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89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23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89화
189. 앞장 서.
마뇌의 한 마디로 가볍게만 생각했던 황군과의 전투를 다시 생각했다.
특히 전쟁 후의 황제의 대응에 관한 생각이 주를 이루었다.
황군의 공격이 있어도 승리는 당연했으나 그 사실을 황제는 모른다는 점이 문제였다.
따라서 마뇌의 말처럼 황제는 잘못된 판단으로 팔천주를 공격할 수도 있었다.
‘솔직히 게임도 안 되는 상대지만 만에 하나라도 기반이 공격받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니까.’
100만 황군이 한꺼번에 몰려든다고 해도 절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사황성이 그나마 다른 세력보다 나은 점은 쪽수 하나뿐이거든? 그게 또 이렇게 도움이 되네. 참, 나.’
사황성은 10만 문도를 자랑하는 문파다. 그동안 10만 마교라는 말도 있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무림의 과장.
‘실제 무인의 수는 4만이 조금 안되지.’
한데 사황성은 무인의 수만 10만이 넘었다. 다만 문제는 9할 이상이 2, 3류의 쭉정이여서 전력 외로 취급될 뿐이었다.
‘하지만 그건 무림의 일이고.’
집에서 농사짓다 창 한 자루 쥐고 나온 병사들과 비교하면 절대 고수급이었다.
‘최소 일당십 一當十은 할테니까.’
따라서 10만 무인은 100만 황군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더구나 정보라는 치트 키까지 쓰는 마당에 진다면 말이 안 되는 얘기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보면 상대의 전력과 행군로 등이 지도에 표시된다.
적을 빤히 아는 상황이라면 전략 전술을 구사하기도 쉬웠다. 치명적인 함정이나 기습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었다.
‘우리에겐 비공정이 있으니까.’
게임과 마찬가지로 우린 상대의 이동 경로와 군세를 알 수 있었다.
하늘에서 지켜보며 즉시 정보를 전달해 거의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함정을 팔 시간도 기습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도 충분했다.
‘더구나 전력까지 우세하다면 일방적으로 끝나는 게임이지.’
결정적으로 비공정을 이용해 하늘에서 황궁을 폭격하는 방법도 있었다.
중원의 문명으로는 무슨 짓을 해도 공중 폭격을 막을 재간은 없었다. 던지는 족족 맞으면서 결국 항복하는 수밖에 없을 터였다.
‘문제는 내가 황제가 될 결심을 해야 한다는 말이지.’
항복했다고 황실과 무림이 이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내가 믿지 못하니까.’
끊임없이 내부를 뒤흔들며 역습을 노릴 터였다. 그 문제로 고민하며 지내느니 황족을 몰살하고 황제가 되는 편이 나았다.
‘10만 사황성을 꾸려나가는 것으로도 벅찬데 황제라니……. 쩝! 나는 절대 무리야.’
무엇보다 지금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게 될 터였다.
나같이 사람 믿지 못하는 사람은 신하들도 믿지 못할 테니까.
그리고 대리 권력은 세우는 게 아니었다. 부모 형제 사이에도 나누지 않는 것이 권력이라고 했으니까.
‘그런데 내가 뭐가 아쉬워서 황제를 해.’
지금도 황제 부럽지 않았다. 충성스러울지도 모르는 10만 성도가 있었고, 아름답고 지혜로운 데다가 용맹스럽기까지 한 10명의 부인도 있었다.
‘무림 최강의 무공을 지녔고 돈에 구애받지도 않지. 대체 황제보다 못한 게 뭐야?’
따라서 황군과의 전쟁은 가능한 피해야 했다.
‘병법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했는데. 그런 방법이……. 아! 있다! 그런 쉬운 방법을 두고 나도 참!’
황군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에 당연히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앉아서 적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공격하는 방법도 있었다.
‘선방 필승이라고 했으니까.’
그렇다고 무림인인 내가 황제처럼 성도들을 이끌고 황궁으로 쳐들어간다는 말이 아니었다.
‘그것도 한 방법이기는 해도 그래서는 꼼짝없이 황제가 되어야 하니까.’
일의 본말이 전도되어서는 안 되는 법.
내가 할 일은 황제의 야욕을 꺾어 전처럼 얌전히 지내도록 하면 되었다.
‘무림인이니까 무림의 방법으로. 흐흐흐!’
이 방법이 성공하면 지금 진격 중인 황군까지 해산시킬 수 있었다.
‘그뿐인가?’
마교의 1만 지원군도 보따리 싸서 다시 돌아가야 할 판이었다. 아예 황군의 침공 자체가 사라질 테니까.
‘일주일이면 충분하겠지? 그럼 일 마치는 대로 바로 대륙으로. 흐흐흐!’
사황성 참모진으로부터 은밀히 황궁의 사정에 밝은 사람을 찾았다.
그랬더니 의외의 인물이 툭 튀어나왔다.
“정말 자네가 황실 사정에 밝다고?”
“예, 성주님. 사황성 성도 중에 저보다 밝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일찍이 태화방에 귀의해 지금은 사황성의 창립 공신이 된 항렬로는 매형뻘인 조 건양이었다.
“어째서?”
“하하! 제가 또 워낙 마당발이지 않습니까? 그래 성주님께선 황실의 어떤 점이 궁금해서 전문가를 찾으셨습니까?”
“참나! 어떤 점으론 나보다 자네가 더 대단한 것 같네.”
“하하! 무슨 그런 황공한 말씀을 다 하십니까. 그래서 제가 무얼 말씀해 드리면 되는 겁니까.”
“쩝! 말보다는 나와 함께 잠시 황궁에 다녀와야겠어.”
“지금 황궁에요? 황군이 쳐들어 오는 지금 말입니까?”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냐는 표정의 조 건양이었다.
상대가 궁금해하고 모르는 것 같으면 더 알려주기 싫은 법.
대꾸하지 않고 앞장 섰다.
“잔말 말고 따라 오게.”
@
“하! 성주님, 정말 제 정신이십니까?”
“왜? 내가 못 할 말이라도 했나?”
“아니, 대 사황성의 성주님께서 담을 넘겠다니요? 그게 말입니까 말씀입니까?”
지금 조 건양과 난 황궁 외벽의 담장 밖에 서 있었다.
하늘에는 보름달이 훤히 떠 있는 상황이어서 담을 넘기에는 좋지 않은 상황.
더구나 명색이 황궁이었다. 금문 위사들이 눈에 불을 켜도 돌아다니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보름달도 위사들도 초절정인 조 건양이나 나에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한데 조 건양이 못 들을 소리를 들었다는 듯이 기겁하는 이유는 달리 있었다.
명색이 사황성주라는 사람이 야밤에 담을 넘는 행위 자체가 불만이었다.
“성주님, 그러지 말고 그냥 떳떳이 들어가시죠? 아무리 황실에 고수가 많다고 해도 성주님을 해할 사람은 없을 테니 말입니다.”
“아니, 이번 목적은 그게 아냐. 황제의 뼈에 공포심을 새기기 위해서는 번거로워도 이 방법이 확실해.”
“아무리 그래도 체신이 있지……. 월담은 좀…….”
“자네만 입 다물면 아무도 몰라. 그리고 싸우지 않고 이길 방법이 있는데 체신이 무슨 소용이야. 체신이 50만 황군을 물려준다면 몰라도 말이야.”
“하아! 세상에 공공도수나 하는 일을 성주님께서 하신다니 부하된 입장에서 가만 있을 수 없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이 일이 알려지면 자네가 떠든 것으로 알겠네. 이제 그만 떠들고 황제 침소로 안내나 해.”
뜻을 꺽을 생각이 없다고 느꼈는지 조 건양이 담장을 쳐다보며 한숨을 내 쉬었다.
“어휴! 황제 이 새끼는 괜한 짓을 벌여서 나까지 고생하게 만드네.”
“어서 앞장서.”
“내원으로 가면 저보다 경지가 높은 사람도 있을 텐데 어쩌실 겁니까?”
“전부 셋의 기척이 느껴지는군. 그들이라도 자네 기척을 느끼지는 못할 테니 안심하고 앞장서게.”
“쩝!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할 수 없죠. 하지만 매일 처소를 바꾸고 아는 사람은 극히 소수뿐이라고 합니다.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다 방법이 있으니까 어서 앞장서기나 해.”
“에혀!”
휘익. 휙.
조 건양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과 함께 앞장서 담을 넘었다.
나도 느긋하게 뒤를 따라 황실 내부로 잠입했다.
사황성이 넓고 크다고 해도 황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이 넓은 곳에서 황제의 침소를 찾는 일도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황제의 나이는 이제 스물둘. 혈기 왕성한 나이에 여자를 밝힌다고 했다.
따라서 찾기는 쉬웠다.
‘그렇다면 남녀가 한 방에 있는 곳을 찾으면 되지.’
황실 내원에서 여자와 잠자리를 들 수 있는 사람은 황제뿐이었다.
따라서 남녀가 한 방에 있는 곳만 찾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 정도는 무림 최강자인 내게는 숨 쉬는 일보다 쉬운 일이었다.
특별히 조심하지 않아도 반경 2장 이내의 기척을 완전히 죽였기에 눈에 보이지만 않으면 우릴 발견할 수는 없었다.
한데 알아서 기척이 있는 곳을 피해 다녔기에 무사히 내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성주님, 이곳이 내원입니다.
-그렇군. 금세 다녀올 테니 자넨 잠시 이곳에서 대기해.
-함께 가는 게 아니었습니까?
-편지만 남기고 올 건데 뭐하러 몰려다니나. 이곳에서 기다려.
-그러다 발각되면요?
-그전에 돌아올 테니 걱정마. 어차피 알게 될 텐데 발각되어도 상관없고. 어쨌든 자네가 공격받는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해.
오늘이 지나면 방문 사실은 자연히 알려질 터였다. 조금 일찍 발각된다고 해서 변할 일은 없었다.
-쩝! 성주님이 그렇다면야.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자네도.
휘릭.
남자와 여자는 기도가 다르고 호흡도 달랐다. 따라서 황제가 잠들어 있는 침실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여기군!’
방사가 끝난 흔적이 질펀히 녹아 있는 방이었다.
침실 주변에는 여덟 명의 고수들이 지키고 있었다. 경지는 대략 절정에서 초절정 언저리.
무림에선 어딜가나 원로급으로 대접받는 경지였다. 그런 고수들이 한낮 침실 경호를 서고 있는 거였다.
‘쯧! 고수들이 직장 잘못 선택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군.’
더군다나 오늘이 지나면 근무 태만으로 사형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일 또한 그들의 선택. 내가 책임질 일은 아니었다.
스르륵.
여덟 명의 호위를 허수아비로 만들며 소리소문없이 침실로 잠입했다.
‘쯧! 새끼가 적어도 아랫도리 정도는 가리고 자빠져 자던가. 보기 흉하게.’
날이 더운 탓에 나란히 누운 황제와 여인은 알몸이었다.
자는 놈은 창피한 것도 모르니, 보는 놈만 눈 버렸다.
침실 서탁 위에 준비해 간 서찰을 올려놓았다.
내용은 ‘사황성주 다녀간다. 내일 또 오마.’라는 간략한 두 줄.
하지만 읽는 놈은 등골이 서늘할 것이다.
‘그리고 한바탕 난리가 나겠지. 경비 책임자 경질에 반신반의하면서 대책을 세우는 등 말이야. 흐흐흐! 애써 보라고.’
그렇게 삼일 연속 밤중에 방문할 생각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목을 딸 수 있다는 경고였다.
‘설마 그 정도도 알아채지 못하는 바보는 아니겠지?’
가진 놈은 지킬 것이 많은 법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은 목숨일 터. 죽고 나면 부귀영화도 소용없는 법이니까.
‘이런 경고를 받고도 황군을 진격시킨다면 정말 대단한 놈이거나 똘아이겠지. 그땐 정말 목을 따야 할지도.’
이제 돌아가면 끝.
그런데 그냥 돌아가기가 왠지 아쉬웠다. 무방비 상태로 잠들어 있는 놈의 흉측한 몰골을 보니 장난기가 돌았던 것.
‘쩝! 이런 장난은 얘들이나 하는 짓인데.’
결국, 장난끼를 이기지 못하고 그 귀한 옥체에 흔적을 남겼다.
황제의 얼굴을 판다로 만들어 놓은 것.
놈의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몇 장 인화해서 황궁 곳곳에 붙여놓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스르륵.
잠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침실을 빠져나왔다. 여덟 명의 멀쩡한 고수를 장님으로 만들어 놓고.
[연재]던전 in 무림 189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야우사,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