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룡전설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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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3,19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룡전설 19화
신룡전설 1권 - 19화
경비 병사가 다시 말을 하려는 사이, 곁에 있던 육소빈이 대신 나서서 입을 열었다.
“적랑은 오늘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다가 호패를 잃어버렸습니다.”
경비 병사는 육소빈의 말에 ‘진짜냐?’는 듯 왕무적을 바라봤다.
“…….”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경비 병사를 빤히 바라만 보는 왕무적. 그의 모습에 경비 병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사실인지 아닌지를…….”
“호패는 복주성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재발급을 받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경비 병사는 육소빈이 자신의 말을 끊어버리며 은근슬쩍 내미는 은자 5냥에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나 그것도 아주 잠시. 경비 병사는 재빨리 주변을 살피며 은자를 받아 품속에 넣었다.
“흠흠… 호패는 되도록 빨리 발급을 받으시오. 자! 다음!”
“감사합니다.”
육소빈이 고개를 숙이며, 왕무적의 팔을 이끌고 경비 병사를 지나쳐 성 안으로 들어왔다.
“소빈, 호패가 없으면 그렇게 해야 하는 거야?”
왕무적의 물음에 육소빈이 방긋 웃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왕무적의 모습을 바라보며 육소빈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계속 이럴 수는 없으니까 호패도 새로 하나 만드는 게 낫겠다.”
왕무적이 놀란 얼굴로 육소빈을 바라봤다.
“호패는 아무나 만들어주는 거야?”
육소빈이 고개를 흔들었다.
“물론 아니지!”
복주성으로 들어선 육소빈은 마치 제집인 양 성내를 거침없이 걸었다. 물론 그녀의 뒤엔 하문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된 복주시를 두리번거리며 연방 감탄하는 왕무적이 뒤따르고 있었다.
황룡전장(黃龍錢莊).
“어서오십시… 아가씨!!”
황룡전장 안으로 들어가자 문 안쪽에서 느긋하게 빗질을 하고 있던 늙수그레한 노인이 육소빈을 보자마자 빗자루를 내던지며 달려왔다.
“잘 있었어요, 장 할아버지?”
“허허허! 아가씨! 이제야 돌아오실 마음이 생기신 겁니까?”
노인의 말에 육소빈은 그저 가볍게 웃기만 했다.
육소빈을 기쁜 얼굴로 바라보던 노인은 그녀의 뒤를 따라서 문을 넘어선 왕무적을 바라보곤 이내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
노인이 놀란 이유는 두 가지였다.
우선 그 첫째가 육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내의 아름다운 외모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두 번째는 호리호리한 체구에 맞지 않게 검, 도, 창은 물론, 어깨에 커다란 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짊어지고 있는 힘 때문이었다.
“적랑,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리 집안일을 도와주신 장 할아버지셔.”
육소빈의 말에 왕무적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왕무적의 인사에도 노인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이미 그는 육소빈이 말한 ‘적랑’이라는 호칭에 숨이 넘어갈 만큼 놀랐기 때문이다.
“아, 아가씨…….”
노인의 음성에 육소빈은 수줍게 웃었다.
노인은 이내 왕무적을 바라보며 노안 가득 인자하고 따뜻한 웃음을 그렸다.
“장팔복이라고 합니다.”
“아… 전 왕무적이라고 합니다.”
왕무적은 또다시 고개를 꾸벅! 숙였다.
第十一章. 문제를 일으키다(1)
“빈이가 돌아왔다면서?”
황룡전장의 정문을 부술 듯이 박차고 뛰어 들어온, 40대 후반의 중년 미부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급히 찾기 시작했다.
“돌아오셨습니까?”
장팔복, 장 노인이 중년 미부에게로 다가왔다.
중년 미부는 장 노인의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급히 물었다.
“빈이는 어디 있죠?”
“아가씨는 이미 나가셨습니다.”
“뭐라고요? 나가다니! 집으로 돌아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집을 나가버린단 말이에요!”
흥분한 얼굴로 소리를 질러대는 중년 미부의 외침에 장 노인이 그게 아니라는 듯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잠시 외출을 하셨을 뿐입니다. 저녁때에 맞춰서 돌아오신다고 제게 약속을 하셨으니, 장주님께서는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그런가요?”
“예.”
장 노인의 말에 그제야 중년 미부는 자신이 얼마나 흥분했는지 깨달았다. 중년 미부는 천천히 심호흡과 함께 감정을 누그러트렸다.
“듣자니 웬 사내 하나를 데리고 왔다고 하던데, 보셨나요?”
방금까지 흥분한 얼굴로 목소리를 높이던 중년 미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다.
“예, 봤습니다.”
“보시기엔 어떻던가요?”
중년 미부의 물음에 장 노인은 대답보다 얼굴 가득 웃음부터 지어 보였다.
“……?”
중년 미부가 의아한 눈빛을 보내자 장 노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주… 순수하고 맑은 청년이었습니다. 아! 아름답기도 했습니다.”
“순수하고 맑은… 아름답다고요?”
“예.”
중년 미부는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겉만 번지르르한 놈인가?’
중년 미부의 생각이 빤히 보이기라도 하는지, 장 노인이 슬쩍 웃음을 흘렸다.
“여기 어디쯤이라 한 것 같은데…….”
철썩! 철썩!
사나운 파도의 공격을 꿋꿋이 버텨내는 수많은 갯바위를 바라보며 육소빈은 중얼거렸다.
“그런데 그 사람이 정말로 우릴 도와줄 수 있는 거야?”
왕무적은 시원스럽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육소빈도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응! 사람이 조금 가벼워보여서 탈이지만… 그래도 정보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하거든.”
육소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멀지 않은 곳에서 커다란 외침이 들려왔다.
“으하하하하!! 월척이다! 절정 월척이야!!”
그 외침에 육소빈은 왕무적을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저기 있네.”
“저기?”
육소빈은 고개를 끄덕이곤 먼저 그곳을 향해서 걸어갔다.
왕무적은 육소빈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갔고, 곧바로 뭐가 그렇게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 웃어대며 낚시를 하고 있는 40대 초반의 중년인을 볼 수 있었다.
조금은 작아 보이는 눈과 귀 주변의 머리가 하얗게 변한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특징이 없는 그저 그런 평범한 인상의 중년인은 자신에게 다가온 육소빈을 바라보고는 크지도 않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곤 호들갑스럽게 외쳤다.
“오옷! 육 소저 아니시오!”
“그간 잘 지냈죠?”
“…….”
육소빈의 친근한 물음에 중년인은 의외라는 듯 잠시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과장스럽게 웃음을 터트리며 답했다.
“으하하하!! 나야 뭐 별일이 있겠소? 그나저나 집을 나갔다고 들었는데, 이제야 돌아온 것이오?”
중년인의 물음에 육소빈이 아미를 살짝 찌푸렸다.
“집을 나간 게 아니라 잠시 바깥바람을 쐬고 돌아온 것뿐이에요.”
육소빈의 대답에 중년인이 대소를 터트렸다.
“으하하하하!! 그거 꽤 그럴듯한 핑계거리로군!”
육소빈의 눈이 매섭게 변하려고 하자 중년인은 급히 왕무적을 바라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오옷! 마치 나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군!!”
중년인의 말에 육소빈은 무슨 헛소리냐고 소리를 빽! 내지르려다 말았다. 왕무적이 그를 향해서 꾸벅 인사를 했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호오~! 예의도 바른 청년이로군! 그래, 자네는 이름이 무엇인가?”
왕무적은 씩씩하게 대답했다.
“왕무적입니다!”
“오옷! 왕무적이라! 좋군! 좋아! 이름이 절정 강해 보이는군! 으하하하!!”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좋다!’ 말해주는 사람을 만나서인지 왕무적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환하게 웃었다.
“감사합니다!”
중년인은 왕무적의 어깨를 ‘툭툭’ 치며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내 이름은 허풍도라네! 어떤가, 이름 멋있지 않나?”
“멋있습니다!”
“그렇지? 으하하하하!!”
그 모습을 바라보며 육소빈은 가볍게 머리를 짚었다.
그러는 사이에 허풍도는 왕무적에게 또 다른 말을 건네고 있었다.
“자네는 낚시를 할 줄 아나?”
“낚시라면 조금 합니다.”
왕무적의 대답에 허풍도는 의외라는 듯 물었다.
“오옷! 그런가? 나는 낚시를 했다 하면 대어(大魚)를 낚는다네! 자네는 어떤가? 대어를 잡아본 적이 있나?”
왕무적은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대답했다.
“대어는 두세 번밖에 못 잡았고, 대부분 평범한 것들 아니면… 송사리밖에…….”
“송사리? 으하하하하!!”
멋쩍게 웃으며 대답하는 왕무적의 모습을 보며 허풍도는 괜찮다는 듯 그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그리고는 헛기침과 함께 조금은 거들먹거리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잘 듣게! 내가 웬만하면 잘 가르쳐주지 않지만, 자네가 절정 마음에 들어서 내 사십 평생을 경험하며 터득한 낚시법에 대해서 말을 해주겠네!”
“감사합니다!”
꾸벅! 고개를 숙이는 왕무적의 모습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던 허풍도는 이내 낚시가 어쩌고저쩌고 침을 튀겨가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육소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니까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건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
“네!”
왕무적의 대답에 허풍도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육소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육 소저도 내 도움이 절정 필요한 것이오?”
능글맞게 웃으며 물어오는 허풍도의 모습에 육소빈은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됐다는 말을 가까스로 삼키며 고개만 끄덕였다.
“으하하하하!! 그렇다면 도와야지! 암! 내가 도와야지!”
허풍도는 무엇이 그렇게 기쁜지 목이 터져라 웃음을 터트렸고, 그 모습을 보며 육소빈이 얼굴을 찌푸리는 반면, 왕무적은 환하게 웃으며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건이라면… 역시 그것뿐이지!”
너무나도 간단하다는 듯 말하는 허풍도의 모습에 왕무적은 물론이고, 육소빈까지도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그게 무엇입니까?”
왕무적의 물음에 허풍도가 씨익 웃으며 큰 소리로 대답했다.
“만년한철(萬年寒鐵)!!”
“아!”
허풍도의 말에 육소빈이 작게 탄성을 터트렸다.
만년한철! 확실히 만년한철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거기엔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만년한철이 가장 단단한 물건이 맞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게 어디 흔한 물건인가요?”
육소빈의 물음에 허풍도가 그녀를 바라보며 능글맞게 웃었다.
“만년한철 덩어리를 찾는다는 건 극히 어려운 일이오. 하지만! 만년한철을 일부 섞어놓은 무기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소! 그리고 그런 무기라면 능히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건이라고 할 수도 있을 테고!”
허풍도의 말에 육소빈이 그제야 무언가를 떠올린 듯 손벽을 ‘짝!’ 소리가 날 정도로 쳤다. 그 모습을 보며 허풍도는 이제야 생각이 났냐는 듯 여전히 능글맞은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흥!’
육소빈은 입을 씰룩거리며 얼굴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