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교대장 14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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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22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47화
#147화
소천문-.
“끄아아아아악!”
“끄으으으응…….”
“교, 교관님! 이건 도저히 버틸 수가 없습니다!!”
현재, 소천문 문도들은 지옥을 체험 중이었다.
그것은 새로이 소천문의 무공 교관으로 임명된 강백산 때문이었는데…….
“진 문주가 내게 너희의 교육을 일임했다. 고로, 수련 과정에 있어서 내가 부문주인 강일동이나 의약당주인 동벽 선생보다 우선이니 불만 있는 놈들은 탈문해.”
강백산은…….
진소천과 마찬가지로 ‘극한의 수련’을 지향하는 사람이다.
이는 그의 근본이 박투를 고집하는 권사인 까닭인데.
그는 남만 살인 격투기의 전승자로, 육체 본연의 능력은 외려 진소천을 능가했다.
비록, 진소천과의 맨몸싸움에서 패하긴 했지만, 당시도 정신력에서 꺾였지, 박투 실력이 밀린 건 아니었다.
“너희는 진 문주의 수련을 버텼다. 내 수련도 못 버틸 것 없으니 엄살 피우지들 마라. 나는 하도 사람을 많이 때려봐서 딱 안 죽을 만큼 지도할 수 있으니 염려할 필요도 없고.”
강백산의 무시무시한(?) 한 마디에 문도들은 치를 떨었다.
‘젠장! 호랑이 없는 산에 여우가 주인 행세한다더니 문주님 가고 더한 인간이 왔잖아?’
‘저 인간은 어떻게 물 한 방울 안 마시고 체력 단련을 하는 거야?’
‘문주나, 교관이나…… 아무튼, 여기 인간들은 다 미쳤어!’
더구나…….
경악을 금치 못한 건 문도들뿐만 아니었다.
현재 강백산은 문도들과 청룡 단원을 통합해 지도했는데, 그것은 강백산 본인이 청룡단의 부단주였기 때문이었다.
“후……. 백강 형님. 어째 백산 형님 지도 방식이 소천 형님 못지않은 것 같지 않나요?”
강백산의 지도 아래 사경을 헤매는 문도들과 단원들을 보며 석연우가 백강에게 물었다.
“연우야……. 저건 소천 형님을 넘어섰다. 소천 형님이야 밥 먹을 시간, 잘 시간은 주고 지도를 했잖냐. 한데, 백산 형님은 무박 이틀도 굴리기 일쑤니…… 이러다가 문도나 단원들이 도망가는 건 아닐지 걱정이다.”
“그렇죠?”
“그럼. 아닌 말로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몸이 버텨줘야 수련을 할 수 있는 거잖아. 이대로면 문도, 단원들 전부 몸뚱이가 고장 날 거야.”
하나, 그때.
“그건 자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어느새 동벽 선생이 두 사람에게 다가와 살포시 말했다.
“어? 어르신…….”
“자네 이름이 백강이라고 했지? 현 화산파 최고의 후기지수라고?”
“아……! 과찬이십니다.”
“겸양할 것 없네. 듣자 하니, 백도구봉이라던데. 나처럼 두문불출하는 늙은이도 자네를 알 정도니, 명성이 대단하네.”
“……감사합니다만. 한데 어인 말씀이신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백강이 조심스러운 어투로 물었다.
그러자, 동벽 선생은 한동안 말없이 강백산과 문도들을 바라보다 슬그머니 말문을 뗐다.
“저들에겐 노부가 있다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자네나 연우가 걱정하는 것처럼 강백산의 혹독한 수련은 자칫 독이 될 수 있지. 하나, 강백산은 저 분야의 전문가일세. 그가 알아서 잘 조절할 것이며, 만약 저 같은 수련이 수련생들의 육신을 상하게 한다면 노부가 고칠 수 있다네.”
“아……!”
그제야…….
백강은 소천문이 어떤 문파인지 알 것 같았다.
‘이래서구나……. 이런 대단한 의원과 냉혈한 문주에 무식하게 따르는 문도들이니…… 이래서 소천문이 짧은 시간 만에 클 수 있었던 거다.’
새삼, 백강은 소천문을 다시 보았다.
물론, 섬서 최대 문파인 화산파 제자니 만큼, 그 역시 사문에서 훌륭하게 성장했지만…….
소천문은 구파일방이나 팔대세가에선 찾을 수 없는 ‘특별함’이 존재했고 그 설명하기 힘든 특별함이 싫지 않은 백강이었다.
“명심하겠습니다, 어르신.”
“명심할 것까지야…….”
대뜸, 동벽 선생에게 묵례한 백강이 석연우에게 말했다.
“연우야. 본파의 속가 제자인 네가 왜 소천문에서 수련하길 고집했는지 알겠다.”
“하하! 생각보다 소천문이 매력이 있죠?”
“응. 좀 힘들어서 그렇긴 하지만.”
“하하하!”
“하하!”
두 사람이 호탕하게 웃을 때…….
“한데 자네들은 여기서 뭐 하나?”
동벽 선생이 불쑥 물었다.
“네?”
“네?”
“자네들은 청룡 단원 아닌가? 아무리 간부지만, 단원은 단원. 하면, 강백산의 지도에 따라 수련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게…….”
“어…….”
멀뚱멀뚱 눈치를 살피는 석연우와 백강을 뒤로하고, 동벽 선생이 멀찍이 떨어진 강백산을 향해 소리쳤다.
“이것 보게, 강백산 교관!!!”
“네? 어르신??”
“여기 좀 보게.”
“무슨…….”
“여기 이 매화 냄새나는 젊은것들이 농땡이를 부리고 있잖은가? 어서 호되게 지도하게.”
“아…… 넵.”
“엣헴!”
석연우는 순간, 동벽 선생에게서…….
‘대체 정상인 인간이 없는 문파라니까!’
늙은 진소천을 보았다.
* * *
“죽어라!!!”
적마왕은 시종일관 날 향해서만 공격을 퍼부었다.
사실…….
놈이 미치지 않고서야, 주 영감을 두고 날 먼저 쓰러뜨리려는 건 판단 착오지만.
콰아아아아아아앙!
아무리 봐도 지금 적마왕은 심마(心魔)에 빠진 게 틀림없었다.
“크읏!”
그 때문에…….
그의 장공을 정면으로 받아낸 내 입에서 시뻘건 선혈이 흘러나왔다.
‘와…… 이렇게나 셌었나?’
새삼 나는 적마왕이 얼마나 대단한 고수인지 깨달았다.
분명, 전생엔 나만 못했는데…….
그가 내갈긴, 일장(一掌)의 강기는 단번에 내 호신강기를 박살 내고, 내장을 흔들 만큼 웅혼한 힘을 담고 있었다.
“적마왕, 이 늙은 새끼야! 소형제를 때리지 말고 날 때리라니까?”
내가 적마왕의 장공을 막고 10여 보쯤 신형을 뒤로 물릴 때…….
다행히 주 영감이 놈을 막아섰는데 그의 검봉에서 생성된 희뿌연 검강이 적마왕의 상반신을 가득 덮었다.
파아아아아앙!
그러나…….
태극 문양을 자아내며 방출된 검강의 파도 속에서도 적마왕은 죽지 않았다.
외려 그는 소림의 십팔금강동인처럼 몸을 석상같이 굳히고 방어를 도외시한 채, 날 잡으려 했는데 이는 천마신교의 비전 대법인 ‘마인화(魔人化)’의 수법이었다.
“네, 네놈…… 이거 완전 사람이 아닌 작자로구나?!”
마인화를 처음 본 것인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돌처럼 굳어 혈광을 번뜩이는, 적마왕의 모습에 주 영감이 경악했다.
하나, 나는 마인화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마인화는…….
무공의 갈래로 볼 수 없는 사이한 대법인데, 서장 밀교에서 파생된 것으로 일종의 주술과 같다.
또한, 마인화에 이르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은 물론 까다로운 선행 조건이 필요한데, 첫째가 마공을 극한으로 익혀 마기에 통달하는 것이다.
둘째는, 마기를 자유자재로 갈무리하고 버텨내는 육체를 연성하는 것으로, 마인화에 이르려면 몸을 마기의 그릇으로 만들어야 했고.
끝으로…….
마인화는 살아있는 인간의 내장과 피를 필요로 한다.
이후, 천마성당의 대성당 술법사들이 주술을 걸면 온전한 마인화에 다다를 수 있는데, 말인즉슨 마인화를 쓰는 인간은 식인종(食人種)과 진배없는 것이다.
물론, 그 지랄 같은 선행 조건에 나는 전생에 마인화를 체득하지 않았었다.
하나, 생사를 넘나드는 무인에게 마인화는 장점이 너무 컸다.
콰아아아아아앙!
지금만 해도…….
“이 괴물 새끼 어떻게 된 거야? 내 태극권을 처맞고도 끄떡없잖아?!”
주 영감의 태극권에 목울대를 맞고 피 분수를 뿜으면서도 적마왕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공격일변도를 유지했다.
파파파파파팡!
나는…….
적마왕과의 정면 승부를 지양하고, 쾌경보로 도망을 다녔다.
왜냐면 지금의 적마왕은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통증을 느끼지 못하며, 주술의 힘이 영육을 지배한 터라 주화입마에 빠진 것과 다름없으니…….
목이 잘리지 않는 한, 날 죽이려 할 것이다.
게다가 마인화에 이르면 방어력이 상승하는 것뿐만 아닌, 공력도 늘어난다.
그렇다면 지금 내 수준으로 마인화된 적마왕을 막을 수 있느냐?
막기는커녕, 스치기만 해도 몸이 터질지 모를 일이었다.
“죽인다……! 네놈을……! 네놈을 반드시 죽인다아아아아아아!”
적마왕의 입에서 절규 같은 괴성이 튀어나왔다.
다행히, 마인화를 한 상태에서도 적마왕의 경신법은 쾌경보를 앞서지 못했고 나는 놈이 휘갈기는 장공 속에서 보신하기 위해 석실 안을 표홀히 도망 다녔다.
한 마디로…….
지금 우리는 혈전을 치르는 중이다.
나는 나대로 적마왕한테 맞아 죽기 싫어 도망 다니고.
적마왕은 눈이 뒤집힌 채, 날 죽이려 짐승처럼 따라붙으며.
주 영감은 주 영감대로 적마왕을 검강으로 쳐보고, 권강으로 쳐보고, 퇴법으로 대갈통을 후려도 보고…….
그야말로 생 지X발광을 떠는 것이다.
“와! 소형제. 이거 큰일인데? 얘 뭐냐? 무슨 금강불괴잖아? 아무리 패도 죽질 않아!”
그때.
힘껏 후려 패도 불사신처럼 죽지 않는 적마왕에 치가 떨렸는지 주 영감도 혀를 내둘렀다.
나는 그런 주 영감에게 전음을 보냈다.
[어르신……. 차라리 잘된 일입니다. 놈은 이지를 상실한 상태에서 저한테 꽂혔으니 계속 맞으면서도 저만 노릴 겁니다. 다행히, 제 경신법이 놈을 능가하니 걱정하지 말고 계속 놈을 공격 하십쇼.]
[하나, 이런 싸움이 지속되면 나도 힘이 빠진다고. 만약, 공력을 소실했을 때, 반격당하면 나도 위험하겠는걸?]
[지금 같은 싸움을 얼마나 더 하실 수 있습니까?]
[음……. 한두 시진은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일순, 주 영감의 황당한 전음에 나는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힐 뻔했다.
[어르신. 그렇게 검강에 권강을 펼치면서 한두 시진이 더 싸울 수 있다고요? 후……. 그 정도면 마인화가 아니라, 그냥 적마왕이 마신이라도 몸이 터질 겁니다. 금강불괴도 못 버틸 거라고요.]
[하면……?]
[일각(15분). 일각만 더 놈을 두들기면 마인화가 풀릴 겁니다.]
[아, 그래?]
[네. 마인화가 풀리는 순간, 적마왕은 송장처럼 약해질 테니 그때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알겠네!]
그렇다.
마인화는 장점만큼이나 단점이 극명한데, 단점은 바로 마인화의 유지시간이 끝나면 급격하게 약화하는 데 있었다.
‘적마왕으로선 마인화를 쓰는 게 최선이었겠지.’
아마…….
놈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당장 주 영감만 해도 자신의 아래가 아닐진대, 나까지 협공했으니 답이 있었을까?
진퇴양난의 형국에서 그가 선택한 건 나를 먼저 쳐 죽이는 것이었지만, 불행히도 나는 죽어줄 생각이 없었다.
“죽인다……! 네놈을……! 네놈을 죽일 것이다!”
이윽고…….
적마왕의 음성이 가늘게 떨렸다.
활화산 같이 타오르던 그의 분노도 수그러드는 듯했고, 이내 멈칫거린 그의 육신이 서서히 무너지더니, 일순 목내이(木乃伊)처럼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휘이이이익-!
그때, 주 영감의 권풍이 적마왕의 머리통으로 향하는 것을 본 내가 대뜸 소리쳤다.
“영감님! 잠깐!!”
그러자,
“응?”
주 영감은 손속을 거두었고, 나는 번개처럼 잔상을 뿌리며 적마왕에게 다가가,
파아앙-!
장법으로 놈의 단전을 폐한 뒤,
퍼억-!
놈의 면상을 무반동 각법으로 후려 찼다.
“큭!”
그러자 적마왕은 털썩- 쓰러진 채 의식을 잃었는데, 주 영감이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소형제. 어서 죽여야지! 안 죽이고 뭐 해?”
“영감님…….”
“응?”
“이놈, 마도사천왕인 거 잊으셨습니까?”
“아니?”
“근데 그냥 죽인다고요?”
“…….”
“이 아까운 걸, 진짜 그냥 죽인다고요?”
“아…….”
“어림도 없습니다.”
“그렇군!”
“확실하지요?”
“확실하네!”
됐다.
나는 오늘 정말…….
재수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