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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59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25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59화

#58화

 

 

 

 

 

“아! 여기로. 그렇지. 역시 덩치가 커서 일은 기가 막히게 하네. 야야! 그렇게 막 힘을 쓰지 말고 안 되면 내력이라도 운용해라. 옳지. 잘한다, 부문주. 확실히 네가 부문주라 제일 낫다.”

 

“…….”

 

“너는 뭘 그리 멀뚱멀뚱 서 있냐? 얘들 고생하는 거 안 보여? 혹시, 돈 한 푼 안 내고 공짜 밥에 수련도 공짜로 하는 객식구 주제에 일도 안 거들 생각이냐? 부잣집 아들내미 행세할 생각이면 당장 석가장으로 가라.”

 

“…….”

 

“1번대 대장, 강이동. 1번대 애들이 외려 2번대 보다 비실거리네? 삼동이한테 안 쪽팔리냐? 자자. 기운들 내라. 이게 다 우리 함께 잘 먹고 잘살자고 하는 짓이니, 힘내란 말이다. 거, 참 굼떠 가지고. 쯧쯧.”

 

“…….”

 

“2번대 대장, 강삼동. 오늘따라 훌륭한 태도를 고수하는구나. 앞으로 이 목재며, 기와며, 열심히 옮기고 최대한 인건비를 아껴 문파의 재정 건전성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도록.”

 

“…….”

 

“모두 어리둥절할 거다. 인부 좀 더 쓰면 될 일이지, 왜 문도들이 직접 막노동해야 하는지 이해 안 가겠지. 하나 그건 착각이고, 경솔한 생각이며, 막 돼 먹은 마음가짐이다. 문파에 무언갈 바라기보다, 본인이 문파를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게 진짜 무인이란 말이다. 농땡이 부릴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참고로 가장 작업 속도가 느린 놈들을 추려서 야간 구보 및 야간 구타를 실시하겠다.”

 

“…….”

 

“그리고, 너.”

 

“히, 히익!”

 

“노호영 이 호랑 말코 새끼야. 대체 넌 뭔데 보고만 있냐?”

 

“나…… 나는 무얼 하면 되겠소, 문주?”

 

“그냥 아무 데나 붙어서 돕는 척이라도 해라. 아니면 확 앉은뱅이로 만들어줄까? 그럼 ‘노동’도 면제되니까.”

 

“아…… 아닙니다!”

 

일반 문도들과 간부는 물론, 객식구와 문파의 ‘자산’에 이르기까지.

 

나는 동벽 선생을 제외한 소천문과 관련된 모든 이에게 막중한 임무를 부여하고 그들을 관리 감독하는 중이다.

 

우선 나는 본관 한 채와 별관 두 채로 나누어져 있던 소천문 건물을 모두 매각하고 장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장원 딸린 건물을 구매했다.

 

새로 산 건물의 규모는 거의 석가장 반만 한 수준이었는데 과거, 전전(前前)대의 현령이 살던 집이라 장원 한 편에 화원도 마련되었고 뒤편으론 송림(松林)이 펼쳐져 산책하기도 좋았다.

 

‘이 넓은 장원은 연무장으로 사용하면 되겠고.’

 

게다가 별채만도 십여 채에 달했는데 소윤이와 예린이 거처를 하나씩 마련해주고, 글 선생이 두 사람을 지도할 학당(學堂) 개념의 공간도 만들 작정이다.

 

또한, 향후 소천문 및 내 집으로 사용될 이 건물의 주변 전답과 자그마한 초가 몇 채도 함께 샀는데 모두 증축하고, 다듬어 문도들의 거처로 쓸 예정이었고 그 때문에, 100여 명의 인부와 20여 명의 문도 전원은 현재, 한겨울 땀이 줄줄 흐를 만큼 격한 노동에 시달리는 중이었다.

 

‘이제야 좀 문파답네.’

 

음…….

 

가슴이 뿌듯하단 게 이런 느낌일까?

 

아무튼 장안에 들어온 지 1년이 되어가는 중에….

 

나는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생각해보면…….

 

내 행보는 스스로도 황당하다.

 

무작정, 네 살 딸내미 업고 시장 바닥에서 영약 팔던 일부터 소담골 망나니 3인방 동동이 형제를 거둔 일, 또 녀석들과 장안 일대 악당들을 소탕한 일, 청방 두목 멧돼지를 작살 낸 일.

 

이후, 흑사회를 단신으로 조지고 주 영감의 도움을 받아 노가살수문을 봉문시킨 일까지.

 

전생에 별일을 다 겪은 나로서도, 환생 후의 내 행보는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후…….’

 

최근 며칠.

 

나는 급격한 무공의 진일보를 체험하고 있다.

 

그렇다고 또 다른 자연결의 ‘속성’을 개문(開門)했다거나, 무학적 기치가 변한 건 아니고.

 

다만 처음 환생했을 때, 내 몸은 보통 사람과 다를 바 없어 진신 전력을 담지도 못했지만 꾸준한 수련과 성찰로 단단해지고 또 무뎌지고 적응해가며 이젠 제법 몸뚱이가 자연결의 힘을 잘 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젠 확실히…….’

 

성장에 박차를 가할 차례다.

 

전생의 나는…….

 

범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의 바닷속으로 육신을 던져 스스로를 갈고닦았다.

 

특히 일급 살수로 진급한 이후엔 간부들조차 혀를 내두를 만큼, 지옥 같은 고통을 자진했는데 그 끔찍한 고련은 ‘특급 살수’가 되고 적수가 없어졌을 때쯤에야 멈출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마저도 임무가 많아 수련 시간이 부족했던 탓이지만.

 

아무튼 나는 그만큼 수련에서 비롯되는 고통을 즐길 만큼의 정신력을 내재한 사내다.

 

환생 후엔 몸이 버티질 못해 그런 수련을 지양했지만 이젠 몸의 내구력이 강해진바, 웬만한 수련은 정신력과 의지로 감당할 자신이 생겼달까?

 

‘일단…… 문파는 문파대로 말아 올리면서…… 슬슬 애들도 제대로 굴려봐야겠다.’

 

그 때문에.

 

나는 이제 미X 듯이 수련할 생각이다.

 

살이 타들어 가고, 근육이 터질 것 같은 고통 속으로.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진기가 역류하는 내력의 과부하 속으로.

 

이가 뿌드득 갈리고 영혼마저 오열할 만큼의 지옥 속으로…….

 

나는 몸을 집어 던질 생각인 것이다.

 

물론…….

 

“문주님! 너무 힘든데 한 식경만 쉬죠. 우리야 무인이라지만, 인부들은 보통 사람들 아닙니까!”

 

“쉽시다!”

 

“옳소!”

 

저 무식하고 가끔 멍청하지만 내 말은 또 기가 막히게 잘 듣는 문도들이랑 함께 말이다.

 

 

 

 

 

* * *

 

 

 

 

 

“후! 이제 간신히 완성되었구려.”

 

“수고하셨소.”

 

“한데, 문주님. 이런 무거운 강철 장비를 어디다 쓰려고 하시우?”

 

“문도들 수련 장비로 쓸 생각이오만.”

 

“허……! 혹시 이 강철 팔찌와 발찌를 수족에 차고 수련한단 말입니까요?”

 

“그렇소.”

 

“대관절 이게 사람이 찰 수는 있는 물건입니까?”

 

“안 되면 되게 하라.”

 

“???”

 

“그게 소천문의 정신적 기조요.”

 

“아!”

 

보름 전…….

 

나는 장안에서 가장 오래된 대장간에 의뢰를 맡긴 참이었다.

 

바로, 문도들에게 끼워줄 강철 팔찌와 발찌의 제작 때문이었는데, 이 도구를 통해 문도들은 사막에서도 이틀 밤낮을 생으로 뜀박질할 탁월한 근질과 근지구력, 체력을 배양하게 될 것이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런 수련용 팔찌, 발찌는 백련정강이나 묵강한철, 또는 현철로 제작하는 게 가장 좋은데 그러고자 한다면 당장 만석꾼이 되어야 할 판이라 어쩔 수 없고.

 

지금은 이 정도만 되어도 아마, 광양산 전체에 문도들의 곡소리가 끊이질 않을 터라 대충 만족스러웠다.

 

“한데…… 문주님.”

 

“왜 그러시오?”

 

“이 많은 강철을 어떻게 들고 가실 생각이십니까?”

 

“어떻게 들고 가긴요. 그냥 들고 가야지.”

 

“네?”

 

대장간 주인의 물음에 나는 이내 커다란 쇠 광주리에 담긴 팔찌, 발찌 더미를 번쩍 들어 올렸다.

 

‘……무겁긴 무겁네.’

 

실제 그랬다.

 

다행히 나는 ‘역’ 속성의 힘을 개문하여 완력이 인간 수준이 아니라 무리 없이 들었지만, 웬만한 외가기공의 고수도, 이런 걸 들다간 허리가 접힐지 모를 일이었다.

 

“세, 세상에! 문주님. 어떻게 그걸…….”

 

쇠 광주리를 들어 올리는 내 모습에 대장간 영감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나는 영감을 향해 찡긋- 눈 한 번 깜빡인 뒤, 유유자적 완만한 걸음으로 발길을 내디뎠다.

 

문도들이 이걸 보면 무슨 생각을 떠올릴까?

 

‘엄청 고마워하겠지?’

 

후후.

 

 

 

 

 

* * *

 

 

 

 

 

“아빠야. 여기 정말 우리 집 맞아?”

 

“그래.”

 

“와아……!”

 

소천문.

 

이젠 단순히 일개 문파가 아니라 나와 소윤이가 먹고 자고 마시는 삶의 터전이 된 새집에서 소윤이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반색했다.

 

“아빠. 여기 너~~~무 넓다!”

 

“앞으로 돈 더 벌면 인근 부지를 모두 구매해서 확장할 거니 소윤이 넌 황궁 같은 곳에서 살게 해주마.”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나는 소윤에게 그렇게 말했다.

 

한데 웃긴 게…….

 

소윤이는 또 내 말을 찰떡같이 알아들은 모양이다.

 

“와아! 그러려면 아빠 돈 진짜 많이 벌어야겠네?”

 

“뭐…… 돈 버는 게 어렵다던데 아빠한텐 그리 어렵지 않으니까 조금 기다려.”

 

나는 새집을 방방 뛰어다니는 소윤을 뒤로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이 정도 규모면 전생에 내가 쓰던 살수회 대장 전용의 전각보다 훨씬 큰 규모고, 20명 남짓 되는 문도들이 지내고 수련하기엔 과분하니 참 격세지감이었다.

 

“문주님. 축하드립니다. 장안에 막 입성하신 지 엊그제 같은데 1년 만에 대성하셨군요. 앞으로 얼마나 더 뻗어 가실지 짐작도 안 됩니다. 하하.”

 

그때 글 선생이 소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흐뭇하게 웃으며 내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그간 내가 글 선생에게 참 무심했다.

 

딸내미 맡겨 놓은 애비가 돼서 간간이 덕담 한 번 못 해줬으니 섭섭했겠지?

 

“선생 양반. 고맙소.”

 

“고맙기는요. 제가 더 감사하죠.”

 

“아무튼 내년에도 소윤이 잘 부탁하오.”

 

“걱정 마십쇼, 문주님. 저도 최선을 다해 가르칠 거고, 소윤이도 워낙 천재니, 내년이 되면 정말 일고여덟 살 아이들보다 똑똑해진 소윤이를 볼 수 있을 겁니다.”

 

“그거야 당연하고.”

 

“???”

 

“최소 열 살. 열 살 정도 사리 판단 가능하게끔, 만들어 놓으시오.”

 

“…….”

 

고금제일천재를 가르치면서…….

 

최소 나이 대비 두 배는 총명하게 만들어야지.

 

월봉도 많이 받아 가는 양반이.

 

“예린아.”

 

이후 나는 새집을 둘러보며 기함하는 예린을 불렀다.

 

“네, 문주님.”

 

“당초 네 목표는 장안 바닥에 자그마한 반점 하나 차리는 거였다. 한데, 그 돈은 당장 줄 수도 있다. 다만, 네가 떠나면 소윤이 돌봐주고 챙겨줄 담당 가정부를 고용해야 하는데 너 정도 인재는 쉬이 구할 수 없다.”

 

그랬다.

 

나는 예린이가 처음 가정부로 들어올 때 했던 말을 기억한다.

 

예린이는 분명, 자그마한 반점 하나 차리는 게 일생의 소원이라고 했었다.

 

지난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소윤이를 챙겨준 예린을 생각하면 그 돈 못 내줄 이유가 없었다.

 

“문주님.”

 

“말해.”

 

“걱정하지 마셔요. 저는 떠나지 않을 거예요.”

 

“왜?”

 

“반점 차리는 것도 좋지만…… 여기서 생활하는 게 더 좋으니까?”

 

“구체적으로 말하면?”

 

“문주님. 저는 지금 문주님 덕분에 10명이 넘는 아재들과 찬모 아줌마들을 부리고 있어요. 저 같은 미천한 것이 어디서 이런 대접을 받으며 일할 수 있겠어요?”

 

그러고 보니.

 

현재 소천문에서 잡일 하는 잡부와 주방 찬모 아줌마들은 전부 예린이가 일괄 관리하고 그들의 월봉까지 지급하는 실정이니.

 

어떻게 보면 예린이는 우리 집 총관쯤 되는 사람이랄까?

 

“무엇보다 저는 소윤이가 좋아요. 게다가 글 선생님 휘하에서 학문도 배울 수 있고…… 또…….”

 

“또?”

 

“문주님도 좋고요.”

 

일순, 면전에 대고 좋다고 말하는 게 겸연쩍었던지 예린이가 살짝 얼굴을 붉혔다.

 

예린이는 소윤이를 제외한 누구에게도 감정을 잘 표출하지 않는…… 흡사 목석같은 아이라 저 정도면 큰 용기를 냈을 것이다.

 

“그래. 그러면 글 선생도, 예린이도. 새롭게 다가오는 한 해에 같이 잘 지내보자고.”

 

그렇게 나는 두 사람의 어깨를 다독인 뒤, 동벽 선생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이내 소천문 곳곳에 희한한 종이 쪼가리 같은 걸 붙이며 돌아다니는 동벽 선생의 신형이 들어왔다.

 

“어르신. 대체 뭐 하고 계십니까?”

 

“아. 문주. 말 시키지 말게. 기문술을 부릴 때는 마음과 정성을 다해, 축원 드려야 하니 집중해야 한단 말일세.”

 

“네?”

 

“허! 거, 말 시키지 말라니까.”

 

뭔…….

 

나는 어이가 없어서 동벽 선생에게 항명하듯 다시 말했다.

 

“아니, 그러니까 대체 뭘 하고 계시냐는 겁니다.”

 

“보면 모르나? 환영의 술식을 펼치고 있지 않은가!”

 

“???”

 

“여긴 이제 소천문일 뿐만 아니라, 우리 소윤이가 생활할 삶의 터전이네. 세상의 그 어떤 사특하고 나쁜 것들도…… 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는 중이니 방해 말게!”

 

하…….

 

나도 소윤이와 관련된 일엔 극성인 편이지만.

 

저 양반은 정말 말릴 재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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