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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125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01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25화

#125화

 

 

 

 

 

백산이의 정체를 들은 문도들은 당황했는지 말을 잇지 못했다.

 

하나 나는 그들의 눈빛만 봐도, 의중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대략, ‘이제 문주 놈이 하다 하다 별 또라이 짓을 서슴지 않는구나!’ 정도가 아닐까 싶었다.

 

하나 나는 내 결정에 후회가 없었고 누가 뭐래도 백산이는 이제 소천문의 객식구였다.

 

물론…….

 

“문주. 나랑 이야기 좀 하세.”

 

나는 동동이, 백산이, 연우가 돌아간 후에도 동벽 선생의 폭풍 같은 잔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자네 제정신인가?”

 

“왜 그러십니까, 어르신.”

 

“강백산은……. 고작 돈 몇 푼에 마교의 첩자 노릇을 하던 자라며? 한데, 그런 자를 뭘 믿고 객식구로 받아준단 소린가?”

 

사실…….

 

동벽 선생의 말이 틀린 소린 아니었다.

 

문파의 객식구를 들인다는 건, 최소한의 신뢰를 바탕에 두어야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어르신. 고작 한두 푼이 아닙니다. 저놈은 지금 마교로부터 금강석을 받아 챙겼단 말입니다.”

 

“그, 금강석?”

 

“그렇습니다.”

 

“음……. 하나, 그렇다 해도 나는 반댈세. 저자가 금강석을 가지고 있다 한들, 그게 어디 우리 재물인가?”

 

“반은 우리 재물이라 할 수 있지요.”

 

“???”

 

“숙박료 및 보호비 명목으로 뺏을 거니까요.”

 

“험험! 그래도, 이 사람아. 나는 저자를 믿을 수 없네. 한 번 배신을 했던 자는 언제고 다시 배신할 수 있단 말일세.”

 

“어르신. 소천문은 대개 그런 별 볼 일 없는 자들이 모여 만든 문파 아닙니까?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겪어본 봐, 저 녀석의 심성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뭐랄까? 저놈도 우여곡절이 많았던 터라, 아직 세상을 배우지 못해 철은 없지만, 옆에 두고 가르치면 사람 구실 하는 날이 올 겁니다.”

 

“음…….”

 

내 거듭되는 설득에도, 동벽 선생은 백산이에 대한 불신을 떨치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어르신.”

 

“말하게.”

 

“저놈이 그래도 무공은 기가 막힙니다.”

 

그러자,

 

“확실히 무림 대회에서 4강에 올랐다고 하니 굉장할 테지.”

 

“그렇습니다. 특히, 권사이니, 희귀한 유형이지요.”

 

“하면…… 자네?”

 

“맞습니다. 장기적으로 저는 백산이를 문파의 일원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물론, 도중에 싹수가 더러워 보이면 내칠 생각이지만, 저 정도로 싸움 잘하는 인재는 찾기 힘듭니다. 만약, 녀석이 소천문의 일원이 된다면 큰 전력이 되지 않겠습니까?”

 

“허! 그래도 강백산은 일문의 문주라고 하지 않았나. 남만 철각문의 유일한 전승자인데, 소천문의 문도가 되려 하겠는가?”

 

“쉽지 않겠지요. 하나, 세월 앞엔 약이 없습니다. 또한, 녀석이 문도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저 정도의 무인을 객원 무사로 둔다면 큰 이득이 될 겁니다.”

 

“후……. 알았네. 하나 명심하게. 만약 강백산이 조금이라도 본문에 해를 끼친다면. 그땐 노부가 가만있지 않을 걸세.”

 

“네.”

 

아무래도 백산이 녀석…….

 

당분간은 동벽 어르신한테 좀 볶이겠다.

 

 

 

 

 

* * *

 

 

 

 

 

큰일을 치르고 왔으니 한동안 푹 쉴 생각이었다.

 

소윤이랑도 실컷 놀고 혼자, 조용히 명상도 하고…….

 

그간, 너무 앞만 보고 경주마처럼 달렸던 탓에, 휴식 시간이 필요하단 판단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소처럼 일할 팔자로구나.’

 

나는 다시 한번 내가 타고난 일복의 소유자임을 절감했다.

 

우선…….

 

소천문엔 시시각각 방문객들이 몰려왔다.

 

이전에도 내가 유명세를 타면서 각계각층의 인물이 눈도장 찍겠답시고 찾아왔었지만…….

 

무림 대회 우승자가 됐단 소문이 퍼지며, 이젠 잘나가는 중형 문파의 문주들마저 나와 친분을 쌓기 위해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는데 뿐만 아니라, 운송-이권 분쟁 등의 의뢰 또한 나날이 밀려, 좀처럼 쉴 틈이 나지 않았다.

 

‘후…….’

 

하나 어쩌겠나.

 

나랑 친목질하러 오는 방문객이야 대충, 보내면 된다지만 소천문에 들어오는 의뢰를 뿌리칠 수는 없다.

 

자고로 인생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법이니만큼 나는 개처럼, 소처럼 열심히 일했다.

 

-감사합니다, 문주님.

 

-역시, 문주님이십니다!

 

-감사합니다, 문주님!

 

그 결과…….

 

소천문은 조금씩 명성을 쌓아 나갔다.

 

일단 무슨 일이든 소천문에 맡기면 반드시 해낸다는 인식이 일파만파 퍼졌고, 특히 운송업 같은 경우엔 ‘물품 훼손 또는 분실 시 10배의 보상’이란 소천문의 보상 방식 때문인지, 근래엔 대형 건수들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일동이는 위남으로. 이동이는 미현으로. 삼동이는 석천으로 출장이다. 아! 그리고 석천 운송은 특히 중요하니 백산이 네가 따라가서 도와줘라. 도중에 약탈자가 붙을 수 있는 위험도 큰 운송이다.”

 

그 때문에 나는 간부들에게 각자 임무를 주고 일을 처리하게끔 했다.

 

업무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난지라, 이젠 소천문도 고도의 분업화를 실시할 때였다.

 

“후! 진형. 나는 객식구인데 소처럼 부려 먹으면 어쩌자는 거요? 아닌 말로, 최근 며칠은 문도들보다 일을 더 많이 했소. 적당히 좀 부려 먹으쇼.”

 

그때…….

 

내 지시에 불만을 품은 백산이가 볼멘소리를 했다.

 

“닥쳐라. 본래 소천문은 객식구도 같이 일을 한다. 그게 법도야.”

 

“참나! 세상천지에 이런 문파가…….”

 

그 순간.

 

나와 백산이의 투덕거림을 지켜보던 동벽 선생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물론, 그 칼날 같은 시선은 백산이를 향해 있었다.

 

“다, 다녀오리다…….”

 

그 때문인지 백산이는 이내, 꼬랑지를 말며 수긍했는데.

 

‘후후.’

 

재밌게도 백산이는 소천문에 온 이후, 동벽 선생을 불편해했으며 또 그의 눈치를 굉장히 많이 봤다.

 

‘동벽 선생이 백산이 담당 교관이네.’

 

물론 그와 같은 현상은 바람직했다.

 

최소한 내가 없을 때도, 백산이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생긴 셈이니.

 

“강 문주.”

 

아니나 다를까, 동벽 선생이 백산이를 향해 나직이 입을 열었다.

 

“네? 네……. 어르신.”

 

“자네가 여기 머무는 동안은, 철저히 소천문의 규율을 따라야 하네.”

 

“……알겠습니다.”

 

“열심히 하게.”

 

“네…….”

 

어쨌거나.

 

이로써 나는 싸움도 잘하고 체력도 좋고 일도 잘하는 공짜 인력을 얻은 셈이라 기분이 좋았다.

 

“자자. 그럼 다들 서둘러라. 쉴 시간도 없다. 물론, 바쁜 와중에도 수련은 쉬지 않아야 하니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오는 대로, 합동 수련할 예정이다. 출발!”

 

나는 전쟁터의 장수처럼 신속히 문도들을 진두지휘한 뒤, 한숨 돌렸다.

 

‘나도 은근히 우두머리 짓을 잘하네…….’

 

생각해보면…….

 

내 적응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일생을 살수로 살다가, 돌연 동네 왈패들 모아 개파를 하여 문주가 되었고.

 

그토록 싫어하던 처세술과 정치질에도 제법 잘 적응해, 이젠 문주로서 문도들을 잘 이끌고 있으니까.

 

게다가…….

 

아빠 노릇도 잘하는 중이라 솔직히 나는 가히 철인에 가까운 인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하루만 쉰다.”

 

오늘 하루…….

 

문도들 몰래 농땡이를 부릴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농땡이를 간절히 부리고 싶기 때문이다.

 

 

 

 

 

* * *

 

 

 

 

 

농땡이 부리려고 했는데…….

 

“진 문주.”

 

느닷없이 찾아온 손님 때문에 결국 그러지 못했다.

 

오늘도 소처럼 일해야 하는 건가?

 

“장 대주께서 어찌 오셨습니까?”

 

손님은, 무림맹 첩보대수장인 장호원 대주였다.

 

“문주. 나는 오늘 맹주님의 뜻도 전할 겸, 그간 있었던 일도 논의할 겸 찾아왔소.”

 

“그렇군요.”

 

“벌써 무림 대회가 끝난 지 두 달이 되어가는구려. 그간, 어찌 지냈소?”

 

“저는……. 딸내미 키우면서 각종 의뢰도 수행하고. 또 수련도 하고. 뭐 그렇게 지냈습니다.”

 

“아마 의뢰가 굉장할 테지요? 이제 진 문주는 유명 인사가 됐으니.”

 

“일이 많기도 하지만, 모든 의뢰비를 기존의 두 배로 올렸는데도 일감이 안 끊기는 걸 보면, 제법 신뢰도가 올라간 듯합니다.”

 

“감축할 만한 일이구려.”

 

“덕분입니다.”

 

이후, 장 대주는 내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우선, 첫 번째는 해사파에 관한 것이었는데.

 

아쉽게도 무림맹이 그들에게 얻은 마교의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란 소리였다.

 

하나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물론 무림맹이 날 기만하려고 말을 아끼거나 숨기려 들진 않겠지만.

 

마교에 관한 정보는 기밀이고, 나는 무림맹의 조력자일 뿐. 그에 속한 당사자가 아니기에 모든 정보를 공유할 리는 없기 때문이었다.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그 때문에 해사파와 관련된 사안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나, 장 대주가 두 번째로 끄집어낸 화두에는 나도 귀를 쫑긋 세우고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하나는, 강백산 문주에 관한 것이오. 우리는 이곳 섬서 장안 지역에 무림 청년단 분타를 설립하고자 하오. 그리하여 적절한 병력을 지원하고 문주가 직접 분타를 이끌어주시오. 백산 문주의 신변을 보호하되, 향후 우리의 요구에 따라 마교를 견제해주었으면 하오.”

 

“무림 청년단 분타라……. 생각보다 실행이 빠르군요. 단장을 정하는 일부터 간부를 선출하는 과정까지 적잖은 시일이 소요될 줄 알았는데.”

 

“물론이오. 그 때문에 아직 확고한 체계와 법규는 만들어지지 않았소. 다만, 현재 윤곽만 말씀드리면 우선, 무림 청년단을 크게 4개의 단으로 나누어 각 분타주만 우선 선출하고 이후, 무림 전체의 공조를 끌어내, 지속해서 세를 불려 나갈 계획이오.”

 

“4개의 단이라면?”

 

“청룡-백호-현무-주작단으로 나눌 예정인데, 맹주님은 진 문주를 청룡단 수장으로 임명했소. 또한, 청룡단에 필요한 인원을 선별할 권한도 위임했는데, 원하는 인물을 지정해주면 본맹으로 돌아가 각 문파에 협조 공문을 보내겠소.”

 

“음……. 저는 딱히 원하는 인물은 없습니다만. 나머지 3개단의 단주는 누가 되는 됩니까?”

 

“백호단의 단주로는 무당파의 진후 도장이, 현무단의 단주로는 소림의 각원 대사가, 주작단의 단주로는 제갈세가의 제갈승 소협이 내정되었소. 물론, 이 또한 협의 중인 사안이라 확실치는 않으니 참고만 하시구려.”

 

장 대주의 말을 들으니…….

 

확실히 실감이 났다.

 

어떤 실감이냐면…….

 

‘이제 진짜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군.’

 

내가 진짜 강호의 거물이 되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마교라…….’

 

이젠 정말 마교와 싸울 때가 되었다는 실감 말이다.

 

“장 대주님. 알겠습니다.”

 

“하면…… 제안을 수락하는 거요?”

 

“네. 어차피 맹주님과 약속된 사안이니, 따라야지요.”

 

“고맙소. 하면, 맹주님께 그리 전달하겠소.”

 

“네. 한데, 무림 청년단 섬서 분타의 건립은 언제 시행됩니까?”

 

“아직은 계획 단계에 불과하니 명확하진 않소. 다만, 문주를 비롯한 각 단 내정자들과 그 사문에 동의를 구해야 하니 미리 소천문을 찾았소.”

 

“알겠습니다. 수시로 연락 주시면 저도 생각하고 있다가 적절하게 나서겠습니다. 청룡단에 집어넣을 인물들도 뽑고 말입니다.”

 

 

 

 

 

* * *

 

 

 

 

 

장 대주가 돌아간 후에도 나는 못 쉬었다.

 

아니…….

 

안 쉬었다.

 

왜냐?

 

“문주님!”

 

장 대주가 돌아가기 무섭게 또 다른 손님이 찾아온 까닭인데 이번엔 귀빈이 찾아온 터라 그래도 나는 밝은 얼굴로 손님을 맞이했다.

 

“오 대협이 아닙니까?”

 

그는, 소천문에 첫 운송 의뢰를 맡겨줬었던 은인.

 

태화방의 오원중이었다.

 

“문주님!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무림 대회에서 우승하셨단 소린 들었습니다. 늦었지만 감축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한데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문주님.”

 

“네.”

 

“큰 건수입니다.”

 

“네?”

 

“어쩌면…… 정말 문주님밖에 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아…….”

 

“저랑 일 하나 같이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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