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교대장 166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27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66화
#166화
천마신교 비응각-.
“방 군사님……. 긴급 전갈입니다!”
“이리 주시오.”
부관은 다급하게 각주실로 들어와 방태산에게 한 장의 서신을 건넸다.
그를 받아든 방태산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교주님이 어찌하여……!’
그것은 교주 위지혼의 서신이었다.
‘혹시…… 살수회의 실패를 아신 것인가?’
방태산은…….
그러잖아도 거듭되는 임무 실패에 마음이 무겁던 참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교주가 교내에 머무르지 않아 실책을 만회할 시간을 벌었지만, 모든 사정을 위지혼이 알게 되면 추궁을 면치 못할 터였다.
다행히 교주의 서신은 자신의 우려와 상관없는 내용의 것이었다.
『군사 방태산에게.
나는 금일 감숙 원종산의 사원에서 무당파의 주영천과 맞닥뜨렸소. 하여 그와 600여 합의 대결을 펼쳤고 완벽히 승기를 잡았으나, 마지막 순간에 주영천이 소환수를 사용해 원종산을 탈출한 상황이오.
하나 그는 기력을 모두 소진했고 선천진기마저 탕진했으니, 무당산으로 돌아가 신의神醫에게 치료받는다고 해도 소생할 가능성이 없소.
그러니 그의 죽음은 기정사실이오.
주영천은 일황삼존오왕의 명부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사실상 백도 최강자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바 그의 죽음은 백도에 경종을 울릴 거요.
특히 무당파 도사들은 이번 계기로 합심하여 본교 토벌에 총력을 기울일 테니 이점 유념하여 대책을 세우도록 하시오.
또한 중원 전역으로 흩어진 본교의 모든 분타, 제단, 사원에 원로원의 고수들을 배치하여 방비하고, 본산의 경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오.
그러고자 한다면 군사가 원로원의 좌장들을 움직여야 하는데, 그들 중 군사의 명령을 듣지 않는 이들이 다수인 바. 나는 이 시간부로 긴급 교주 명령권을 발동해 군사에게 전권을 일임하오.
군사…….
주영천이 내 손에 죽은 이상 다음은 검황이 도전할 것이오.
나는 지금처럼 중원의 모든 고수를 각개 격파할 것이니, 내 부재중 신교가 항상 강건하도록 견마지로를 다하시오.
대大 천마신교 교주 위지혼.』
서신을 모두 읽은 방태산은…….
“교주님이! 결국 주영천마저 꺾으셨구나!”
일순 격한 감정의 파문에 직면했다.
교주가 당대의 백도 최강자 중 한 사람인 주영천을 격파한 건 그만큼 천하제일인에 가까움을 방증하는 것이었으니.
‘더 이상 마도천하는 꿈이 아니다!’
방태산의 가슴이 뜨겁게 요동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장 부각주는 들으시오.”
“네 군사.”
“현 시간부로 교주님의 명에 의한 긴급 교주 명령권을 발동하는 바요. 나는 원로원으로 향할 테니 부각주는 이 사실을 교내 모든 간부에게 알리도록 하시오. 그에 관한 긴급회의는 추후 공지하겠소.”
* * *
‘정말 음기가 대단한 곳이구나…….’
독선 최일경이 일러준 대로 산장 인근의 공동에 당도한 강백산은 주변의 강한 음기를 느끼며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백산아……. 시작해라. 내가 호법을 서니까, 당장 마교주가 급습하지 않는 이상 안전할 거다.”
그러자 진소천이 피식- 거리며 입을 열었고, 강백산 역시 미소로 응수하며 말했다.
“오냐! 만약 운기 중에 심마에 빠져 미치기라도 하면, 바로 때려죽여라. 광인이 돼서 남한테 폐 끼치고 살 생각은 없으니까.”
“당연하다. 나도 미치광이가 된 널 거둬줄 생각은 없으니 안심하도록.”
“……참 안심되네.”
“잘해라.”
“…….”
“만약 잘못되면, 네 재산은 내가 다 빨아먹을 생각이다.”
“아주 끔찍한 소리군.”
이윽고…….
강백산은 환약을 복용한 뒤 눈을 감고 운기에 돌입했다.
우우우우웅……!
그러자…….
복용하기 무섭게 환약이 품고 있는 거대한 양기가 강백산의 단전을 달구기 시작했는데.
‘미쳤군……. 이렇게 강한 음기가 흐르는 곳에서 운기를 하는데도, 몸이 타버릴 지경이잖아?’
강백산은 그 활화산 같은 양기에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
‘집중해야 한다…….’
하나 그는 이내 정신을 집중시키고, 용암 같은 뜨거운 환약의 힘을 주천시켜 나갔다.
우우우우우우웅……!
강백산의 육체가 서서히 진동을 일으켰다.
머리에선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졌고, 아랫배에선 마치 용암이 들끓는 것처럼 지독한 작열감이 느껴졌으나…….
‘……반드시 기린의 내단을 몸속에 온전히 녹여내야 한다!’
강백산은 기필코 기린의 힘을 흡수해 지금껏 뚫을 수 없었던 미지의 경지.
나아가려 할 때마다 번번이 자신을 가로막던, 화경의 장벽을 허물고자 했다.
‘처음 내가 소천이와 만났을 때, 녀석은 고작 나보다 한 걸음 앞서나갔을 뿐이었다. 한데 지금은…… 지금 소천이는 화경을 뚫은 것을 넘어 현경에 올랐어…….’
특히…….
강백산이 의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었던 데는 진소천의 크게 작용했다.
‘나는…….’
물론 강백산이 진소천을 맞수로 생각하거나, 그의 발전을 시기하는 건 아니었다.
다만 그는 한 사람의 무인으로서 진소천을 동경했고, 또 그처럼 강해지고 싶었다.
‘남만 살인격투기의 전승자요 철각문의 문주다. 비록 평생 개차반으로 살았지만…… 무공만큼은 뒤처질 수 없어.’
무엇보다 그는 무림인(武林人)이었다.
무림인이 고매한 깨달음과 높은 경지를 추구하는 건 일종의 숙명(宿命)이자 천명(天命)…….
우우우우웅-!
이내 육신이 갈가리 찢길 듯한 격통과 영혼을 송두리째 흔드는 환청, 환각의 현상이 강백산의 영육을 괴롭혔지만.
‘해낸다…… 반드시 해내고 만다!’
강백산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모든 고통과 번민을 인내해 나갔다.
우우우우우웅-!
‘나는……!’
순간…….
강백산의 의식이 심연에 묻혀 있던 기억의 빗장을 열어젖혔다.
* * *
「백산아…….」
「사…… 부?」
「드디어 해냈구나.」
「뭘…… 말입니까?」
「드디어 네 녀석이 진정한 철권의 대종사가 되지 않았느냐?」
「무슨 소립니까 사부? 나는 사부를 만난 순간부터 한 번도 철권의 대종사가 아니었던 적이 없는데!」
「허허! 이 녀석아…….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게냐? 어찌 됐든 네가 이처럼 장성했으니, 노부는 그걸로 되었다.」
「사부…….」
「백산아. 너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구나.」
「그게 뭡니까?」
「나는 언제나 입버릇처럼 말하고는 했었다. 반드시 철권의 유지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이다. 하나 그 말은 네가 철각문을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
「다만…… 나는 네가 진정한 철권의 고수가 되기를. 너와 내가 익힌 철권이 천하제일의 외가 무공임을 입증해주길 바랐다.」
「사부…….」
「노부가 본문을 성장시키려 했다면, 많은 문도를 두고 거대 문파로 키우려 했겠지만…… 오직 너만을 키운 이유는, 내 목표가 문파의 발전이 아닌 철권의 위대함을 만천하에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부님…….」
「너는 그를 해낼 수 있겠느냐?」
「해내겠습니다!」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어쩌면…… 죽음에 필적하는 고통과 시련의 연속이 될 수도 있음이다.」
「할 수 있습니다.」
「그거면 되었다.」
「사부님!」
「네게 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철권의 명운이 달렸다.」
꿈을 꾸었다.
비록 작고한 사부와의 짤막한 대화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듯하기도 했고, 또 찰나의 순간인 듯하기도 했다.
‘…….’
하나 그 공상 속에서 강백산은 영혼의 안락함과 정신의 고요함을 육신의 평온함을 만끽했다.
‘……내가 아직 꿈을 꾸는 건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새 강백산의 눈앞에 칠흑 같은 어둠이 드리웠는데, 그 어둠 속에서 한참 길을 헤매던 강백산은 자신을 막고 있는 거대한 문을 발견했다.
‘이 문을 열면…… 나는 깰 수 있을까?’
딸각-.
강백산이 어둠 속에서 문을 열어젖혔을 때…….
스스스스스스……!
그는 자신의 등 뒤에서 순수 정양한 공력이 거대한 파도처럼 흘러들어오는 것을 깨달았다.
‘……소천인가?’
이윽고 그가 눈을 떴다.
* * *
“너 진짜 나한테 빚 어떻게 갚을 생각이냐?”
눈을 뜬 백산이를 향해 나는 핀잔을 줄 수밖에 없었다.
왜?
녀석은 자그마치 3일 동안 운기에 돌입한 채 무아지경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뭔…… 소리야?”
물론 백산이는 자신이 3일이나 무의식의 바다에서 헤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뭐…….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나도 명상을 하다 무아지경에 빠지면 저렇게 며칠 밤을 보내기도 하는데, 특히 깨달음을 목전에 두고 있던 백산이는 오죽하겠는가?
아마 지금도 정신이 오락가락할 것이었다.
“백산아.”
“왜?”
“네가 운기를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난 줄 알고 있냐?”
“한 두세 시진 됐을까? 중간에 죽은 사부가 나오는 꿈도 꿨으니……. 꽤 오래되긴 했을 거 같은데.”
백산이의 말에 나는 콧방귀를 뀌며 쏘아붙였다.
“3일이다 3일. 자그마치 3일.”
“아…… 그랬냐?”
“아? 그랬냐?”
“…….”
“나는 무려 3일이나 네 호법을 서는 바람에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다. 그뿐이야? 중간에 네가 신음을 토하며 주화입마에 빠지려 하기에 내 아까운 태경공을 너한테 불어넣고, 지랄 같은 환약의 양기를 가라앉힌다고 개고생을 했다. 인마.”
내 말은 전부 사실이었다.
백산이가 운기에 돌입한 지 하루를 넘길 무렵 녀석의 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렸고, 그때 내가 공력을 불어 넣어 내단의 힘을 억누르지 않았다면 놈의 단전은 흔적도 없이 녹았을 것이다.
“3일이라고?”
“…….”
“내가 그럼 3일이나 운기를 했단 말이냐?”
“그래…….”
“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살면서 가장 오랫동안 운기한 게 하루 정돈데. 3일이라니! 한데 왜 배도 안 고픈 거냐? 심지어 똥오줌은 또 어떻게 참았고?”
백산이의 순진한 물음에 나는 순간 피식- 웃음이 튀어나왔다.
“백산아.”
“왜?”
“세상에 오기조원(五气朝元)에 오르는 인간이 똥과 오줌 걱정을 하는 경우도 있냐?”
“오기…… 조원이라니?”
백산이가 휘둥그레진 눈으로 물었다.
“네가 운기한 지 하루를 넘길 때 네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비가 폭포처럼 쏟아지더라. 머리에선 연기가 미친 듯 솟아나는데, 그때 나는 네가 염라대왕 만나는 줄 알았다.”
“…….”
“한데 이틀째 그런 현상이 깡그리 사라지더라고? 뭐 다 내가 공력을 주입해서 내단의 양기를 억누른 덕분이겠지만?”
“그래서?”
“그래서는 뭘 그래서야. 오늘 아침부터는 네 기혈이 온전히 돌아오길래 나도 손을 뗐지. 한데 조금 있다가 네 머리 위에 금광金光이 번뜩번뜩 터지더라고?”
꼴깍-.
이어지는 내 목격담에 백산이는 마른침을 삼키며 경청했다.
“그 금광이 점점 빛을 발하더니, 어느새 동그란 고리를 형성하더군.”
“아……!”
“그 고리가 이내 다섯 개나 생성됐는데, 그게 오기조원(五气朝元)이다.”
“그럼……?”
“좋냐?”
“아!!!”
순간…….
백산이는 환호성을 터뜨리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마…….
지금 녀석의 눈엔 사물이 또렷이 각인 될 것이고, 그간 들을 수 없었던 대자연의 소리와 냄새를 느낄 수 있게 됐을 것이다.
말인즉슨 현재 강백산은 완전한 탈인간의 경지.
진정한 입신(入神)의 경지인 화경의 반열에 올랐다는 뜻이다.
“축하한다. 너도 이제 고수 행세를 하겠다.”
“아!!!”
“좋냐?”
“아!!!”
“???”
“아!!!”
근데…….
이놈 이거 정신이 나간 건가?
왜 자꾸 고함만 냅다 지르는 거야?
미친놈처럼…….
“소천아! 소천아! 진소천아!”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한판 뜨자.”
“뭐?”
“빨리 한판 떠보자고! 내가 힘껏 권강을 때려볼 테니, 한번 받아봐라.”
“또라이네 이거 진짜.”
그렇게 좋을까?
아무튼 이놈도 제정신 아닌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