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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전설 27화

무료소설 신룡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3,08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룡전설 27화

신룡전설 2권 - 2화

 

 

 

 

 

허풍도는 유석군의 굳건한 음성에 일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커져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어째서 그가 멸문이라는 최악의 수까지 사용해가며 왕무적을 죽이려고 하는지 궁금했다.

 

‘흥! 고작 일성검문 따위가!’

 

허풍도와 다르게 육소빈은 유석군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그녀는 단순히 왕무적의 무위만을 믿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녀의 얼굴 표정이 그러했다.

 

“문주님, 도대체 무슨 일이십니까?”

 

손진악은 이렇게까지 분노한 유석군을 수십 년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자신보다는 일성검문을 더없이 소중하게 여기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멸문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는 건 그만큼의 이유가 분명이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

 

유석군은 말이 없었다.

 

오로지 왕무적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풍운신검도 멀쩡히 돌아왔는데 무슨 이유로 저렇게까지 유석군이 분노하는지 손진악으로서는 도저히 알 길이 없었다.

 

유석군이 큰 소리로 외쳤다.

 

“일성풍운검진(一星風雲劍陣)을 펼쳐라!”

 

유석군의 말에 당황한 얼굴로 서 있던 일성검문 무인들은 서로의 얼굴만을 멀뚱히 바라봤다. 멸문이라는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맴돌았기 때문이다.

 

우왕좌왕하는 일성검문 무인들을 보면서 손진악은 재빨리 호통을 쳤다. 이유야 어쨌든 문주인 유석군이 그리 결정을 내렸으면 마땅히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뭣들 하느냐! 어서 일성풍운검진을 펼쳐 적을 상대하라!”

 

“충(忠)!”

 

손진악이 앞으로 나서며 검을 빼들자 그제야 일성검문 무인들은 이것저것 복잡한 생각을 털어내고는 빠르게 움직였다.

 

타다다다다닥!

 

“적랑!”

 

일성검문의 무인들이 왕무적 하나를 감싸고 일성풍운검진을 펼치자 육소빈이 신형을 날렸다. 그 순간을 노리고 손진악도 동시에 신형을 날렸다.

 

육소빈의 두 손에서 유령과도 같은 장력이 맹렬하게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동시에 신형을 날린 손진악의 검이 허공에 빛을 뿌렸다.

 

퍼퍼펑!

 

“소저는 관여하지 마시오.”

 

손진악의 말에 육소빈은 ‘흥!’ 하는 소리와 함께 재차 신형을 날리려고 했다. 하지만 손진악의 입이 열리고, 열린 입을 통해서 육소빈의 귀로 스며든 말이 훨씬 빨랐다.

 

“환영마신 선배까지 끌어들일 생각이오?”

 

“……!”

 

육소빈의 움직임이 거짓말처럼 멈춰졌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손진악이 말을 이었다.

 

“환영마신 선배의 위명을 믿고 소저가 함부로 행동하기엔 이미 그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소. 본문은 이미 무림맹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로 한 사이요. 제아무리 환영마신 선배라고 하더라도 무림맹을 상대할 수는 없을 것이오.”

 

“흥!”

 

냉랭하게 코웃음을 치며 자신을 바라보는 육소빈의 모습에 손진악은 자신의 협박이 잘 통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다시 말했다.

 

“소저의 섣부른 행동이 환영마신 선배뿐만이 아니라 황룡전장까지도 곤란하게 만들 것이오. 그러니 그런 것들을 잘 생각해서 경솔한 행동은 자제해주길 바라겠소. 이건… 본문과 저자와의 일일 뿐이오. 제삼자인 소저가 함부로 끼어들 문제가 아니오.”

 

“흥! 어째서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들을…….”

 

“소저가 환영마신 선배의 외손녀라는 사실과 황룡전장 학 장주의 금지옥엽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연관이 있다는 걸 소저도 알고 있지 않소? 그리고… 환영마신 선배의 성격이 어떤지는 소저께서 더 잘 알리라 생각하오만?”

 

“…….”

 

육소빈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표독스런 눈으로 손진악을 노려볼 뿐이었다.

 

‘역시!’

 

손진악은 이미 육소빈과 왕무적의 관계를 발 빠르게 알아봤다. ‘적랑’이니 어쩌니 하면서 지내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혼자 좋아서 쫓아다니는 꼴인 육소빈이 왕무적을 위해서 환영마신과 황룡전장까지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손진악은 자신의 생각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졌음에 희미한 미소를 머금고 몸을 돌렸다.

 

이제 왕무적은 철저하게 혼자였다.

 

“날 막아야 할 거예요.”

 

“……!”

 

손진악이 놀란 얼굴로 몸을 돌려 육소빈을 노려봤다.

 

“외할아버지와 어머니가 중요한 것만큼, 적랑 역시도 내겐 더 없이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그러니 날 막아야 할 거예요.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내가 그를 ‘적랑’이라고 부르는 이유만으로도 가만히 있지 않으실 걸요?”

 

육소빈은 말과 함께 웃었다.

 

겉으로 보기엔 너무나도 아름다운 웃음이었지만, 손진악에게 있어서는 찢어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 웃음이었다.

 

그는 예상외로 자신의 협박이 조금도 통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자 검병을 잡은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꾸욱!

 

‘계집이란!’

 

환영마신은 일성검문 따위가 감히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적어도 팔대세가 정도는 되어야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존재였다.

 

오신(五神)의 일인인 환영마신 학천우!

 

그가 끔찍이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외손녀가 바로 육소빈이었다.

 

 

 

 

 

第二章. 도황 구양무휘의 전인!(2)

 

 

 

 

 

왕무적은 자신을 감싸고 검을 뽑아든 일성검문 무인들을 보면서 도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꾸욱!

 

용에 의해서 배우게 된 2가지의 도법 중 하나가 머릿속에서 그림처럼 그려졌고, 단전에서 방대한 양의 내공이 모든 십이경맥(十二經脈)을 천천히 휘돌기 시작했다.

 

내공이 십이경맥을 휘돌기 시작하면서 사방으로 너풀거리던 그의 파란 머리카락과 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던 가공할 만한 기세도 잠잠해졌다. 마치 폭풍 전야의 고요함처럼.

 

“공격해라!”

 

“차앗!”

 

“하앗!”

 

한 무인의 외침과 함께, 일성풍운검진을 형성하고 있던 가장 선두의 무인들이 팔방에서 검을 휘두르거나 내지르며 공격을 해왔다.

 

피할 공간은 없다!

 

쇄애애애액-!!

 

오로지 왕무적 하나만을 노리고 날아드는 8자루의 검들은 빠르고, 날카로웠으며, 정교했다. 이 정도의 공격이라면 제아무리 절정고수라 하더라도 피하거나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일성검문의 자랑이라는 일성풍운검진이 그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

 

왕무적은 지척으로까지 다가온 8자루의 검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천천히 도를 움직였다. 느릿했지만 빠르고, 빠르지만 너무나도 느렸다.

 

 

 

 

 

오도무적도(五刀無敵刀)! 제일도(第一刀)!

 

풍파(風波)!

 

 

 

 

 

파파파파파팟-!!

 

왕무적의 전신에서 엄청난 기세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그의 녹슨, 보잘것없어 보이는 도에서 우윳빛의 도기(刀氣)가 물결처럼 퍼지며 사방으로 번져 나갔다.

 

까가가가가강!!

 

“크윽!”

 

“컥!”

 

“…우욱!”

 

검을 날렸던 8명의 일성검문 무인들이 모두 빠르게 뒤로 튕겨져 나갔다. 이어 그런 그들의 검엔 미세한 금이 가 있었고, 그들의 입에서는 누구 하나 예외 없이 붉은 선혈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

 

“……!”

 

충격과 경악!

 

단! 한 번의 충돌로 일성풍운검진을 펼치고 팔방을 공격했던 무인들이 모조리 튕겨져 나간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한 일성검문 무인들이나 유석군, 손진악은 부릅뜬 눈을 좀처럼 풀지 못했다.

 

일성풍운검진을 형성하고 있는 무인들이 이 엄청난 사태에 넋을 잃고 있는 사이, 왕무적의 도가 또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녹이 잔뜩 슬어 어떠한 병기이든 한 차례 부딪치기만 해도 당장에 두 동강이 나버릴 것만 같은 도를 들고 왕무적은 가볍게 신형을 띄웠다.

 

탁-!

 

한 마리의 비조(飛鳥)처럼 허공으로 도약한 왕무적은 가볍게 기합을 내지르며 도를 등 뒤로 힘껏 젖혔다.

 

“하아압!”

 

기합소리가 끝나기 전에, 천근추(千斤墜)의 수법으로 일성풍운검진의 한쪽을 형성하고 있는 무인들에게로 급하강을 하며 등 뒤로 젖혔던 도를 그대로 내리그었다.

 

 

 

 

 

오도무적도(五刀無敵刀)! 제이도(第二刀)!

 

벽산(劈山)!

 

 

 

 

 

“후아아아아압-!!”

 

주변 공기를 압사시켜버릴 것만 같은 압력!

 

우윳빛 도기가 잔뜩 머금어져 있던 녹슨 도가 하나에서 둘로 쪼개졌다. 그리고 사방팔방으로 우윳빛 도기가 줄기줄기 뿜어져 나갔다.

 

“히익!”

 

“피, 피해!!”

 

“…꿀… 꺽!”

 

일성검문 무인들이 물러나거나 검을 들어 올릴 여유도 없이 왕무적의 녹슨 도가 그들을 짓눌렀다.

 

콰아아앙-!!

 

“커헉!”

 

“으아아악!”

 

“아악!”

 

뽀얀 먼지가 구름처럼 일어나 주변을 뒤덮었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먼지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일성검문 무인들은 짐승의 울부짖음처럼 비명을 질러댔다.

 

먼지 구름이 잠잠해지기 시작하자 파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도를 늘어트리고 서 있는 왕무적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헉!”

 

“어, 어찌 저런!!”

 

“저, 저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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