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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62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13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62화

#61화

 

 

 

 

 

“아빠야! 이렇게 하면 돼?”

 

“어? 어…….”

 

“헤헤- 무공 재미따아!”

 

“…….”

 

자식의 재능을 알아보는 부모의 마음을 형용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형용이 불가하다.

 

잘하니까 마냥 기뻐하기엔 정말 내 새끼를 무인으로 키워도 될까 싶은 번민에 빠지고, 그렇다고 안 가르치자니 재능이 아깝고…….

 

자식을 키운다는 것.

 

그리고 내 새끼를 직접 지도한다는 게 이렇게나 힘든 일이다.

 

하나 분명 소윤이를 가르치는 일 자체는 즐거움이 아닐 수 없었다.

 

우선, 못난 애비가 뭐라도 해줄 수 있다는 만족감도 느끼는 한편, 또 내가 무공만큼은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 지도자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고금제일살수이자 고금제일 무공 지도자이기도 한 셈이다.

 

농담이 아니라 내게 지도받은 동동이들. 특히, 일동 같은 경우는 최근 일취월장하여 이젠 가끔 든든할 지경이다.

 

짐작이지만 지금 일동이 수준이면 잘 나가는 명문정파의 삼대 애새끼들은 상황에 따라 제압할 수 있고, 웬만한 이대들과 비무 해도 선방할 수 있을 터.

 

아무튼 각설하고, 나는 내가 최고의 지도자란 자부심을 살려 넓은 시각과 관대한 마음으로 소윤의 무공을 지도했다.

 

우선 하루 반 시진씩 태경심법을 외우게 하는 한편, 육합권의 몇 가지 품세를 가르쳤는데.

 

놀랍게도 소윤의 흡수력은 혀를 내두를 수준이었다.

 

‘음……. 아무리 소윤이가 천재라도 이건 진도가 너무 빠른데.’

 

그러다 문득…….

 

나는 요즘 소윤이가 ‘소윤단’을 복용 중이란 사실을 떠올렸다.

 

‘동벽 선생이 대단하긴 하네. 티끌만 한 부작용 없이 이런 영기를 체내에 축적하다니…….’

 

전생에 나도 영단 꽤 먹어봤지만 ‘소윤단’ 만큼 다방면에 유용한 영단은 본 적이 없다.

 

비록, 소림 대환단 같은 폭발적인 내력 증진의 효험은 없을지언정, 오래 두고 장복하면 양생엔 양생대로, 공력엔 공력대로, 더불어 체내 진기의 흐름을 원활히 돕는 효능 뛰어난 영단이 바로 ‘소윤단’인 것이다.

 

“소윤아. 잠시 혼자 육합권 연습하고 있을래?”

 

“응? 왜, 아빠?”

 

“아빠는 잠깐 할아버지한테 다녀올게.”

 

“응, 알았어.”

 

아무래도…….

 

좋은 건 나눠 먹는 게 낫겠지?

 

일단 그 전에 견적부터 뽑아봐야겠다.

 

 

 

 

 

* * *

 

 

 

 

 

“어르신.”

 

“문주. 의약당엔 웬일인 게야?”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하게.”

 

“혹시…… 소윤단 제작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음……. 소윤단은 제조하는데 큰돈이 들어가진 않네. 물론 그 정도 효험을 가진 영단을 제조하려면 귀하디귀한 재료를 사용해야겠지만 내가 누군가? 내 비록 ‘연단술’의 대가는 아니지만, 한 때 모든 약재를 총망라한 ‘본초강목’을 저술한 의학자일세. 소윤단은 애초에 소윤이의 양생을 위해 제작된 영단이므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네. 끽 해봐야, 약방의 녹용 한 재 값이면 충분하지.”

 

“녹용 한 재 값이면 그리 싼 건 아닌 것 같습니다만.”

 

“어허! 문주. 그 방면으론 문외한인가 보군. 영단은 본래 엄청나게 비싼 것이네. 자네가 당장, 암시장에서 화산의 자소단이나 무당의 태청단 같은 걸 하나 사려고 해보게. 아마 땅값 비싼 동천의 기와집 한 채 값은 줘야 할걸?”

 

“……뭐 그렇긴 하지요. 그렇지만…….”

 

“그렇지만 뭐? 혹시 내 ‘소윤단’이 자소단이나 태청단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영단인데 그 가격이 비싸다? 그런 게야?”

 

“아닙니다. 다만 개당 녹용 한 재 값이면 문도들이 자주 먹어야 할 걸 계산했을 때, 장기적으론 적은 값이 아닌지라….”

 

“허! 이 사람아. 세상에 어느 문파가 문도들에게 영단을 자주 지급한다던가?”

 

“……그런가요?”

 

“이를 말인가? 이럴 때 보면 자네도 참…… 세상 물정에 어둡군.”

 

죄송합니다.

 

전생엔 밥 먹듯이 먹었던지라…….

 

“아무튼 어르신. 그럼 소윤단을 대량으로 제조해주십쇼.”

 

“음…… 문주. 참고로 소윤단은 장복을 했을 때만 효능이 발휘되네. 제조비가 저렴한 대신, 한 번 복용한다고 소환단처럼 공력을 폭발적으로 올려주지 않는단 말일세.”

 

“압니다.”

 

“하면 지속적인 제조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금전적으로 감당이 되겠나? 소윤이야 내가 평생 책임지고 만들어줄 수 있다지만 20명 되는 문도들에게 주기적으로 소윤단을 복용시키려면 값이 만만찮을 거야.”

 

“……일단 돈은 제가 어떻게 해서든 벌 궁리를 해보겠습니다. 어르신은 제조만 해주십쇼.”

 

“알겠네. 하면 나도 자네 주머니 사정 덜어줄 궁리를 해보지.”

 

“아…… 어르신이요?”

 

“허허. 왜? 못 믿겠는가? 내가 물욕이 없어서 그렇지, 돈 벌고자 마음만 먹으면 일확천금도 만질 수 있는 사람일세.”

 

“혹시 외인들을 진료하실 생각이십니까?”

 

“진료 그거야 돈이 얼마나 되겠나. 돈 없는 민초들 치료해주고 폭리를 취할 순 없지.”

 

“그럼요?”

 

“혹시 잊었나?”

 

“…….”

 

“노부는 미용술(美容術)과 성형술(成形術)의 대가일세.”

 

“아!”

 

“허허허.”

 

왜…….

 

진작 이 생각을 못 했을까?

 

노가살수문에서 탈취(?)한 재산 중 대부분을 소천문 부근의 부지를 사들이고 별관을 건축하는 데 쓴 탓에, 어찌 돈을 벌까 싶던 참인데…….

 

동벽 선생이 먼저 저런 제안을 해주니 감읍할 따름이었다.

 

“어르신. 정말 그런 사술까지 펼치면서 돈을 버셔도 되겠습니까? 저야 좋지만…….”

 

“어허, 이 사람아! 미용술과 성형술이 왜 사술인가. 그것도 엄연한 의술일세. 타고난 얼굴이 흉측해 고통받는 이에겐 이만한 의술이 없는 셈이야. 다만, 시술비가 만만찮으니 자네는 장안의 부잣집 마나님들이나 고관의 여식들 위주로 호구…… 아니, 손님들을 구해보게.”

 

“방금 호구라고 하셨습니까?”

 

“뭔 소린가?”

 

“그러니까…… 방금 호구 잡으라고 하신 거 아니냐고요.”

 

“무슨 헛소리야?”

 

“맞는 거 같은데요.”

 

“나가게.”

 

“맞는 거 같은……”

 

“나가!”

 

“넵.”

 

나는 묵례하며 곧장 의약당을 빠져나왔다.

 

동벽 선생을 더 긁었다간 곰방대로 머리통을 얻어맞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한데…….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 모른다더니.

 

동벽 선생한테 저런 면도 있었군.

 

새삼 다시 느끼지만, 저 양반은 못 하는 게 없는 다재다능의 표본, 살아있는 만물 탐구자, 지식과 지혜의 선두주자, 어떤 상황에서도 계책을 만들어내는 ‘해결사’가 틀림없다.

 

후…….

 

진짜 나도 동벽 선생 안 만났으면 어쩔 뻔했냐?

 

 

 

 

 

* * *

 

 

 

 

 

며칠 후-.

 

“제군들.”

 

“…….”

 

“…….”

 

“…….”

 

여느 때처럼 광양산 정상에 올라 체력 단련을 마치고 잠시 쉬는 시간을 틈타…….

 

나는 문도들을 향해 위풍당당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한데, 녀석들은 수련이 힘들어서인지 그런 나를 소 닭 보는 듯 쳐다보다, 그도 귀찮아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기에 급급했는데.

 

“니들. 추가 단련하고 싶은 거구나?”

 

나는 문도들의 괘씸죄를 단죄할 요량으로 물었고, 문도들은 일순, 기함하여 고갤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 아닙니다, 문주님!”

 

“아니 왜 그런 상스러운 소릴 하십니까요?”

 

“전혀요!!!”

 

그제야 나는 피식 웃으며 다시 말했다.

 

“그래. 아니지? 아니겠지. 니들이 아무리 의욕 넘친다지만 사람인데 그럴 일은 없겠지.”

 

“다, 당연하지요.”

 

“이를 말씀입니까?”

 

“어떤 미X…… 아니, 정신이 나간 게 아니라면 그럴 리가 없지요, 하핫…….”

 

저렇게도 수련이 힘들까?

 

나 같으면 더 시켜달라고 외려 아우성칠 텐데.

 

하여튼, 나약해 빠진 놈들 같으니라고.

 

“아무튼. 본 문주는 고생하는 제군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내 말에 문도들의 낯빛이 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보통 내가 선물을 준다고 할 땐, 대개 그 선물이 ‘추가 단련’으로 이어질 공산이 컸기 때문이다.

 

“왜 선물을 준다는데 겁을 먹고 지X들이냐?”

 

“…….”

 

“…….”

 

“…….”

 

“영단이다.”

 

“???”

 

“???”

 

“???”

 

“너희한테 줄 선물이 영단이란 말이다.”

 

그러자,

 

“네?”

 

“여…… 영단이요?”

 

“영단이라니요?”

 

“혹시…… 소림에서 도둑질이라도 하신 겁니까?”

 

무식한 문도 대부분은 아직 알아듣지 못하는 눈치였고 일동, 이동, 삼동과 연우는 믿지 못하겠단 표정으로 물었다.

 

“소림에서 도둑질? 그걸 말이라고 하냐? 일단, 삼동이 너 한 대 예약.”

 

“…….”

 

“다름이 아니라 의약당주께서 가성비 훌륭한 영단을 제조하셨다. 영단 이름은 소윤단이고, 지금 소윤이는 한 달 넘게 먹는 중이다. 부작용도 일절 없고 순수 정양한 힘을 배양할 기회다.”

 

“아!”

 

웅성웅성-.

 

그제야 모든 문도들이 내 말을 알아듣고 반색한 눈초리로 웅성거렸다.

 

난데없이 영단이라 하니…….

 

아마, 꿈인지 생신지 싶겠지?

 

“문주님. 그럼 그 영단을 부문주님이나 1, 2번 대 대장님들 왜 우리에게도 나눠주신단 겁니까?”

 

그때, 승복이가 대뜸 손을 들더니 물었다.

 

나는 끄덕거리며 답했다.

 

“당연하다. 나는 간부와 평문도를 차별하지 않는 진정한 만민평등주의자, 공명정대한 우두머리, 사리 판단이 대쪽 같은 사내요, 너희 모두의 문주다.”

 

“…….”

 

“그러니까 모두에게 영단을 나눠준다.”

 

“아싸!”

 

“문주님, 최고!”

 

“문주님이 최고시다!”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문도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역시…….

 

영단이란 말에 저처럼 기뻐하는 걸 보니, 이제 저놈들도 강호인 다 됐다.

 

본래 강호인들이 가장 환장하는 게 ‘무공 비급’이요, ‘영단’ 아닌가.

 

“물론. 소윤단은 가성비가 뛰어난 영단이지만 그렇다고 싸구려 영단은 아니다. 말인즉슨 아무리 저렴한 가격에 제조 가능해도 너희 모두에게 주기적으로 복용시키려면 문파 기둥이 휠 지경이란 뜻이다. 하니, 너희는 고마운 줄 알고 죽을힘을 다해 수련해라. 농땡이 부리는 놈이 있으면 ‘작살’을 내 줄 테니 명심하도록.”

 

“넵!”

 

“넵! 문주님.”

 

“지금도 지옥인데, 뭐가 무섭겠습니까, 문주님.”

 

“크크크.”

 

“흐흐흐!”

 

“하하하!”

 

‘영단’이 불러일으킨 반향이 워낙 컸던지라, 피녹초가 되었던 문도들이 일순간, 활화산처럼 들끓어 올랐다.

 

그때.

 

그 열기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연우가 슬그머니 입을 뗐다.

 

“……형님.”

 

“어, 왜?”

 

“혹시…… 저도 그 영단 주십니까?”

 

“…….”

 

“헤헤…….”

 

“웃냐?”

 

“아…….”

 

“양심도 없는 놈 같으니라고.”

 

“네?”

 

“집도 잘 사는 주제에 지금껏 소천문에서 먹고 자고 싸고 수련하고. 그러는 동안 철전 한 꾸러미 내놓지 않은 천하의 파렴치한 수전노.”

 

“???”

 

“양심 불량, 염치없는 놈, 고금제일빈대.”

 

“지, 지금 뭐라는 겁니까? 진짜. 안 먹습니다, 안 먹어. 와! 하하하. 진짜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안 나오네. 형님이 나한테요? 내가 지금까지 형님을 이유 없이 도와준 게 얼만데? 와! 참나! 진심 어이없네. 형님! 사람 그렇게 안 보였는데, 너무 하시네요. 거, 영단 그딴 거 내 돈 주고 사 먹으면 되거든요? 와!”

 

내 농담에 연우는 화가 지지리도 났는지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당혹감을 피력했다.

 

나는 그 모습이 웃겨서 킥킥거렸고, 문도들도 하나같이 웃음을 터뜨렸다.

 

“왜! 왜 웃습니까! 왜들 웃냐고요!”

 

“연우야.”

 

“왜요.”

 

“농담이다, 농담.”

 

“아…… 그런 농담 좀 하지 마요. 진짜 섭섭할 뻔했잖습니까.”

 

“근데 있잖아.”

 

“네?”

 

“넌 진짜 돈 주고 사 먹어도 되는 거 아니냐?”

 

“아…….”

 

“장난, 장난.”

 

“……진짜.”

 

그렇게 말장난을 즐기는 사이…….

 

나는 구석에서 슬그머니 내 눈치를 살피는 ‘목각인형’ 노호영을 발견했다.

 

“뭘 보냐? 호영아?”

 

“아…… 하하. 그게 말입니다.”

 

“뭐? 속 시원히 말해봐. 타박 안 할 테니.”

 

“……진짜요? 그럼 그 영단 혹시……”

 

“닥쳐라.”

 

“…….”

 

좋다 좋다 하니까.

 

또 슬슬 기어오르지?

 

영단?

 

진짜 저것도 보통 미X놈이 아니네.

 

 

 

 

 

* * *

 

 

 

 

 

이튿날-.

 

딱 봐도 나 ‘사파요!’ 하고 자랑하듯 온몸에 새빨간 혈포를 걸친 기골 장대한 중년인이 소천문을 찾았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가 적개심을 가지고 왔음을 알아차렸다.

 

“반갑소.”

 

“누구요?”

 

“그 전에. 당신이 소천문의 문주, 진소천이요?”

 

“그렇소만.”

 

“나는 사도맹의 호법사자, 육광이오.”

 

“이름이 육광?”

 

“그렇소.”

 

“육시럴…….”

 

“뭐요?”

 

“들어갑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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