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교대장 138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6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38화
#138화
무림맹, 본청-.
금일, 회동 장소는 무림맹 내에서도 최상급 간부만 출입할 수 있는 곳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는 해사파 장문인이 마교의 간자로 밝혀진 후, 무림맹의 보안 규정이 강화된 까닭이었다.
“…….”
석실의 내부는 넓지 않았으나…….
무림맹주 남궁학, 사도맹주 홍금부를 비롯한 양측 고위 간부가 대거 소집된 상태였다.
하나, 어쩐지 좌중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은 채였다.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중…….
남궁학이 침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자, 좌중의 인물들 또한 수긍했는지 고갤 끄덕이며 공감했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어찌 이와 같은 참사가…….”
“통탄을 금할 길이 없구려…….”
이윽고…….
그들의 안타까움이 어느새 활화산 같은 분노로 화했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외다! 아무리 마교 놈들이라지만, 300명의 맹원을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전원 살해하는 게 말이 되는 일이오? 이는 명백한 선전포고요. 당장 강호 동도들을 소집하여 십만대산을 토벌합시다. 이번 기회에 마교도놈들을 뿌리 뽑아야 할 것이오!”
격분하여 말하는 이는, 사도맹 최고수인 ‘사도십괴’ 중, 권왕拳王이라 불리는 사자림狮子林의 이지태였다.
사실…….
금일 강호의 실력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까닭은 한 달 전 있었던, 청해 하남 분타의 ‘전멸’ 사건 때문이다.
비록 권왕 이지태는 사도맹 인물이지만, 하남 분타주였던 사공진이 처조카였던 탓에 그는 외려 무림맹 인물들보다 더 비분강개하였다.
하나 그때, 무림맹 첩보대 장 대주는 흥분한 이지태를 진정시키며 나직이 말했다.
“림주. 귀하의 분노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리하면 강호는 공멸의 길로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장 대주. 하면 보고만 있을 생각이외까?”
“아닙니다. 이번에 살해당한 하남 분타 맹원은 본맹의 일원인데 어찌 보고만 있겠습니까? 다만 그와 같은 전면전은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자는 말입니다.”
그러자, 무림맹주 남궁학 또한 장 대주의 말을 보탰다.
“장 대주 말이 옳소. 무릇, 예부터 전쟁은 늙은이들이 결정하지만, 젊은이들이 죽는다고 했소. 물론, 마교를 섬멸하자면 모든 동도가 합심하고 희생을 치러야겠지만. 적어도 출혈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 늙은이들의 역할일 것이오.”
남궁학의 말을 듣고야 권왕 이지태는 입술을 짓씹으며 흥분을 가라앉히려 했다.
그때, 사도맹주 홍금부가 끼어들었다.
“남궁 맹주.”
“말씀하시구려.”
“이번엔 무림맹 분타였지만 다음엔 사도맹이 될지 모를 일. 나는 이대로 마교의 패악질을 묵과할 수 없소.”
“나 역시 마찬가지오. 해서, 우리는 합심하여 무림 대회를 열고 무림 청년단을 계획하지 않았소?
“무림 청년단은 어찌 되어가고 있소?”
“초안은 잡혔소. 비록 임시지만, 청룡-백호-현무-주작으로 나눈, 각단의 단주들이 수락했고 원하는 간부진의 구성 또한 완료된 상태요.”
“하면……?”
“곧, 무림 청년단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거요. 우리는 그를 기점으로, 정-사의 모든 동도를 규합하고 각지에 흩어진 마교 분타와 그 하부 조직을 괴멸하는 데 전력을 기울입시다.”
남궁학의 말에 홍금부는 진중한 표정으로 한동안 수염만 쓸었다.
그러다 이내 묵직하고 강렬한 음성으로 말했다.
“좋소. 그간, 무림맹이 마교와 싸울 때 본맹은 다소 방관했던게 사실이오. 내 약속하건대, 앞으로 마교와의 전쟁을 염두에 두고 본맹 또한 총력을 기울이겠소.”
지금껏 홀로 마교와 교전을 벌이던 남궁학의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는 기분이었다.
“고맙소, 홍 맹주.”
“별말씀을.”
“남아일언은…….”
“중천금이오.”
* * *
장안, 광양산…….
입산 수련터-.
입산 수련을 시작한 지 두 달.
아침에 일어나 분근착골을 시행하고 해가 중천에 뜰 땐 격타를, 저녁이 되면 안마도인술에 약수 치료와 동벽 선생의 시침까지…….
이후 밤이 깊으면 우리는 무지성 싸움에 돌입했는데 서로 베고 찌르고 패고 물고 뜯고 꺾고 부수고…….
토악질이 나올 만큼 살벌한 싸움을 하루도 빠짐없이 벌여왔다.
‘나도 치가 떨릴 정도였으니…… 쟤들은 말해, 뭐해?’
나는…….
지금껏 한 번도 수련을 허투루 한 적이 없었다.
하나 이번엔 유독 심했다.
유독, 스스로를 괴롭히고 자극하고 또 고통을 부여하며 담금질을 반복했는데 이번 입산 수련에 한정해 천하에 자부할 수 있다.
나만큼 열심히 한 놈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렇다.
나는 이번 입산 수련에 정말 진심이었다.
비단 나뿐인가?
동동이, 연우, 백산이는 ‘목숨’까지 걸었다.
왜?
그러지 않으면 실제로 내 손에 죽었을 테니까.
수련 기간 동안 나는 진짜 녀석들을 죽일 생각으로 상대했다.
물론 설마하니 진짜 죽이기야 했겠느냐마는…….
실제로 죽일 듯 살기를 방출하여 놈들의 공포를 극대화했고, 그 공포는 녀석들을 성장시키는 최고의 각성제가 되었다.
그리하여…….
“다들 그간 고생 많았다. 이제 이 수련으로 얻을 수 있는 최대치의 성과를 다 끌어냈다.”
“문주님!”
“문주님…….”
“문주님!”
“형님…….”
“…….”
“입산 수련을 종료한다. 그동안 심신에 쌓인 피로가 극심할 거다. 아무리 영약을 먹고 동벽 선생의 치료가 있었다지만, 수련 중 피륙이 찢기고 뼈가 부러지길 반복한 데다, 극도의 수면 부족도 겪었으니 이대로 가다가 심마에 빠질 수도 있다. 하니, 하산하면 한동안 충분히 휴식만 취해라.”
나는 생지옥 같았던 입산 수련의 종료를 공표했다.
“와!”
“드디어 끝이 났네!”
“……진짜 죽을 뻔했네.”
“후우……! 드디어 하산하는 건가?
그러자, 동동이들과 연우는 한 맺힌 소회와 감상을 털어놓았고 백산이는 뒷짐을 진 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입산 수련을 통해 녀석들이 느끼는 감정도 각양각색일 터였다.
일단 임독양맥을 모두 타통한 일동이와 연우는 기의 운용에 제약이 사라졌으니, 날개를 단 호랑이의 심정일 테고.
이동, 삼동이도 내공의 흐름을 원활하게 다룰 수 있게 됐으니 말할 수 없는 고양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백산이는…….
당초 예상했던 바를 훌쩍 넘어서고 말았다.
본래부터 무공이 강하긴 했으나…….
지금에 이르러선 화경을 뚫기 전의 나.
두 달 전의 진소천과 맞먹는 수준으로 변모해버린 것이다.
예상하건대…….
내가 만귀곡에서 화경을 체득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백산이와 적수공권의 싸움을 벌여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백산이는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깊은 성취감에 도취 되어 있지 않을까?
무릇…….
이동, 삼동이 수준의 무인을 성장시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동이나 연우 수준의 무인을 성장시키는 것도 어려운 일일지언정,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하나 백산이 수준의 무인은 애당초 누가 가르친다고 하여 발전할 수 있는 단계를 이미 훌쩍 넘어선 상태였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
나는 걸어 다니는 무공 서고, 천하제일 무공 이론 전문가, 수련에 있어, 누구보다 진심인 편, 가장 효과적인 성장의 길을 개척하는 무공 길잡이, 무공 탐구자 진소천이다.
따라서 백산이가 두 달 만에 비약적으로 발전한 건 모두 나의 공덕이었다.
“백산아.”
“네.”
“내 예상에 지금 너 정도면 진후 도장이랑 싸워도 해볼 만할 거 같은데. 어떠냐?”
“자신은 있소.”
“오…….”
“다 진형 덕분이오.”
“잘 아는군.”
“…….”
“그래서 하는 말인데.”
“뭐요?”
“너는 객식구니까 이번 수련의 수업비를 내야겠다.”
“뭔?!”
“싫으면 소천문의 문도가 돼라.”
이만큼 해줬으면 이제 슬슬 녀석을 내 것으로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 * *
‘독한 놈이네, 진짜.’
쉽지 않을 줄 알았지만 정말 쉽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씨도 안 먹히더란 말씀.
백산이는 반 시진이나 계속된 입문 권유에도 흔들리지 않았는데, 이는 오랜 시간 천천히 설득해야 할 듯했다.
그래도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다.
나는 백산이와 한 가지 계약을 했고 그 계약은 향후 2년간 백산이가 소천문의 객원 교관으로 문도들의 체력 단련 및 무공 전반을 지도하는 것이었다.
‘개꿀이 아닐까?’
이는 그야말로 개꿀이었다.
왜냐면 천금을 주고도 백산이 수준의 무공 교관은 섭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요한 것은,
“무급이다, 백산아.”
나는 무급으로 녀석을 부릴 작정이었다.
“진형은 양심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을 수 없는 양반이군. 나 정도면 어떤 문파에 가도 월봉으로 족히 금원보 하나는 받을 텐데. 뭐요? 무그으읍? 참나!”
물론 백산이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녀석도 돈 좋아하는 걸로는 거의 나랑 맞먹는 돈 귀신이니까.
하나 나는 그 항변을 가차 없이 무시했다.
“내가 네 의식주를 해결해주는데 월봉을 운운해? 건방진 놈 같으니라고. 아무래도 괘씸해서 안 되겠다.”
“또 뭐요?”
“교관 업무 외 소천문의 의뢰 수행도 추가한다.”
“진형…… 진짜 사람이 맞긴 하오?”
“내가 사람이면 이렇게 착할 수 없지. 너는 앞으로 날 현신한 관세음보살로 생각해. 그럼 모든 일이 이해될 테니.”
“됐소. 댁하고 무슨 말을 더하겠소. 교관 업무든 의뢰든 다 시키쇼. 견마지로를 다해줄 테니.”
“너…… 철들었구나?”
“닥치시고.”
나와 백산이 옥신각신하는 걸 보며 동동이 형제와 연우가 박장대소했다.
“크하하!”
“백산 형님. 어디 하루 이틀입니까?”
“흐흐. 그러려니 하세요, 형님. 누가 문주님을 말리겠수?”
“백산 형님. 저도 지금껏 그렇게 당하고 살았습니다. 하하!”
그때…….
내 육감에 불특정다수의 기척이 미약하게 감지되었다.
그것은 동물적인 육감의 소유자인 백산이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준이었는데.
‘한두 놈이 아니군. 그것도 고도의 은신술을 사용하는 것 같은데……. 어떤 놈들이지?’
나는 대번에 놈들의 정체가 우릴 노리는 적임을 알아차렸다.
* * *
“네놈들은 누구냐?”
느닷없이 나타난 복면인들의 숫자는 대략 50여 명.
석연우의 물음에 복면인 중 하나가 건조한 음성으로 외려 반문했다.
“강백산이 누군가?”
그러자, 강백산이 말문을 떼려 했는데…….
“나다, 이 X새끼야.”
우습게도 강백산을 자처한 것은…….
씨익- 미소를 짓고 있는 진소천이었다.
“나도 강백산이고. 쟤도 강백산이고. 쟤도 강백산이다. 말인즉슨 우리 다섯 사람 모두 강백산이란 뜻이다.”
이에 50여 명의 복면인은 쾌속한 동작으로 일제히 발검했다.
채채채채채채챙-!
“당초 우리의 목적은 강백산의 추살. 하나, 이리된 이상 너희 모두 죽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자, 진소천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니들……. 딱 보니까 살수회 새끼들 같은데. 내 말 맞냐?”
“……?”
“근데…… 니들 왜 이리 개판이냐? 이놈들아. 본래 살수는 딱 할 말만 하고 바로 칼 들이대는 거다. 뭔 구시렁구시렁 아가리로 살인을 예고하나?”
“…….”
“병X 새끼들 같으니라고.”
그러자, 복면인들은 마치 벼락 맞은 사람처럼 몸을 떨었는데 그 모습을 본 진소천은,
‘내가 없는 사이에 살수회도 물갈이가 됐나? 웬 병X 같은 것들이 왔지? 후…….’
속으로 한숨을 쉬다, 이내 입을 달싹였다.
“덤벼라. 아무리 기본도 안 된 놈들이지만 살수회 놈들이면 싸움은 잘하겠지? 부디, 싸움이라도 잘하길 바란다. 만약 싸움마저 못 하면 니들은…….”
“…….”
“진짜 뒤질 줄 알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