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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193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18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93화

#193화

 

 

 

 

 

털썩-!

 

“소윤 애비!”

 

“문주님!”

 

“형님!”

 

“진 문주!”

 

어찌 된 일일까?

 

연회장을 돌며 술잔 받기 바쁘던 진소천이 느닷없이 휘청거리며 바닥에 철퍼덕- 쓰러졌다.

 

소천문 문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손님들 또한 경악한 얼굴로 쓰러진 진 진소천을 살폈는데, 순간 소윤이가 화등잔만 해진 눈으로 소리 지르며 아빠에게 다가갔다.

 

“아빠아!”

 

소윤이가 아빠의 어깰 잡고 흔들었다.

 

하나 여전히 진소천은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누워있었다.

 

“소윤아…….”

 

“할아버지……!”

 

“아빠는 할아비가 보살필 테니, 소윤이는 잠시 예린 언니랑 있거라.”

 

“할아버지! 아빠가…… 아빠가 왜 이런 거예요? 네?!”

 

“그건 할아비도 진맥을 해봐야 알 수 있단다. 하나 약속하마. 할아비가 어떻게 해서든 아빠를 무사하게 깨어날 수 있도록 치료해주마. 소윤이는 착하니까 잠시 할아비 말을 들어다오.”

 

동벽 선생이 놀란 소윤이를 다독이며 진정시켰다.

 

소윤이는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고갤 끄덕였고, 이내 예린이가 소윤이 손을 잡고 연회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어르신!”

 

“어르신…….”

 

“어르신! 어찌 된 겁니까?”

 

이윽고 문도들과 동생들 손님들이 일제히 몰려 진소천을 진맥 중인 동벽 선생에게 물었다.

 

“기혈의 흐름이 비정상적이고 호흡이 가쁜 걸로 보아, 급성 진심통인 듯하오. 우선 의약당으로 옮긴 후 치료해야겠소. 독선. 자네는 날 도와주게.”

 

“그…… 그럽시다. 사형.”

 

진소천을 번쩍 안아 든 동벽 선생이 의약당으로 다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 * *

 

 

 

 

 

한참 진소천의 상태를 살피고 시침에 여념 없던 동벽 선생이 한숨을 내쉬더니 땀을 닦았다.

 

그러자 독선 최일경도 진소천의 상태를 함께 살폈는데, 이내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며 미간을 찌푸렸다.

 

“어찌 된 것이오?”

 

“진 문주의 상태는?”

 

“어르신……!”

 

그러자 의약당까지 따라온 문도들과 중인들이 걱정스러운 음성으로 물었다.

 

동벽 선생이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말했다시피 문주는 진심통(眞心痛)이오. 급성으로 발현되는 진심통은 한 식경도 되지 않아 목숨을 앗아가는 중병. 다행히 나와 독선이 시침하여 급한 불은 껐지만…… 근본적으로 병을 치료는 하지 못했소. 다만 상태를 호전시켜 두었을 뿐…….”

 

그 말에 석연우가 화들짝 놀라며 물음을 던졌다.

 

“어르신……. 대체 형님이 왜 그런 증상을 앓는 겁니까? 소천 형님은…… 현경의 고수입니다. 게다가 나이도 젊은데, 왜 하필 그런……!”

 

놀란 것은 석연우 뿐만 아니었다.

 

문도들은 물론 무림맹, 사도맹의 맹주나, 구파일방, 팔대세가의 수뇌부 또한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낯빛을 잿빛으로 물들였는데…….

 

“어르신! 형님을…… 소천 형님을 꼭 살펴 주십쇼.”

 

“나을 수 있는 거겠지요? 소천 형님이 고작 그런 병 따위로 잘못되실 분이 아니잖습니까?”

 

“어르신! 아니…… 당주님. 소천 형님을 꼭 보살펴 주십쇼!”

 

별안간 동동이 형제도 이성을 잃은 듯 파랗게 질린 얼굴로 동벽 선생에게 읍소했다.

 

그 모습에 독선 최일경이 혀를 끌끌 차며 나섰다.

 

“쯧쯧……. 너희는 문파의 간부란 것들이 손님들을 앞에 두고 어찌 경거망동하느냐? 소천이가 어디 병으로 죽을 놈이냐? 염라대왕이 찾아왔다가 저놈한테 따귀 처맞고 돌아가지 않으면 다행일 게다.”

 

“하…… 하면?”

 

“그래……. 비록 소천이가 겪은 증상은 급성 진심통이 틀림없으나, 이는 단순히 하나의 증으로 왔을 뿐이다. 몸에 뿌리를 내리고 커지는 병마로 찾아온 게 아니니 걱정할 것 없다는 소리다.”

 

최일경의 말에 그제야 중인들의 표정이 한껏 풀어졌다.

 

“후……!”

 

“저는 우리 소천 형님 잘못되는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요.”

 

“다행입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동벽 선생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운 채였다.

 

“독선……. 너는 정녕 그리 생각하나?”

 

이윽고 동벽 선생이 최일경을 향해 넌지시 물었다.

 

“사형……. 무슨 말이오? 내가 진맥한 결과론 필시 그러했소만. 혹시 나와 생각이 다른 거요?”

 

그렇게 되묻는 최일경을 향해 동벽 선생이 다시 한번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만약…… 소윤 애비의 진심통이 병마로 찾아온 것이라면…… 외려 다행이다. 나와 네가 열과 성을 다해 병을 뿌리째 뽑아버리면 될 일이니까. 하나 방금 소윤 애비가 겪은 진심통은 다른 문제로 인해 기인한 증상이야.”

 

“다른 문제로 인해 기인했다니? 대체 무슨 소리요?”

 

“내 보기에 소윤 애비의 신체에 한계가 온 듯하다.”

 

 

 

 

 

* * *

 

 

 

 

 

“동벽 선생. 그게 무슨 소리요? 진 문주는 보고도 믿기 힘든 수준의 무공을 보여주었소. 무려 두 사천왕을 단번에 잡아내는 기염을 토한 문주가 어찌 신체의 한계에 무너질 수 있소? 그는 현경의 고수요. 나는 살면서 진 문주가 보여준 빙강(氷罡) 같은 강력한 절기를 본 적이 없소. 정말 진 문주의 신체에 한계가 왔다면 그런 절기는 쓸 수 없었을 거요.”

 

동벽 선생의 말에 반기를 들며 나선 건 무림맹주 남궁학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진소천의 승리를 기뻐했다.

 

또한 이전부터 진소천에 대한 신뢰가 남달랐던 터라, 동벽 선생의 말을 쉬이 받아들이기 힘든 모양이었다.

 

하나 동벽 선생은 고갤 절레절레 저었다.

 

“남궁 맹주. 맹주의 말이 맞소. 금일 진 문주가 보여준 무공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수준이 아닐 수 없소.”

 

“한데…… 어찌?”

 

“그래서요.”

 

“무슨 말씀이오?”

 

“진 문주의 신체가 한계에 직면한 건 너무 많은 힘을 견뎌왔기 때문이란 뜻이오.”

 

일순,

 

“아……!”

 

“그러고 보니……!”

 

“정말 대단한 힘의 폭발이었지…… 하면 진짜 그것 때문이란 말인가?”

 

이곳저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동벽 선생이 말을 이었다.

 

“진 문주는 자연결이라는 독특한 호흡법을 사용해 내력으로 치환했소. 금일 사천왕과 싸울 때 펼친 빙강은 그 자연결의 호흡에 더불어 무려 9갑자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내력도 모자라, 팔문둔갑술이라는 매우 막강한 술법을 사용한 결과요……. 아마 진 문주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런 거력(巨力)을 일신에 품으면 한계에 다다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오. 말인즉슨, 진 문주는 반동이 왔을 뿐이란 뜻이외다.”

 

그제야 사람들은 동벽 선생의 말을 알아듣고 저마다 고갤 끄덕였다.

 

그러던 중…….

 

소림사 방장이자 일황삼존오왕 중 삼존에 속하는 공일대사가 말했다.

 

“동벽 선생…….”

 

“말씀하시오, 대사.”

 

“외람되오나…… 정녕 진 문주가 그런 문제로 진심통을 앓은 거라면…… 앞으로 힘을 운용함에 있어 절제해야 한단 뜻이 아니겠소?”

 

“맞소이다. 비록 시침하여 진심통을 다스리긴 했으나…… 언제고 오늘같이 무리한다면 다시 증상이 발현될 것이고, 진심통을 여러 차례 겪으면 종내에는 죽음을 면치 못하게 될지 모르오.”

 

동벽 선생의 말에 사람들이 경악스러운 반응을 내비쳤다.

 

특히 문도들과 동생들은 더욱 기함했는데.

 

잠시 깊게 고심하던 공일대사가 별안간 나직한 음성으로 읊조리듯 말했다.

 

“음……. 힘을 담는 그릇이 문제라면…… 확실히 그 그릇을 깨어지지 않게 단단히 담금질하는 수밖에 없겠구려.”

 

그러자,

 

“공일대사. 어인 말씀이시오?”

 

동벽 선생이 궁금증 서린 표정으로 물었다.

 

“동벽 선생. 혹시 금강불괴체신공(金剛不壞體神功)을 아시오?”

 

“금강불괴체신공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소. 그저 소림의 비전이라 견식할 기회가 없었을 뿐…….”

 

“아무래도 진 문주에게 금강불괴체신공을 전수해야겠소.”

 

그 순간 중인들의 안면에 다시 한번 충격이 역력히 서렸다.

 

“공일대사! 금강불괴체신공은 소림의 역근경, 세수경, 백보신권, 대금강반약장과 함께 5대 비전 절기라 알려져 있는데…… 그런 무공을 진 문주에게 알려주겠단 거요?”

 

그랬다.

 

금강불괴체신공은 소림 내부에서도 매우 한정적인 인원만 익힐 수 있는 비전 신공이고, 또 익히기가 너무 난해하고 고통스러워 오늘날 극성으로 연성한 이가 거의 없다고 알려진 신비의 무공이었다.

 

“동벽 선생. 진 문주는 이제 중원 무림의 희망이 되었소. 사실 빈승은 지금껏 진 문주의 무성한 소문을 믿지 않았으나…… 금일 그의 싸움을 보며 깨달았소. 그는 당대의 천하제일인이 될 사람이며, 오직 그만이 마도로 세상을 물들려하는 천마 위지혼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음을.”

 

“공일대사…….”

 

“본래 소림의 비전은 외부인에게 전할 수 없으나…… 내 방장의 지위를 걸고 이번 일을 예외로 삼겠소.”

 

“하면……?”

 

“진 문주에게 금강불괴체신공을 전수하리다. 단…… 금강불괴체신공은 매우 익히기 힘든 무공이라 대성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소. 게다가 진 문주와 천마의 싸움이 고작 두 달 남았으니…… 모든 것은 부처님의 뜻에 맡기는 수밖에. 만약 진 문주가 짧은 시간 안에 금강불괴체신공을 체득한다면…… 오늘 보여주었던 강력한 힘을…… 아니 그보다 더한 힘을 일으킨다 해도 무리 없이 싸울 수 있을 거요.”

 

공일대사의 말에 동벽 선생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대사. 그 부분이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요.”

 

“……동벽 선생?”

 

“정녕 소림이 금강불괴체신공을 내어주기만 한다면…… 진 문주는 칠주야 안에 그를 대성할 테니.”

 

“……?”

 

“단언컨대 진 문주의 습득력은 고금제일이라오.”

 

 

 

 

 

* * *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불현듯 잊었던 기억을 떠올렸는데 대부분 소윤이가 어릴 때 겪었던 소소한 일화들이라 한참 흐뭇하게 웃었다.

 

“소윤아…….”

 

그래서 깨기 싫은 꿈이었는데…….

 

다행히 깨고 난 후에도 나는 내 옆에서 새근새근 잠든 소윤이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일어났는가?”

 

그때…….

 

의약당 한쪽에서 탕약을 달이던 동벽 선생이 날 불렀다.

 

나는 잠든 소윤이의 이부자리를 살펴주고 머리를 쓰다듬은 후 조용히 자리를 일어나 동벽 선생에게 다가갔다.

 

“어찌 된 겁니까 어르신?”

 

“자네는 연회장에서 느닷없이 쓰러졌네. 진맥해보니 급성 진심통이 왔더군.”

 

“급성 진심통이요?”

 

“그러하네. 때마침 내가 없었다면 위험할 뻔했지.”

 

뭘까……?

 

급성 진심통은 발병한 지 반나절도 안 돼서 목숨을 앗아가는 무시무시한 증상.

 

내가 진심통이었다고?

 

순간 어이가 없어서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대체 제가 왜……?”

 

“몸에 무리가 와서 그러하네. 자네의 자연결과 공력의 폭발, 팔문둔갑술의 힘이 어우러져 엄청난 거력을 발현시킨 탓이지. 자네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런 힘을 운용한다면 버티지 못할 걸세.”

 

동벽 선생의 말을 듣고서야 나는 사달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후……. 역시 그 문제였군요. 언제고 이런 일이 발생하진 않을까 싶은 우려에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는데. 실제로 일어나다니…… 난감한 심정입니다.”

 

그랬다.

 

천마와의 싸움을 고작 두 달 앞둔 상황에서 다른 일도 아니고 신체 자체가 고장 나버리면?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하나 그때

 

“소윤 애비.”

 

“네 어르신.”

 

“한 가지 방법이 생겼네.”

 

“방법이라…… 혹시 팔문둔갑술처럼 좋은 술법이라도 있는 겁니까?”

 

“술법이 아닐세.”

 

“하면……?”

 

“이번엔 무공이야.”

 

“무공…… 요?”

 

“소림으로 가게. 그곳에서 금강불괴체신공을 익히고 이번 기회에 진정한 금강불괴지신으로 거듭나는 걸세.”

 

저번엔 저보고 술법을 익히라더니…….

 

이번엔 땡중들 밑에서 염불까지 외우란 겁니까?

 

아…….

 

도사도 아니고 땡중들이라니…….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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