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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109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13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09화

#109화

 

 

 

 

 

“끄으윽…….”

 

“힘…… 들어 죽겠다고요.”

 

“헉…… 헉…… 이건…… 뭐…….”

 

‘수라 나찰 수련’의 강도가 올라갈수록…….

 

“앓는 소리 내지 마라. 너희보다 내가 더 힘들다.”

 

백강과 당 씨 남매의 비명은 심해져만 갔는데.

 

반대로 그간 나와 ‘수라 나찰 수련’의 상위 과정인 ‘3무 수련’도 줄곧 해왔던 연우는 이제 힘든 내색조차 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고, 애당초 체력이 나와 비등한 강백산은 아예 여유까지 부리는 모습이었다.

 

물론…….

 

나는 그들 개개인의 역량에 맞춰 수련 강도를 차등적으로 조절하는 치밀함을 선보였다.

 

예컨대 당소소, 당일기 남매는 소천문의 평문도 수준에 맞춰 굴렸고, 백강과 연우는 그보다 훨씬 강도를 높였으며, 강백산은 거의 죽어라 괴롭혔는데 그런데도 강백산은 신체 내구성이 사기 수준이라 여간해선 앓는 소리 한번 내지 않는 독종이었다.

 

‘음……. 저 독종 놈의 입에서 비명 들으려면 체력단련으로는 어림도 없고. 아무래도 역시…….’

 

그래서…….

 

나는 강백산에게 나의 ‘역량’을 쏟아부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내가 강백산에게 이토록 신경을 쓰는 것은 오지랖이다.

 

하나 나는 그러고 싶었다.

 

뭐랄까…….

 

내 자존심과 직결되는 ‘수라 나찰 수련’을 콧방귀 뀌며 버티는 녀석을 보니, 화병이 생기는 느낌이랄까?

 

그 때문에 나는…….

 

“오늘부터 강백산만 나와 야간 특훈에 돌입한다. 다들 오후 훈련이 끝나면 의약당에서 진료받고 휴식하는 데 집중해.”

 

밤이 되면 강백산을 따로 불러, 그와 함께 대련을 시작했다.

 

우리의 대련은 역시나 적수공권의 맨몸 싸움이었는데, 나는 그 과정에서 녀석의 코뼈를 내려 앉혀, 8강이 얼마 남지 않은 놈은 짜증을 털기도 했다.

 

하나 나는 본래 의술에 일가견이 있고, 또 최근 동벽 선생에게 접골을 집중적으로 배운 터라 금세 그의 뼈를 맞춰준 뒤 다시 대련을 이었다.

 

“진형! 이제 그만 좀 합시다, 네? 이러다가 경기 치르기도 전에 골병들겠소, 골병!”

 

그러나 대련은 오래가지 못했다.

 

나나, 강백산이나 한번 싸움을 시작하면 화끈하게 치고받는 터라, 그의 말대로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부상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음…….’

 

사실…….

 

나는 그 수련에서 강백산에게 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다.

 

일단, 내가 강백산과 굳이 대련하려 했던 까닭은 바로, 녀석이 훌륭한 대련 상대이기 때문인데. 솔직히 강호를 샅샅이 뒤져도 저런 ‘내구성’ 좋은 권사는 찾기가 힘들 터였다.

 

말인즉슨.

 

그만큼 강백산은 마음 놓고 후려 패도, 웬만하면 다치지 않고 또 회복력도 미친 수준이라 내 입장에선 부담 없이(?) 팰 수 있는 수련용 목인장을 얻은 거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강백산은 나와 약속하지 않았나.

 

부하가 되겠다고 말이다.

 

한마디로 나는 이번 대회에서 나와 체력이 비슷한 수준에, 돈도 많고 싸움도 잘하는 데다, 마음껏 팰 수 있는 수련용 목인장을 얻었으니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물론, 강백산의 입장에선 반대겠지만.

 

“백산아.”

 

“……왜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너는 네 입으로 부하가 되기로 했다. 대신 나는 네가 살 방법을 일러줄 거고, 마교의 뒤통수를 칠 수 있게끔 이끌어 줄 것이며 또 앞으로 무림맹을 기만하려 했던 널 보호해주기도 할 거다.”

 

“…….”

 

“앞으로도 나랑 쭉 같이. 행복하게 살잔 뜻이다.”

 

“진형! 너무한 거 아닙니까? 부하라고 같이 살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내가 이래 봬도 철각문의 문주란 말입니다, 문주!”

 

“그래서?”

 

“그래서는 뭔 그래서요. 일이 끝나고 마교에서 잔금을 받으면 약속대로 반은 형님 드리리다. 그러니까 날 놓아주쇼.”

 

“싫다.”

 

“뭐요?”

 

“나는 네가 좋아.”

 

“이, 이…….”

 

“그러니까 같이 살아야 된다.”

 

“아니, 무슨……!”

 

“백산아.”

 

“…….”

 

“거절은 거절한다.”

 

씨익-.

 

나는 파랗게 질려버린 강백산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뭐…….

 

같이 살잔 말은 웃자고 한 소리지만.

 

아직, 내겐 녀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 * *

 

 

 

 

 

-무림 대회 8강 1차전 당일.

 

8강전을 앞둔, 군중들의 열기는 지금까지와 자못 달랐다.

 

물론, 16강 전부터 사람들이 열광하긴 했었지만 뭐랄까…….

 

8강부터는 우승자의 윤곽이 드러나기 때문인지, 비단 후기지수뿐만 아닌, 무림의 중진들이나 무림맹, 사도맹의 간부들도 저마다 긴장한 기색을 내비치는 느낌이었다.

 

“백산 형님. 후회 없는 싸움을 하십쇼.”

 

“백산 형님! 무공이 대단하시니, 좋은 성과가 있을 겁니다.”

 

“건승을 빌어요.”

 

“이기십쇼!”

 

8강 1차전은 강백산과 백도구봉 중 1인인 아미파 소선이 참가자로 나섰다.

 

그간 내 밑에서 의기투합한 덕인지 백강과 연우, 당소소, 당일기는 강백산의 무운을 빌어줬는데, 평소 그들을 소 닭 보듯 했던 강백산도 겸연쩍게 한마디 했다.

 

“다, 다들…… 고맙다.”

 

나는…….

 

그런 강백산의 모습에 실소가 흘러나왔다.

 

사실 나는 강백산의 현재 심중을 파악하고 있다.

 

왜냐?

 

놈이야말로 나와 비슷한 유형의 인간이기도 하고, 또한 남만 촌구석에서 평생 싸움질이나 하던 그가 백도의 청년들과 교류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나는 녀석의 어색함을 덜어주고자,

 

“고마우면 한턱내라.”

 

무심결에 툭, 한 마디 던졌다.

 

한데 놈의 반응은 다소 가관이었다.

 

“뭘요? 대체 뭘 한턱내란 말입니까? 나 그럴 돈 없어요.”

 

아…….

 

이제 알았는데, 강백산 이놈 이거 더럽게 인색하구나?

 

“백산아. 이 남만 촌놈 새끼야.”

 

“갑자기?”

 

“너처럼 냄새나고 촌티 나는 놈을 저 잘생기고 예쁘고 전도유망한 동생들이 응원해주는 게 얼마나 고맙냐?”

 

“…….”

 

“나는 네가 소선 소저한테 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이기면 금존청에 산해진미를 내야 할 거다. 슬쩍 입 닦을 생각하지 말고.”

 

“X발…….”

 

“뭐?”

 

“아. 말실수한 거요.”

 

“???”

 

“아무튼 이기고 오리다.”

 

그 말을 남기고, 강백산은 유유히 비무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얘…… 얘들아!”

 

돌연, 비무대로 올라간 강백산이 우리를 향해 소리치는 게 아닌가?

 

“이기면…… 진형 말대로 한턱내마.”

 

한데 저런 말을 하는 와중에.

 

왜 하필이면 얼굴까지 붉게 물들일까?

 

아무튼 전반적으로 알 수 없는 놈이다, 저거.

 

 

 

 

 

* * *

 

 

 

 

 

-거, 검후다!

 

-검후께서 직접 오셨구나!

 

-당연히 그렇지 않겠어? 명실공히, 사문 최고의 후기지수가 대결을 펼치는데!

 

소선이 대결을 위해 단상 위로 오를 때.

 

연무장에 한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녀는 현 강호의 검후라 불리는 아미파 장문인이자 일황삼존오왕 중 삼존의 일좌를 차지한 ‘대명사태’였다.

 

“…….”

 

대명사태는 노(老) 고수였지만, 아미파의 탁월한 양생법과 내력의 조화 덕분인지 불과 40대에서 50대로밖에 보이지 않는 용모였다.

 

다만, 그녀의 인상은 전체적으로 한겨울 서릿발같이 차가웠는데 외려 그 점이 한 문파의 문주로서 위엄을 더해주어, 사람들에게 모종의 중압감을 느끼게 했다.

 

“연화야. 소선의 상대는 어떤 사람이냐? 강백산이라…… 처음 듣는 이름인데?”

 

대명사태는…….

 

소선과 함께 비무대에 오른 강백산을 보며 아미파의 제자를 향해 물었다.

 

“장문인. 듣기로 남만 출신이라고 합니다.”

 

“남만?”

 

“네. 철각문이란 곳의 문주라는데……. 알려진 정보는 그게 유일하고. 그간 지켜본 봐, 그는 적수공권의 박투를 펼치는 권사였습니다.”

 

“음…… 8강에 오를 정도면 실력이 대단할 테지?”

 

“네. 소선이와 비교했을 때, 쉬이 승패를 가늠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만 철각문이라……. 아주 오래전, 들어본 것 같구나.”

 

대명사태는 강호 역사의 산증인답게 철각문의 이름만 듣고도 그를 어렴풋이 떠올려냈다.

 

‘절대 쉽지만은 않은 싸움이겠지만…….’

 

하나 그녀는.

 

소선이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소선이는 이기고 말 것이다.’

 

대명사태의 눈이 심유함을 머금는 순간,

 

-제8강, 1차전 시작!

 

단상 위, 심판의 외침에 맞춰 소선과 강백산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 * *

 

 

 

 

 

콰아아아아앙-!

 

-우와…….

 

-미쳤네, 미쳤어.

 

-기수식은커녕, 서로 통성명도 안 하고 바로 전력을 다하잖아?!

 

강백산과 소선의 싸움은 그야말로 속전속결의 양상으로 치달았다.

 

군중들의 말마따나, 두 사람은 서로 통성명 한마디 없이 곧장 싸움에 돌입했는데 소선이 쥔 검과 강백산이 착용한 권갑이 충돌을 일으키자, 장내에 거대한 금속성이 울려 퍼졌다.

 

까아아아아앙-!

 

그 순간…….

 

‘대단한 완력이야. 마치 무쇠 덩어리를 내려친 기분이잖아?’

 

강백산의 권격을 검으로 쳐낸 소선은 내심 기함했다.

 

물론, 놀란 것은 강백산도 마찬가지였지만.

 

‘내력과 경력을 압축한 진공검의 형태를 구사하는구나. 힘으로만 밀어붙이면 답이 없겠어.’

 

당초…….

 

강백산은 자신의 장기인 완력을 앞세워 대결의 승기를 잡으려 했으나.

 

소선의 일검을 맞닥뜨린 후, 그는 대번에 그와 같은 판단이 잘못되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내겐 지구력밖에 없다!’

 

그 때문에.

 

강백산은 싸움의 구성을 바꾸기로 했다.

 

‘제아무리 아미파의 검법이 오묘한 무리를 품고 있다 한들…….’

 

적어도 강백산은.

 

자신의 장점을 살릴 줄 아는 진짜배기 ‘싸움꾼’이기 때문이었다.

 

‘지구력으로는 날 따를 수 없을 테니까…….’

 

파파파파파-!

 

동시에, 강백산의 신형이 둘로 쪼개졌다.

 

아니!

 

마치 그렇게 보였다.

 

‘……!’

 

이는 강백산의 절기인 남만 살인 격투기의 경신법 때문인데. 살인 격투기는 박투술인 만큼, 신체 균형을 잡는 부분이 무엇보다 관건이다.

 

따라서, 강백산은 화려한 경신법을 시전하여 잔상을 뿌린 채 거리를 좁히려 했고, 소선은 힘에 치중된 싸움을 펼칠 줄 알았던 강백산이 쾌속하기 짝이 없는 경신법을 사용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까아아아앙!

 

하나, 소선은 그리 쉽게 거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자는 초근거리에 특화된 무인이야. 반드시 거리를 유지하다가, 빈틈을 찾아야 해!’

 

두 사람의 상성상…….

 

민첩함의 우위를 점하는 건, 당연히 소선일 수밖에 없었다.

 

하나 그런데도 강백산은 끈질기게 소선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만 몰두를 했다.

 

‘젠장! 거, 더럽게 날다람쥐 같은 년이네.’

 

그도 그럴 게…….

 

강백산은 이미 장기전을 염두에 둔 터라, 섣부른 장공이나 권기를 방출하여 굳이 검수에게 유리한 중거리 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계획과 바람은 이어지지 못했다.

 

고오오……!

 

‘……!’

 

일순…….

 

연신 도망을 다니며 기회만 엿보던, 소선의 일신(一身)에서.

 

가공할 만한 기파가 치솟은 까닭이었다.

 

쐐애애애애애액!

 

그리고 그 기파는 눈 깜빡할 사이에, 매섭고 날카로운 검격으로 승화되어 강백산의 전신을 엄습했다.

 

까아아아아앙!

 

강백산은 소선의 검격에 맞서, 권풍을 일으켜 주먹으로 받아쳤는데 워낙 소선의 반격이 급작스러웠던 터라, 하마터면 흉부를 관통당할 뻔했다.

 

“드디어 싸울 마음이 든 모양이군.”

 

격돌의 여파로 3장 정도 거리를 벌린 강백산과 소선이.

 

서로를 마주 본 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저는 처음부터 당신을 반드시 꺾겠단 일념으로 싸웠어요.”

 

“크크. 좋소. 그럼 이제 나도 장고하지 않겠소.”

 

“…….”

 

“유불리 같은 건 따지지 않고. 전심전력으로 시원하게 싸우겠단 뜻이오.”

 

강백산의 주먹에서 붉은 광채가 서서히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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