신교를 찾아낼 순 없을 거다.”
“…….”
상자량의 말에 주자운은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누군가 온다!”
갑자기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말을 뱉어내곤 몸을 일으키는 상자량의 모습에 주자운도 덩달아 몸을 일으켰다.
“예? 무슨…….”
“누군가 여기로 오고 있어. 한두 사람이 아니야!”
상자량의 말에 주자운은 그가 바라보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어떠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상자량이 결코 허튼소리나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알기에 절로 긴장되기 시작했다.
“이렇게까지 살기를 풍기는 것을 보니…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건가? 우선은 대주에게로 가도록 하자.”
상자량의 말에, 주자운도 희미하게 느껴지는 강한 살기에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사흑련일까요?”
주자운의 말에 상자량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생각이 맞을 것 같다.”
“그럼 주군께서는?”
“주군은 신도황이다. 결코 쉽게 당하실 분이 아니다.”
“그래도…….”
“막내야, 주군을 믿어라. 주군은… 강한 분이시다.”
상자량의 말에 주자운은 귀마도 홍륜을 단 일도만에 패배시켰던 장면을 떠올렸다. 그때의 그 떨리던 흥분감이 다시 한 번 느껴졌다.
‘그래! 주군은 강한 분이시지!’
“쥐새끼치고는 제법이군.”
양도강이 낮게 웃음을 흘렸다.
그는 애초부터 살기를 잔뜩 풍기며 만박귀자의 집을 향해서 다가가고 있었다. 흑영당의 정보에 의하면 만박귀자의 집에 머물고 있는 신도황의 떨거지들은 고작 일류 수준의 무인들일 뿐이었다.
이미 절정의 벽을 넘어선 자신에게 있어서 일류 무인들은 10명이 한꺼번에 덤벼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거기에 흑월대 반수가 함께 하고 있었으니 기습 따위를 할 필요성이 없었던 것이다.
“목표는 만박귀자다. 그는 반드시 생포하고, 나머지는… 죽여도 무방하다!”
“예!”
양도강의 말에 흑월대 무인들은 하나가 되어 대답했다.
第十二章. 혈투(2)
배를 몰아 처음 배를 빌렸던 곳으로 급히 돌아온 왕무적은 한쪽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7명의 무인들의 모습에 얼굴을 굳혔다.
“…….”
신구에게 당해서 죽은 무인들과 같은 복장들이었다.
“…꿀꺽!”
흑월 45호는 신도황이 멀쩡한 모습으로 유유히 돌아오자 마른침을 삼켰다.
“모, 모두 당한 건가?”
흑월 51호가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
현재 이곳에 서 있는 7인을 제외한 23명의 흑월대와 2명의 흑영당 무인까지 몰려갔는데 그들의 모습조차 볼 수 없다는 것은 현재 이곳에 서 있는 7인으로서는 덤벼봤자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밖에 안 되는 상황이었다.
“설마… 혹 서로 만나지 못한 거 아닐까?”
흑월 58호의 말에 흑월 30호(이 사람은 이미 신구에 의해 죽었지 않나요?)가 두 눈을 번뜩였다.
“그런 건가?”
“그, 그렇겠지! 아무리 신도황이니 어쩌니 해도 홀로, 그것도 배 위에서 그들을 모두 상대할 순 없지! 그렇지 않겠어?”
흑월 52호의 물음에 흑월 49호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공격을 당한 흔적조차도 없잖아?”
“그렇군! 활을 준비했다면 최소 몇 발이라도 배에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그들이 그런 착각을 하는 사이 배는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고, 왕무적은 배 위에서 몸을 날려 흑월대 무인들 바로 앞으로 내려섰다.
“당신들은…….”
“운이 좋구나! 신도황!”
흑월 52호가 큰 소리로 왕무적의 말을 끊으며 외쳤다.
왕무적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자, 그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허리춤에 매달아놓았던 검을 뽑아들었다.
치릉!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우리들의 힘만으로도 신도황을 막아야 하지 않겠어?!”
흑월 52호의 말에 나머지 6인도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뽑아 들었다.
치릉! 치릉! 치릉!
왕무적은 그들의 그런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딱딱한 음성으로 물었다.
“혹시 나 외의 사람들에게도 공격을 하는 것이오?”
흑월 52호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킥킥! 물론이지! 지금쯤이면 네놈의 멍청한 수하들이 처참하게 죽어가고 있을 거다!”
“……!”
왕무적이 놀란 얼굴로 흑월 52호를 바라봤다.
“저, 정말이오?”
“내가 네게 거짓말을 해서 무슨 이득을 보겠느냐? 참고로 우리 동료들은 꽤나 잔인한 편이지. 킥킥!”
흑월 52호의 말에 왕무적의 얼굴이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당신들은… 너희는… 적이다.”
왕무적의 말에 흑월 52호가 무슨 웃기는 소리를 하냐는 듯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달려들었다.
“미친놈! 처음부터 네놈과 우리는 적이었다!”
쇄애액!
흑월 52호의 검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왕무적의 미간을 노렸다. 상대가 상대인 만큼 말은 지지 않고 받아쳤지만, 실질적으로 흑월 52호의 심장은 미친 듯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상대는 도황의 전인인 신도황!
수적인 우세를 믿고 어설픈 공격을 해댔다가는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는 걸 잘 알고 있는 흑월 52호였기에 그의 공격엔 모든 힘이 잔뜩 실려 있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흑월대 무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죽어라-!”
“으아앗!”
쇄액! 쇄애애애액-!
흑월 52호의 공격이 펼쳐지자 어느 한 사람도 뒤처지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계획이라도 한 듯이 한꺼번에 이뤄진 공격으로 왕무적의 모든 방위를 차단하고 있었다.
왕무적은 자신을 노리고 날아드는 흑월대 무인들의 공격을 빤히 바라보다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나는… 적에게 인정을 베풀지 않아!!”
말과 함께 왕무적의 전신에서 엄청난 양의 내공이 폭발하듯 주변으로 뿜어져 나왔다.
스르릉!
언제 뽑았는지 왕무적은 오른손에 묵룡도를 들고 있었으며, 곧이어 묵룡도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도무적도를 펼칠 적마다 반복되는 느리지만 빠른, 빠르지만 느린 오도무적도의 도초가 펼쳐지고 있었다.
번- 쩍-!!
오도무적도(五刀無敵刀)! 제삼도(第三刀)!
천망(天網)!
따다다당! 까강!!
“컥!”
“으윽!”
“크앗-!”
오도무적도 절대 방어 천망!
왕무적을 중심으로 완벽하게 그의 몸을 둘러싸고 만들어진 기의 그물은 어떠한 공격으로도 뚫을 수가 없어 보였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지금 왕무적을 공격했던 흑월대 무인들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뒤로 튕겨나가고 말았다.
“저, 저게 오도무적도인가?”
공격을 한 쪽은 분명히 흑월대 무인들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왕무적의 방어에 의해서 피해를 입은 쪽은 그들이었다.
얼굴에 핏기가 싹! 가신 흑월 45호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왕무적을 바라봤다.
왕무적은 묵룡도를 늘어트리고 서서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이.
‘신도황이라더니…….’
무림의 소문을 믿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차이가 클 줄은 생각도 해보지 못한 흑월 45호였기에 그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공격을 하고도 이 정도의 피해를 입었는데 공격을 받으면 얼마나 큰 타격을 입을까?
그런 흑월 45호의 의문을 풀어주기라도 하려는 듯 왕무적의 신형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게… 보법인가?’
그저 앞으로 느릿느릿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천천히 왕무적의 손이 움직였고, 그럴 적마다 손끝에 쥐어져 있는 묵룡도가 허공을 가르고 지나갔다. 여전히 느린 듯 빨랐으며, 빠른 듯 느렸다.
“아…….”
흑월 45호는 왕무적의 파란 눈이 심장을 얼어버리게 만들 정도로 시리게 빛난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