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룡전설 20화
무료소설 신룡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3,205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룡전설 20화
신룡전설 1권 - 20화
무림에서 유명한 고수들만큼 유명한 것이 무공이다. 그리고 그 무공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바로 병기(兵器)다.
천하이십육병(天下二十六兵)!
중원 무림에 존재하는 26개의 최강 병기!
천하이십육병은 각각 십 검(十劍), 팔 도(八刀), 삼 창(三槍), 오 기(五奇)로 나뉘며, 오기에는 각각 곤(棍), 봉(棒), 부(斧), 간(干:방패), 편(鞭)이 속해 있다.
천하이십육병은 제 각각의 주인이 있고, 그 주인들은 한때 천하를 호령한 한 문파의 수장이기도 했으며, 무림을 종횡한 최고고수이기도 했고, 세인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천하제일의 마두이기도 했다.
천하이십육병이 그들을 각각의 자리에 앉혀놓은 것은 아니지만, 그 병기로 인해서 그들이 더욱 빛난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다.
총 26개의 병기인 천하이십육병은 그 모양새부터 각각 부여받은 이름이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어느 것도 예외로 두지 않고 공통적으로 지닌 특징이 있었다.
바로 만년한철이 포함된 병기들이라는 사실이다. 어쩌면 만년한철이 섞여 있었기에 천하이십육병이 될 수 있었을 것이고, 일부는 지금까지도 대대로 전해질 수 있는 이유가 될지도 모른다.
현 천하제일고수로 우뚝 올라선 신도무적 나태강만 하더라도 천하이십육병 중의 팔 도에 속하는 화룡신도(火龍神刀)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전 천하제일고수였던 성천검제 임청정의 애병(愛兵) 역시도 십 검 중의 하나인 백룡검(白龍劍)이다.
이렇듯 천하이십육병은 모든 무인들에게 있어서 탐이 나는 무가지보(無價之寶) 중의 하나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여기!
복건성 복주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일성검문(一聖劍門)에 천하이십육병 중 십 검의 하나인 풍운신검(風雲神劍)이 있었다.
일성검문의 정문 앞.
“여기는 왜 온 거죠?”
육소빈의 물음에 허풍도가 조용히 답했다.
“여기에 바로 천하이십육병의 십 검 중의 하나인 풍운신검이 있소.”
허풍도의 말에 육소빈이 얼굴을 찡그렸다.
“거짓말이죠? 일성검문에 풍운신검이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그리고 설마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모를 리가 없어요. 또! 만약 있었다면… 지금까지 일성검문이 이렇듯 조용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허풍도는 그저 가볍게 웃기만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육소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그러죠?”
허풍도가 누가 듣기라도 하면 큰일이라도 난다는 듯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성검문에 풍운신검이 있다는 사실은 절정 오래전부터 쉬쉬하면서도 다들 알고 있던 일들이오. 물론 나처럼 사십 평생을 정보만으로 살아오는 정보원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겠지만. 어쨌든 그럼에도 일성검문이 풍운신검을 절정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일성검문의 문주인 쇄천검(碎天劍) 유석군이 실력을 숨기고 있는 절정고수이기 때문이오.”
육소빈이 깜짝 놀랐다.
“쇄천검 유석군이 절정고수라고요?”
“그렇소.”
허풍도가 대답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리가…….”
육소빈이 알고 있는 쇄천검 유석군은 그저 그런 일류 무인일 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일성검문이 보잘것없는 삼류나 이류 문파는 아니었다. 오히려 복주에서만큼은 그 어느 곳도 함부로 할 수 없을 만큼 강대한 문파 중의 하나였다.
‘쇄천검 유석군이 실력을 숨긴 절정고수라서 일성검문이 복주에서 이만큼 행세를 할 수 있었던 건가?’
그렇게 생각하자 지금까지 실력을 감쪽같이 숨기고 있던 쇄천검 유석군보다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허풍도가 더욱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허풍도를 바라보는 육소빈의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의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허풍도는 능글맞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흥!’
육소빈이 고개를 돌리는 사이.
지금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왕무적이 입을 열었다.
“여기에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검이 있단 말이죠?”
“뭐, 세상에서 가장 단단하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어쨌든 만년한철이 섞인 천하이십육병의 하나가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지.”
허풍도의 대답에 왕무적은 거리낌 없이 일성검문의 정문을 향해서 걸었다.
저벅저벅.
“응?”
그렇지 않아도 정문 앞에서 지들끼리 뭐라고 쑥덕거리던, 왕무적 일행을 아니꼬운 눈으로 바라보던 정문 위사는 질투가 확! 치밀어 오를 정도로 빼어난 외모의 왕무적이 다가오자 거친 음성으로 외쳤다.
“무슨 일이오!”
정문 위사의 외침에 왕무적은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여기에 그… 아! 풍운신검이 있다고 해서 왔어.”
“……?”
왕무적의 말에 말을 걸었던 정문 위사는 무슨 말이냐는 듯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동료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절레절레.
역시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정문 위사는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우리 일성검문에는 풍운신검인지 뭔지… 푸, 풍운신검! 천하이십육병의 십 검 중의 하나인 풍운신검! 서, 설마 그 검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
정문 위사는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란 얼굴로 크게 외쳤다.
“그거 맞는데?”
“……!”
왕무적의 말에 정문 위사는 입까지 벌렸다. 그렇게 한참을 놀란 얼굴로 서 있던 정문 위사는 이내 곧바로 안색을 회복하며 말했다.
“풍운신검이 우리 일성검문에 있다고? 이봐! 어디서 무슨 헛소문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에 그런 대단한 검은 없어! 그러니까 돌아가! 푸하하하! 풍운신검이라니! 나 참! 어처구니가 없구만!”
정문 위사의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어라?”
왕무적은 고개를 돌려 허풍도를 바라봤다.
“이크! 절정 난감한 놈이로군!”
백주대낮에, 그것도 쉬쉬하는 비밀을 아무렇지도 않게 폭로해대는 왕무적의 모습에 허풍도는 자신의 머리를 짚었다. 그리고는 재빨리 달려가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렇게 떠들면 어떡해!”
허풍도의 호통에 왕무적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를 바라봤다.
“아… 제가 잘못한 건가요?”
“쩝! 잘못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한 것도 아니지! 내가 말했지 않는가! 풍운신검이 일성검문에 있다는 사실은 절정 극비(極秘)라고, 극비!”
허풍도의 말에 왕무적은 뚱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극비라고 하더라도 있는 건 맞지 않습니까?”
“어? 뭐, 그, 그건 그렇지만…….”
왕무적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다시 몸을 돌려 일성검문의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
“이크! 또 무슨 짓을 저지르려고!!”
허풍도가 급히 왕무적을 다시 데리고 오려고 했지만, 육소빈이 그의 앞을 막아서며 고개를 저었다.
“적랑의 일이니 그에게 맡기도록 하죠. 그리고 지금은 적랑을 말린다고 해서 말릴 수 있는 것도 아닐 거예요. 순하게 보여도 꽤나 고집스런 면이 있거든요.”
육소빈의 말에 허풍도가 곧바로 대꾸했다.
“고집을 부리더라도 자리를 보고 부려야지! 내가 한 말을 벌써 잊어버린 것이오? 쇄천검 유석군은 실력을 숨기고 있는 절정고수란 말이오! 육 소저도 무공을 익혔으니 절정고수가 얼마나 대단한 자들인지 절정 잘 알 것 아니오? 그런데도 저렇게 내버려두겠다는 말이오?”
허풍도의 걱정스런 말에 육소빈이 걱정할 필요 조금도 없다는 듯 말했다.
“쇄천검 유석군이 제아무리 절정고수라고 하더라도 적랑의 상대가 될 순 없어요.”
“그게 무슨……?”
허풍도가 의문스런 얼굴로 육소빈을 바라봤지만, 그녀는 이미 정문 위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왕무적에게로 시선을 돌려버린 뒤였다.
“없다지 않았소! 말도 안 되는 억지 부리지 말고 당장 돌아가시오!”
“분명히 있다고 했어! 난 풍운신검을 꼭 확인해야만 해!”
“이자가 진정!”
치릉!
왕무적이 억지로라도 문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결국 참지 못한 정문 위사가 검을 빼어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파란색 머리카락과 눈동자, 무장한 검, 도, 창은 왕무적을 위험인물이라고 판단하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스윽.
“더 이상 접근하지 마시오!”
검끝을 자신에게로 겨누는 정문 위사의 행동에 왕무적의 파란 눈동자가 시리도록 빛나기 시작했다.
“지금… 나와 싸우자는 거지?”
“싸움을 먼저 걸어오는 쪽은 당신이오!”
“검을 먼저 뽑은 것은 너잖아!”
“보자보자 하니 나이도 어린놈이 말끝마다 반말이로군! 이 자식아! 네놈이 나로 하여금 검을 뽑도록 유도하지 않았느냐!”
정문 위사의 외침에 왕무적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내가? 언제?”
물끄러미 바라보는 묻는 왕무적의 모습에 정문 위사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욕설을 내뱉었다.
“뭐, 이런 개 같은 놈이 다 있어!!”
“이보게! 참게!”
쇄애애액-!
곁에 있던 동료가 급히 말렸지만 이미 정문 위사의 검은 허공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분명히 네가 먼저 덤볐다!”
말을 뱉음과 동시에 왕무적의 신형이 흐릿해졌다.
“……!”
퍼억!
“…커헉!”
콰자작!
검을 날린 정문 위사 품으로 파고든 왕무적은 그대로 그의 가슴에 일권을 날렸고, 그 충격으로 정문 위사의 몸이 일성검문 정문을 박살내며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헉! 고, 고수!”
곁에 있던 다른 정문 위사는 왕무적의 몸놀림에 감히 검을 빼어들 용기조차 낼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 왕무적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 들어간다?”
끄덕끄덕…….
그 물음에 정문 위사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동료처럼 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들었기에.
“봤죠? 적랑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에요. 호호호!”
육소빈은 그렇게 말을 하곤 왕무적의 뒤를 따라 일성검문의 정문으로 걸었다.
“으음…….”
이대로 두 사람을 따라서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허풍도는 일성검문 안쪽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오고 무인들이 검을 뽑는 소리가 들려올 때쯤에야 정문을 향해서 뛰어갔다.
“쩝! 절정 재밌는 구경이 될지도 모르는데 빠질 수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