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98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974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98화
198. 그런데 왜?
두두두두두-
쾌속 항진하던 마차가 드디어 멈출 때가 된 듯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어! 여긴......!’
차창 밖으로 스쳐 보이는 광경에 설마 설마 했었다. 마차는 분명히 고대 유적지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대 유적지에는 왜?’
나야 볼 일이 많은 곳이지만 대공과 함께는 아니었다.
대공 또한 황실 군대가 얼쩡거리는 곳에 날 데려가고 싶지 않을 터였다.
‘그런데 왜?’
슬쩍 곁눈질로 대공을 쳐다보자 마침 눈이 맞은 대공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였다.
‘염화시중 拈花示衆이냐고! 쪼개지 말고 말로 하라고!’
난 직접 말하지 않으면 알아챌 재주가 없었다.
‘에효! 목마른 놈이 우물 파야지.’
대공은 쉽게 말해줄 생각이 없어 보이니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대공 각하, 이곳은 고대 유적지가 아닙니까? 대체 이곳에 뭐가 있기에 저를 이곳으로……?”
“하하하! 사람 성급하기는! 이제 다 왔으니 궁금해도 조금만 더 참게.”
“정말 목적지가 고대 유적지였습니까?”
“그렇지. 그러니까 이렇게 온 게 아닌가?”
“하지만 이곳엔 황실 군대가......?”
날 선보여도 괜찮겠냐는 뜻이었다. 대공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영주가 된 다음이라면 상관없지. 당장 황제 폐하께서 부른다고 달려갈 자네도 아니잖는가?”
“그거야 그렇지만 알려지고 나면 대공 각하께서 피곤해지지 않겠습니까? 저도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하하! 폐하께서 호기심은 갖겠지만 손까지 뻗칠 분은 아니시네.”
“그러면 다행일 텐데 말입니다.”
대공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마차는 완전히 멈췄다.
역시 이번에도 대공이 먼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자, 도착한 것 같으니 내리지. 처라드 영주.”
“예? 처라드 영주라니요?”
“하하! 자네 영지 이름이 ‘처라드’ 니 내가 처라드 영주라고 부른 걸세. 잘못된 것이라도 있나?”
“아! 제게 주신다는 영지가 처라드였군요.”
“그래, 비록 인구는 적지만 수입은 상당한 영지네. 기본적인 관리만 하면 되니 남는 영지 경영에 골머리 썩힐 일도 없네. 바로 자네가 원하는 조건하고 딱 맞는 영지지.”
사람이 적은데도 수입이 많다면 뭔가 짭짤한 특산물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런 알짜배기 영지를 준다니 감사한 일이었다.
“하하! 정말 그런 곳도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대공 각하!”
“그래 이제 한 바퀴 둘러보게. 이미 봤겠지만 영주가 되어보는 느낌은 또 다를 테니까.”
대공의 말에 선물이 영지라는 느낌이 바로 왔다.
그리고 그 영지가 바로 이곳이라는.
바로 대공이 절반의 지분을 가진 고대 유적지의 일부분이었다.
더구나 마차가 멈춘 곳은 바로 고대 유적지의 출입을 통제하는 관리소가 있는 곳이었다.
짐작을 확인시켜주듯이 대공이 관리소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원래 처라드 영지는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곳이었네. 인구도 원래는 1천 호 一千戶정도였고. 보다시피 특산물도 없고 토지도 척박해 농사를 짓기도 마땅치 않은 곳이니까 말일세. 하지만 고대 유적지가 발견되어 전혀 달라졌지. 유적지 통행료와 부산물 세만으로도 웬만한 영지의 수입보다 나으니까 말이야.”
“그런 곳을 제게 맡기시는 겁니까?”
“하하! 자네에게 안성맞춤이 아닌가? 고대 유적지와 이만큼 가까운 영지는 또 없네. 더구나 영지 관리도 출입국 관리만 두면 되니까 신경 쓸 일도 없어. 만일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자네의 무력이면 깨끗이 해결할 수 있을 테니 나도 안심일세.”
대공의 말대로 가만 있어도 되는 영지였다. 인구로 보면 영지라기보다는 한두 개의 마을에 가까웠다.
아마도 지금까지는 영주 없이 직할 체제인 촌락이었지 싶었다.
보통 이 정도 규모라면 영주 신하 전사에게 하사하는 장원의 크기였다. 상급 전사 봉록이 일천호 一千戶 정도라고 들었으니까.
‘정말 이보다 좋은 곳은 없긴 한데……. 너무 순조롭단 말이야.’
원하는 대로 척척 이루어지자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새옹지마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듯이 이럴 때일수록 조심해야 했다.
선물을 받은 내 표정이 기대와는 달랐는지 대공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인구가 너무 적어서 그런가? 난 자네가 조용한 것을 좋아할 것 같아서.......”
‘이런!’
잠시 나만의 생각에 빠져 대공에게 큰 실수를 저질렀다.
‘선물을 준 사람이 오히려 미안하게 만들다니.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실수를......쩝!’
얼른 표정을 풀고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아닙니다. 오히려 적은 편이 좋습니다. 정말 제가 원하는 완벽한 영집니다. 이런 보석 같은 영지를 주실 줄은 생각하지 못해서 잠시 멍해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대공 각하!”
“하하하! 나도 자네가 좋아할 줄 알았네.”
대공은 이제야 환한 표정으로 웃으며 품속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내 건넸다.
“받게. 서둘러 만드느라 대단치는 않네.”
“이건.......?”
작은 상자를 받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며 물었다. 꼭 시계 상자처럼 생겼는데 상당히 묵직했다.
대공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영주가 되었으니 인장이 필요할 것 아닌가. 영주 임명식은 생략한다고 해도 영주인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럼 이게?”
“그래, 어서 끼워보게. 간단한 보호 마법과 나와 직통으로 연결되는 통신 마법을 새겨 넣었네. 자네에겐 다른 마법은 별로 필요 없을 것 같아서 말이네.”
“물론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대공 각하.”
“어서 끼워 보게. 직통 통신도 시험해 보고.”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기뻐해 주는 것이 선물을 받는 가장 올바른 태도였다. 당연히 나도 당장 고급스러운 상자를 열었다.
딸깍.
“우와! 이거 백금이네요?”
물론 과장된 환성도 빼어놓으면 섭섭한 일이었다.
날벼락이 제대로 통역했는지 대공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문제의 에나스가 10% 함유된 순 미스릴 인장일세.”
“급하게 만드셨다고 하더니……. 이렇게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공 각하!”
“하하! 새로운 대륙 3강이 될 초인과 인연을 맺는 일일세. 아무리 급하다고 해서 함부로 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 다행일세.”
“대공 각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대륙 3강에 도전하겠습니다.”
“하하하! 당연히 그래야지. 이젠 나도 자네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 나도 자네를 도울 방법을 찾아보겠네.”
‘아니 그럴 필요까지는........’
입 밖으로 나오려는 말을 간신히 삼켰다. 정말 대륙 3강에 도전할 생각도 아닌데 너무 약을 팔았나 보다.
대공은 정말 내가 말만 하면 뭐든지 들어줄 기세였다. 대공의 과한 기대와 열정은 나를 피곤하게 만들 뿐이었다.
원하는 것을 전부 손에 넣은 지금은 조용히 지내며 내실을 다지는 일이 먼저였다.
‘어쨌든 유적지에 영지가 생겨 한결 수월해 지긴 했는데.......’
이젠 기회를 봐서 대공에게 새로운 종족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있었다.
‘부족한 영지민을 보충한다는 핑계면 되겠지?’
말했듯이 대륙은 봉건 사회에 가까워 사람이 곧 재산이었다.
그래서 영주들이 재산인 영지민을 엄격히 관리했다. 이동, 여행의 제한은 당연한 일이고 다른 영지의 영지민을 빼 오는 일도 전쟁을 각오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었다.
따라서 아무리 수입이 늘었다고 해도 급격히 영지민이 불어나지는 않았다.
‘자연 증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방법이 없으니까.’
그래서 새로운 종족의 영입이 먹힐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어느 영주의 소유물도 아닌 순수한 자유민이니까.
쇠뿔도 단김에 뽑는다고 했다. 대공이 기분 좋아 보이는 지금이 말을 꺼낼 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려는 순간 대공이 먼저 말을 걸었다.
“자네가 폐관에 들어갔다는 말을 듣고 나도 나름대로 도울 방법을 찾아 보았네. 그래서 준비한 것이 하나 더 있네.”
뭔가 또 줄 게 있다는 말에 꺼내려던 말이 쏙 들어갔다. 일단 대공의 선심에 맞장구 쳐주는 일이 먼저였다.
“영지만으로도 충분한데 또 뭘 준비하셨습니까. 너무 과분한 대접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하! 사실 이번 선물이 자네가 영지보다 더 좋아할 것으로 생각하네.”
영지보다 더 좋단다. 사실 나도 가질 것 다 가진 놈이라 이젠 마장기 빼곤 더 좋은 건 없는데 말이다.
그래도 분위기상 깜짝 놀라는 척 하며 물었다.
“예? 제가 영지보다 더 좋아할 게 대체 뭡니까?”
“하하! 내가 이 일 때문에 빤히 폐관에 들어간 것을 알면서도 거의 매일 방문했던 것일세.”
‘그러니까 뭐냐고!’
대공은 선물에 상당한 자신이 있는지 한차례 약을 팔았다.
장단을 맞춰 조급해 보이는 표정으로 물었다.
“하하하! 대공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정말 궁금하군요. 너무 애태우지 마시고 말씀해 주십시오.”
“하하하! 그런가?”
항복하는 표시로 양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예, 충분히 애간장이 탔으니 이제 말씀하셔도 됩니다.”
“하하하! 그래, 그래. 그만하지.”
그러면서도 바로 말하지 않고 한 차례 뜸을 들이고 입을 열었다.
“자네도 부르칸 공작에 대해서는 들어봤겠지?”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그런데 이야기 전개상 모르면 안 되는 이름인듯싶어 얼른 날벼락에 전음을 날렸다.
-부르칸 알아?
-예, 대륙 100강 11위로 패국의 남부를 책임지는 공작이에요.
-11위?........설마?
11위라는 순위를 듣는 순간 싸한 느낌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제발 내 생각이 틀렸기를 바라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공 각하. 부르칸 공작이라면 대륙 100강 11위의?”
“하하! 물론 당연히 자네도 알고 있구먼. 그래도 아직 만나지는 못했을 걸세. 부르칸 공작은 나처럼 쉽게 만날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네.”
대공의 말처럼 대륙 100강 그것도 상위 순위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활동하는 대부분은 대공처럼 최고위층이었다. 아니면 거대 세력의 주인이거나.
활동하지 않는 사람은 은거나 폐관에 들어가 어디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대공과도 남녀의 일이 아니었다면 인연이 닿지 않았을 터였다. 도장 깨기를 할 것도 아닌데 일부러 대륙 100강을 찾아다닐 일은 없었을 테니까.
어쨌든 대공의 말이 점점 내 생각에 비슷해지고 있었다.
“예, 아직은…….”
“그럴 테지. 내가 마침 부르칸 공작과 만나야 할 일이 있었다네. 그래서 자네 얘기를 했더니 관심을 보이더군.”
안 좋은 예감은 늘 적중한다는 법칙이 이번에도 맞았다.
뒷말은 들을 필요도 없어 먼저 사실을 확인했다.
“그래서 공작과 만나기로 하셨군요.”
“하하하! 그렇다네. 그것도 비무까지 약속했다네. 대륙 3강에 도전할 자네에게는 10위권과의 비무는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네. 그렇지 않은가?”
답을 정해 놓고 물어보는 대공에게 아니라고는 할 수 없는 일.
더구나 대공의 말은 조금도 틀린 말이 없었다.
만일 내가 정말 대륙 3강에 도전할 생각을 가졌다면 양손을 들고 환호했을 거다.
‘문제는 그럴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다는 거지. 쩝!’
그렇다고 사실을 밝힐 수는 없는 일. 일단은 설정대로 움직여야 했다.
“그게 정말입니까? 정말 부르칸 공작과 비무를 할 수 있는 겁니까?”
“하하! 역시! 자네가 좋아할 줄 알았어. 며칠 시간을 줄테니 준비하게. 준비되는 대로 바로 출발할 테니까.”
“예? 어딜?”
“공작은 이번 사건으로 국경 수비를 강화하는 중일세. 지금은 몸을 뺄 수가 없으니 우리가 가야지. 왜 문제 있나?”
“아, 아닙니다.”
문제는 있었다. 무림과는 달리 이동 마법이 있어 시간은 걸리지 않을 터였다.
그렇다고 해도 사람을 만나는 일이 오가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더구나 상대가 공작이라면 이런저런 일로 시간을 잡아먹을 것이 분명했다.
‘시발! 이래서 거짓말을 하면 안 되는 거야.’
거짓말을 하면 그에 따른 책임도 전부 각오해야 했다.
부르칸 공작과의 대결이 못마땅한 것이 아니라 가뜩이나 부족한 시간에 엉뚱한 짓을 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연재]던전 in 무림 19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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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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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