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지존기 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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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5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30화
제1장 상계장악(商界掌握) (5)
안휘성과 강소성의 경계에서 녹림이 발호했다. 표행을 하던 황금상회의 표물이 털렸다. 근래에 들어 황금상회가 녹림에 당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안휘성의 태평상단과 군소상단도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황금상회처럼 중요물품과 표사들이 목숨을 잃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대륙제일상단이라고 자부하는 황금상회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황금상회는 황금표국의 표두와 표사들의 인원을 늘려 다시 표행을 감행했다. 황금표국의 정예 표두와 표사들이 전부 출행(出行)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표물을 강탈당하고 말았다. 정예표두와 표사를 잃고, 물품을 강탈당한 황금상회는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그로 인해 황금상회로부터 자금과 물품을 조달받고 있는 운룡상단이 다시 휘청거렸다. 정해진 날짜에 팔아야 하는 상품이 들어오지 않자 항의가 빗발치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운룡상단의 본점에 기거하고 있는 황금노 금만성의 노안이 붉게 물들어 갔다. 그가 분노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입은 피해가 얼마나 되지?”
“강소성의 포목점에 들어가야 할 고가의 물품이 전부 털렸습니다.”
금만성은 차분히 분기를 가라앉혔다. 흥분한다고 해서 이미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상황을 처음부터 차례대로 짚어보자 이제까지 숨죽이고 있던 녹림이 갑자기 활개를 치는 것이 이상했다. 금만성은 자신이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입은 피해는 확실히 컸다. 포목점에서 거래를 하는 물품은 비단과 천축의 양탄자였다. 값이 비싼 것은 둘째치고, 고관대작들과 거래를 한 물품들이다.
일반 평민들이야 적당히 어르고 달래면 그만이지만 고관대작들의 경우 함부로 다룰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다. 잘못하면 상회 전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태평상회의 피해는 어느 정도나 되지?”
“많지 않습니다.”
이번 강탈사건이 천무상회에서 일으킨 일일 수도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상황을 파악해 보면 그런 것도 아니다.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천무상회를 이용해서 이익을 보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상하군.’
아무래도 확인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태평상회는 강소성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강소성의 운룡상단에 물품을 지원하는 황금상회와는 입장이 달랐다.
금만성은 확인을 위해 표행을 감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며칠 뒤에 보고가 올라왔다. 여전히 표행은 털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태평상회는 적당량만 털리고, 중요품목은 강탈당하지도 않았다. 산적들이 표물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중요품목을 고르다니 말이 되지 않는다. 서로 간의 공조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뿌드드득!
“감히 내게 차도살인지계를 사용해!”
금만성의 누런 이가 부러질 듯이 다물어졌다. 태평상회는 황금상회가 운룡상단을 집어삼킬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었다. 사천성과 강소성의 중간에 끼인 채 황금상회의 견제를 받아야 한다.
금만성은 상계 원칙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나설 수 없는 태평상단이 녹림과 천무상회를 이용해서 황금상회를 방해하는 것으로 단정했다.
시기도 아주 적절했다. 정천맹이 사파무림의 일로 바쁜 때라 도움을 주기 힘든 상황이었다.
금만성은 당한 만큼 10배로 돌려주는 위인이다.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천무상회는 마음만 먹으면 당장에라도 쓰러뜨릴 수 있다. 그전에 태평상회를 먼저 정리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태평상회를 무너뜨린다.”
“하지만 먼저 움직였다가는 다른 상단이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정황을 그들에게 퍼뜨려! 머리가 돌아가는 놈들이라면 바로 알겠지.”
“알겠습니다.”
태평상회를 정리하는 문제는 예전에도 몇 번이나 거론이 된 일이었다. 그에 대한 계획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이번 녹림의 발호는 상단 간의 원칙 때문에 망설이고 있던 상계전쟁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었다.
* * *
황금상회가 선전포고를 내렸다. 다른 6대상단이 좌시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번 일의 시발점이 태평상회에 있다는 쪽으로 여론을 몰고 가는 바람에 직접적인 개입이 어렵게 되었다.
황금상회의 일방적인 전쟁선언을 통보받은 태평상회로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정확한 증거도 없이 몰아붙이는 황금상회의 도발에 태평상회도 앉아서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일이 이 지경이 된 마당에 설득을 한다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강소성 상계를 황금상회가 장악하도록 놔둘 수도 없는 문제였다.
황금상회와 태평상회의 상계전쟁이 본격적으로 발발하자, 나머지 6대상단에 포함되는 상단도 가만있지 않았다. 둘 간의 전쟁에서 이득을 챙기거나 훼방을 놔야 한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게 되면 상계의 균형이 무너진다. 이로 인해 그동안 잠잠하던 풍운상회와 천금상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각 상단에 황금상회와 태평상회의 수뇌부들이 파견되어 협조를 요청해왔다. 바야흐로 대륙 상단의 운명을 결정짓는 혼돈의 시대가 도래했다.
대륙상계가 어수선한 반면에 천무상회는 고요했다. 마치 수면 위에 떠다니는 소금쟁이처럼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다. 흐르는 물결 속에 몸을 맡기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구룡채에서의 일을 마무리 지은 무진은 청풍장원으로 돌아왔다. 무진은 정확히 10일 동안 녹림채주들은 가르쳤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녹림채주들은 그 시간이 억겁의 시간보다 더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고수의 가르침에 잠시 동안이나마 감격을 한 그들은 스스로의 생각을 저주했다. 10일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산적질을 지시했다.
뼈가 녹아 버릴 정도의 수련을 한 녹림채주는 알아서 산적질을 제대로 수행해 주었다. 정해진 기간 동안 빠르게 털고 난 후 물러서도록 했다.
황금상회의 물품 중 대부분은 천무상회로 가지고 들어왔다. 일단 물품 자체가 팔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돈을 받고 지불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에 일단은 상회에 쌓아 두었다.
산적들에게는 필요한 자금과 식량을 지원해 주었다.
무진은 탁자 위에 지도를 펼쳤다. 대륙 전체 지도로 세밀하고, 정교한 지도였다.
“어차피 겉으로 보이는 명분 싸움은 구실에 불과하겠지.”
황금상회와 태평상회의 상계전쟁이 벌어지고 난 후 대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나머지 상단이 간접적으로 원조를 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피 튀기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기 마련이다. 세상에 깨끗한 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 승자의 영광은 항상 피를 밟고 일어서는 자에게 주어진다.
“이제 정리를 좀 해볼까.”
시선이 분산되고, 집중의 방향이 엇갈렸다.
가장 무서운 적은 계략을 준비하고 대기하는 미지의 존재다. 천무상회가 바로 그와 같다. 상계전쟁이 벌어진 지 한 달이 흐르는 동안 천무상회는 제 역할만 충실히 이행했다.
이제 나아갈 때가 다가왔다. 어차피 상계는 무진이 계획한 암계의 일부일 뿐. 주어진 것을 집어삼키는데 시간을 많이 끄는 것도 좋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기 전에 단숨에 처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겉으로는 가장 공명정대하고, 깨끗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진은 밀영1호를 불렀다. 그러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밀영1호 차중천이 문을 열고 들어와 부복했다.
“황금상회의 대륙 지점들을 쳐. 무슨 뜻인 줄 알겠지.”
“예.”
아직까지 상계전쟁은 무력을 동원하지 않고 있었다. 일단 누군가 먼저 물고를 터 주어야 한다.
무진은 그 누군가가 되어 주기로 했다. 적당히 치고 빠지면서 상대방을 의심하도록 만든다. 가장 먼저 의심하게 되는 대상은 뻔하다. 밀리고 있는 쪽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볼 것이다.
무진은 강소성의 나머지 떨거지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나머지 6대상단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마쳤으니, 토사구팽(兎死狗烹)해주는 것이 예의였다. 쓸모없고 거치적거리는 것들이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것은 참아 주기 힘든 일이었다.
무진이 은밀하게 데려오라는 인물이 밀영10호에 의해서 방에 들어왔다. 눈을 가린 검은색 헝겊을 풀어주자 그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방 안에는 무진과 끌려온 사내만이 남겨져 있었다. 그는 의자에 앉아 있는 무진을 보자 오싹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불안한 눈으로 무진을 보았다.
“누…구시오?”
“여기는 천무상회다.”
“그…럼 당신…은 설마?”
“그렇다.”
나대환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는 얼마 전까지 석가장의 총관을 맡고 있었던 인물이다. 이제는 총관에서 쫓겨나서 목숨까지 위협을 받았다.
석가장의 장주가 된 석경환은 나 총관을 내버려두지 않았다. 은밀하게 살수를 동원하여 깨끗하게 지워버리려고 했다.
“당신이 날 구한 것이오?”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왜 그런 것이오?”
나 총관은 목숨을 구해준 것보다 이유가 더 궁금했다. 운룡상단을 무너뜨리려는 천무상회의 회주가 도리어 목숨을 구해준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쓸모가 있으니까.”
무진의 대답은 간결했다. 말의 고저도 없었고, 분위기는 ‘압도적이다’라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대단했다. 풍기는 기세만으로 만인을 조아리게 만들었다.
이런 자는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한다는 것을 나 총관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무진의 의도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나보고 석가장을 배반하라는 뜻이오!”
“그렇다.”
나 총관은 무진의 눈을 보았다. 무진의 눈동자에는 변화가 없다. 그저 칠흑같이 검을 뿐이다.
석가장이 망조의 길로 들어선 것은 전적으로 천무상회 때문이다. 모든 일의 시발점이 된 천무상회주가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억울하게 죽은 석관혁이 생각나자 나 총관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짐승도 키워준 주인은 물지 않소이다!”
피식!
무진에게서 조소가 터져 나왔다.
“무엇이 웃기단 말이오!”
“짐승은 짐승일 뿐이다. 그리고 사람은 짐승과 다르지. 키워준 자도 목적을 위해 배신하는 게 사람이다. 하물며 믿고 의지했던 곳에서 배반당한 사람은 더한 분노를 느끼기 마련이지.”
부르르르!
나 총관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무진의 말이 심장을 후벼 팠다. 사실 나 총관은 천무상회보다 석가장의 더러운 족속들이 더 싫었다. 차라리 적이라면 이처럼 가슴 아프지도 않았을 것이다.
“네 목숨을 고작 석가장의 돼지들을 위해서 희생하겠다면 말리지 않겠다.”
선택은 강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것이 무진의 무서운 능력이었다.
나 총관은 어쩔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가 무진의 손을 잡지 않으면, 그의 목숨은 물론 가족들까지 죽을 수 있다. 그것도 이제까지 의지했던 석가장에 의해서 말이다.
나총관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주…군으로 모시겠습니다!”
“10일을 주지, 그 안에 석가장을 정리해라.”
“대신에 재량권을 주십시오!”
“물론이다.”
무진은 능력을 보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실력도 없는 놈을 끼고 있을 정도로 무진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석가장의 세세한 비밀까지 전부 알고 있는 나 총관이다. 지원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무너뜨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황금노가 뒤에 있기는 하지만 지금 당장은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
나 총관이 나가고 난 후 무진은 홀로 사색을 하며 펼쳐진 지도 위에 손바닥을 놓아 보았다. 손바닥으로는 지도조차도 전부 움켜쥘 수 없다.
이제까지 해온 일들은 모두 무진의 손바닥 안에서 이루어졌다. 변수조차 무진이 세운 계획의 일부처럼 맞물리듯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무진은 그런 변수를 기다렸다. 돌발적인 변수가 벌어져야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세운다. 또한 무진은 철혈의 무인이다. 무인이 지닌 이상은 변하지 않는다. 고금제일무적(古今第一無敵)의 고수. 절대 변하지 않는 최강의 무인이 되는 것이다.
“상계를 제압한 후 중원무림의 수준을 평가해 주지.”
아직까지 적수를 만나지 못했다. 중원무림의 무수히 많은 고수를 전부 견식하지는 않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는 16대고수는 손을 섞어 볼 기회조차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진은 16대고수를 적수로 인정하지 않았다. 적수에게 평가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무진에게 적수란 생사대결을 할 수 있는 존재뿐이다.
* * *
청천벽력(靑天霹靂).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점차적으로 안정을 찾기 시작한 석가장의 분위기가 초상집에 가까워졌다.
황금상회의 지원을 약속받았던 석경환과 그를 보필하는 석가장의 수뇌부들은 다급했다.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 잠잠했던 천무상회가 다시 전면적인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막상 부딪쳐본 결과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석경환은 당혹스러웠다.
“어떻게 천무상회가 우리의 약점을 이다지도 잘 알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이 이상합니다!”
“우리의 유통경로를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회의를 열고는 있지만 단합이 되지 못했다. 석가장의 식솔과 석가장을 보필하는 자들 간의 협의와 조율이 사실상 어려웠다.
석철심과 석관혁이 죽고 나서 석가장은 단일화되고 효율적인 계획이 사라졌다. 오직 황금노의 결정에 따라 석경환이 명령을 내릴 뿐이었다.
황금상회의 꼭두각시 역할만 충실히 이행해 온 결과 황금노가 다른 곳에 정신을 쏟고 있는 시점에 와서는 우왕좌왕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방법은 없나?”
석경환이 신경질적으로 대답을 강요했다. 하지만 모두 꿀을 한 항아리씩 마셨는지 벙어리 신세였다. 구심점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어떤 대답이 나올 수 있는가!
설사 계획이 있다고 해도 밀고 나갈 추진력 자체를 잃어버렸다. 이제 믿을 수 있는 것은 황금상회뿐이다. 황금상회마저 외면하면 석가장은 끝장이다.
“황금상회에서는 어찌하고 있지?”
“당장은 도움을 주기 힘들다고 합니다. 여러 번의 표행실패와 더불어 대륙상계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 조금 기다리라는 말을 할 뿐이었습니다.”
“대륙제일상단이라고 잘난 체를 하더니! 젠장!”
황금상회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석가장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정작 필요한 때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산적들에게 연일 표물을 털리지를 않나, 자금 지원을 제대로 해주기를 하나, 대륙제일상단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모두 허상처럼 느껴졌다.
“자금은 어느 정도나 남았지?”
“물품을 워낙 저가에 판매를 하느라 자금 사정도 좋지 못합니다. 황금상회에서 지원해주는 물품 이외에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물품 역시 상황이 어렵습니다. 이대로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겁니다.”
운룡상단의 부활을 알리기 위해서 저가의 판매정책을 밀고 나갔다. 점차적으로 회복세로 돌아서는 중요한 시기에 난파(難破)를 당했다.
상회의 자금 회전율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지불해야 할 어음이 쌓여만 가고 있었다. 황금상회의 원조를 믿고, 어음을 마구잡이로 끌어다 쓴 것이 도리어 화근이 되었다.
이제는 저가판매정책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쩔 수 없으니 당분간은 가격을 정상가로 돌려.”
“알겠습니다.”
정상가로 올리면 구매력이 떨어지기는 하겠지만 실질판매수령금액이 조금은 상승할 것이라 기대했다. 적자를 지속적으로 안고 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석경환은 자신의 결정이 그리 나쁜 것이라 여기지는 않았다. 당분간만 버티면 황금상회에서 지원을 해줄 것이라 여전히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