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교대장 154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8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54화
#154화
무림맹 본청-.
“다들 바쁜 와중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하외다. 지금부터 회의를 시작하겠소. 첫 안건은 현재 감숙에서 마교와 대치 중인 독고세가의 지원 문제요.”
무림맹주 남궁학의 모두 발언을 시작으로 금일 본청에 모인 명숙들이 회의를 시작했다.
“본 청성파는 독고세가를 지원하겠소이다.”
“종남파도 마찬가지오.”
“아미파도 찬성합니다.”
회의가 시작되기 무섭게 장내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그간 위지혼이 자행한 살겁 때문일까?
각 문파 대표들은 천마신교의 토벌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그때,
“맹주님!”
정보대 간부 하나가 다급하게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 부대주. 무슨 일인가?”
“실례인 줄 알면서도 사안이 중요하여 기별 없이 들어온 것을 용서하십쇼.”
“괜찮으니 기탄없이 말해보게.”
“사도맹 사천 지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사도맹 사천 지부?”
“그렇습니다. 홍 맹주님의 직인이 찍힌 서신입니다.”
동시에 이 부대주는 남궁학에게 한 장의 서찰을 전달했다.
“어디 줘보게.”
이윽고…….
그것을 읽던 남궁학의 얼굴에 경악의 빛이 드리웠다.
“맹주님! 무슨 일이오?”
“홍 맹주가 무슨 일로 급히 서신을 보낸 겁니까?”
“어찌 그러십니까 남궁 맹주!”
그에 궁금증을 느낀 중인들이 남궁학을 채근했고 남궁학은 떨리는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여러분……. 실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소.”
“…….”
“나는 얼마 전 소천문의 진 문주에게 청룡단원을 대동하고 사천 구룡산의 마교 제단을 습격하라 지시했소. 한데 서찰에 따르면 그는 단원들을 이끌고 제단을 습격한 게 아니라, 혈혈단신으로 그곳을 찾았다 하오.”
그러자 삽시간에 장내 전체가 혼란스러움에 휩싸였다.
“어찌 그런 일이!”
“허……! 실로 경솔하기 이를 데 없구려.”
“쯧쯧! 이럴 줄 알았소. 비록 그가 무림 대회에서 경천동지할 무공을 선보이고 우승했다 하나…… 청룡단의 단주로 임명한 것은 실수외다! 결국 일을 그르치는구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소천의 경솔함을 탓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무공이 뛰어나다 하나 혈혈단신으로 마교 제단을 습격하는 건 섶을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하나 그들의 원성은 이어지는 남궁학의 한 마디에 깡그리 사라졌다.
“한데…… 진 문주가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단 소식이오. 구룡산 제단이 괴멸되었다 하오.”
일순, 중인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고 말았다.
‘뭐, 뭣이?’
‘진소천 혼자…… 제단을 섬멸했다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린가?!’
그러자 청성파 장로 고일원이 당혹스러워하며 남궁학에게 물었다.
“맹주…… 혹 구룡산 제단이 비어 있었다거나…… 별 볼 일 없는 조무래기들만 잔뜩 있었던 게 아니오? 진 문주의 무공이 뛰어나다 한들, 혼자 힘으로 마교 제단을 섬멸할 정도는 아니잖소이까?”
그 물음에 남궁학이 고갤 저었다.
“틀렸소, 고 장로.”
“……?”
“정반대요.”
“정반대라니?”
“구룡산 제단엔 마교 원로원의 철응 선생이 있었다 하오. 더불어 마도사천왕 중 1인인 적마왕도 함께.”
“세상에……!!!”
웅성웅성-.
순간 장내 전체는 충격으로 뒤덮였다.
“원로원의 철응 선생이라니!”
“게다가…… 적마왕?”
“맹주님. 그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사람들의 반응에 남궁학은 서찰에 적힌 내용을 낱낱이 읊어갔다.
“진 문주가 제단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철응 선생과 적마왕을 발견했는데, 때마침 주영천 선배가 당도했다는구려. 해서 주영천 선배가 적마왕과 싸우는 사이 진 문주는 철응 선생을 제압하고, 이후 적마왕을 생포해 사도맹 사천지부에 인계했다고 하오. 홍 맹주의 직인이 찍힌 서찰이니 틀림없는 사실일 거요.”
그제야.
중인들은 실로 믿기 힘든 일이 진실임을 깨달았다.
“허……! 세상에. 듣고도 믿을 수가 없구나!”
“……하면 진 문주가 원로원의 장로를 꺾었단 말인가!”
“대단하구나! 정말 대단해!!”
강호란 때때로 비현실적인…… 기적이 창출되는 곳이지만.
그런데도 진소천이 원로원 고수를 꺾고 적마왕을 생포한 건 당대 무림에서 가장 경악스러운 사건이기에.
한동안 중인들은 침묵에 휩싸인 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여러분. 우선 나는 이 길로 사천에 가야겠소. 적마왕이 생포된 이상, 이는 매우 중차대한 일. 금일 회의는 잠시 보류하고 독고세가의 지원 문제는 추후 공지하겠소.”
하나 마음이 다급해진 남궁학은 이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사천으로 향할 채비를 서둘렀다.
‘진 문주의 공이 너무도 크쿠나……. 나는 외려 그를 과소평가하고 있었던 것이야!’
* * *
“문주님. 백산 형님 상태는 어떻습니까”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계시는데…… 변고라도 생기시는 거 아닙니까?”
“형님…….”
“소천 오라버니…….”
“형님…….”
강일동, 석연우, 백강, 당소소, 당일기가 문주실을 찾았다.
그들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강백산의 걱정으로 초조한 기색이었다.
하나 진소천은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갤 저으며 말했다.
“동벽 어르신이 정성껏 보살피고 계시니 깨어날 거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들 하지 마.”
그러나 진소천의 호언장담에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는지 석연우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소천 형님. 듣자 하니 백산 형님은 살수회 대장이랑 싸웠다던데……. 이 정도면 마교가 백산 형님을 죽이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내비친 거 아닙니까? 더욱이 그런 살수를 또 죽였으니…… 다음에는 어떤 상대가 백산 형님을 죽이러 올지 두렵습니다.”
그러자 진소천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연우야. 살수회 대장이 백산이를 죽이러 왔으면 마교도 마지막 수를 쓴 거다. 설마하니 백산이 잡겠다고 더한 놈이 오겠냐? 왜? 교주가 직접 오기라도 할까 봐? 아서라. 그럴 일은 없다.”
“형님…….”
“그리고 우리는 이미 마교와 전면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러니까 저것도 백산이 운명이야. 감수하는 수밖에.”
진소천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강호의 정세상 무림맹-사도맹에 소속된 무인은 모두 마교와 척졌고, 청룡단의 부단주인 강백산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마교와의 싸움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되었다.
“하나 형님……. 걱정되는 게 사실입니다. 백산 형님이야 그렇다 쳐도 형님은요? 마교는 이제 형님을 주시할 겁니다. 형님은 마교 제단을 박살 내고 원로원 고수를 살해했습니다. 거기다 적마왕을 생포했으니, 마교는 형님을 원수이자 반드시 살해해야 할 인물로 여길 거예요.”
그렇게 말하는 석연우의 음성에 짙은 우려와 걱정이 어렸다.
하나 진소천은 그저 그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연우야.”
“네 형님…….”
“너는 아직도 날 모르냐?”
“…….”
“나는 지옥에 떨어뜨려 놔도 살아날 사람이다. 말인즉슨 독종 중의 독종이라고.”
그 말에 강일동이 피식- 웃었다.
“흐흐……. 그건 맞는 말이죠.”
진소천이 다시 말했다.
“자……. 일동이 봐라. 저 무지렁이도 날 신뢰하는데. 너는 왜 그렇게 날 못 믿어? 지금까지 내가 증명해온 모든 걸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 너잖아?”
석연우는 할 말을 잃었다.
실제로…….
석연우는 지금껏 진소천의 모든 기행을 측근으로서 지켜봐 왔으니까.
‘확실히……. 형님은 매번 예상을 벗어났지.’
그때마다 동벽 선생이나 동동이 형제는 진소천을 의심하지 않았던 반면, 석연우는 진소천에 대한 걱정과 근심으로 신음했으니…….
“연우야.”
“네 형님.”
“네가 그렇게 노심초사하는 게 날 위함임을 안다.”
“형님…….”
“하나 걱정은 여유 있는 자가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해주는 거야. 너는 네 앞가림이나 잘해라. 지금 네 신분은 무림 청년단 간부고, 내가 없을 땐 너희 모두 무림 청년단을 이끌어야 한다. 다들 알겠냐?”
진소천의 물음에 동생들이 일제히 답했다.
“명심하겠습니다 문주님.”
“네 형님.”
“네 형님.”
“네 오라버니.”
“네 형님.”
그러자 진소천은 평소와 자못 다른 진지한 어투로 재차 말을 이었다.
“나는 백산이가 깨어나는 대로 녀석의 팔을 고치러 간다. 그동안 무림맹에서 하달되는 임무는 백강이와 연우가 재량껏 처리하고, 소천문 일은 일동이가 동벽 어르신과 상의해서 처리해. 다들 걱정이 많을 거다. 마교 문제도 그렇고, 백산이 문제도 그렇겠지. 하나 지금 너희는 주어진 일. 또,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정신 바짝 차리고.”
“네, 문주님.”
“네, 형님.”
“네, 형님.”
“네, 오라버니.”
“네, 형님.”
“앞으로 1년에서 2년……. 우리가 이기든 마교가 이기든. 결국 그 안에 강호의 판도가 정해진다. 나는 이기는 싸움을 할 거고, 우리는 기필코 마교를 꺾어야 된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동생들의 눈에 결연한 의지가 서리는 순간
“강호는 우리가 죄다 털어먹게 되는 거야 이것들아.”
진소천은 비릿하게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후…… 이 와중에도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을 걱정했다니. 내가 미친놈이야!’
여느 때처럼 석연우는 기가 막혔지만.
* * *
이튿날-.
“캬! 정신이 드냐? 넌 진짜 운이 좋다. 죽을 줄 알았는데, 이걸 사네?”
혼절한 채 치료를 받은 지 닷새째.
강백산은 의식을 회복했고 진소천은 그런 강백산을 지그시 바라보다 웃으며 말했다.
“왜? 죽길 바랐는데 살아나서 아니꼽소? 클클.”
그러자 강백산도 어이가 없는지 웃으며 말을 받았는데,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킥킥거리며 대소했다.
“아무튼 죽다가 살아난 건 축하한다. 동벽 선생이 그러던데, 너처럼 생명력이 질긴 인간은 처음 봤다더라. 너도 참 명이 길 거 같단 말이지.”
“흐흐. 내가 진형보다 한 달은 오래 살아야지.”
“꿈도 야무지네.”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거요.”
두 사람은 잠시간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았으나…….
이내 심줄이 끊어진 제 손으로 시선을 옮긴 강백산의 얼굴이 처량하게 일그러졌다.
“진형. 손은…….”
강백산이 말끝을 흐렸다.
그는 26호와의 싸움에서 비검을 손으로 붙잡던 순간 모든 걸 각오했지만…….
그런데도 권사로서 손을 쓸 수 없다는 건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기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백산아. 그렇게 무식하게 비검을 거머쥐었으니 병X 되는 건 당연한 이치다.”
“후후……. 아예 그냥 사람을 후벼 파는구려.”
“당연하지. 너 같은 놈은 욕 들어도 싸니까. 무식한 놈 같으니라고…….”
“열받게 할 생각이면 포기하쇼. 이제 화낼 힘도 없소.”
“지랄.”
“…….”
“동벽 선생이 이르길 자기 의술로도 네 손은 못 고친단다.”
“……하면 소천문 무공 교관 계약도 파기해주시오. 조용한 촌구석에서 농사나 짓고 살겠소.”
“염병하네.”
“뭐요?”
“그렇다고 고칠 방도가 없다는 소린 안 했는데?”
“응?”
“너는 남만 촌놈이라 잘 모르겠지만. 중원은 넓디넓어서 기인이사가 장강의 모래알같이 많은 곳이다. 다행히 방도가 하나 있다.”
진소천의 말에 강백산이 반색하며 물었다.
“그게 정말이오?”
“오냐. 그러니까 빨리 털고 일어나. 대충 회복하는 대로 손 고치러 가자.”
“진형…….”
“그리고 앞으로 진형이라고 부르지 마.”
“그건 또 뭔 소리요?”
“아무리 생각해도 널 형 대접하는 건 좀 그렇고……. 대충 오늘부터 친구 대우해 준다. 그러니까 형 소리는 빼라.”
“???”
“왜 그런 눈으로 보냐?”
“여보쇼.”
“…….”
“혹시…… 살수들이랑 싸우다가 머리를 다쳤소?”
“뭐야?”
“아무래도…… 치료는 내가 아니라 댁이 받아야 할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