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72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5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72화
172. 뭐가 다른데?
‘흐음! 자동차가 없는 문명 세계라고? 처음부터 없던 것도 아니고 사장되었다니. 쩝!’
지구인인 나에게는 상상할 수도 없는 세상이었다.
더구나 비공정이나 포털은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을 터.
귀족이나 일부 부유층 양민에게나 사용이 가능한 일일 터였다.
‘철저하게 양극화된 세계라는 말이군!’
교통이 이럴진대 다른 분야라고 다르지는 않을 터.
‘섣불리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차차 겪어보면 알게 되겠지. 일주일만에 전부를 알 수는 없지만 말이야.’
이번에 내게 허락된 시간은 일주일이었다. 일주일 안에 내가 할 일은 근거지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놈들처럼 미련하게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가면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물론 그들 역시 처음이 좋지 않았을 뿐이었다.
무림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만났을 뿐이었다.
처음부터 침략할 생각으로 혼세 미궁에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날벼락이 중간에 끼어 있었단 말이지.’
그녀의 존재로 인해 차분히 탐사할 기회를 잃었을 뿐이었다.
‘한마디로 운이 나빴던거지.’
던전이나 위험 지역에서 서로 무장을 한 두 세력이 만나면 열에 아홉은 전투로 발전하게 될 터였다.
‘더구나 생김새도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았을 테니. 이런 경우라면 백 프로고.’
하지만 난 날벼락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었다. 놈들과 같은 실수를 할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이 일방통행 통로가 좀 재미있어야지. 흐흐흐.’
1회 입장 최대 인원인 100명이 될 때까지 통로는 닫히지 않았다.
따라서 한 명이 들어가든 백 명이 한 번에 들어가든 상관없었다.
‘입장 제한이 차고 나면 다시 열리는 주기는 2달. 처음 들어간 인원의 생사와는 상관없이 일정하다는 뜻일 거야.’
그러나 24시간 이내에 한 명도 들어가지 않으면 그대로 닫혔다. 그리고 다시 두 달 후에나 열렸다.
하지만 계속 열어두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이쪽 사람들에게 발견된 확률도 높을 테니까.
어쩌면 패국 사람들은 이런 기초적인 지식도 없었을 수도 있었다. 다른 던전처럼 경험을 통해 정보를 축적하는 중일 수도.
‘어쨌든 어설픈 내 실력으로 설치한 환영미리진이라면 일주일이 한계일 테니까.’
따라서 일주일 안에 교두보를 확보하고 정원을 채워 닫아두는 편이 유리했다.
‘문제는 너무 눈에 띄는 체구라서.......쯧!’
180인 나도 여기서는 작은 편이었다. 그런데 무림인 대부분이 170 언저리였다.
그렇다면 이곳에서는 정말 보기 드문 소인일 터.
그런 사람이 100명이나 모여 우글거리면 금방 소문날 것은 분명했다.
‘더구나 말도 통하지 않으니까.’
이번 탐사를 마치고 나서는 그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했다.
이런저런 궁리를 하고 있는데 날벼락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부,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해요?”
“어라! 너 안 나가고 아직 있었냐?”
“나가긴 어딜요?”
“길드에 가서 정보를 알아본다며?”
“같이 안 가요?”
“에이! 됐어. 가 봐야 병풍이나 설 텐데 뭐하러? 그냥 네가 잘 알아보고 와서 알려줘. 이따 밥이나 같이 먹자.”
정말 더러워서라도 언어 능력을 얻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던전을 열심히 돌아야 하는데 사황성주가 되고 나서부터는 시간이 없었다.
“그래요? 그럼 다녀올게요.”
“그래, 방에서 꼼짝하지 않을 테니 얼른 와라.”
“예, 사부.”
날벼락을 보내고 할 일은 많았다. 신기한 마도 문명의 이기들이 방안 가득히 있었으니까.
TV가 없다는 점이 아쉬웠으나 이해는 갔다.
‘교통도 통제하는데 언로야 당연할 테니까.’
이곳도 쪽수가 곧 힘이었다. 영주들은 집안 단속의 수단으로 교통은 물론 통신 및 언론도 장악했을 터였다.
서너 시간이 지나 돌아온 날벼락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뭔가 뜻대로 되지 않았나보군.’
아니나 다를까 탐험가 길드에서 허탕치고 돌아왔다고 보고했다.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했다고?”
“예, 죄송해요. 전부 고대 유적지라고만 알고 있어요. 파견된 길드장에게 넌지시 떠봤는데 이세계로 연결된 통로는 전혀 모르고 있더라고요.”
마치 제 탓인 듯 풀 죽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날벼락이었다.
“그건 네 탓이 아니야. 길드장이 정말 모를 수도 있고 안다고 해도 네 위장 신분으론 알 수 없는 정보였을 거야. 최상급 전사는 물론 대륙 100강도 돌아오지 못한 곳인데 상급 전사인 네게 말해서 뭐하겠어?”
“그럴까요?”
“응, 내 말이 맞을 거야. 그럼 황실 관리 구역은 뭐라고 설명해?”
“무슨 설명이 필요해요. 그냥 그렇다면 끝이지.”
“그런거야?”
“예, 황실이 하는 일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성역 聖域이에요. 중원에서도 그렇잖아요?”
중원은 그렇지만 내가 살던 곳에서는 안 그랬다.
“어쨌든 그건 됐고. 그래서 빈 손으로 왔어?”
“그건 아니고 사람 찾는 의뢰를 하나 받아왔어요. 요즘 너도나도 발굴에만 매달려 의뢰를 수행하는 탐험가가 부족하대요. 특히 상급 전사 이상은 더더욱. 뭔가 이유가 있는 것이 더 좋을 듯해서 수락했어요. 길드장과 친분도 만들어 둘 겸해서요.”
“그래? 잘했다.”
고대 유적은 공개된 던전이라 누구나 들어가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날벼락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의뢰의 성사 여부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의뢰 내용도 궁금하지 않았다.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날벼락에게 말했다.
“그럼 이제 밥이나 먹으러 가자.”
“예, 사부.”
던전 탐사에 필요한 준비물은 늘 아공간 주머니에 들어있었다. 따라서 밥 먹고 편히 쉬다 내일부터 고대 유적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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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는 또 다른 광경이군!’
일반인에게 공개했다고 해도 던전은 던전. 고대 유적 역시 아무나 들어갈 수는 없었다.
대륙 던전의 모든 소유권은 영주와 황제에게 있었다. 발견된 곳의 영주가 9, 황제가 1이라는 비율이었다.
영주는 다시 탐험가 길드나 사설 용병단에게 던전의 관리를 맡겼다.
보통은 5대 5였으나 영주의 욕심과 던전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고대 유적의 소재지는 발헬름 공국. 따라서 소유자는 발헬름 대공이었다.
발헬름은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이었다. 그냥 발헬름이라고 대륙어로 부르는 게 짧았다.
-대공도 대륙 100강이라고?
-예, 46위의 꽤 고 랭크의 초인이에요.
주변에 사람이 있는 관계로 전음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100명이나 되면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날벼락은 상당한 자부심을 가진 듯했다.
이번에도 등장한 대륙 100강의 순위에 궁금했던 걸 물어봤다.
-근데 그 순위라는 건 정확한 거야? 직접 상대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거잖아?
-글쎄요? 그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대체 순위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정하는 건데. 그럼 너는 정말 100강 중에 아무도 이길 수 없어? 다는 아니어도 한두 명과는 싸워봤을 것 아냐?
-어, 없는데요?
-그럼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야? 패국 7강 중에서도 삼황자는 몰라도 나머지는 다 고만고만해 보이던데?
-그, 그랬어요?
날벼락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듯 당황했다.
내가 살던 고향인 한국 역시 순위 매기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모든 일에 순위를 매기곤 했다. 그저 재미로 보지 않고 순위에 목숨 거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았고.
문제는 그 순위에 대한 신뢰성과 적절한 분야냐는 점이었다.
물론 구체적인 자료와 수치로 정확한 순위를 정할 수 있는 분야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했다.
-더구나 전투 능력을 수치로 표현할 수는 없는 법. 스카우터를 쓴다고 해도 상황과 그날의 몸 상태에 따른 변수가 있잖아.
상대의 정보를 읽을 수 있는 나였다. 그렇기의 확실하게 말할 수 있었다.
실제와 같지 않은 경우를 몇 번이고 경험했으니까.
따라서 상대의 정보에 나온 수치는 참고일뿐이었다.
-스카우터요?
-아! 그런 게 있어.
차마 만화에 나온다고 설명할 수는 없었다.
-어쨌든 그 46위나 되고 대공이란 자는 어째서 황제에게 넘겼을까? 그 정도 실력이고 신분이면 혼자 꿀꺽해도 되잖아?
-맞아요. 처음에는 그랬을 거예요. 저들 쫓는 길드가 대공의 영지에 있는 길드니까요. 더구나 발헬름 대공은 탐욕스럽기로 소문난 사람이에요. 하지만 2차 선발대마저 돌아오지 못하자 절대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거예요. 얼른 황실에 넘기고 지분만 챙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나야 발헬름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까 뭐라고 할 수 없지만 난 놈이군. 초인이나 되는 놈이 상황판단까지 빠르고 결단력이 있으면 골치 아픈 놈이야. 그런 놈은 빨리 처리하거나 친구로 만들어야 해.
-헤에! 사부는 사람을 그렇게 보는군요.
날벼락은 제 사부의 인생관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이었다.
날벼락도 중년을 훌쩍 넘긴 나이였다.
그런데도 아직도 순진한 생각으로 세상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사부로서 충고를 해 줬다. 무림에서 사부는 꼭 무공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니까.
-그럼. 세상에는 적 아니면 친구밖에 없어. 물론 백 프로 신뢰할 수 있는 친구도 없지만. 그래서 이런 말도 있어.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된다고.
-에이, 그렇게 살면 주위에 남는 사람 하나도 없어요.
-하아! 넌 친구보다 더한 피붙이들에게 당했다면서 아직도 그런 생각이냐? 아직 고생 덜했구나.
-그건 경우가 다르잖아요. 황가와 일반인이 같을 수는 없잖아요.
얘가 또 지구인에게 금기어를 꺼냈다.
-뭐가 다른데? 황제는 입이 두 개냐? 아니면 팔이 네 개? 나한테 그런 소리 하면 맞는다. 황제 역시 좋은 집에 태어난 운 좋은 자식일 뿐이야. 사람 사는 것은 황가나 일반인이나 마찬가지고. 인마, 일반 가정에서도 얼마나 치열한 권력 투쟁이 벌어지는지 알기나 알아?
일반 가정에도 부부간이나 부모 자식, 형제들 사이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어휴! 이럴 때 사부는 말이 안 통하니 원. 알았어요. 어쨌든 우리 차례니까 빨리 들어가기나 해요.
사상의 차이에서 오는 의견 대립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날벼락이었다.
어쨌든 날벼락의 말대로 지금 우리는 고대 유적의 입구에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것 또한 신기한 광경이지. 크으! 지구에선 절대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까.’
고대 유적에 울타리나 벽을 세운 것도 아니었다.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다른 곳을 통해 들어갈 수도 있을 터였다.
그런데도 모두 출입관리소에 신고하고 들어갔다. 나올 때도 마찬가지라고 하니 놀라울 뿐이었다.
모두 양심적이라 그렇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단지 뒷감당이 두려워서였다.
‘황제나 대공의 사물을 꿀꺽하면 바로 사형이니까.’
따라서 이렇게 자발적으로 출입과 소득을 신고한다고 했다.
“우리도 꼭 그래야 해?”
들어오기 전에 그렇게 물어봤다. 날벼락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일단 의뢰를 받았으니까요. 나올 때는 사부 맘대로 하세요. 어차피 지금 신분은 이번이 마지막으로 사용할 생각이에요.”
“왜?”
“사부님과 사황성 사람들이 들어오면 저도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저와 시비들이 아니면 누가 하겠어요?”
맞는 말이었다. 덩치와 말이 통하는 날벼락과 시비들이 새로운 세력의 얼굴 마담이 되어야 했다.
“호! 네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니 기특하네.”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방법은 없을 테니까 당연하죠.”
“그건 그래.”
그렇게 우리는 출입관리소에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줄은 상당히 길었으나 빠른 일 처리로 금세 줄어들었다.
대부분이 파티여서 파티장의 신분과 인원수만 체크 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기다리는 내내 힐끔거리며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입 다물고 꿋꿋하게 서 있었다.
다행히 줄이 빨리 줄어들었고 묻는 사람은 없어 무사히 출입구를 통과했다.
관리소를 나와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이동하며 물었다.
“근데 의뢰 내용이 사람 찾는 거라고 했지? 누굴 찾는데 유적에서 찾아?”
“초원에서 부는 실바람이요.”
얘네 발음으론 루브론이라고 했다.
“루브론? 그게 누군데?”
“루브론 자작가의 영애래요. 보름 전에 이곳에서 본 사람이 있다고 하네요.”
“혼자?”
“예, 사건 사고는 아닌 듯하고 가출한 지 꽤 되나 봐요.”
갑자기 흥미가 사라졌다.
“쯧! 실패해도 상관없는 거네.”
“사실 의뢰하면서 별로 기대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보름 전이면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잘됐네. 그럼 의뢰는 신경 쓰지 말고 우리 할 일이나 하자.”
“예, 사부.”
[연재]던전 in 무림 17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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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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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