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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지존기 184화

무료소설 대륙지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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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184화

제2장 대륙정벌 (3)

 

타앗!

파파파파팟!

콤마 단위로 뻗어오는 제임스 공작의 파상공세였다. 공세의 실효성이 없자 위력과 속도를 더욱 높인 것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섬광이 무진의 정면을 어지럽혔다. 한순간에 1천 발의 공격이 퍼부어졌다. 막는 것만으로는 소용없을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진의 방어술은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았다. 최소, 최적의 간격을 유지하며 뻗어오는 제임스 공작의 공격을 방어했다. 그와 동시에 안으로 스며드는 경력을 전신의 회전력을 통해 사방으로 뿌렸다. 제임스 공작은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드넓은 바닷물을 치는 것 같았다. 아무리 쳐도 소용없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제임스 공작은 공격력에 있어서만큼은 대륙십강의 누구와 붙어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굴욕적인 감정이 치솟았다.

“부숴주마!”

제임스 공작은 전력을 사용하기로 작정했다.

“좋군!”

패도야말로 무진이 원하는 것이다. 적의 전력을 맞아 압도적으로 처참하게 박살내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무진이다. 부숴버렸을 때 무진은 쾌감을 느꼈다.

제임스 공작이 거리를 벌린 후 내부에 숨겨진 본질을 일깨웠다. 평범한 수법으로는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제임스 공작은 진정한 능력을 발휘했다. 이제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사실을 알고 있는 자는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했으니 말이다.

우드드득!

파팟!

감추어진 특수능력을 발현하자 제임스 공작의 몸이 부풀어 올랐다. 단순히 살만 부풀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안의 골격까지도 크기에 반응하여 부피를 증가시켰다.

눈 깜짝할 새에 몸이 커진 제임스 공작이다. 크기만 해도 타이탄에 비견되었다.

일반적으로 몸이 커졌다고 해서 실력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그에 반해 제임스 공작은 원래의 몸으로 변한 것처럼 자연스러웠으며, 잠재적인 능력조차 증가했다.

“거인족이었군.”

“그렇다!”

제임스 공작은 무진이 알고 있다는 것에도 개의치 않았다.

거인족은 태어나면서부터 극강의 힘을 이어받은 선택받은 존재다. 드래곤에 비견되는 무지막지한 강함을 가졌다. 또한 순수한 육체적인 힘은 거의 비교할 수 있는 상대가 없었다.

다만 종족의 번식이 어려워 극소수만 남았고, 오래 세월이 지난 지금 제임스 공작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제임스 공작 이전 수십 대의 선조들은 거인족이라는 습성을 버리고, 인간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몸을 축소하는 능력을 개발해 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몸을 축소시킨 거인족이 인간과 결합하여 탄생한 후손들의 역량이 이전의 거인족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간과의 결합으로 얻은 유전적인 변형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과거보다는 작아졌지만 원래의 신체로 변하게 되면 가지고 있던 능력의 수배에 달하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생각지도 않은 변이였다.

제임스 공작은 특수능력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륙십강에 든 것은 거인족의 유전적 변화가 제임스 공작에게 최적의 요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슈우우우웅!

제임스 공작이 주먹을 뻗자 어마어마한 풍압이 발생했다. 풍압만으로도 온몸이 뭉개지고도 남았다. 정면으로 맞서는 것 자체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상승의 경지에 달한 기사라도 무서워서 오금이 저릴 것이다.

그에 반해 무진은 물러서지 않고 주먹을 뻗었다. 물러서는 것은 무진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패도의 극을 이룬 무진은 패황 그 자체였다. 힘과 힘의 대결은 무진이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전투구도였다.

푸아아아앙!

굉음과 함께 폭발력이 휘몰아쳤다.

무진은 제임스 공작의 무력이 전보다 강해졌다는 것을 파악했다. 문제는 힘만 강해진 것이 아니다. 원래의 몸을 가지게 된 제임스 공작은 스피드까지도 더 빨라졌다.

강인한 육체, 강력한 힘, 압도적인 속도.

세 가지를 갖춘 제임스 공작은 방금 전의 제임스 공작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었다.

무진이 권격을 출수한 후 방향을 틀어 역공을 가하려고 하자 제임스 공작이 재빠르게 한 바퀴를 회전하여 피했다. 덩치가 커진 만큼 공격할 부위가 많은 것으로 보이겠지만 사실은 전혀 달랐다. 민첩함과 예민함이 상상 이상이었다.

제임스 공작도 쉽사리 무진의 공세를 허용하지 않았다. 무진의 권격에 실린 힘이 얼마나 강한지 느꼈기 때문이다. 파고 들어오는 순간 느낀 섬뜩하고 가공할 파괴력에 소름이 돋았다.

무진이 하늘로 솟아오르자 제임스 공작이 그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하늘로 솟구친 무진이 쫓아오는 제임스 공작을 향해 기공포(氣功砲)를 발사했다.

슈슈슈슈슈슝!

기공포는 기환(氣丸)을 넘어서는 심환(心丸)의 총화였다. 무진의 손에서 기공포가 연속적으로 불을 뿜었다.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유성이 밤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소원을 빌고 싶은 아름다운 빛이 뿜어졌지만 그 위력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아름다움에 감응하기도 전에 사방으로 퍼지는 기의 압력으로 으스러져 버릴 것이다.

제임스 공작은 거인족 특유의 심법으로 재탄생한 강력한 투기를 전신에 휘감았다. 그리고 다가오는 무진의 기공포를 주먹으로 퉁겨내었다.

퍼어엉! 퍼어엉!

기공포가 속절없이 튕겨져 나갔다. 제임스 공작은 이제 거리를 좁히고 무진을 잡기만 하면 사지를 찢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떨어져 내릴 줄 알았던 기공포가 방향을 틀더니 다시 제임스 공작에게 쏘아져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지도 못했던 사각지대에서 뻗어 나오는 기공포를 제임스 공작은 정통으로 맞고 말았다.

퍼어어어어엉!

대기를 태우는 강렬한 화기가 뿜어졌다. 기공포에 서린 기운에 의해서 대기가 타면서 화염이 발생한 것이다. 무진은 기공포 하나하나에 의기(意氣)를 심었다. 그래서 손을 떠났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시 움직일 수 있었다. 기공포의 위력은 지대 전체를 박살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제임스 공작이라고 해도 멀쩡할 수 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착!

무진이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열기를 뚫고 손이 뻗어 나왔다. 뻗어 나온 손은 무진의 발을 잡아챘다. 미처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발목을 타고 전해지는 제임스 공작의 힘이 보통을 넘어섰다.

“끝이다!”

제임스 공작의 힘이 어찌나 강력한지 무진의 몸이 속절없이 이끌려왔다. 원하는 거리에 무진을 놓은 제임스 공작의 무차별 폭격이 시작되었다. 기공포에 의해서 제임스 공작도 많은 타격을 받은 상태였다. 이 한차례의 기회를 살려야 했다. 그래서 근접전에서 끝을 내려고 무진이 벗어나지 못하도록 막았다.

퍼퍼퍼퍼퍼퍼퍼퍽!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제임스 공작의 권격은 뇌전을 넘어섰다. 강력한 힘과 속도를 바탕으로 무진의 전신을 두드렸다.

무진은 떨어져 내려가는 순간에 수라탄강기로 몸을 보호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방어력이 흔들린 순간을 교묘하게 파고든 제임스 공작의 역공이었다.

이번 공격에 제임스 공작은 사활을 걸었다. 제임스 공작의 역량이 주먹에 집중되어 수라탄강기로 보호하는 것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유성처럼 지상으로 내리꽂히는 상황에서도 제임스 공작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쿠아아아아앙!

무진과 제임스 공작이 대지에 부딪쳤다. 협곡과 절애로 이름 높은 펠링턴 협곡의 험지(險地)가 움푹 들어가면서 사방으로 출렁거렸다. 마치 대지의 겉가죽이 벗겨지면서 밀려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자이언트 기사단은 오러전이로 충격의 여파를 막아내려고 했지만 무리였다. 최대한 멀리 공간을 벌리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간신히 충격의 여파에서 벗어난 자이언트 기사단은 협곡지대를 보고 망연자실했다.

“저…럴 수가!”

“말도… 안 돼!”

지진, 폭풍,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보다 더 강력했다.

제임스 공작과 무진이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대륙십강이 강하다는 것을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의 무력을 한참이나 초월한 존재라는 것을 자이언트 기사단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소름 끼치는 무력이 아닐 수 없었다.

테베른 백작과 자이언트 기사단은 눈을 떼지 못한 채 대결을 보았다. 대결의 승패에 따라서 자신들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쿠웅! 쿠웅! 쿠웅!

사생결단의 각오를 다진 제임스 공작은 땅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무진을 공격했다. 끈질기기는 했어도 이제는 무진이 끝났다고 확신했다. 신이 아닌 이상 살아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타앗!

응?

마지막 일격으로 끝을 내려고 했던 제임스 공작은 주먹이 막힌 것을 보았다. 대지에 누워 있던 무진이 제임스 공작의 주먹을 잡은 것이다. 수라탄강기조차 깨져서 온몸이 넝마가 된 무진이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할 것 같았던 무진에게서 측정할 수 없는 기운이 번져 나왔다. 손끝을 타고 스며든 기운에 의해서 제임스 공작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다 했나.”

“이럴… 수는… 없다!”

“이 정도가 최선이었군.”

“어떻게 멀…쩡할… 수가 있지!”

무진은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마치 제임스 공작의 역량을 테스트한 것처럼 느껴졌다. 사실 무진은 방어력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제임스 공작에게 기회를 주었다. 기공포를 발사한 것은 마지막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한 수법이었다. 결과적으로 제임스 공작은 단 한 번의 기회라는 인식을 가졌고, 모든 전력을 쏟아내었다.

무진은 거의 무방비상태로 제임스 공작의 공격을 맞아주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무진은 타격을 받지 않았다. 카무하트의 능력을 흡수한 후 역량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측정이 불가능해졌다. 이제는 대륙십강 따위는 무진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네놈이 인간이란 말이냐!”

“아닐지도 모르지.”

“악…마 같은!”

“그럼 끝을 내볼까.”

“이대로 당하지 않는다!”

“발악을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 텐데.”

“웃기지 마라!”

제임스 공작은 벗어나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다. 남아 있는 거인족의 선천지력까지 끌어올렸다. 피의 유전을 통해 이어받은 거인족의 역사(歷史)가 제임스 공작에게 전해졌다. 그의 내부에 숨어 있는 선천지력은 굉장한 힘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우드득!

무진의 손이 10배나 큰 제임스 공작의 주먹을 잡는 것으로 부족해 으스러뜨리고 있었다.

크윽!

“이런 젠장!”

제임스 공작이 왼손으로 무진의 팔을 잡아채려고 했다. 그 순간 무진이 안으로 파고들더니 제임스 공작의 복부에 가볍게 권을 퉁겼다.

내공이 일정수준에 이르면 벽을 통과하여 적을 죽일 수 있다. 그리고 천외지경에 이르면 산을 격하여 소를 때릴 수 있다는 격산타우의 수법이 가능해진다.

이와 같은 이론에 의해서 내가중수법이 발전을 거듭했다고 할 수 있다. 내가중수법은 물체의 외부를 통과하여 내부에 충격을 준다.

쿨럭!

주르르르륵!

제임스 공작의 육체는 오러블레이드는 물론 마인드블레이드까지 퉁겨낼 수 있는 단단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무진의 내가중수법에는 소용없었다. 몸을 덮고 있는 단단한 육체를 통과하여 오장육부에 충격을 주었다. 내부의 장기들이 파열된 충격으로 인해 제임스 공작은 힘을 쓸 수가 없었고, 토혈을 했다.

투웅! 투웅! 투웅! 투웅!

무진의 주먹이 지속적으로 제임스 공작의 전신을 강타했다. 항거할 수 없는 거력이 스며들어 제임스 공작을 무력화시켰다. 제임스 공작은 내부의 장기가 으스러지면서 칠공에서 피를 토해내었고, 육체를 구성하는 골격조차도 조금씩 무너져 내려갔다.

“쿨럭! 쿨럭! 지지… 않는다!”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상황에서도 제임스 공작은 반격을 했다. 하지만 흐느적거리는 주먹에는 힘이 실려 있지 않았다. 대지를 부술 것 같은 철탑 같은 권격의 위력은 상실한 지 오래였다.

“좋군.”

제임스 공작의 무너지지 않는 굳건한 정신은 인정해 줄 만 했다. 적이 아니었다면 수하로 거두어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적이 된 이상 살려줄 수는 없다. 무진에게서 거력이 뻗어 나와 제임스 공작의 의식을 빼앗아갔다.

“황…제… 폐하…께서 네…놈을…용서…하지 않을……!”

크윽!

쿠우웅!

의지를 잃은 제임스 공작의 거대한 몸이 쓰러졌다. 혼이 사라져 버린 육체는 고깃덩어리에 불과했다. 죽어버린 육체는 무진의 관심사가 아니다.

무진은 제임스 공작을 대상으로 무력을 점검했었다. 그리고 실력의 차이를 확인했다. 전과는 확연히 다른 무력이었다.

만약 카무하트와의 대결이 없었다면 제임스 공작과는 치열한 대결을 벌었을 것이다. 오러와 마나를 무력화시키는 듀론 공작과는 다른 능력이었지만 강인함으로 따지면 제임스 공작이 더 강했다.

이제 대륙십강으로는 만족이 채워지지 않았다. 더욱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필요했다.

“카무하트의 파괴성이 나에게 전염된 건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파괴적인 면에서 무진은 카무하트를 능가하면 능가했지 부족하지 않았다. 무진은 자신의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파괴성을 인정했다. 파괴성조차 무진의 일부였던 것이다.

“1명으로는 부족하니, 조금 더 수를 늘려야겠군.”

지금의 대결에 만족할 수 없다면 그 이상의 존재를 불러들이면 그만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것보다는 그저 강한 존재와의 대결을 원했다. 이기기 위해 투쟁을 멈추지 않겠지만 진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았다. 물론 세상의 파멸 따위는 무진의 안중에도 없다.

어찌되었건 또 다른 시작을 위해서 지금의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둠.”

-예.

어둠의 정령 둠이 모습을 드러냈다. 둠은 완성체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소년 같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청년의 모습만 남았다. 무진이 성장한 만큼 둠 역시도 성장했다. 사실 둠의 성장이야말로 괄목상대라는 말이 부족했다.

“처리할 수 있겠나.”

-물론입니다.

둠은 자신만만했다. 작은 빛조차 감당하기 어려웠던 예전의 둠이 아니다. 이제는 어둠의 절대적인 권능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가자.”

-예.

둠은 어둠을 자유자재로 조절이 가능했고, 능력의 사용 범위도 엄청나게 커졌다. 손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제임스 공작의 영혼이 저절로 둠에게로 빨려 들어왔다. 무진은 껍질만 남은 제임스 공작을 보존마법을 걸어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금강불괴를 능가하는 육체를 가지고 있다면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서 얼마든지 강력한 능력을 가진 전사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무진은 움푹 파인 대지의 중심에서 벗어나 자이언트 기사단에게로 향했다. 남아 있는 쓰레기를 가볍게 처리한 후 전장으로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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