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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194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18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94화

#194화

 

 

 

 

 

‘진소천…… 정말 7호였단 말이냐…….’

 

천마신교로 복귀하는 길.

 

위지혼은 여전히 진소천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분명 살수회 대장 7호는 죽었다.

 

한데 죽었던 7호가 다시 살아났고, 그가 이젠 자신의 목을 옥죄려 했다.

 

‘진소천…….’

 

하나 이 당혹스러움도 이내 흩날리는 먼지처럼 사라지고…….

 

어느새, 위지혼의 심정은 진소천에 대한 아쉬움, 안타까움, 연민의 감정으로 복잡하게 얽혔다.

 

‘소천아……. 네가 끝내, 본교의 목을 조르는구나.’

 

진소천은 마교의 핵심이었던 마도사천왕을 모두 죽였다.

 

비록 적마왕이 살아 있었지만 그는 폐인이 되었고, 청마왕, 흑마왕, 백마왕이 진소천의 손에 한 줌 고혼이 되었으니…….

 

그뿐만 아니라 진소천은 원로원의 철응 선생을 죽인 것도 모자라, 현 살수회 대장을 죽였고, 음양쌍마라는 전대(前代)의 최고수들을 모두 꺾었다.

 

“후훗…….”

 

하나 어쩐 일인지 위지혼의 입에선 외려 웃음이 흘러나왔다.

 

“역시…… 내가 정확하게 봤구나. 너는…… 실로 천하제일의 재목이었던 것이다.”

 

위지혼은 외로운 사람이었다.

 

특히 7호가 죽고 난 후, 그는 누구에게도 ‘동질감’을 느끼지 못했다.

 

심지어 검황이나 주영천 같은 고수와 싸우면서도 위지혼은 더 이상 자신 같은 무신(武神)을 다신 볼 수 없을 거라 확신했던 것이다.

 

그러나…….

 

돌아온 진소천을 본 위지혼은 생각을 바꾸었다.

 

“부디…… 마지막까지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야 비로소 위지혼은 운명의 맞수를 만나게 되었다.

 

‘소천아……. 나를 이길 수 있겠느냐?’

 

그때.

 

위지혼을 보필하는 호위대장이 다소 놀란 음성으로 물었다.

 

“교주님……. 그 말씀은…… 진 문주가 잘 싸우길 바라신단 것인지요?”

 

위지혼이 슬쩍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호위대장, 석웅.”

 

“네, 교주님.”

 

“자네는 그런 느낌을 아는가?”

 

“어떤…… 느낌 말씀이신지요?”

 

“칠흑 같은 어둠만이 드리운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떨어진 느낌을 말일세.”

 

아리송한 위지혼의 말에 석응이라 불린 사내가 고갤 내저었다.

 

“속하는 아둔하여 교주님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겠나이다.”

 

“석응. 홀로 된다는 건 참으로 무서운 일이네.”

 

“교주님…….”

 

“나는 평생 그런 고독함 속에 살았지.”

 

“…….”

 

“하나 어쩌면……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구나.”

 

“교주님…….”

 

여전히 석응은 위지혼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나 확실한 건 지금 이 순간, 위지혼의 표정과 음성이 어느 때보다 평온하게 느껴진단 것이었다.

 

‘진소천이라…….’

 

새삼 흑마왕과 백마왕의 숨통을 끊어놓던 진소천의 경천동지할 무공을 떠올리며 전율하는 석응이었다.

 

‘네놈을 지켜보겠다.’

 

 

 

 

 

* * *

 

 

 

 

 

“어르신. 금강불괴체신공은 소림의 비전 신공 아닙니까? 다짜고짜 배우라니요? 가르쳐 줄 리도 만무하거니와…….”

 

“공일대사가 약속했네.”

 

“네?!”

 

“소림 방장 공일이, 군중 앞에서 제 입으로 약조한 사안이네. 그는 천마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는 자네에게 금강불괴체신공을 전수하기로 했네.”

 

나는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세상 어느 문파의 문주가 외인에게 사문의 비전 신공을 가르친단 말인가?

 

적어도 마교에선 상상조차 하지 못 할 일이었다.

 

“어르신. 정말입니까? 정말…… 공일대사가 그런 약속을 했다고요?”

 

내 물음에, 동벽 선생이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러하네. 하나, 이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네.”

 

“당연한 일이라고요? 이게요?”

 

“생각해보게. 자네와 천마의 싸움에 중원 무림의 자존심이……. 아니, 강호의 평화가 걸려 있는 셈이네.”

 

“…….”

 

“이번 대결로 기존 중원의 고수들은 자네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었네. 아마, 작금 중원의 누구도 혼자서 흑마왕과 백마왕을 연이어 상대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겠지.”

 

“어르신…….”

 

“말인즉슨, 자네에게 중원 무림의 운명을 맡기기로 했다는 뜻일세. 하니, 규율을 어기고라도 금강불괴체신공을 전수하기로 한 공일대사의 선택이 무리한 일은 아니란 게지.”

 

동벽 선생을 말을 듣고서야 나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그러니까…….

 

지금 구파일방이나 팔대세가의 수뇌부는 내게 모든 걸 걸었단 소리였다.

 

‘부담스럽기 짝이 없네…….’

 

특히…….

 

심산유곡에서 주야장천 염불이나 외는 중놈들에게 신세를 지려니까 소름이 돋는 느낌이랄까?

 

“어르신……. 꼭 소림에서 그걸 배워야겠습니까? 다른 방법은 없는지요?”

 

해서, 나는 다른 길을 찾고 싶었다.

 

하나 걸어 다니는 지식 덩어리인 동벽 선생으로서도, 딱히 묘책이 없는 모양이었다.

 

“없네. 적어도 내가 아는 선에선 그렇지. 이번 대결에서 보여주었던 자네의 빙강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격이었네. 그만한 힘을 담아내려면 그에 합당한 육체의 그릇이 필요한 법. 애석하게도 자네의 근골과 육체는 한계가 명확하여 아무리 고절한 무공을 응용해도, 종내에는 무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네.”

 

“음…….”

 

나는 무어라 반박할 수 없었다.

 

‘맞는 말이긴 하니까…….

 

사실 전생한 직후부터 나는 육신의 한계를 느끼고 있던 터다.

 

비록, 지금까지도 지옥 같은 수련을 통해 매일 몸을 담금질하는 중이지만, 내 힘의 폭이 전생보다 더 커진바, 거력을 운용하려면 최소한 백산이 정도의 완벽한 육체를 지녀야 하는 것이었다.

 

하나, 백산이는 애당초 근맥과 골격이 천부적으로 타고난 데다, 20년가량 지독하게 수련하여 오늘날의 몸을 만들었다.

 

내가 그런 육체를 가지려면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고, 나는 이번에도 동벽 선생의 권유를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하면…… 어르신. 제가 금강불괴체신공을 익히면 풍-뢰-수-역의 힘에 팔문둔갑술의 힘까지 모두 최대로 사용할 수 있겠습니까? 아니, 애당초 소림의 비전을 제가 단시간에 익힐 수나 있을는지요?”

 

하나 문제는 그 부분이다.

 

백보신권, 역근경, 세수경, 대금강반약장 같은 무공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소림 신공을 내가 빠르게 익힐 수 있을까?

 

다행히 동벽 선생은 웃으며 고갤 끄덕였다.

 

“허허. 그 부분은 걱정하지 말게.”

 

“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네는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왜…….”

 

“내 듣기로 금강불괴체신공의 수련 과정 중, 9할이 구타로 이루어져 있다더구먼.”

 

“네?!”

 

“이번 기회에 자네는 스스로의 업보를 해소할 수 있을 걸세.”

 

맙소사…….

 

뭔가…… 잘못되고 있는 느낌이 너무 선명하다.

 

 

 

 

 

* * *

 

 

 

 

 

“아빠아! 이제 정말 괜찮은 거야? 응?”

 

“그럼. 아빠가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까 피곤해서 잠이 들었을 뿐이야.”

 

“정말이지? 정말 괜찮은 거 맞지?”

 

“괜찮다니까.”

 

아침 일찍 눈을 뜬 소윤이는 멀쩡한 내 모습을 보며 뛸 듯이 기뻐했다.

 

그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 구석구석을 살폈는데, 나는 그런 소윤이를 안아 들고 모처럼 광양산 정상까지 전력으로 내달려 건재함을 증명했다.

 

“소윤아. 혹여 아빠가 정말 몸이 아파서 쓰러질 때가 와도, 할아버지가 고쳐줄 테니 걱정할 거 없다. 너도 알지? 할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 의원이신지?”

 

“응! 어제 손님들이 그랬는데…… 할아버지가 천하제일 의원이시래. 게다가, 둘째 할아버지도 할아버지 못지않은 신의라고 하시던걸?”

 

순간…….

 

둘째 할아버지란 말에 나는 의문을 느껴 물었다.

 

“응? 둘째 할아버지는 누구야?”

 

“에이! 그것도 몰라? 첫째 할아버지가 동벽 할아버지! 둘째 할아버지가 독선 할아버지잖아.”

 

아…….

 

어쩌다가 그 양반까지 할아버지가 된 거냐, 소윤아?

 

“둘째 할아버지도 소윤이한테 잘해 줘?”

 

“응! 둘째 할아버지도 첫째 할아버지처럼 엄청 아는 게 많아. 소윤이가 모르는 걸 잘 가르쳐주시거든. 그리고 있잖아…….”

 

이후 소윤이는 동벽 선생, 독선 영감 외에도 다른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는데, 그 할아버지들은 다름 아닌 음양쌍마였다.

 

“소윤이는 좋겠네? 멋진 할아버지들이 많아서?”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어쩌다가 천하제일 명의라 불리는 동벽 선생이 소윤이 조부를 자처하게 됐고, 그것도 모자라 사도십괴 중 1인인 독선 영감까지 소윤이 할아버지가 된 걸까?

 

다 떠나서 마교 원로원의 음양쌍마가 소윤이를 손녀처럼 챙긴다고?

 

단언컨대, 나중에 누가 소윤이를 해코지하거나 괴롭히려 한다면 그놈은 죽어도 곱게 못 죽을 게 자명하다.

 

삼촌들이 동동이 형제에 연우에, 백산이요, 아빠가 고금제일 또라이 진소천인데.

 

할아버지들이 동벽 선생에, 독선 영감에, 음양쌍마인데?

 

감히 누가 소윤이를 함부로 대할 수 있겠나.

 

말인즉슨, 가난한 사냥꾼 딸내미로 태어난 소윤이가, 오늘날 천하제일의 뒷배(?)를 가진 영애가 됐단 뜻이었다.

 

‘그래……. 따지고 보면 좋은 일이지, 좋은 일이야.’

 

그렇고말고…….

 

그렇겠지?

 

후…….

 

“소윤아. 아빠는 한동안 소림사에 다녀와야 해. 거기서 스님들이랑 무공 수련을 하기로 했거든. 그동안 할아버지 말씀 잘 듣고 기다릴 수 있지?”

 

“힝! 아빠, 나랑 낙양에 놀러 가기로 한 거 잊었어?”

 

“당연히 안 잊었지. 이번에 소림사만 다녀와서 더 좋은 데 가자. 낙양이 아니라, 제일 가고 싶어 했던 동정호에 놀러 가는 거야. 어때?”

 

“진짜?”

 

“진짜.”

 

나는 사천왕을 처리하는 대로, 소윤이를 데리고 낙양에 꽃놀이 갈 생각이었다.

 

하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꽃놀이는 소림에 다녀온 후로 미루고, 대신 낙양보다 멀지만 더 놀기 좋은 동정호에 소윤이를 데려갈 생각이었다.

 

“알겠어, 아빠. 소림에 다녀온 다음에 놀러 가자. 대신, 진짜 동정호로 가는 거야.”

 

“약속할게.”

 

아무래도 소윤이와 약속을 지키려면 죽을힘을 다해 금강불괴인지 뭔지가 되어야 할 판이다.

 

 

 

 

 

* * *

 

 

 

 

 

“문주님, 다녀오십시오.”

 

“다녀오세요.”

 

“다녀오십쇼, 형님!”

 

이튿날.

 

나는 소림의 중들과 길을 나서려 했다.

 

동동이 형제, 연우, 백강, 당씨 남매가 배웅하며 인사를 건넸고, 백산이도 한마디 거들었다.

 

“소천아……. 잘 갔다 와라. 소천문엔 내가 있으니까 안심하고.”

 

본래 같았으면 녀석의 말에 콧방귀를 뀌었겠지만…….

 

근래 백산이 무공은 어떤 대종사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정도라, 이젠 말에 무게감이 달라진 상황.

 

물론…… 나한텐 어림도 없다는 게 문제였지만.

 

“백산아. 멋있는 척하지 마라.”

 

“???”

 

“외려 없어 보이니까.”

 

“됐다. 너랑 무슨 말을 하겠냐. 꺼져라. 살아서만 돌아와.”

 

“물론.”

 

나는 백산이랑 잠시 킥킥거리다가 이내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 소림사 스님들과 길을 나선 지 반 시진쯤 지났을 때…….

 

‘이 양반들은 왜 경신법을 안 쓰는 거야? 혹시, 이렇게 천천히 걸어서 소림사까지 갈 생각인가?’

 

나는 갑갑증을 느껴 조심스럽게 공일대사에게 물었다.

 

“저…… 대사님.”

 

“말씀하시구려, 진 문주.”

 

“혹시…… 이렇게 느릿하게 걸어서 숭산까지 가실 생각은 아니시겠지요?”

 

“허! 왜 그러시오? 급한 일이라도 있소?”

 

당연한 거 아닙니까?

 

시간이 금인데, 거북이도 아니고 이렇게 천천히 걸어간다고요?

 

하마터면 그렇게 말할 뻔했지만, 목구멍까지 치솟은 말을 간신히 집어삼키며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대사님. 그러지 마시고, 가는 길에 내기 하나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허허허! 어떤 내기가 하고 싶소?”

 

“소림하면 체력. 체력하면 소림 아니겠습니까?”

 

“그러하오만.”

 

“숭산까지 누가 먼저 당도하는지 내기 한번 하시죠.”

 

“허허! 진 문주. 자신 있는 모양이오? 소림의 체력은 천하제일이라 불리는데, 괜찮겠소?”

 

“제 쾌경보도 만만치 않아서 말입니다만…….”

 

능구렁이 땡중 같으니라고…….

 

감히 내 앞에서 체력에 자신감을 내비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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