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74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982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74화
174. 지금 장난해요?
마치 부부사기단처럼 궁합이 잘 맞는 사제 사이였다.
[.......]
그러나 말이 통해야 남녀가 알아듣는 법. 기대한 효과를 볼 수는 없었다.
날벼락도 그 점을 깨닫고는 어색한 표정으로 웃었다.
“이봐요. 물론 당신들이 부탁해서 도운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생각해봐요? 상대가 대륙 100강이며 패국의 대공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절대 끼어들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어쩌겠어요?”
“........”
구구절절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권력과 세력, 무력까지 갖춘 대공을 상대로 도발할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따라서 남녀는 꿀 먹은 벙어리라도 된 듯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자 날벼락이 답답한 표정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
“휴우! 내가 벌인 일로 당신들을 책망할 생각은 없어요. 그런데 상대가 상대인 만큼 내게도 뭔가 명분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야 계속 돕든지 아니면 두 사람을 잡아 대공에게 데려가 화해를 청하든지 할 것이 아닌가요? 어때요? 내 말이 틀렸나요?”
그러면서 슬며시 내력을 방출해 두 사람을 압박했다.
움찔!
날벼락이 내뿜는 기세를 느낀 두 사람은 흠칫하며 그녀를 쳐다봤다.
어느새 날벼락의 표정에는 웃음기가 사라진 초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상대하기 버거운 상급 전사 둘을 일수에 쫓은 날벼락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두 사람을 잡는 일쯤은 일도 아니었다.
따라서 솔직히 불지 않으면 잡아가겠다는 교묘한 협박이었다.
이쯤 나오면 상대도 어떤 식이든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의 실력으로 무사히 이 자리를 벗어날 방법은 없었으니까. 날벼락의 말에 따르든지 잡혀 대공 앞으로 끌려가든지 선택할 수밖에.
남녀는 잠시 서로 마주 보며 무언의 대화를 나누었다. 사내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다고 합의를 본 듯 여전사가 주위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어디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면 안될까요?”
여전사의 말을 통역하며 날벼락이 내 의향을 물었다.
구태여 자리까지 만들어 들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 기감을 펼쳐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날벼락에게 반경 100m 이내에 인기척은 없다고 알려줬다.
날벼락은 남녀에게 제가 알아낸 것처럼 말했다.
“반경 100m 이내에는 사람이 없으니까 안심해도 좋아요.”
“정말인가요?”
남녀는 과연 초인은 다르구나 하는 경의의 표정으로 날벼락을 쳐다보며 물었다.
“예, 그러니 누가 엿듣지는 않을 테니 안심해요.”
날벼락이 이렇게 나오는 이상 도리가 없다고 생각한 여전사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예, 사실은........”
알고 보니 두 남녀는 남매로 사내는 대공 직할지와 가까운 곳의 영주였다.
작위는 백작.
대공 다음에 공, 후작이 있고 바로 그다음이 백작이었다. 언뜻 세 단계 밑이라 큰 차이가 있어 보이나 단순한 품계일뿐이었다.
대공이나 공, 후작의 경우 황제와의 친인척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정치적 관료였고 실제 무력은 거의 백작들이 쥐고 있었다.
그래서 국경을 방비하는 중대한 임무인 변경백은 전부 백작에게 맡겼다.
이유는 황도와 가까이 두기엔 백작이 가진 무장 세력은 너무 위험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백작이라는 작위는 결코, 낮은 작위는 아니었으나 사내의 영지는 작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유는 전승 작위가 아닌 사내의 마법적 재능을 인정받아 받아 받은 작위기 때문이었다.
마법사의 경우 작위는 받아도 실제 영지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사내 역시 원래 남작 가문의 영주여서 작위는 올랐어도 영지는 그대로였다.
어쨌든, 생각보다 대단한 신분의 남녀였다. 더구나 남매라니까 불륜이나 사랑의 도피도 아니었다.
알고 보니 사연은 힘없는 자가 분에 넘치는 보물을 지녔다는 것이다. 내가 볼 땐 아주 단순하고 식상한 문제였다.
당연히 평소 사내와 대공 사이는 나쁘지 않았다. 힘이 없는 놈이 대공에게 억하심정을 가질 이유가 없으니까.
대공 역시 재능있는 마법사와 척을 질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사내가 알아서 잘 처신해가며 나름대로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노력도 보물 앞에서는 다 소용없었다. 문제는 보물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에 달려 있으니까.
사람 세상은 어디든 마찬가지라 답답하다는 듯이 참견했다.
“끝까지 지킬 힘이 없으면 빨리 보물을 넘기는 편이 현명한 선택이지. 그러면 대공도 그동안의 친분과 사회적 지위가 있어 날로 먹지는 않을 테니까.”
그러나 남녀는 그럴 수 없는 사정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회의적이었다. 목숨보다 중한 사정은 없다고 생각하니까.
“글쎄 과연 그럴까? 그건 당신들 욕심이 아니야?”
“단순히 저희 욕심이 아닙니다. 대공에게 넘겨도 결국은 우릴 죽일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살 방법을 찾는 것뿐입니다.”
“대체 대공이란 자가 살인 멸구 殺人滅口를 하면서까지 차지하려는 보물이 뭔데.”
“그건.........”
그동안 술술 얘기하던 여전사가 말끝을 흐리며 입을 다물었다. 보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또 어떤 면에선 멀리 있는 대공보다 눈앞의 날벼락이 더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자칫하면 쓰레기차 피하려다 똥차에 깔리는 수도 있었고.
친분 있는 대공도 안면을 바꾸게 만든 보물이었다. 생판 처음 보는 날벼락이라면 더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 정도 얘기하고 입을 다문다고 못들은 얘기가 될 수는 없었다.
날벼락이 다시 남녀에게 내 뜻을 전달했다.
“지금 장난해요? 그렇게 말해놓고 입을 다물면 내가 그냥 넘어갈 것 같은가요? 이젠 정말 억지로라도 들어야겠네요.”
그러자 여전사가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어차피 우리 남매의 목숨은 당신에게 달려 있어요. 말하고 죽든 입 다물고 죽든 마찬가지겠지요. 하지만 어쨌든 당신은 생명의 은인이에요. 한데 보물의 정체를 아는 순간 당신도 대공의 표적이 될 거예요. 생명의 은인을 위험으로 몰아넣는 것 같아 망설인 것뿐이에요.”
“그렇다면 더 망설이지 않아도 되겠네요. 어차피 두 사람을 잡아가도 대공과 친해지기는 글렀으니까. 이제 한 배를 타는 수밖에 없는 거네요. 당신들은 오늘 계 탄 줄 알아요.”
여전사는 과연 그럴까 하는 듯이 피식 실소를 흘리며 대답했다.
“글쎄요. 만일 보물의 정체를 알고도 그렇게 말해준다면 좋겠네요.”
“어떤 보물인지는 몰라도 별로 바뀔 것 같지는 않네요.”
“그러죠. 듣고 나서 후회하지 마세요.”
“알았으니까 그만 뜸 들이고 이제 말하는 게 어때요?”
날벼락이 짜증 나는 목소리로 재촉하자 여전사는 사내와 시선을 교환한 듯 입을 열었다.
“분명히 전 후회하지 말라고 했어요. 보물의 정체는 에나스. 에나스 광산이에요.”
“쳇! 겨우 에나스 가지고. 난 또 뭐라고. 나도 에나스로 만든 제품 몇 가지는 가지고 있는데........”
별것 아니라는 듯이 중얼거리던 날벼락의 안색이 굳어지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말끝을 흐리던 날벼락이 뜨악한 얼굴로 변하며 소리치듯이 물었다.
“지, 지금 뭐라고 했어요? 광산, 광산이라고 했나요?”
여전사와 사내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희미한 미소를 띄며 대답했다.
“예, 분명히 에나스 광산이라고 했어요.”
“저, 정말 에나스가 확실한가요? 그게 어떻게 광산이 있을 수 있죠?”
“우리 영주님이 마법사예요. 에나스 광석에 관해서는 우리 중에서 가장 잘 알지 않겠어요?”
날벼락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사내를 쳐다봤다. 사내는 힘없는 표정으로 끄덕거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흥분한 날벼락은 동시통역을 잊고 있어 난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단지 흥분해 미쳐 날뛰는 날벼락의 모습으로 대단한 보물이라는 것을 짐작할 뿐이었다.
덕분에 나도 궁굼해져 가만히 기다릴 수가 없었다.
-야! 대체 뭔데!
-아! 사부! 미안해요. 글쎄 에나스라고 하잖아요. 그것도 광산이래요. 에나스가 나오는.
두서도 없고 모르는 단어도 있어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핵심은 에나스였다.
보물 이름인 것 같은데 뭣에 쓰는 물건인지 알면 될 듯했다.
-그래서 에나스가 뭔데?
-아! 에나스요? 마정석의 일종인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아! 마장기! 그래요. 에나스를 썼을 경우와 일반 마정석을 사용한 경우 출력이 두 배는 차이가 나요. 에나스 광석은 거의 모든 마법 아이템의 출력을 높여주는 특수한 마정석이예요.
흥분한 듯이 설명하는 날벼락이었다.
하지만 좋은 건 알겠는데 얼마나 좋은지는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그래 귀한 건 알겠는데 대공이 안면을 몰수할 정도야?”
따라서 심드렁한 말투로 물었더니 날벼락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하아! 안면몰수 정도는 양반이죠. 이 사실이 알려지면 그날로 전쟁이 날 거예요. 영지전이 아닌 대륙 전쟁이!”
전쟁을 일으킬만한 보물이라니. 이때만 해도 날벼락이 너무 호들갑 떤다고 생각했다.
“설마! 대체 에나스가 뭐라고?”
“이게 보통 귀한 게 아니거든요. 사용처는 무궁무진한데 물량이 없어요. 오죽하면 전설의 광물이라고 하겠어요. 그런데 광산이 발견됐다니 보통 일이에요? 이건 보물이 아니라 폭탄이에요. 그것도 알려지는 순간 터지는 시간폭탄.”
흥분한 날벼락의 얼굴과 몸짓으로 대충 에나스가 갖는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다.
4대 제국은 비슷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나긴 정전 상황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고.
그런데 한순간에 패국은 두 배 이상의 전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남이 잘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을 터.
날벼락의 말대로 대륙 전쟁은 필연적으로 벌어질 터였다.
‘그런 폭탄을 대공은 혼자 삼킬 생각인가? 쉽지 않을 텐데……?’
대륙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중요한 광물이라면 보물이 아닌 폭탄이 맞았다.
대공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혼자 삼키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 점은 대공도 알고 있을 터.
대공이나 되는 사람이 그렇게 미련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아무리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다고는 하지만.’
국가 단위로 나서 보안 유지에 신경 써야 할 문제였다.
그래도 어려운 일을 대공 혼자 할 수는 없을 터였다.
‘그러고 보니까 이 새끼가 더 수상해?’
눈앞에 처량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백작이라는 사내.
촉망받는 마법사로 백작위까지 받은 놈이었다.
더구나 에나스의 중요성에 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마법사였고.
따라서 개인이 감당할 물건이 아니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놈이 바보가 아니라면 당연히 국가에 보고하고 처분을 맡겼을 터였다.
‘그런데 에나스 광산의 정보가 흘러나왔다고?’
놈이 아니면 정보를 흘릴 사람은 없었다. 실수가 되었든 의도적이든 놈이 분명했다. 지금 우리한테도 흘리는 중이니까.
‘아니면 에나스 광산이 아닌 전혀 다른 문제겠지. 문제는 놈이 왜 에나스 광산의 정보를 흘리고 다니냐는 건데? 하아! 이 새끼 봐라?’
어떤 의도든 순수하지 못한 것은 분명했다. 아무래도 이세계에서 처음 맺은 인연이 은혜를 원수로 갚는 놈인 듯했다.
‘이거 재미있는걸?’
[연재]던전 in 무림 1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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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전 화 | 070-8861-6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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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