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남녀 35화
무료소설 이계남녀: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3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계남녀 35화
035 무술대회(2)
능미류는 은소예에게 차가운 눈길을 한 번 던지고는 몇 달 만에 보는 무혼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그때 산에서 급히 사라져서 놀랐어.”
“아, 미안해. 그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어.”
소문대로 다른 여자에게 굳은 얼굴로 대하던 무혼이 능미류에게는 편한 얼굴로 살짝 웃으며 대답을 해주자 한층 자신감이 생긴 그녀는 무혼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무혼에게는 어릴 때부터 가끔 이야기를 주고받던 능미류가 은소예보다 훨씬 편했다. 게다가 아이네스 때문에 은소예에게 대답할 말이 궁하던 차에 능미류가 말을 걸어오자 탈출구가 생긴 듯 반가웠다.
귀접연무관으로 돌아오기 전에 만난 천월강에게 천마화산에서의 이야기를 들은 후라 무혼은 사과를 하며 어떠한 변명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능미류가 대답했다.
“아니야. 중요한 일이었겠지? 일은 잘되었어?”
“응.”
능미류는 생긋 웃으며 계속 말을 건네려 하는데 옆에서 은소예가 입을 열었다.
“오호호, 공야 소협은 저와 이야기 중이었는데 그렇게 끼어들다니 너무 무례한 것 아닌가요?”
무혼이 뒤를 돌아보니 은소예가 능미류를 보며 차갑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신의 나이를 의식하기 시작한 은소예는 연무관에서 남자들을 쭉 둘러보았고 자신의 마음에 든 두 남자를 찾아냈다. 마천태풍도 고명우와 공야무혼.
무혼에게 눈길이 더 가긴 했으나 그가 자신보다 꽤 어렸던 탓에 말을 쉽게 건네지 못하고 비슷한 나이의 고명우에게 접근(?)을 했는데, 고명우가 공야무혼을 소개시켜주겠다는 의외의 제의를 해왔다.
은소예는 그 자리에서 쾌히 승낙을 했고 소개를 받기 위해 고명우와 함께 휴가를 떠난 무혼이 있는 그의 마을에도 갔었다.
하지만 그때는 무혼은 어디론가 사라진 상태였기에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었다가 오늘 우연히 만난 것이다.
‘고명우 이 사람이 나에게 거짓말한 것 아닐까? 무혼이 내게 마음이 있다고 했었는데……. 아니야, 무혼이 부끄러워서 이러는 것일지도 모르지. 그런데 이 여우 같은 계집애는 누구야?’
고명우가 그녀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생각을 하던 은소예는 능미류에게 눈길을 돌려 차갑게 훑어보았지만, 그녀의 눈에도 능미류나 그녀의 친구로 보이는 여자들이 만만하게 보이지 않았다.
‘어지간하면 일단 손을 보고 이야기를 시작하겠는데 만만치 않아 보이니 낭패를 당할 수도…….’
생각을 정리한 은소예는 누구인지부터 알아보고자 했다.
“이분이 누구인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공야 소협?”
“아, 이쪽은 강서 능가장의 능미류 소저이며, 이분은 복건은가의 은소예 소저이시지.”
‘화면귀수! 이 악독한 늙은 여자가 무혼에게 무슨 볼일이지? ’
‘그럼 얘들이 흑야오화? 제길.’
“호호,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능미류라 합니다.”
“호호호, 반가워요. 은소예예요.”
그들의 입과 얼굴은 웃었으나 눈빛에 있던 차가운 기운이 더욱 짙어졌다.
“그런데 천마연무관생이 어떻게 이곳에 온 것이죠?”
“저희도 가을부터 수련을 하도록 허가받았어요. 그래서 들어올 수 있었죠.”
‘망할.’
귀접연무관에 오도록 내정된 사람들은 한 달쯤 미리 견학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었다. 물론 일부는 개방되어 있지 않고 귀접연무관에서 본 것을 밖에 나가서 이야기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통행은 가능한 것이다.
- 어머나~ 무혼이 아는 숙녀분들은 모두 아리따운 분들 뿐이군요?
“헉.”
두 사람에게만 정신을 쏟고 있던 무혼이 갑자기 들리는 아이네스의 목소리에 놀란 소리를 내자 서로를 노려보던 두 여인은 무혼을 돌아보았다.
“저기… 중요한 약속을 잊었습니다. 난 그만 가봐야 할 듯합니다.”
차가워 보이는 두 사람 사이의 기류를 느끼며 무혼이 입을 열자 두 여인은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대답을 했다.
“오호호, 저도 이만 산책을 마치고 돌아갈까 합니다. 그럼 공야 소협, 다음에 봐요~”
“무혼, 내일도 이곳에서 쉬고 있을 거지?”
두 여인 중 누구에게 대답할지 판단이 되지 않는 무혼의 머릿속에서 아이네스의 목소리가 울렸다.
- 무혼 경~ 아리따운 숙녀들이 서로 애인이 되려고 하다니 너무 행복하실 것 같아요~.
아니, 세 여인 중 누구에게 대답을 해야 할지 헷갈리는 무혼이었다.
“그럼 이만…….”
무혼의 대답을 기다리던 은소예와 능미류는 무혼이 짧은 인사만 남기고 사라지자 서로를 한 번 더 노려본 후 헤어졌다.
- 전 지켜줄 기사도 없는데 무혼은 너무 인기가 많아서 좋을 것 같아요, 호호호.
‘오늘 수련은 틀렸군.’
무혼은 민망해졌다. 자신 나름대로 어쩔 수 없이 한 일이 지금 아이네스에게 많은 문제를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맹세 때문에 아이네스가 따지지 않는다고 해도 아이네스가 보이는 모습이 무엇을 뜻하는지 대충 알고 있다.
노처녀의 발작. 언제인가부터 자신의 누나가 간혹 보이는 그 모습을 봐왔던 무혼으로서는 그저 머리를 부여잡고 있다.
‘한 시진 내에 끝나기는 할까?’
서고 앞에 있는 바위에 걸터앉은 무혼은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곰곰이 생각해 보며 아이네스의 잔소리가 끝나기를 기다리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멍해졌다.
‘내가 결혼한 뒤 밤에 아내와 침상에 있을 때 아이네스 소저가 낮잠을 자면 어떻게 되는 것이지?’
눈을 뜬 아이네스는 아침이 밝아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여튼 그 멍청이는……!”
얼마 전에 현자 로디나우에게 아로에무트 산의 동쪽에 있을 대륙에 관해서 물었지만, 바다만 있으며 이 세상에는 오직 가이오스트 대륙뿐이라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그럼 중원은 어디에 있는 걸까?”
아이네스는 운기를 마치고 마법을 수련하러 나왔다. 몸에는 마나가 충만했고 배에는 무혼이 설명해 준 내공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아이네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법의 수식을 머릿속에 떠올려보았다.
“요즘 갑자기 6클래스가 훨씬 쉬워졌어. 이젠 마법을 구사할 때마다 그때 본 길이 보여.”
한참 동안 마법 연습을 하던 문득 아이네스는 서쪽의 하늘을 보았다. 자신의 이모와 삼촌 그리고 5왕자만큼이나 자신에게 잘해주던 3왕자가 있는 어둠의 동맹국과의 경계선이 있는 곳이다.
요즘은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전쟁터였다.
벌써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끝나지 않는 전쟁은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마신들은 왜 전쟁을 좋아하는 것일까?”
전쟁에 대한 생각에 마음이 답답해진 아이네스는 오후에 왕의 허락을 받아 거리로 나왔다.
“이곳을 무혼 경이 다녔다는 말인데…….”
이미 오후가 된 거리는 사람들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자신의 소문의 근원이 궁금했던 아이네스는 새벽에 무혼이 납치범들과 혈투를 벌였던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많이 부서지긴 했구나.”
거리에는 불탄 자국이 일부 남아 있었고, 새로 고친 듯한 건물들도 간혹 보이고 있다.
“그때 화려했지요.”
“예?”
옆을 보니 약간 떨어진 곳에서 한 사람이 자신을 슬그머니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남장 여자?’
하지만 턱 아래를 보면 남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눈앞의 사람은 남자라는 말이다.
“네스 씨. 오랜만입니다.”
“누구시죠?”
“이런, 저 엘라드를 잊으셨습니까?”
‘세상에 무혼 경이 이런 느끼한 남자와 같이 다녔단 말이야?’
자신의 소문 속에 등장하는 의문의 마법사인 엘라드의 이름은 잘 알고 있다. 무혼과 함께 미라쉘든을 흔들고 엘프의 숲까지 동행했던 자. 어쩌면 무혼의 종적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고 있을 자였다.
‘가만 그러고 보니, 블랙 블러디를 상대할 때 옆에 있었던…….’
아이네스도 기억이 났다. 자신의 영혼이 잠시 되돌아왔을 때 무혼과 함께 블랙 블러디에 맞서 싸운 자였다.
“그때 일은 생각이 잘 안 나요.”
“워낙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요. 오랜만인데 맥주 한잔하시겠습니까? 뒤에서 감시하는 자들을 따돌릴 수만 있다면 가능하겠는데 말입니다.”
그의 생긋 웃는 모습에 더욱 느끼한 느낌이 들었지만 아이네스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살짝 뒤로 눈을 돌렸다. 아마도 라에뮤 3세가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붙여준 호위일 것이다.
“저들이 당신을 어쩌진 못할 거예요.”
엘라드는 한입 가득 맥주를 삼키며 입을 열었다.
“그때 네스 씨의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혹시 이자가 나에 대한 소문을 낸 것이 아닐까?’
“저도 그 일 때문에 숨어다니는 입장이 되어서 난처하지만 그렇다고 네스 씨와 다니며 겪은 일을 포기하고 싶진 않습니다. 나중에 네스 씨와 함께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도 같이 하고 싶습니다. 하하!”
웃으며 손으로 입을 가리는 엘라드를 보면서 아이네스는 눈을 살짝 찡그렸지만, 그가 여행을 많이 했다는 말에 묻고 확인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어떤 것입니까? 제가 알고 있는 것이라면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당신, 여행을 많이 해봤다고 했죠?”
“빛의 연합국에서는 안 가본 곳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거짓말쟁이.’
가이오스트 대륙의 크기는 결코 작은 게 아니다. 걸어서 대륙을 다 돌아다닌다면 수십 년이 걸릴 방대한 대륙인 것이다.
게다가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간간이 머물면서 대륙의 반을 차지하는 빛의 연합국들을 돌아다녔다면 이미 중년이나 노년기에 접어들어야 한다.
“아로에무트 산의 동쪽에는 어떤 대륙이 있는지 알고 있나요?”
“그곳에는 대륙이 없습니다. 오로지 바다뿐이죠. 다만 아로에무트 산에 신계로 통하는 문이 있다고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그럼 황토인은 어디에 살고 있죠?”
“황토인? 그들은 이미 수천 년 전에 사라졌습니다. 이 대륙 어디를 가도 황토인들을 볼 수 없습니다.”
“어둠의 동맹국에도 없나요?”
“예, 그건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이네스는 실망했다. 엘라드의 대답은 책에서 배운 대륙에 대한 설명과 똑같았다. 그렇다면 무혼이 살고 있는 중원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아로에무트 산의 동쪽에 실제로 가보셨나요?”
“제가 직접 가봤으니 잘 알죠.”
무혼이 살고 있는 곳에서는 서쪽으로 가면 자신과 같은 모습을 지닌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럼, 옛날에 다른 대륙이 있었다는 말은 없나요?”
“없습니다. 다른 대륙이 있었다면 천마전쟁의 기록에 있었을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천신들은 영원에 가까운 수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계시로 만들어진 천마전쟁의 기록에는 가이오스트 대륙 외 다른 대륙이 세상에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것을 확실히 말해 주고 있습니다.”
살짝 한숨을 내쉰 아이네스는 자신의 마법 지팡이를 꺼내며 엘라드에게 말했다.
“이번에는 다른 것인데요. 이 마법 지팡이 속에 검을 넣고 싶어요. 아주 가볍지만 크기는 롱소드 정도 되는 검을 원해요.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아이네스가 자신의 마법 지팡이를 보이자 엘라드는 눈매가 가늘어지며 마법 지팡이를 살펴보더니 로브 속에서 우산을 꺼냈다.
“전에 네스 씨가 사용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안의 검은 구하기 힘든 좋은 것입니다. 물론 가볍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우산을 들고 다닐 수는 없어요.”
무슨 가죽으로 만들었는지 칙칙한 색깔에 울퉁불퉁한 우산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아이네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저에게 잠시 지팡이를 맡겨주십시오. 솜씨가 아주 좋은 대장장이를 알고 있습니다. 단지 까다로운 성격에 여자가 오는 것을 싫어하고 비밀스러운 것만 다루기 때문에 낯선 사람도 꺼려 합니다. 저와는 친분이 있으니 그자에게 부탁하여 이 검을 지팡이에 넣어드리겠습니다.”
자신의 소중한 마법 지팡이를 맡기라는 말에 아이네스는 엘라드를 보았다. 하지만 엘라드의 눈에 맴도는 느낌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무혼 경과 같이 여행을 했던 사람.’
무혼의 눈을 믿기로 했다. 무혼이 며칠을 같이 다녔을 정도라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얼마나 걸릴까요?”
“그자의 솜씨라면 한 시간 정도면 가능합니다.”
아이네스는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대장장이의 일을 모르는 그녀로서는 그러려니 했다.
미라쉘든의 동쪽 시가지에 있는 광장에서 기다리겠다는 아이네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의 마법 지팡이를 한 손에 쥔 엘라드는 거리의 한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며 중얼거린다.
“지팡이 속의 검이라… 어렵지 않지.”
엘라드가 간 곳은 대장간이 아니었다. 아무도 지나지 않는 골목의 구석에서 지팡이와 우산을 번갈아 보던 엘라드의 몸에서 희미한 흰 기운이 뿜어져 나오면서 우산에서 검이 뽑혀 나왔다.
“검을 붙이는 것쯤이야 간단하지. 그럼 성격이 까다롭고 솜씨 좋은 대장장이가 되어볼까?”
엘라드의 흰 기운에 휩싸인 마법 지팡이 아랫부분이 분리되었다. 약 20cm의 길이로 떨어진 그 부분은 자루가 사라진 엘라드의 검날과 섞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법 지팡이의 속에는 검이 들어갈 공간이 생겼고 마법 지팡이의 아랫부분에 붙은 검은 원래의 자리인 듯 매끄럽게 이어져 있었다.
완성된 검을 잡아 마법 지팡이에 결합하니 다른 사람이 보기에 표시가 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엘라드가 우산을 바라보니 그 우산은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그는 마법 지팡이를 살짝 두들기더니 입을 열었다.
“이제 공주를 찾아내기는 훨씬 쉽겠군.”
엘라드는 웃으며 한 시간쯤을 기다린 뒤 광장으로 돌아갔다.
엘라드에게 마법 지팡이를 돌려받은 후 왕궁으로 돌아온 아이네스 공주는 자신의 지팡이 아래를 잡고 팔에 힘을 주자 지팡이가 분리되며 검이 뽑혀 나왔다. 폭은 좁으나 길이는 롱소드와 비슷한 검이었다.
“그러고 보니 무혼 경이 중원에서 사용하는 검과 모양이 비슷하네?”
아이네스는 검을 휘둘러보았다.
“나도 휘두를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다시 검을 마법 지팡이에 넣으니 검은 조용히 들어갔고 분리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지팡이의 위쪽을 잡고 힘껏 휘둘러보았으나 검은 뽑히지 않았다.
“누구인지 솜씨가 아주 좋은 대장장이인가 봐?”
아이네스는 마법 지팡이를 자신의 침대 옆에 두고 흥얼거리며 침대에 올랐다.
어느덧 봄이 되고 외당의 무술대회가 열리는 날이 왔다.
무술대회의 장소에는 언제나 천마연무관에서 나온 수련생들이 항상 몰려들었다. 그들의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연무관의 능력을 알고 싶은 것이다. 물론 그곳에 갈 수 있는지 없는지는 나중의 문제였다.
“이번에 흑천의 쌍귀선이 우승할까? 아니면 적천의 화룡마편이 우승자가 될까?”
사람들은 현재 최고의 명성을 가지고 있는 2개의 연무관을 손에 꼽았다.
게다가 마교 후기지수의 최고수들이 모인 곳이라는 파천암룡대(破天暗龍隊)를 거절하고 외당의 연무관으로 간 마교의 두 천재가 오랜 폐관 수련을 마치고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모습을 보이는 날이기에 더욱 열광했다.
장대암이 귀빈석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그는 귀에 들리는 말들을 모두 흘려들으며 자신에 찬 걸음으로 귀빈석에 오르며 중얼거린다.
“훌훌, 올해는 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