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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1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23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화

#1화

 

 

 

 

 

“7호. 자네는 정말 지독한 사람이군.”

 

전신에서 시뻘건 선혈이 빗물처럼 뚝뚝 흘러내린다.

 

이미 내력 중 9할 이상을 소모했고 단전과 좌복부의 부상이 깊어 더 이상 운기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나는 일찍이 자네 같은 살수(殺秀)를 본 적이 없네. 솔직히 말해 자네는 살수지왕(殺秀地王)이라기보단, 천무지체에 가까운… 천하에 다시 없을 무재(武材)야.”

 

어떻게 해야 하나.

 

번민에 빠졌다.

 

이대로면 필시 다음번 펼쳐지는 저들의 합공(合功)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방도는 오직 하나.

 

하(下)단전에 침잠한 선천진기(先天眞氣)를 사용, 동귀어진의 수를 펼치는 것뿐.

 

“7호. 단신으로 본교 정예 천마용검대를 120명이나 도륙한 것도 모자라, 우리 사천왕의 협공을 300 합이나 버텼으니….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 자네는 진정 고금제일살수(古今第一殺秀)일세.”

 

하나 선천진기란 사용하는 순간, 죽음이 예정된 양날의 검.

 

“흑마왕(黑魔王). 왜 나를… 죽이려는 건가?”

 

“…7호.”

 

일곱 살 때였다.

 

나는 양친을 여의고 저잣거리에서 동냥질로 연명하다 마교에 납치되었다.

 

이후 살수회로 들어간 나는 살아남기 위해 인간이길 포기했다.

 

임무를 위해 보름간, 곡기를 끊고 뜬 눈으로 눈밭에서 매복한 적도, 똥오줌을 참기 위해 열흘간, 물 한 방울 마시지 않은 적도 있다.

 

내게 하달된 임무는 오직 살인(殺人)이었다.

 

대개 백도라 불리는 정파 고수들을 죽였는데, 가끔 관인(官人)이나 상인의 목숨을 끊을 때도 있었다.

 

“20년을 본교의 개로 살았다. 1급 임무만 해도 100회 이상 수행한 나를 대체 왜….”

 

새삼, 저 마인들의 토사구팽이 억울하진 않다.

 

본래 내 근본이 보잘것없는 살수임에.

 

또한 살수란 언제든 쓰다 버릴 수 있는 소모품이기에….

 

하나 그런 미생이라도 죽음엔 마땅한 까닭이 있어야 하지 않나.

 

나는 한 번도 임무를 실패한 적 없고, 마교의 자잘한 교칙조차 어긴 적이 없었다.

 

“7호. 나 역시 한 사람의 무인(武人)으로서 부끄러우나 솔직히 말하지.”

 

“…….”

 

“자네는 너무 강하네.”

 

“그게 이유라고?”

 

“대(大) 천마신교는 오직 힘의 논리가 우선시 되는 강자존의 세상이네. 한데, 일개 살수에 지나지 않은 자네가 교주 다음가는 교내 제이(二)고수로 추앙받으니 본 사천왕이나 원로들의 심정이 어떠하겠나?”

 

“나는….”

 

“또한, 본교의 무력 중 1할에 해당하는 3000의 살수가 자네를 교주 이상으로 따르고 있네. 이는 반란의 화근이 될 수 있음일세. 상부는 그를 위험하다고 판단한 바네.”

 

그런 거였나.

 

결국, 천마용검대와 사천왕이 나를 공격한 이유는….

 

“개소리군.”

 

개소리.

 

“후훗.”

 

“좀 더 그럴듯한 핑계를 댔어야지. 흑마왕.”

 

그야말로 개소리에 불과했다.

 

“한 가지 더 묻지.”

 

“말하게, 7호.”

 

“교주님도 이 사실을 알고 있나?”

 

그래.

 

어쩌면 나는 처음부터 그를 묻고 싶었던 것일지 모른다.

 

천마용검대와 사천왕의 습격을 받는 순간, 사실 내 마지막을 예상하던 바다.

 

살아남을 방법을, 탈출할 방법을 강구하며 검격을 펼쳤지만, 마음 한구석으론 애당초 죽음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하나, 죽을 때 죽더라도 묻고 싶었다.

 

나의 친구.

 

나의 주군….

 

그가 이 개 같은 흉계를 꾸민 흉수였는지를.

 

“알고 있네.”

 

“…….”

 

“7호. 자네의 죽음을 지시하신 분이… 바로 그분이시네.”

 

10년 전쯤인가.

 

나는 그즈음에 막연하게나마 인생의 덧없음을 깨달았다.

 

당시 나는 한 가지 임무를 하달받았는데, 그 임무는 살수회 동기이자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3호를 내 손으로 죽이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일말의 재고도 없이 3호의 목을 베어버렸다.

 

3호 제거의 임무를 받았을 때도.

 

3호의 목을 날붙이로 끊어내던 순간에도.

 

나는 어떠한 양심의 가책이나 번뇌도 느끼지 않았다.

 

하나 한 해가 저물고.

 

다시 한 해가 저물고.

 

그제야 나는 괴로웠다.

 

이따금, 3호가 꿈에 나타나 내 어깰 두드릴 때면 지독한 고독과 자괴감이 영혼과 육신에 엄습했다.

 

“죽이지 않았어야 했어.”

 

“…뭔 소린가, 7호.”

 

“차라리 그때… 3호와 탈출했더라면….”

 

“허허.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으니 천하의 자네도 정신이 나간 게로군.”

 

지금, 이 순간.

 

나는 생애 처음으로 ‘후회’란 단어의 의미를 곱씹었다.

 

생각해보면, 내게도 기회가 있었다.

 

약관에 이를 무렵.

 

내 무공은 비약적으로 성장해 어느덧 교주를 제외하면 교내에 적수가 없었다.

 

만약 그때, 마음먹고 교에서 탈출하고자 했다면 누구도 막지 못했을 텐데.

 

하나 나는 기회를 놓쳤다.

 

나는 당대의 무림지존이자 주군이었던 내 친구를 믿었다.

 

그와 함께 하는 것이.

 

그의 옆에서 평생 보필하는 것이 숙명이라 여겼다.

 

하나 그건 착각이었다.

 

나는 단 한 순간도….

 

천마, 위지혼의 친구가 되지 못했던 모양이다.

 

“와라.”

 

“……?”

 

“흑마왕(黑魔王), 백마왕(白魔王), 적마왕(赤魔王), 청마왕(靑魔王). 너희 중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한 놈 정도는 저승 길동무 삼아준다.”

 

나는….

 

하단전 깊은 곳에 똬리를 튼 마지막 생명력.

 

선천진기(先天眞氣)를 모조리 소진할 생각이었다.

 

“크하하! 듣자 하니, 지나치구먼. 이것 보게, 7호. 정신 차리게. 설령 대라신선이라도 체내 내력을 소진한 채, 우리 사천왕의 합격을 받을 순 없네. 저승 길동무? 크크. 건방진.”

 

내 말에 발끈했는지, 청마왕(靑魔王)이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사천왕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마도(魔道) 최고수에 해당했고, 저 청마왕만 해도 흡성대법을 극성으로 익혀, 근자엔 탈마(脫魔)를 이룩했으니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내 도발이 우습겠지.

 

하지만,

 

“너로 정했다.”

 

“뭐… 뭣이?”

 

“저승 길동무.”

 

나는 무려 20년간, 천하에 산재한 수많은 고수의 모가지를 씹고, 뜯고, 찢어발기며 살아온 살인(殺人) 전문가다.

 

내 숱한 경험을 미루어 보건대….

 

저런 놈은 항상 절명을 면치 못했다.

 

파파파…!

 

날았다.

 

나는 그야말로 ‘난다’는 표현이 적절한 허공답보를 시전하며 사천왕을 향해 몸을 던졌다.

 

이번 출수로 나는 죽을 것이다.

 

고로, 위지혼의 똥개들이 서 있는 저곳이 묫자리가 되겠지?

 

하나 마음은 가벼웠다.

 

죽는 순간에나마, 위지혼의 그늘에서 벗어난다는 홀가분함 때문일까?

 

아니면 내 폭발적인 출수에 휘둥그레진 눈을 하고 어깨를 떠는 청마왕의 공포를 읽은 까닭일까.

 

무엇이 되었든 상관없다.

 

어차피 나는 이름도 잊은 지 오래인 고아 출신 살수요, 일평생 한 사람을 혼자 친구라 여긴 머저리에 정작 중요한 게 뭔지도 모르고 살아온 등신이기 때문이다.

 

나 같은 살인귀가 가벼운 마음으로 죽을 수 있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은 결말이다.

 

콰아아아아앙-!

 

쥐고 있던 우수의 검날이 짙은 백염(白炎)과 함께 광휘를 흩뿌렸다.

 

“이, 이럴 수가!!!”

 

순간 사천왕, 특히 청마왕의 얼굴에 경악이 번들거렸는데, 나는 전심전력을 쥐어짜, 일초지척에 100여 번의 검격을 오직 그를 향해서만 쏟아부었다.

 

파파파파팡-!

 

그러자 전방, 측방, 후방 가릴 것 없이 흑마왕, 백마왕, 적마왕의 장(掌), 권(拳), 퇴(腿)가 쏘아져 온몸에 틀어박혔다.

 

꽈드드드드득-!

 

살벌한 파골음이 터져 나오는 순간, 나는 상반신의 모든 뼈가 부러졌단 걸 알았다.

 

더불어, 날카롭게 쪼개진 뼛조각이 내장을 찔렀는지 시커먼 핏덩이도 입가로 흘러나왔고.

 

하지만,

 

“미, 미친 녀석이!”

 

나는 단 한 놈.

 

청마왕을 향해서만 검격을 유지했다.

 

그러자 청마왕의 입에서 분노를 가장한 공포가 터져 나왔다.

 

“이… 이 노오오옴!”

 

이미 대부분의 신경이 끊어져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전신의 근육도 동력을 잃었고 그토록 정밀했던 감각마저 무뎌져, 이젠 내가 사람을 찌르는 건지, 허공을 찌르는 건지도 모르겠다.

 

“크허억!”

 

동시에 내 내구력 역시 한계에 달했는지 목구멍과 콧구멍, 귓구멍에서까지 검붉은 피가 범벅이 되어 쏟아진다.

 

“그래도….”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을 놓지 않았다.

 

이 순간은 스스로도 놀라웠다.

 

무릇 피륙으로 이루어진 인간이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터진 데다, 신경이 끊겼는데.

 

어째서 나는 움직일 수 있을까.

 

아니, 움직이고 있을까?

 

나는 이내 스스로의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푸욱-!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 묵혼검이 청마왕의 목울대를 관통하던 순간에.

 

“그륵, 그르으으윽!”

 

보기 좋게 뚫려버린 청마왕의 목구멍에서 피가 분수처럼 치솟는 그 순간에 말이다.

 

그것은,

 

“나는… 내 이름은.”

 

고금제일살수(古今第一殺秀).

 

일곱 살 때 살수로 입문해 20년간 살인 전문가로 살았던 살인귀(殺人鬼)의 지독한 투지와 끈질긴 결의가 만들어 낸 ‘기적’이었다.

 

“7호가 아니라… 진소천이다.”

 

그리고 세상엔 때때로 기적이 일어난다.

 

나는 죽는 순간에도 청마왕을 ‘살인’하는 데 성공했다.

 

잊고 살았던 내 이름 석 자. 진소천을 기억해내며.

 

 

 

 

 

* * *

 

 

 

 

 

휘이이잉-!

 

설원이다.

 

굳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1년 전, 화산파 장문인을 죽이기 위해 겨우내 서릿발 내리는 연화봉의 눈밭에서 7일이나 숨죽인 채 매복한 적 있으니.

 

이 감촉은 필시, 설원임에 틀림없었다.

 

한데.

 

휘이이잉-!

 

대체 내가 왜 눈밭을 뒹굴고 있는 건가.

 

머리통을 짓누르는 이 미칠듯한 두통은 또 뭐고.

 

“으….”

 

동시에 입에서 10여 년간 잊었던 신음이 나지막하게 흘러나왔다.

 

희한한 일이었다.

 

나는 고도의 살수 훈련을 받아, 웬만한 고통쯤 의식적으로 흘려보낼 수 있다.

 

설령, 생살을 불로 지진다 해도 신음을 내뱉을 리가 없는데.

 

“으윽….”

 

그러다 보니, 아파서 신음하는 게 영 어색할 지경이었다.

 

우습게도 내 몸은 내 것이 아닌 듯, 연신 통증을 호소하고 있고.

 

‘일어나야 하는데….’

 

전신은 옴짝달싹할 수 없을 만큼 탈력감에 휩싸인 채였는데.

 

‘그나저나 나….’

 

죽었잖아?

 

뭘까.

 

분명 청마왕의 모가지에 묵혼검을 쑤셔 박는 순간, 남은 사천왕의 합공에 온몸이 산산조각 터져나갔는데.

 

혹시 살았나?

 

아니.

 

그럴 리 없잖아.

 

그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하고 말았다.

 

“아…ㅃ….”

 

“……???”

 

“아…빠아….”

 

희한하게 그 얄궂은 음성을 듣는 순간, 눈도 뜰 수 없었던 신체에 생기가 감돌았다.

 

나는 그 미약한 생기(生氣)에 집중하여 멈추다시피 한, 체내의 기혈을 구동시켰다.

 

이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도의 정신 집중 영역이다.

 

하나 내겐 식은 죽 먹기였다.

 

열흘을 물도 마시지 않고 죽여야 할 대상의 행동, 습관, 호흡 하나하나를 복기하던 살수의 천성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저벅-.

 

어찌 됐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정체불명의 음성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고.

 

“아…빠….”

 

시선이 다다른 곳엔 두세 살배기 어린아이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눈밭에 널브러진 채, 연신 ‘아빠’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급격한 저체온으로 파리하게 질려가는 아이를 보는 순간….

 

번쩍-.

 

나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일념에 가득 찬 채, 아이를 안고 설원의 한복판을 달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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