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88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5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88화
188. 일이 커지겠는데?
명색이 정마대전의 억제 세력인 사황성의 성주가 마교주와 마뇌 앞에서 닥돌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나하나 망가지는 건 상관없지만 죄 없는 사황성까지 싸잡아 욕먹는 일이니까.’
위기에 빛을 발하는 것은 지식보다는 잔머리. 잔머리가 팽팽 돌아가기 시작하며 대안을 찾아냈다.
지금 생각한 전략이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구상한 것 같은 표정으로 지으며 입을 열었다.
“사실 제가 당황한 것은 보급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슬쩍 미끼를 던졌더니 똑똑한 놈이 덥석 물었다.
“성주님이 그렇게 당황하신 이유가 뭔지 궁금하군요?”
‘네가 그럴 리가?’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대답을 구하는 마뇌였다.
원래 똑똑한 놈이 사기도 잘 당하는 법이었다. 자기는 절대 당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하다 한 방에 훅 가는 거다.
그런 마뇌에게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신교에서 1만이나 지원해주시는 일은 정말 감사하나 50만 황군을 상대할 전략은 이미 수립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전략에는 그렇게 많은 병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1만이나 데려오셨으니……. 쩝! 아무리 전쟁에서 병사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하지만 전략에 따라서는 오히려 짐이 될 수도.........”
끝말을 흐리며 남는 애들은 어찌할 것이냐는 표정으로 마뇌를 쳐다봤다.
그러자 마교주가 끼어들었다.
“그건 자네가 군대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릴세. 예전에 본교가 황군에게 밀린 것도 다 숫자 싸움이었어. 당시의 교주는 군대를 너무 무시했거든. 보통 사람에게 창 한 자루 쥐여 준다고 곧바로 무인이 되진 않으니까 말일세. 하지만 그들에겐 화약과 화살이 있네. 화살이라고 우습게 볼 게 아니네. 새까맣게 하늘을 메우며 쏟아지는 화살 비는 일류 고수라도 감당할 수 없어. 화살 비를 피하면 화탄이 기다리고 말이야. 그래서 우리도 궁병弓兵을 양성한 것이네. 자네도 봐서 알지 않는가?”
“예,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절정 이상이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말씀 아닙니까?”
“그거야........”
물론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기가 한 말을 뒤집을 수도 없어 난처해하는 교주에게 다시 말했다.
“그래서 정예를 구성해서 함정, 유인, 습격 등의 전략 전술을 구상해 놓았습니다. 그런 전술에 1만이나 되는 인원은 필요 없지 않겠습니까? 은밀과 기동성이 요구되는 전술이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난처해하며 마땅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교주를 마뇌가 구원하며 나섰다.
“성주님, 성주님이 구상하신 전략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려주십시오. 지금 말씀만으론 이해하기 어렵군요.”
한마디로 그냥 던진 말이 아니냐는 뜻이었다. 하지만 내 잔머리는 이미 그에 대한 대답까지 준비해 놓고 있었다.
이젠 교주를 무시하고 마뇌를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땅을 알고 사람을 알고 하늘을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습니다. 세 가지를 전부 갖췄는데 50만 황군이 대숩니까?”
어디선가 주워들은 소리를 씨부렸다. 마뇌라면 출처를 알고 알아서 해석할 테니..
마뇌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어떻게 천지인天地人 세 가지를 전부 갖췄다는 말씀입니까? 지형의 유리는 이해하겠으나 다른 조건은 조금 이해하기 힘듭니다만?”
“하하하! 혼세 미궁은 우리 앞마당이니 지형적 이점을 갖추었고, 귀교의 지원으로 수적이나 질적으로 밀리지 않는 전력을 갖췄습니다. 그리고 천의天意는 정의에 있으니 우리 편이 아니겠습니까?”
마교나 사황성에선 어지간해선 사용하지 않는 단어가 정의였다. 그런 정의까지 들먹이며 썰을 풀었다.
마뇌가 쓴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제가 우매해서 알아듣기 어려운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마뇌께서 우매하다니요? 그럼 세상 모든 사람은 바보라는 말입니까? 아무튼,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까 구체적으로 얘기하겠습니다. 우선 전장은 미궁입니다. 그것도 1층으로 제한할 생각입니다.”
“황군이 어떻게 움직일 줄 알고 어떤 방식으로 제한하겠다는 말씀입니까?”
씩 웃고 나서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대답했다.
“어차피 50만이나 된다면 2층 진입하는 일로만도 요원할 겁니다. 혼세 미궁은 오태산 전체보다 넓습니다. 무인들도 2층 통로까지 일주일 이상 걸리는데 황군이라면 한달은 족히 걸릴 겁니다. 아무런 방해 없이 행군한다면 말입니다.”
“기습으로 진군을 방해하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야 당연한 전술이고 기습만으로 끝나면 너무 빤한 것 아닙니까?”
“기습이 끝이 아니라면? 아! 아까 말씀하신 유인! 함정과 매복? 하지만 그럴수록 본교의 1만 정예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수가 많을수록 전과도 커지는 법이니까 말입니다.”
“하하! 맞습니다. 하지만 혼세 미궁에는 황군의 수에 절대 밀리지 않는 조력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라면...아니 식량도 필요없고 말입니다.”
“예? 본교 말고는 지원이 없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설마 정파 놈들이 매복한다는 건가?”
마뇌와 교주는 아직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마뇌와 교주는 던전 경험이 거의 없었다.
더구나 혼세 미궁의 경험은 한 번밖에 없어 자세한 사정을 모르고 있었다.
“하하하! 전 한 입 가지고 두 말하는 실없는 놈은 아닙니다. 정파와는 전혀 상관없는 조력잡니다.”
“정파가 아니면……?”
전혀 짐작하지 못하는 교주와는 달리 아무 말 없던 마뇌는 정답을 찾아낸 듯했다.
그러면서도 설마하는 얼굴로 물었다.
“성주님, 설마 미궁의 괴물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하하하! 역시 마뇌 어르신은 속이지 못하겠군요. 맞습니다. 황군 50만이요? 1층의 괴물만 해도 그보다는 많을 겁니다. 그리고 1층의 괴물이 약하다고는 해도 병사들보다는 훨씬 강하고 말입니다.”
“1층의 괴물만으로도 50만이 넘는다고?”
“어떻게 괴물의 조력을 얻어낼 생각이신가요?”
마뇌과 교주의 관심사가 달랐다. 두 사람의 질문에 모두 대답해줬다.
“예, 50만이 뭡니까? 100만도 넘을지 모릅니다. 1층 괴물이 약한 만큼 개체 수는 제일 많습니다. 집단을 이루지 못하면 바로 아웃이니까 말입니다. 그동안 놈들의 군락지는 전부 파악해 두었습니다.”
“허! 100만도 넘는다니........”
숫자의 미학에 망연자실한 표정의 교주와는 달리 마뇌의 눈은 이채를 띄었다.
‘흐흐! 이젠 내가 달리 보이나 보지?’
마뇌는 그동안 나를 고집이 세고 강짜를 부리기 좋아하는 똑똑한 척하는 놈이었다. 제 꾀에 제가 빠지는 그런 놈 말이다.
그런데 이번 일로 다시 보는 눈치였다. 괴물의 군락지를 전부 파악하고 있다는 뜻은 미궁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말이니까.
비록 1층을 예로 들었지만 다른 층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할 거다. 단편적으로 경박한 놈으로 여겼던 자신을 자책하면서.
그러나 잔머리의 한계는 파고들면 들수록 허점이 드러난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대충 이정도에서 마무리를 지어야했다.
‘더구나 두 사람을 본관 건물에 오래 머물게 하는 일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으니까.’
본관 건물에는 무림에는 비밀인 차원 통로가 있다.
쉽게 발견될 일은 아니지만 매사 불여튼튼. 조심하는 게 상책이었다.
서류 더미를 한쪽으로 밀어 놓으며 일어섰다.
“하하! 마침 잘 오셨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머리에 쥐가 나서 쉬려던 참이었는데. 두 분께 혼세 미궁 관광이나 시켜드려야겠습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했으니까 말입니다.”
“지금 말인가?”
“왜? 다른 바쁜 일이라도?”
“아니, 다른 일은 없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서 말일세.”
“하하, 저랑 같이 몇 군데만 둘러보시죠. 그럼 마뇌 어르신도 어떤 전술을 사용할 건지 자연히 아시게 될 겁니다.”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뺄 수는 없을 터였다. 사실 두 사람은 궁금하기도 했을 테고.
하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제안이라서 당황한 것뿐이었다. 솔직히 내 진의도 의심스러울 테고.
“그, 그럴까?”
마교주가 마뇌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어떻게 하냐는 뜻이었다.
마뇌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말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성주님.”
“하하하! 혼세 미궁 1층에 잘 오셨습니다. 제가 성의껏 안내하겠으니 잘 따라오십시오.”
“그, 그럼세.”
얼떨떨한 표정의 교주와 마뇌가 문을 나서는 나를 따라나섰다. 주인이 먼저 나가는데 뭉개고 앉아 있을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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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을 쪽수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오크 부락으로 안내했다.
안내한 곳에는 천여 마리의 오크가 간이 성채를 지어놓고 부락을 이루어 생활하고 있었다.
멀리 떨어진 나무 위에서 지켜보던 교주가 탄성을 터뜨리며 말했다.
“허! 돈두 괴물들이 마치 인간처럼 군락을 이루고 살고 있구먼. 말로 들었을 때 농담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사실이었어. 더구나 완전히 틀이 잡힌 게 보통이 아니네.”
“괴물들 사이에 지휘 체계도 확실히 서 있습니다. 인간의 초기 사회라고 보면 될 겁니다.”
“다른 괴물들도 마찬가집니까?”
“집단을 이룬 괴물들은 전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겁니다. 지적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인간 수준의 사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어떻게 이용하실 생각이십니까?”
“괴물의 지적 능력이 아이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하나 같이 전투적인 습성을 지니고 있으며 인간을 먹이로 생각해요. 우린 바로 그 특성을 이용해야 할 겁니다.”
마뇌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황군을 이곳으로 유인해 오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군요. 그러면 자연히 전투는 벌어질 테니까.”
“예, 하지만 반드시 전투가 벌어지도록 약간의 조작도 해야겠지요. 황군이 피할 수도 있으니까.”
“많은 수보다는 절정 고수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예, 황군에도 무림인은 있을 터. 희생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니까 말입니다. 초절정 이상의 고수가 필요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마뇌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우! 1만은 너무 많다는 말씀이 이제야 이해하겠습니다. 괴물이 성주님 말씀의 절반만 되어도 50만 황군은 커다란 피해를 보게 되겠군요.”
“하하! 괴물을 조력자로 쓰는 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황군은 미궁에 들어선 순간부터 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아귀 지옥을 말이죠.”
“아귀 지옥? 그건 또 무슨 말인가?”
마교주의 질문에 악동처럼 씩 웃어주며 대답했다.
“보급 말입니다, 보급. 두 분이 내기하신 보급. 1만 병력 보급 문제에 두 분이 내기하실 정도인데 50만이라면 어떻겠습니까?”
“아! 하지만 그 아공간 주머니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그게 그렇게 흔한 물건인가요? 있다고 해도 충분치는 않을 겁니다. 설마 놈들이 1년이나 지낼 생각으로 준비해 왔겠습니까?”
“1년! 자넨 이 전쟁을 1년이나 끌 생각인가?”
“제가 왜요? 저 바쁜 사람입니다. 하지만 황군은 그렇겠지요. 우리가 그렇게 만들테니까.”
놈들이 회군할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정신없이 몰아칠 생각이었다. 우리 병사가 아닌 몬스터로.
‘더구나 통로를 누가 잡고 있는데?’
통로에서 막지 않는 이유는 전쟁터는 미궁이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마음먹으면 단 한 명의 황군도 들여보내지 않을 수도 있었다.
‘흐흐!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 들어오겠지만 나갈 때는…….’
순순히 보내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처음과는 달리 아무 말없이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마뇌가 걱정된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성주님 계책대로라면 틀림없이 성공할 것입니다. 한데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 되겠군요. 본교와 사황성은 또 처지가 다르니까 말입니다.”
내 잔머리에 스스로 만족해 하는 내게 찬물을 끼얹는 말이었다.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본교는 근거지가 한 곳이었습니다. 일반 교도들의 피해를 막다 보니 제대로 전투를 치를 수도 없어 패퇴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사황성은.........”
생략된 말은 팔천주을 의미했다.
마뇌의 말처럼 우린 여덟 지역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다.
하나하나가 사황성을 지탱하는 여덟 문파의 뿌리나 마찬가지였다.
명령을 통해 전부 사황성으로 부를 수는 있어도 버릴 수는 없었다.
여덟 개의 지역을 잃는다면 손해를 떠나 정신적인 충격이 더 클 터였다. 그만큼 사황성의 명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무림과 황실의 전면전을 뜻하는 것.
황제가 무림의 일로 자신의 권력을 걸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래서 접어두고 있던 생각이었다.
“황제가 팔천주를 공격할 것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저라면 그럴 텐데 성주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글쎄요? 과연 황제가 무림의 일에 권력을 걸까요? 저는 아니라고 보는데?”
“황군이 패하는 순간 단순히 무림의 일이 아니게 됩니다. 더욱이 지금의 황제는 욕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제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을 두고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가지지 못한 것?”
“비공정 말입니다. 성주님, 이번 원정의 원인은 미궁이 아닌 비공정입니다. 비공정으로 중원의 물류를 장악한 성주님을 황제는 절대 모른척하진 않을 것입니다.”
“설마!”
반박하려 했으나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욕심이 많아 크게 벌이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도 수정이 필요할 듯했다.
황제와의 전쟁을 피하려면 비공정을 바치며 살려달라고 싹싹 빌면 되는 일이다.
명색이 무림 제일인이 빌면 황제도 어쩔 수 없이 자비를 보일 거다. 아니면 정말 전쟁이니까.
그런데 그럴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게 문제지. 어라! 어쩌면 일이 커지겠는데?’
[연재]던전 in 무림 18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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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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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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