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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지존기 193화

무료소설 대륙지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3,10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193화

제3장 마신부활 (3)

 

이제까지와는 이질적으로 다른 무진의 공세가 시작되었다. 앞으로 나아감과 동시에 암흑의 진력이 담긴 무진의 전력이 빛을 꿰뚫었다.

여러 겹으로 빛을 중첩한 바트란은 뚫고 들어오는 패도적인 무진의 무력이 경악했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무지막지한 파괴력을 담고 있었다.

쿠아아아아앙!

지축이 뒤흔들렸다.

무진의 공세는 시작에 불과했다. 일격에 이어 이격이 불을 뿜었다. 권격의 위력은 2배씩 증가했다.

큭!

빛의 방패라고 불리는 샤이닝실드의 중첩은 무진의 암흑력에 상대가 되지 못했다. 암흑력이 빛을 흡수한 틈으로 파고드는 무진의 경력은 바트란의 내부를 진탕시켰다.

이상한 것은 신성력이 무진의 경력을 억누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몸의 상처를 순식간에 회복시켜 주는 바트란의 신성력이 무진의 수라탄강기에 서린 혼돈력에 의해서 파괴되고 있었다.

막기만 해서는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바트란이 이를 악물고 검을 휘둘렀다. 짓쳐들어오는 무진의 신형을 수직과 횡으로 베었다.

“잔상!”

무진은 검이 베어지기도 전에 바트란의 옆에 나타났다. 광속을 초월하는 무진의 신형에 바트란은 소름이 돋았다.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인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피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팔을 교차하여 무진의 권격을 막았다.

퍼어어엉!

쿠다다당!

무진의 권격에 실린 힘이 또다시 증가했다. 이번에는 바트란도 버티지 못하고 날아가 버렸다. 막는 순간 대륙 전체와 부딪치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신형을 유지하기는커녕 볼썽사납게 대지를 굴렀다. 굴러가면서 부딪치는 바위덩어리들이 사방으로 비상했다. 간신히 지면을 받침대로 여겨 멈추었는데 무진이 발이 내리찍어 왔다.

쿠우우웅!

쩌저저적!

소름 돋는 진각이었다. 대지가 지진이 난 것처럼 갈라지더니 무너져 내렸다. 발구름을 통해 뒤로 물러서는 순간 바트란은 균형을 잃었다. 솟구쳐 오르는 바트란의 발목을 무진이 잡아챘다.

무진은 바트란을 잡은 순간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바트란의 몸이 실 끊어진 연처럼 버티지 못하고 쏘아져 나갔다. 솟아오는 산의 중심부가 뻥 뚫리면서 산사태가 일어났다.

무진은 산사태가 일어나는데도 불구하고 날아가는 바트란을 따라잡아 목, 명치, 단전을 가격했다.

퍼퍼퍽!

케엑!

바트란은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일순간 몸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모조리 다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3연격이 끝난 후부터 무진의 권영이 불을 뿜었다.

퍼퍼퍼퍼퍼퍼퍼퍼퍽!

바트란은 신의 대리자답게 비폭력을 행사했다. 무방비로 전신을 두들겨 맞은 바트란은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온 몸의 뼈가 부서지고 있었다. 신성력이 발휘되기는커녕 점점 줄어들었다.

철퍼덕!

무진은 쓰러져 버린 바트란을 응시했다. 바닥에 대자로 누워버린 바트란은 숨이 붙어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호흡은 거칠고, 연신 핏물을 게워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트란은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무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쿨럭! 쿨럭!

주르르륵!

핏물을 게워내며 바트란은 힘겹게 말을 이었다.

“세상…이 빛과 어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어둠은 세상 전체를 암흑으로 만들 뿐…이다. 세상을 암흑으로 만…든… 것을 너…는 감…당…할 수 있…느냐!”

바트란은 진리를 따지지 않았다. 신이 있다고 해서 어둠이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러나 신이 있기에 세상은 밝음을 보고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어둠은 희망조차 갈구할 수 없게 만든다. 세상의 진리를 떠나 마의 어둠은 절대로 세상과 타협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어…찌 그리… 확신…하느냐!”

“어둠이든 빛이든 나는 지지 않는다.”

바트란은 무진의 오만함과 자신감을 읽었다. 무진은 자신 이외에는 누구도 위에 설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설혹, 마신이나 주신이 되어도 마찬가지였다.

바트란은 무진의 지존광대함에 허탈함을 느꼈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 인간이 태어날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

“도…대체… 너란… 인간은?”

바트란이 보기에 무진은 정상이 아니었다. 주신을 이기려고 하다니 제정신인가! 바트란은 무진이 어둠의 전령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아닌 것 같았다. 마치 어둠의 지배자와 대적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왜…냐?”

“무료하더군.”

“단…지 그 때문에! 미…쳤…구나!”

“그럴지도.”

전투를 위해서 최악의 적을 강림하게 만들겠다니!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행위다. 세상의 평화 따위는 무진의 안중에도 없었다. 피를 끊게 만드는 전율을 느낄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세상의 상식을 뒤엎어 버릴 수 있었다.

“신…의 검…께서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신의 대리자인가.”

무진도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마신이 부활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주신이 과연 이러한 상황을 방관하고 있을까! 절대 아닐 것이다.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대리자를 내세울 것이 분명하다.

“좋은 정보 고맙군.”

빠각!

무진은 더 이상 대화를 나누기 귀찮은지 바트란의 목을 비틀었다. 세인트소드를 해치운 후 무진은 잠시 동안 생각을 해보았다. 신의 검이 등장했다면 상황을 다시 재정리해 볼 필요가 있었다. 어떤 존재인지 한 번쯤은 보고 싶기도 했다. 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제까지 상대한 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세상을 구원할 신의 대리자라, 그렇다면 판을 만들어주지. 그 안에서 날뛰어 보거라.”

무진의 꿍꿍이가 어디에 있는지 어느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었다. 과연 강함만을 위한 일인가! 아니면 자신의 위에 서 있는 존재들을 전부 짓밟아 버리기 위해서인가! 무엇을 위하는지는 무진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덜! 덜! 덜!

켄달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인간 같지도 않은 자들의 대결에 경악을 넘어 짙은 공포를 느꼈다. 더군다나 강함을 초월한 세인트소드를 짓밟아 버린 무진의 능력은 전율 그 자체였다. 짙은 어둠 안에 포함되어 있는 무지막지한 강함에 몸서리가 쳐졌다.

어둠으로 무장한 무진이 다가오고 있었다. 켄달은 도망은커녕 두려움에 이성을 유지하기도 힘들었다. 9서클 흑마법사가 공포에 젖어 움직이지도 못하다니 상식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얼마 남았지.”

“무슨 말…인지?”

“난 돌려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싹!

켄달은 소름이 돋았다. 음부의 지하에서 솟구쳐 오르는 원초적인 공포를 느꼈다. 이대로 거짓을 말했다가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개 더 남았습니다.”

“위치는 알고 있나.”

“그렇습니다! 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어둠의 지배자에게 가해진 7개의 족쇄 중 6개를 부쉈다. 하지만 마지막 1개가 신성제국의 중심부에 있었다. 신성제국에서 눈치 채지 못하도록 마지막까지 신중을 기하고는 있지만 이중삼중으로 방어하고 있는 신성력을 뚫고 안으로 진입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았다.

“네놈의 주인은 마왕이겠지.”

“그…걸 어떻게?”

“물론 중간계에 오느라 힘의 대부분은 사용하지 못하는 반쪽짜리에 불과하겠지.”

켄달은 무진이 인간인지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사실을 알고 있단 말인가! 아무도 모르는 진실을 꿰뚫고 있었다. 켄달은 무진의 무력뿐만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통찰력에 공포를 느꼈다.

무진은 마왕의 강림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힘을 사용하지 못하는 마왕은 어차피 대륙십강에도 미치지 못하는 존재일 뿐이다. 무진이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이걸 주지.”

무진은 아공간을 열었다. 공간이 열리자 그 안에 300구가 넘는 시체가 존재했다. 혼이 사라져 버린 육체였다. 그렇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강자들이었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중에서 6구의 시체는 바트란과 같은 대륙십강이었다.

움찔!

무진이 켄달의 눈을 투영했다. 통천안이 발휘되어 켄달의 뇌리를 파고들었다. 무진은 켄달의 뇌리에 강시술에 대한 지식을 주입시켰다. 데스나이트는 인간의 영혼이 필요하다. 반면에 강시술은 인간의 영혼이 없이도 육체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통천안을 통해 강제로 지식을 주입한 무진은 자리를 벗어났다.

무진이 사라진 후에도 켄달은 한동안 멍해 있었다. 정신과 육체의 일치감이 돌아오려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1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야 켄달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끄응!

새로이 주입된 기억과 이제까지 알고 있던 기억이 충돌하면서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파 왔다.

“내가 왜?”

이곳에 왜 혼자 남아 있는지 켄달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주변에 널린 시체들이며, 떠오르는 기억들은 켄달이 이제까지 알고 있던 것들과는 달랐다.

“뭐지?”

무언가 핵심적인 것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데 딱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기억을 하려고 하면 남아 있는 기억들이 지워지려는 것 같아서 할 수가 없었다. 켄달은 스스로가 납득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을 되짚어 보지 않았다.

“우선은 이것들을 회수하는 게 먼저겠지.”

왜 그래야 되는지 켄달은 이해하지 않았다. 그저 기억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마법사는 호기심의 존재이며, 궁극으로 올라서기 위해서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다. 9서클 흑마법사가 고민을 해결하지 않고 무의식이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는 것은 무진의 정신력이 신에 필적한다는 뜻이 되었다.

 

6개월 후.

신성제국은 아그리언을 모시는 대신전 이하 4개의 중앙신전으로 구성이 된다.

대신전을 중심으로 중앙신전이 감싸듯이 원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중앙신전의 주변으로 20개의 신전이 겹쳐 있으며, 외곽으로 나아갈수록 수백 개의 신전이 포진되어 있다.

신전과 신전이 그물망처럼 연결이 되어 제국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신전을 수호하는 형태였다. 대신전의 중심으로 들어올수록 신성력이 강한 것이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신성제국의 4개의 중앙신전 중 테브린 중앙신전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대신전 다음으로 강력한 방어라인을 구축하고 있던 테브린 중앙신전이 어둠의 무리에 의해서 무너진 것은 대사건이었다.

대주교 브라이엄과 성녀 세이린이 진상조사를 한 후 경악을 금치 못했다.

“테브린 중앙신전에 마신의 족쇄가 있었단 말이오!”

“지금까지 외곽에서 족쇄를 부수다가 테브린 중앙신전을 공격했다는 것은 마지막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에요.”

처음부터 테브린 중앙신전을 노렸다면 신성제국은 방비를 했을 것이다. 브라이엄과 세이린은 마신의 족쇄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완전하게 허를 찔려버렸다.

“바트란이 죽고, 어둠의 족쇄까지 풀리다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소!”

“너무 낙담하지 마세요! 아그리언께서 보내주신 신의 검이 있으니 세상을 다시 구원하게 될 거예요! 그때까지 주신에 대한 대륙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해요!”

신에 대한 믿음이 강해질수록 신성력은 강해진다. 사악한 어둠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신에 대한 대륙인들의 마음을 일치시켜야 했다. 주신에 대한 믿음이 약해져 가는 시기였다. 그러기에 믿음이 더 중요한 상황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주신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보여주는 거예요!”

“반드시 그럴 것이오!”

대주교와 성녀는 대륙 전체에 퍼져 있는 신전에 마신 강림에 대한 경계령을 내렸다.

 

“드디어 우리의 주인께서 부활하실 수 있구나!”

음산한 기운을 발산하는 그는 피를 머금은 듯한 시뻘건 안광을 번뜩이고 있었다. 벌어진 입가에 드러난 날카로운 송곳니가 공포를 자극했다. 그는 마계의 7마왕 중 중간계에 현신한 공간의 마왕 데모스였다. 고서클의 흑마법사를 양성하고 어둠의 족쇄를 찾아 부수기 위해서 그는 1,000년이라는 시간을 소모했다. 지난한 시간을 기다린 그는 마침내 마신의 족쇄를 모두 부술 수 있었다.

“켄달.”

“예! 마이로드!”

“너의 노고가 컸다.”

“어둠의 하늘을 뵙는 일입니다! 마땅히 해야 될 일이었습니다!”

데모스는 흡족한 듯 켄달을 치하했다. 켄달이 고안해 낸 언데드 조종술은 대단했다. 그로 인해 신성제국의 중앙신전 지하에 숨겨진 족쇄를 부술 수 있었다.

“이제 어둠의 세상이 곧 재래할 것이다!”

데모스는 마신의 부활을 위한 의식을 준비했다. 족쇄를 부순 후 마신의 언어라고 불리는 주문을 외워야 한다. 마신의 주문을 위해서는 마신을 형상화한 조각상과 다크크리스털이 필요하다.

모든 준비를 마친 데모스는 마신의 조각상에 다크크리스털을 끼우고 주문을 외웠다.

“억겁의 세월 동안 잠드신 어둠의 하늘이시여! 깊은 세월에서 깨어나 세상의 어둠을 다시 일으켜 세우십시오!”

데모스가 가진 어둠의 마력이 조각상의 다크크리스털에 주입되었다. 어둠의 마력에 반응한 다크크리스털이 암광을 번쩍였다.

두두두두두두둥!

암흑 신전 안이 흔들렸다. 거대한 어둠이 모습을 드러내기 일보 직전의 신호와 같았다. 조각상의 주변으로 형언할 수 없는 기운을 내포한 어둠이 조금씩 흘러나왔다. 마왕과 흑마법사들이 알고 있는 어둠의 마력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 광대하고 측정할 수 없는 마력에 마왕과 흑마법사들은 바닥에 엎드려야 했다.

우우우우우웅!

진동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공간이 좌우로 벌어졌다. 빛의 기운으로 감싸진 쇠사슬들이 조각조각 부서져 나가면서 소멸되었다. 감싸고 있던 빛이 사라지자 암흑 공간의 저편에서 원천적인 어둠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검은색 머리카락에 창백한 피부, 깊이를 측정할 수 없는 눈동자를 지닌 청년이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왔다. 청년의 주변으로 암흑이 일렁거렸다. 청년은 세상을 지배하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어둠이 세상을 지배할 때가 도래했다.”

오오오오!

마신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순도 높은 마력으로 인해 데모스와 흑마법사들은 환희의 절정을 맛보았다. 중간계에 현신하면서 힘의 대부분을 소실한 데모스는 원래의 능력을 순식간에 회복했다. 마신이 마계이고, 마계가 바로 마신이었다. 그가 서 있는 곳이 마계의 중심이다.

마신 베르칸의 강림에 하늘은 짙은 어둠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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