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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86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10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86화

#86화

 

 

 

 

 

“……!”

 

“……!”

 

“……!”

 

사실…….

 

나는 전생에도 그렇고, 이번 생에도 그렇고.

 

경악스러운 눈으로 날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엔 꽤 면역이 생겼다.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가끔 날 저런 식으로 쳐다보고는 했다.

 

그건 내가 평범함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숫제, ‘또라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나를 제외한 세상 모두가 이상해서일까?

 

하나 백날 고민해봤자 이 문제에 대한 답은 구할 수 없다.

 

왜냐면 이것은 누구의 문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나대로.

 

세상은 세상대로.

 

각자 방식대로 삶을 살아갈 뿐이고, 나는 세상에 나를 맞추고 싶지 않을 뿐이니까.

 

다만…….

 

“어떻게 하겠소? 금일부로 형산파와 귀하는 내 보호를 받겠소?”

 

그로 인한 충돌이 발생할 땐.

 

나는 기꺼이 그 여파를 감내할 각오가 되어 있다.

 

“진소천…….”

 

형산파 연놈들 전원의 면상에 경악이 드리우던 순간…….

 

사숙 놈은 화를 억누르며 차분하게 내 이름을 읊조렸다.

 

“귀하의 소문은 들었소. 최근 1년 사이, 장안을 넘어, 섬서에서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문파의 장문인이라고…….”

 

“그렇소. 그러니까 내가 당신들을 보호해주겠다는 거요.”

 

“……말장난이 심하군.”

 

“말장난은 모르겠고, 말싸움은 좀 하는 편이오만.”

 

“진소천.”

 

“뭐요.”

 

“그거 아시오?”

 

“그러니까, 뭐요?”

 

“내가 무림인이 된 이후, 당신 같은 오만한 인간은 처음 봤다는 거.”

 

일순, 사숙 놈의 미간이 콰직, 뒤틀렸다.

 

나는 현재 놈이 대로하고 있단 걸 깨달았지만, 예상하던 바라 피식, 미소를 터뜨리며 말을 이었다.

 

“좋은 거 가르쳐줘서 감사하오.”

 

“…….”

 

“하니, 나도 당신한테 좋은 거 알려드려야겠네.”

 

“…….”

 

“지금까지 내게 오만하단 소릴 씨불인 인간들이 몇 있는데…… 청방의 두목 멧돼지가 그랬고, 흑사회의 회주가 그랬고…… 노가살수문의 문주도 그랬지. 아! 사도맹의 호법사자도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소.”

 

“…….”

 

“한데 그자들이 다 어떻게 된 줄 아시오?”

 

“???”

 

내 입에서 영문 모를 소리가 주저리주저리 튀어나오자, 사숙 놈은 황당한 눈치였다.

 

하나 나는 개의치 않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전부 다 존X 맞았소.”

 

“뭐, 뭣이?”

 

“고로, 당신도.”

 

“……!”

 

“존X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오.”

 

 

 

 

 

* * *

 

 

 

 

 

챙-!

 

챙-!

 

챙-!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형산파 연놈들은 대뜸 검을 뽑은 채, 날 겨누었다.

 

연우는 극단적으로 치닫는 상황에 기함했는지 화들짝 놀라며 날 만류하려 했고, 사숙 놈은 여전히 표독스러운 눈으로 날 응시 중이었는데.

 

그제야…….

 

나는 오늘도 무사히 넘어가기 글렀다는 확신을 했다.

 

“자! 슬슬 까놓고 말해보자.”

 

어차피…….

 

이걸로 형산파와의 대립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제 와서, 내가 사과한들, 아니면 놈들이 내게 사과한들.

 

서로의 원망이 사라지겠나.

 

말인즉슨, 한판 붙을 일만 남았단 뜻이다.

 

그렇다면?

 

점잔 빼면서 예의 지킬 필요도 없고 입에서 좋은 말 나가야 할 필요도 없으니.

 

나는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종회란 놈이 형산파의 이름을 믿고 멀쩡한 손님들을 쫓아내려 했다. 한데, 하필이면 손님 중 내가 있었고 나는 형산파란 이름에 안 쫀다 이거 아니냐. 근데 또 너희는 그런 내가 아니꼬우니 어쩌겠어? 한판 붙는 수밖에.”

 

그러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노기에 차 있던 형산파 연놈들이 다짜고짜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놈들은 내가 가소로워서 저러겠지만.

 

반대로 나 역시, 놈들이 가소로운 건 마찬가지라 미소로 일관했다.

 

“진소천. 한 가지 명심해라.”

 

그때, 사숙 놈이 비릿한 표정을 지었다.

 

“뭘 명심해?”

 

“너는 스스로 형산파에 도전했다. 고로, 죽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알겠는가?”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건대.

 

사숙 놈은 최소 내 팔다리 하나쯤 자를 생각인 듯했고, 이후 벌어질 이런저런 문제에 대해서도 내게 책임을 전가할 모양이었다.

 

나는 고갤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아들었다. 하나 그건 반대로도 적용된다.”

 

“뭐라?”

 

“오늘. 너희 연놈들이 모두 내 손에 뒤지더라도 자초한 거니, 나중에 딴소리하지 말란 뜻이다.”

 

“본파를 어찌 보고!”

 

“어찌 보긴, 뭘 어찌 봐. 구파일방에 들어가고 싶은데 못 들어가서 열등감에 가득 찬, 병X들로 보지.”

 

“네 이노오오오옴!”

 

그때.

 

내가 악담을 채 끝내지도 않았는데, 형산파 인물 중 하나가 느닷없이 날 향해 날아들었다.

 

쐐애애액-!

 

놈의 검로는 온전히 내 흉부를 노리고 있었다.

 

그것은 진심으로 날 죽이기 위함을 방증하는바.

 

덥석-!

 

상대가 살계를 펼친 이상 나 역시 봐줄 필요가 없고, 그럴 마음도 없기에 나는 놈의 손목을 거머쥔 뒤 콰득, 비틀어 검을 떨어뜨리게 만든 다음 안면을 철두공(鐵頭功)으로 들이받았다.

 

꽈아아앙-!

 

이마에 강렬한 타격감이 느껴진다.

 

때린 나도 그 정도였니…….

 

“사, 사질!”

 

“사제!”

 

“사제!”

 

“사제!”

 

“사형!”

 

“사형!”

 

맞은 놈은 어떠했겠나?

 

“형님!!!”

 

형산파 연놈들은 대경실색했고 연우도 놀랐는지 고함을 질렀으며,

 

“으으……윽!”

 

털썩!

 

내 철두공을 처맞은 놈은 면상에 피칠을 한 채로, 그만…….

 

“…….”

 

혼절해버리고 말았다.

 

 

 

 

 

* * *

 

 

 

 

 

현재, 형산파 인물들의 심경은 처참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들은…….

 

진소천을 무시했고, 그 값은 그야말로 참담했다.

 

물론, 그들이 처음부터 진소천을 우습게 본 건 아닐 것이다.

 

다만, 항간에 떠도는 진소천의 소문 중 일부는 과장이라 생각했을 것이고, 또 일부는 아예 접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이며 그를 감안해도, 진소천이 형산파의 이름 앞에 경거망동할 거란 생각은 못 했을 터.

 

하나 진소천은 그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어,

 

“덤벼라. 연승식도 좋고, 동시에 덤벼도 좋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치욕감을 선사했으니…….

 

“네놈! 반드시 죽이겠다!!”

 

형산파의 인물들로선 이성을 잃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종회야. 멈춰라.”

 

“사숙!”

 

“내가 직접 나서겠다.”

 

“하, 하지만! 이 일은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제가 수습을…….”

 

“이 일은 더 이상 너만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사숙…….”

 

“이 일은. 이제 본파의 자존심이 달린 중차대한 문제가 되었느니라.”

 

“영명 사숙…….”

 

영명.

 

그는 형산파 일대제자였으며 촉망받는 강호의 신진 고수였다.

 

하나 생각지 못한 봉변을 당했으니 직접 나서기로 결정한 것이었는데…….

 

“진소천. 나는 대 형산파 일대제자, 영명이다. 너는 본파를 모욕했으니 죽인다 해도, 본파의 규율에 어긋나지 않는다. 하니, 너는 금일 나와 정정당당하게 무림인으로서 대결하겠느냐?”

 

그는…….

 

진소천을 향해 그렇게 물었다.

 

이는 언뜻, 싸우기 전 상대의 합의를 구하는 무림인의 예의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 속내에는 ‘너를 죽이더라도 내 잘못이 아니다!’라는 일종의 책임 전가적 성격이 짙게 밴, 한 마디였다.

 

물론, 진소천은 흔쾌히 동의했지만.

 

“이미 말했잖냐. 연승식으로도 괜찮고, 네놈들이 동시에 덤벼도 좋다고.”

 

“미X놈이군.”

 

“내가 정상은 아니지.”

 

“긴말 필요 없겠군. 자리를 옮기지.”

 

“좋아.”

 

대결이 기정사실화된 이상 두 사람은 곧장, 객잔을 나서 한적한 수림에 자리를 잡고 대치했다.

 

형산파 인물들은 아직도 진소천의 여유로운 모습이 이해되지 않는 눈치였고, 석연우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넌지시 입을 열었다.

 

“형님……. 정말 이래도 될까요? 저 사람은…… 형산파의 영명입니다. 저도 화가 난 터라, 웬만하면 말리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상대가 형산의 일대제자인 이상 자칫하면 큰일로 불거질지 모릅니다.”

 

석연우의 말엔 일리가 있었다.

 

애당초, 상대가 영명이 아니더라도…….

 

형산파는 구파일방을 제외한 백도의 문파 중 가장 세력이 막강한 축에 속하는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문파였고, 개중에는 구파일방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대형 문파인 바.

 

뒷일을 걱정하는 석연우의 심정은 당연한 일일지 몰랐다.

 

하나, 진소천은 생각이 달랐는지 고갤 저었다.

 

“연우야.”

 

“네, 형님.”

 

“우리가 뭐 하는 사람들이냐?”

 

“네?”

 

“너나, 나나. 우리 직업이 뭐냐고.”

 

“그야…… 강호에서 활동하는 무림인(武林人)?”

 

“맞다. 우리는 무림인이지.”

 

“형님…….”

 

“중생을 구제하겠단 목적으로 활동하는 소림 땡중도. 도가의 가르침을 만천하에 전파하겠다는 호랑 말코 도사도. 심지어 산적질해서 먹고사는 녹림도나 마교 놈들까지. 우리는 전부 무림인이지.”

 

“형님…….”

 

“뭘 걱정하는지 안다. 나도 유쾌한 건 아니고. 나라고 정신 나가지 않은 이상, 형산파 놈들과 척지고 싶겠냐? 해서, 오늘은 많이 참기도 했다.”

 

“…….”

 

석연우는 진소천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확실히 오늘 진소천은 평소보다 많이 참은 게 사실이니까.

 

만약 평소의 진소천이거나 기분 나쁜 상태의 진소천이었다면?

 

애당초 종회가 객잔에서 나가라는 말을 하는 순간, 바로 그의 머리통은 박살이 났을 것임에.

 

“무림인은 다른 거 없다. 착한 놈이든, 나쁜 놈이든. 싸울 때, 싸우는 게 무림인이야.”

 

“형님…….”

 

“고로, 나는 싸운다.”

 

그제야…….

 

석연우는 진소천의 싸움을 결코, 말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형님! ……하지만 절대 저 사람을 죽이면 안 됩니다. 그것만큼은…… 꼭 지키셔야 합니다.]

 

그러나, 이대로 진소천의 감정에 모든 걸 맡길 순 없는 노릇.

 

석연우는 그를 향해 전음을 보냄으로써, 최악의 상황만은 피하고자 애썼다.

 

다행히 진소천도 동감하는지 끄덕이며 전음을 쏘았다.

 

[물론. 나도 죽이고 싶진 않다. 한데 그게 또 마음대로 될지는 모르지. 만약, 저놈의 무공이 예상을 훨씬 웃돈다면? 내가 큰 기술을 걸지 않고 놈을 제압할 수 있는 각이 나오지 않으면? 나도 장담은 못 해.]

 

‘그러고 보니……!’

 

순간, 석연우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영명 도장의 실력을 간과하고 있었다!’

 

워낙 진소천의 무공이 대단하거니와, 그가 누구에게 패배한다는 생각은 떠올릴 수 없었던지라 망각했으나.

 

‘대 형산파 일대제자, 영명-!’

 

구파일방에 비견될 만큼 대단한 전력을 갖춘 형산파 일대제자가 그였으며,

 

‘분명 강적일 거야.’

 

비록 ‘백도구봉’ 같은 최정상 후기지수의 목록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형산파 영명은 백도의 후기지수라면 누구나 알 법한 고수였던 것이다.

 

[형님! 그래도 절대 살인이 일어나선 안 됩니다! 만약 사람이 죽게 된다면…… 정말 큰일이 벌어질 거예요. 문도들 생각도 하셔야죠. 이제 소천문도 자리를 잡고, 크는 중인데. 형산파와 척지면 골치 아파진다고요.]

 

하나 석연우는 거듭, 진소천의 패배를 걱정하기보단 그가 영명을 죽여버리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만 느꼈다.

 

그만큼 진소천의 무공을 믿어 의심치 않는 석연우기에…….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노력해보마.]

 

진소천은…….

 

[뭐…… 패다가 보면 다리 한 짝쯤 병X으로 만들 수도 있겠지만.]

 

아무런 생각이 없어 보였다.

 

[혀, 형님!]

 

[금방 끝날 거다.]

 

[…….]

 

“근데 왜 우리 전음으로 대화하는 거냐? 죄지은 것도 아니고.”

 

“그, 그게…… 몰라요?”

 

심드렁한 표정으로 석연우를 향해 물은 진소천이 이내 코를 후비적거리다가 영명을 향해 입을 열었다.

 

“영명아.”

 

“…….”

 

불쑥-.

 

그러고는 자신이 판, 코딱지를 불쑥 내밀어 보였는데.

 

“이게 뭔지 아냐?”

 

영명은 상대할 가치가 없다는 듯, 대꾸 없이 발검한 채로 중단세를 겨누었다.

 

그 순간,

 

“탄지신통이다.”

 

파아아아앙-!

 

한 줄기 굉음과 함께 사상 초유의 ‘코딱지 탄지신통’으로 대결의 포문을 열어젖히는 진소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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