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룡전설 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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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3,135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룡전설 44화
신룡전설 2권 - 19화
第十一章. 혈투(1)
“그래서 나랑 소빈이랑 금구의 등에… 어라?”
신나게 이야기를 하던 왕무적은 갑작스럽게 물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신구의 모습에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신구야! 신구야!!”
-멍청한 인간!
머릿속에서 울리는 신구의 음성에 왕무적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물속 깊은 곳으로 숨어버린 신구를 향해서 뭐라고 말을 하려던 순간.
패애앵!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한 대의 화살이 날아들었다.
정확하게 왕무적의 어깨를 노리고 날아드는 화살이었기에 왕무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슬쩍 몸을 비틀어 화살을 피해버렸다.
텅-!
뱃머리에 깊이 박혀버린 화살.
왕무적은 몸을 돌려 화살이 날아든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5척의 배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으며, 각각의 배에 탄 사람들이 저마다 화살을 들고 왕무적을 똑바로 겨누고 있었다.
이미 5척의 배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을 공격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은 왕무적이었기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왜 나를 공격하는 겁니까?”
왕무적은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말을 건넸지만 그의 음성은 꽤나 먼 거리에 있는 5척의 배에 올라탄 이들에게까지 똑똑하게 들렸다.
흠칫!
“……!”
“……!”
왕무적의 음성에 배에 탄 흑월대 무인들은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그가 어떠한 행동을 보이기도 전에 단순히 말을 한 것만으로도 흑월대 무인들에게 있어서는 자신들이 들은 것들이 결코 허튼 소문이 아님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5척의 배들 중 가운데 배의 뱃머리에 선 흑월 30호가 내공을 잔뜩 실어 외쳤다.
“본련의 일을 방해하고도 편하리라 생각했는가!”
흑월 30호의 말에 왕무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본련의 일? 무슨 소리지?”
왕무적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중얼거리는 사이, 흑월 30호는 커다란 소리로 ‘쏴라!’라고 외쳤고, 곧 이어서 활에 화살을 먹여두고 있던 흑월대 무인들은 한꺼번에 왕무적을 향해서 활시위를 놓았다.
팽팽팽팽팽팽팽-!!
슈슈슈슈슈슈슈슝-!!
“…….”
수십 발의 화살이 자신을 향해서 날아들자 왕무적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화살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을 공격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왕무적은 날아드는 화살을 바라보다 문득 만박귀자 허자명이 스치듯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사흑련을 가볍게 봤다가는 큰 화를 당할 것이네.’
문득 왕무적은 이곳으로 만박귀자의 집을 나올 적부터 자신의 뒤를 은근히 따라붙었던 2명의 남자가 떠올랐다. 그들이 무슨 이유로 자신을 따라오는지 알 수 없었지만 크게 해가 되리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기에 그저 모르는 척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것에도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이런 것이라고 생각되자 왕무적은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을 했는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에헴! 무림에선 말일세, 누군가 자신의 뒤를 쫓는다면 그건 백이면 백! 절정 좋은 감정은 아닐 걸세. 물론 의외라는 것도 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게. 누군가가 내 뒤를 몰래 쫓아오고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겠는가? 그러니 누군가 자네의 뒤를 쫓는다고 생각이 들면 반드시 그를 따돌리거나, 역으로 자네가 그를 붙잡아 그 행동에 대한 이유를 반드시 묻는 것이 절정 좋을 걸세!’
문득 예전에 무림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들려주었던 허풍도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 나는 정말로 미련하고 어리석은 사람이구나.”
툭툭툭.
왕무적은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자고로 배움을 머리로만 알고 몸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만큼 어리석고, 미련한 사람이 없다고 배운 왕무적이었다.
왕무적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수십 발의 화살이 바로 그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왕무적이 막 수십 발의 화살을 막으려는 순간.
촤아아아아악-!
뒤쪽에서 거대한 물줄기가 솟아오르더니 왕무적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리고는 그를 향해서 날아들던 수십 발의 화살들을 집어삼켰다.
“아……!”
왕무적은 급히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신구가 고개만 물 밖으로 내밀고는 입을 벌려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금구 형이랑 아는 인간이라서 도와주는 것뿐이야.
왕무적이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먼저 말을 한 신구는 이어서 다시 입을 크게 벌렸다.
촤아아아아악-!
신구의 입을 통해서 거대한 물줄기가 쏘아져 나갔다.
콰자자작!
물줄기의 위력이 얼마나 강력했던지 가장 우측에 있던 배의 옆면이 단번에 박살나버렸다.
“이, 이게 무슨?”
“갑자기 웬 물줄기가!!”
“배가 가라앉을 수도 있으니 모두 조심해!”
배에 타고 있던 흑월대 무인들은 저마다 당황한 얼굴로 외쳤고, 그러는 사이 신구는 또다시 물줄기를 쏘아 보냈다.
콰자자자작!
정확하게 배의 중간을 휩쓸고 지나간 물줄기는 배를 두 동강 내버리기에 충분했고, 배에 타고 있던 흑월대 무인들은 어느 한 사람도 빠짐없이 물속으로 빠졌다.
“으악!”
“어억!”
풍덩! 풍덩! 풍덩!
“신, 신도황의 무공인가?”
“세상에!!”
“말도 안 되는!!”
한 척의 배가 너무나도 어이없게 침몰해버리자 다른 배에 타고 있던 흑월대 무인들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왕무적을 바라봤다.
왕무적이 타고 있는 배의 뒤편에서 고개만 내밀고 있는 신구였기에 흑월대로서는 갑작스런 물줄기가 왕무적의 무공에 의한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내공만 받쳐준다면 물줄기쯤은 얼마든지 솟아오르게 만들 수 있었다. 문제는 지금처럼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 역시도 가능한 것이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이었다.
“와아… 대단하다!”
왕무적의 감탄에 신구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이 정도는 기본이지.
퉁명스러움 속에 깃든 자부심.
신구가 다시 입을 열었다.
-두 눈을 똑똑히 뜨고 봐라.
“……?”
왕무적이 신구의 얼굴을 돌아보는 사이, 신구는 어느새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뭘 보라는 거지?”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이.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5개의 거대한 물기둥이 5장의 높이까지 솟아올랐다.
“헉!!”
“이, 이게 뭐야?”
“이, 이것도 신도황의 무공인가?”
4척의 배에 타고 있던 흑월대 무인들은 자신들을 포위하듯 솟아오른 5개의 거대한 물기둥을 보면서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쏴아아아아…….
그러는 사이, 5개의 거대한 물기둥이 천천히 움직이며 둥그렇게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마치 5개의 거대한 물기둥을 이용해서 그 안에 갇혀버린 4척의 배를 한꺼번에 침몰시켜버리겠다는 의도 같았다.
“이, 이런 일이…….”
물기둥의 회전으로 인해서 그 안에 갇힌 4척의 배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곧바로 곁에 있던 배와 충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쾅! 콰작!
“으윽!”
“젠장! 이런 개 같은 일이…….”
“30호! 이제 어쩌지?!”
흑월 39호의 외침에 흑월 30호가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씨팔! 나도 몰라!”
거대한 물기둥을 어쩔 수 있겠는가?
흑월대 무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물속으로 빠지지 않도록 배의 한 부분을 단단히 움켜쥐고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쾅! 콰자자작!
쿠웅! 쿠웅!
4척의 배는 점점 거칠게 충돌을 일으켰다.
5개의 거대한 물기둥들은 멈춤이 없었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회전력이 점점 빨라졌기에 흑월대 무인들로서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으아아악!”
풍덩!
“어어억!”
풍덩!
끝내 버티지 못한 흑월대 무인들이 하나 둘 포양호 물속으로 빠졌고, 그들은 곳곳에 생겨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 더 이상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무조건 버텨!!”
흑월 30호의 말이 아니더라도 흑월대 무인들은 저마다 붙잡은 곳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온갖 힘을 쏟아 붓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다고 해서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콰지지지직!
기어코 한 척의 배가 엉망으로 충돌해 산산조각이 나버리고 말았다.
“사, 살려줘!!”
“아아악!”
“크아아아아……!”
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서 흑월 30호는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씨팔! 신도황, 이 개 같은 새끼야! 정당하게 싸우자!!”
아무리 큰 소리로 외쳐도 5개의 물기둥은 멈추지 않았고, 남은 3척의 배는 점점 더 거세게 서로 부딪쳐 당장이라도 모두 침몰해버릴 것만 같았다.
콰지지지직!!
“아아아……!”
“주, 죽기 싫어……!”
또 한 척의 배가 침몰했고, 그 배에 타고 있던 흑월대 무인들은 저마다 울부짖으며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어떤 이들은 재수가 없게도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배의 파편에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버리기도 했다.
이제 남은 배는 2척이었고, 살아남은 흑월대 무인은 9명이 전부였다.
“으으으…….”
“아아아…….”
모두가 겁에 질린 얼굴들이었다.
나름대로 강한 자신감을 갖고 신도황의 뒤를 쫓았지만 결과는 너무나도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쉽사리 몰살을 당할 처지에 놓여 있었다.
막 남은 2척의 배가 침몰을 하려는 순간, 5개의 물기둥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소용돌이는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그것 역시도 천천히 잦아들고 있었다.
“사, 살은 건가?”
“시, 신도황이 우리를 살려주려는 건가?”
그들이 그런 착각을 하는 사이.
촤아아아아악-!
거대한 물보라와 함께 신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저게 뭐야?”
“괴, 괴물이다!!”
흑월 33호의 외침에 신구가 커다란 눈동자를 사납게 치켜뜨며 천천히 입을 벌렸다. 그리곤 무식하다 싶을 정도로 배의 한 귀퉁이를 물어 뜯어버렸다.
콰- 작-!
“와아……!”
신구의 무식한 물어뜯기 공격에 왕무적은 놀란 탄성을 내질렀다. 거대한 물기둥을 솟아오르게 하고 그것을 이용해서 배를 침몰시킨 것도 대단했고, 저렇게 입으로 배를 물어뜯는 것도 대단하단 생각뿐이었다.
“허억!!”
배를 물어뜯는 신구의 모습을 보고 누가 영물이라는 생각을 할까? 그리고 포양호에 거북이가 살고 있으리라고 누가 꿈에라도 생각을 할까?
“모두 괴물을 공격해라!!”
흑월 30호 역시도 영물 중의 영물인 신구를 ‘괴물’로 단정 지어버렸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활을 집어 들어 화살을 날렸다.
틱틱틱-!
흑월대 무인들이 날려 보낸 화살은 신구의 단단한 피부에 조금의 상처도 내지 못했다. 단순하게 나무로 된 화살을 날린다고 신구의 피부가 뚫리면 그 역시 어찌 영물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
“씨팔! 화살로는 소용도 없군!”
스릉!
흑월 30호는 신경질적으로 외치고는 급히 검을 뽑아들었다. 이미 그에게 있어서 왕무적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무식하게 자신들의 배를 물어뜯는 신구의 모습만이 보일 뿐이었다.
탁!
“차핫-!”
배를 박차고 뛰어오른 흑월 30호는 곧바로 신구의 머리를 향해서 검을 내질렀다. 미약하지만 검기가 실려 있었고, 그것은 신구의 피부를 뚫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건방진 인간!
신구는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외치곤, 흑월 30호를 향해서 입을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