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77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50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77화
177. 두 시간이나 뭐하냐?
세상에서 최상급 전사를 어설픈 실력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외에는 몇 안 될 거다.
무림에서도 현재를 이끌어가는 세대는 초절정 고수였다. 대륙의 초인 즉, 무림의 절대 고수는 모두 뒷방으로 물러나 있으니까.
‘대륙은 조금 다르다고는 해도.......’
대륙에서는 아직 초인 대부분이 현역인 듯했다. 그렇지만 그 숫자는 겨우 100명에 불과했다.
‘결국, 대륙 역시 중심은 최상급 전사라고 볼 수 있지.’
따라서 내 눈에 한심해 보여도 대공에겐 중요한 존재들이 틀림없을 터였다.
‘아직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큰 부상을 입혀서는 대화가 껄끄러워질 테니까.’
이럴 때 쓸만한 무공이 무림에는 많이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이 암중에 내력을 발출하는 방법이었다.
‘흐흐, 하지만 허세를 위한 수단이 없는 건 아니지.’
대표적인 방법은 어검술과 사자후였다. 두 가지 모두 실전에서는 별 효과를 볼 수 없는 무공이었다.
그러나 초절정이 되지 않고서는 사용할 수 없는 무공이기도 했다.
따라서 ‘내가 최소 초절정이다.’라고 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무공이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할까 고민하다 사자후로 결정했다. 혹시 얘들은 어검술을 그저 비도술의 일종으로 알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사자후라면 음파에 의한 충격을 받을 터였다. 최상급 전사라면 부상까지는 입지 않아도 충격은 받을 게 틀림없었다.
‘더구나 세 놈이 한꺼번에 당하면 정신적인 충격이 크겠지.’
결정을 내리고 세 명의 최상급 전사를 향해 한 걸음 나서며 100년 정도의 내공을 담아 소리쳤다.
“갈!”
내공이 실린 음파音波가 쩌렁쩌렁하게 울리며 세 명의 최상급 전사의 전신을 덮쳤다.
[크흑!]
[컥!]
[크음!]
세 명의 전사는 서로 다른 신음을 흘리며 비틀거리며 두어 걸음 물러섰다. 그리고 믿어지지 않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아무리 기습적이라고 해도 세 명이 동시에 타격을 받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세 분 전사님! 작은 고추가 맵다 님이 ‘계속할까?’라고 하시는데 뭐라고 전해 드릴까요? 그런데 작은 고추 님은 검을 뽑으면 뭔가를 베지 않고는 멈추지 않습니다. 팔다리 하나는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잘 판단해서 대답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날벼락이 나서 정중한 어조로 내 말을 전했다.
이런 경우 반드시 초인과 비무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나서는 놈이 있었다.
그래서 미리 겁을 줘야 꼬리를 내렸다.
‘무인은 몸뚱이가 재산이니까.’
팔다리 하나 없는 무인은 더는 무공으로 밥 먹고 살기 어려우니까 말이다.
협박이 통했는지 세 명은 서로를 쳐다보며 시선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그리곤 바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말 한마디에 셋이 당했는데 검을 섞어봐야 결과는 빤한 일이니까.
“그럼 이제 대공께 초인의 방문을 전해주겠어요?”
셋 중 나한테 젖은 뗐냐고 한 놈이 날 쳐다보지도 못하고 날벼락에게 물었다.
“아, 알겠습니다. 그런데 작은 고추가 맵다 님은 어디에서 오신……?”
“국적은 원국이지만 아직 소속된 세력은 없는 자유 전사십니다. 수행의 일환으로 고대 유적을 찾았다가 유적의 주인이 되는 대공을 찾아뵙지 않는 것도 실례가 될 듯해 들렸습니다. 그렇게 전해주십시오.”
“아, 알겠습니다. 절 따라 오십시오.”
확실히 초인을 증명하자 전사들의 언행이나 태도가 달라졌다.
‘무림이나 대륙이나 무인이라면 그저.......후후후!’
그들이 바라는 최고의 목표가 바로 초인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세 명의 최상급 전사는 공손한 태도로 우릴 대기실로 안내했다.
“어이구야! 천정 높이 봐라!”
이제 원국인라고 말해서 입을 여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호호호! 무림과는 매우 다르지요?”
“그래, 2층을 털어 만든 높이보다 더 높네.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건가?”
“물론이에요. 아무래도 대기실에서부터 기를 죽여 놓아야 얘기하기 편하지 않겠어요?”
“그것도 그렇네. 보통 사람이라면 이렇게 크고 넓은 공간에 덩그러니 앉아 있다 보면 기가 죽을 만도 해.”
“예, 보통 한 시진 정도 기다리는 일도 다반사예요. 기다림에 지치고 장소에 위압되고. 호호호! 면담 전부터 상대를 지치게 만드는 거죠.”
사방을 둘러보다 날벼락에게 물었다.
“어디서 지켜보고 있겠지?”
“호호호! 물론이지요. 여기저기 영상 장치가 설치되어 있을 거예요.”
무림에서 살면서 잠시 잊었으나 도청과 도촬이 일반화된 현대에서 살던 놈이었다.
대륙 역시 마법이 고도로 발달한 사회라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지켜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해야 했다.
카메라가 있을 법한 곳을 쳐다보며 씩 웃으며 말했다.
“그럼 두 시간 동안 뭐하냐? 아니 놈들에게 뭘 보여주냐?”
“보여주면 알기나 하겠어요? 그냥 심법 수련이나 하는 게 어때요? 보는 놈들 답답하게. 호호호!”
두 시간 동안 가부좌를 튼 채 꼼짝 않는 우리.
그 모습을 핏발선 눈으로 뚫어지라 쳐다보며 당황하고 있을 감시자.
끝내 아무 일도 없으면 얼마나 황당할까.
그 상황이 연상됐는지 날벼락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난 심법 수련을 할 필요가 없었다. 나야 심법으로 내공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만들어 주는 거니까.
따라서 심법 수련의 흉내를 내는 것 뿐이었다.
‘쩝! 할 수 없이 두 시간이나 꼼짝하지 않고 있어야겠네? 무슨 생각을 해야 시간이 잘 갈까?’
하지만 상대의 고통은 나의 행복. 나도 재미있을 듯해 그러기로 했다.
“너희도 명상한다고 했지?”
“예, 심법 수련이나 방법은 비슷해요. 단지 가부좌를 틀지 않고 내력이 아닌 마력을 축적한다는 것만 다르지.”
“그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어.”
“로마요?”
“그런 게 있어. 만류귀종萬流歸宗이란 말이야.”
“아! 만류귀종이요.”
로마는 몰라도 만류귀종은 알았다.
“그래, 시작하자. 자세 잡아.”
“예, 사부. 호호호!”
우리 사제는 감시자를 골탕먹이겠다는 일념으로 두 시간의 수고를 감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초인이라는 이름은 그런 수고를 덜어줬다.
저벅저벅.
30분 정도 지나 발소리가 났다. 일부러 내는 발소리는 문 앞에서 멈추었다.
‘으음! 대공이 직접 왔나보군.’
수십 개의 발소리 가운데에 하나가 유난히 묵직했다. 우리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발소리였다.
보통은 대기실에게 기다리다 접견실로 불려가는 순서였다.
그런데 파격적으로 대공이 직접 대기실로 찾아온 거다.
그만큼 초인에 대한 예우와 배려를 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잠시 후 우리가 명상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하는 노크가 들렸다.
똑똑!
‘역시 초인이라고 대접이 다른데. 배려까지 해주고.’
우릴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발소리와 노크였다. 대륙 역시 명상 중에 갑작스러운 방해는 금기 사항이었으니까.
심법 수련을 멈춘 날벼락이 대답했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며 십여 명의 미국 프로레슬러들이 떼로 들어섰다.
‘어휴! 저 덩치들하곤!’
하나같이 번쩍번쩍하는 화려한 변신 갑옷을 착용하고 있어 더 그래 보였다.
‘다른 사람보다 10㎝는 더 크네.’
제일 선두의 유독 덩치가 큰 중년 사내가 발헬름 대공이었다.
대륙 역시 마력을 숨기는 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숨기지 않고 내세우는 것이 유행이었다.
따라서 대공 역시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나 보라고 그러는지 더 풀풀 풍기고 있었다.
번쩍.
대공과 시선이 부딪쳤다. 소리는 나지 않았으나 불똥이 튀는 듯했다.
대공의 강렬한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대화를 나누기 전에 눈싸움이 먼저 시작된 거다.
눈싸움은 내공과는 다른 정신력의 싸움이었다. 기가 약한 놈이 먼저 시선을 피하는 법이다.
따라서 기선 제압에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대공과 눈싸움을 벌이며 재빨리 대공의 정보를 확인했다.
‘오호라! 역시 레벨은 200 중반대. 전체적인 스탯은 3황자와 비슷하군.’
비록 순위는 40위대였으나 대륙 10강의 일원인 3황자와 비슷한 레벨과 스탯이었다.
‘막말로 둘이 생사를 건 대결을 벌인다면 누가 이길지 모른다는 뜻이지.’
역시 순위는 정확하지 않았다.
나 역시 레벨과 스탯을 참고할 뿐이지 맹신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나한테는 안 된다는 뜻이지. 눈싸움이든 무공이든. 왜냐하면, 난 적을 알고 나도 알거든.’
적을 알고 날 알면 위험이 없다고 했다. 따라서 싸우기 전에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렇듯 눈싸움을 벌이며 다른 생각을 할 정도로 여유있는 날 어떻게 상대할까?
괜히 눈알에 힘줘봐야 핏발만 설뿐이었다. 그저 가소로울 뿐이지만 부하들 앞에서 체면을 구기게 만들어 얻는 것이 없었다.
날벼락에게 전음을 날렸다.
-전음으로 부하들 기다리는데 지겨우니까 그만하자고 전해. 밤 샐 거냐고.
-호호호! 알았어요.
날벼락의 전음을 듣고 대공이 흠칫했다. 덕분에 눈싸움은 자연스럽게 멈췄다.
대공이 날 쳐다보며 물었다.
“새로 등장한 초인이라고?”
다행히 대공이 원국의 말은 모르는지 날벼락이 동시 통역하기 시작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남들이 그러더군요.”
“호오! 아직 젊어보이는데 바디체인지를 겪은 건가?”
“겪긴 했으나 실제로도 젊습니다. 아마 대공보다 30년은 젊을 겁니다.”
대공의 실제 나이가 70이 넘었다고 했다. 따라서 사실은 50년 정도 젊었다.
그러나 너무 놀랄 것 같아 실제보다 조금 늘여 말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대공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대공이 눈에 이채를 띠며 물었다.
“원국인이라고 했나?”
“일단은. 태어난 곳은 원국이 맞습니다.”
“흐음! 가문은?”
본격적인 호구조사가 시작됐다. 날벼락과 이미 예상 문제를 풀어 술술 대답할 수 있었다.
“그래, 날 방문한 목적은?”
대공은 호구 조사로 별 것 알아내지 못하자 바로 본론을 꺼냈다.
-부하들이 들어 좋을 얘기가 아닌 듯하니 메시지로 전하겠습니다.
날벼락의 전음에 대공이 의아한 시선으로 날 쳐다봤다.
날벼락의 전음이 계속되었다.
-대공께서는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과 마지막 잎새라는 이름을 아십니까?
“그럼 자네가!”
-에나스 광산을 언급하기에 상당히 심각한 내용이라고 생각되어 찾아 왔는데 부하들이 알아도 되는 사안입니까?
대공은 에나스라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뭣이! 에나스라고!”
그리곤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는지 부하들에게 말했다.
“잠시 나가서 기다리게.”
“충! 물러나 있겠습니다.”
부하들과의 대화로 대충의 상황은 짐작할 수 있었다. 에나스 광산에 관해서는 부하는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그뿐이 아니었다.
‘놀라는 표정이 연기가 아니라면 대공도 잘 모르는 듯한데……. 그렇다면?’
에나스 광산은 완벽한 날조던가 대공 역시 실체를 모르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역시 짐작대로 대공보다는 남녀가 더 의심스러웠다.
‘그렇다면 대공이 남녀를 쫓는 이유는?’
그것만 알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듯했다.
[연재]던전 in 무림 17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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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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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