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63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261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63화
163. 내가 피할 줄 알고
“이건 뭐. 완전히 공룡 앞에 강아지가 서 있는 꼴이네.”
“호호! 정말 그렇네요. 강아지치고는 대형인데 말이에요.”
“이빨이 들어가기나 하겠어요?”
내 키가 1m 80이 조금 넘었다. 따라서 마장기가 네 배 정도 크다는 뜻.
하지만 모든 부분이 그만큼 크기에 단순히 네 배의 신장 차이가 아니었다.
일반인이라면 상대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터였다.
그런데 나는 물론이고 두 여인도 전혀 기죽은 기색이 없었다.
두 여자야 나를 하늘 같이 믿고 있을 터였고 나야 상대를 알기 때문이었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불태라고 했으니까.
우린 마장기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우리 실력에 대해서도.
따라서 우린 여유로울 자격이 있었다.
마장기와 싸우는 모습을 상상하며 고개를 저으며 한 마디했다.
“아무리 그래도 모양 빠지는 건 어쩔 수 없겠는걸?”
“호호! 그러네요. 상대의 눈을 보기는커녕 우린 허리 아래에서 상대해야 하니까요.”
“경신술 연습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두 여자의 말대로 워낙 덩치 차이가 커서 허공을 나는 채로 싸우거나 허리 아래서 상대하는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삼황자와 싸우지만 그를 직접 볼 수가 없었다.
따라서 상대방의 눈을 보고 공수를 예측하는 일도 불가능했다. 마장기가 움직이고 나서야 알 수 있어 한 박자 빠른 공수전환은 어렵게 됐다.
‘하지만 그 점은 마찬가지지.’
반드시 우리가 불리한 것만은 아니었다.
삼황자 역시 우리 눈을 볼 수 없는 점은 마찬가지.
더구나 우린 상대적으로 작았고 마장기는 컸다.
우린 마장기의 움직임을 훤히 볼 수 있으나 삼황자는 우리의 행동을 정확히 알아보기 어려울 터였다.
‘더구나 우린 놈의 상상보다 훨씬 빠르잖아?’
모양 빠지는 점만 빼면 우리가 불리할 게 없다고 생각했다.
‘전신에 도배한 보호장치야 뭐…….’
로봇이라면 회로나 전선을 잘라 기동 불가능으로 만들면 간단할 터.
하지만 마장기가 로봇과 다른 점은 회로나 전선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로봇의 약점이 마장기의 약점이 되지는 않았다.
물론 내부에는 마법 회로가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 문제는 마법으로 보호되는 보호막과 장갑을 뚫었을 때의 이야기였다.
따라서 외부에서 약점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마법 보호장치를 아무리 덕지덕지 발랐다고 해도 완벽하지는 않을 터.
깨고 또 부수다 보면 언젠가는 깨질 터였다.
따라서 화경 정도의 실력이라면 백번 유리한 전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 놈은 뭐야?’
분명 삼황자는 패국 7강의 1인이 죽어 다급한 상황이었다. 서둘러 마장기를 꺼낸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고.
그런데 마장기에 탑승하자마자 마치 상황이 역전되기라도 한 듯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이젠 이겼다 뭐 그런 거야? 우리야 구태여 서두를 필요 없으니까.”
“우린 철탑거인의 정보를 빼내는 게 중요하니까요.”
이젠 혜 누이마저 철탑 거인으로 부르고 있었다. 완전히 철탑 거인으로 결정된 분위기였다.
그런데 승연 누이가 바짝 붙어서며 귀에 속삭였다.
“가가, 설마 도주할 생각은 아니겠지요? 혹시 모르니까 도주로를 봉쇄하는 건 어때요?”
“설마……! 아니지!”
처음에는 대륙 10강이나 되는 놈이 도주할까 생각했으나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일단 나는 불리하면 백퍼 도주할 테니까.’
놈이라고 끝까지 싸운다는 보장은 없었다. 더구나 놈은 삼황자라는 신분에 이세계에 대한 정보 때문이라는 핑계도 있었다.
-혜 누이, 승연 누이. 혹시 모르니까 전부가 벌어지면 우리가 입구 쪽을 막고 싸우자고.
-예, 가가.
만에 하나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막아야 했다.
여유있게 다른 대전을 관람하려던 생각을 버리고 클라크의 대검을 뽑아 들었다.
“누이들, 그럼 우리도 시작해 볼까?”
“호호! 좋아요!”
“예, 가가!”
여유를 부려도 입구를 막고 나서 부릴 생각이었다.
스르릉!
검을 뽑았다는 것은 싸움을 시작하겠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삼황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자식이! 지나친 신뢰는 몸에 해롭단다!’
휘류륭!
뜨거운 맛을 봐야 정신을 차릴 듯해 처음부터 검강을 뽑아냈다.
아무리 마법 합금이라도 순순한 장갑 장갑만으로는 검강을 막을 수 없을 터.
삼황자도 어쩔 수 없이 액션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래서 복잡한 초식을 사용하지 않고 배팅하듯이 가로 베기로 허리..아니 무릎 관절을 노리고 휘둘렀다.
부우욱.
“잘려라!”
공기 찢는 파공성과 함께 시퍼런 검강이 마장기의 무릎 관절을 베어갔다.
과연 삼황자도 시퍼런 검강을 무시하지는 못했다.
쿵! 휘익.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마장기의 동체가 허공으로 솟구쳤다.
생각보다 재빠른 동작에 놀랄 틈도 없이 경악성을 터뜨렸다.
“이런 개새끼가!”
살짝 뛰었어도 가볍게 5, 6m는 솟구친 마장기였다. 그 마장기가 그대로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시커멓고 커다란 발바닥이 향한 곳은 바로 내 머리 위.
놈도 복잡한 초식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냥 밟아 죽이겠다는 뜻이었다.
그게 싫으면 화산 둘째처럼 굴러서 피하든지.
당연히 그에 대한 콤보 공격도 준비되어있을 터였다.
알고 보니까 지금 완전히 놈에게 농락당하는 중이었다.
“자존심을 건드리면 내가 안 피할 줄 알고!”
사실 정면으로 맞서는 건 미련한 짓이었다.
톤이 넘는 마장기의 육중한 체중에 중력이 실려있는 공격이었다.
난 그 압력을 견디며 보호막과 장갑을 뚫어야 했다.
‘뚫고 나면?’
그래 봐야 깔릴 수밖에 없었다.
마장기를 반으로 가르지 못하는 이상 발바닥에 구멍을 내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더 모양만 구기는 거지.’
이기고도 진다는 말이 이런 경우일 거다. 따라서 그동안 부지런히 익힌 경공 실력을 뽐내며 난 미련 없이 옆으로 피했다.
그리고 다시 횡소천군. 가로베기로 발목을 노렸다.
부우웅!
떨어지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고 했다. 날개가 있어도 피하지 못할 속도였고.
하지만 삼황자도 내가 피했을 경우도 예상하였다.
그뿐이 아니라 마장기의 기동력은 내 예상을 뛰어넘었다.
휘익!
깔아뭉개려고 내리찍던 발바닥이 다시 내 얼굴을 향하고 있었다.
떨어지는 동작 그대로 허공에 멈춰 앞차기를 선보였다. 사람도 하기 힘든 동작을 마장기가 선보이는 중이었다.
‘아니, 마장기라서 가능한 건가?’
지금은 전투 중.
따라서 생각은 잠시였고 몸은 움직이고 있었다.
마장기의 보호막과 장갑의 견고함을 시험해볼 생각이었다.
몸을 피하면서 다시 발목을 베어갔다.
‘확실히 힘드네!’
무림인과 상대할 경우라면 살짝 몸을 틀고 반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몸통만 한 발바닥을 피하려면 살짝 트는 정도로는 어림없었다.
완전히 피하려면 최소한 두어 걸음을 옮겨야 했다.
날벼락에게 들어 머리는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 상황에선 바로 적응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자연히 반격은 지체될 수밖에.
이렇게 한 박자 늦은 반격은 상대는 계속되는 공격으로 보답했다.
어느새 땅으로 내려선 마장기가 앞차기 콤보를 구사하고 있었다.
삼황자 놈은 아직 나를 가지고 놀고 있는 중이었다.
쿵! 쿵!
부웅! 붕!
휙휙!
‘이런 개 망신이!’
이렇게 되면 화산 둘째를 놀릴 처지가 아니었다.
‘시발! 좋다 이거야!’
팟!
앞차기 콤보가 계속되는 단순한 공격이었다. 한발 앞서 몸을 피하고 발차기가 날아올 곳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발을 피하면 그대로 날아올라 정말 똥침을 놔줄 생각이었다.
부아왁!
그런데 삼황자는 피할 여유가 없었는지 발을 접지 않았다.
사람이라면 검이 발목으로 날아오면 당연히 피했다. 무림인에겐 몸뚱이가 재산이니까.
더구나 무림인치고 이런저런 은원이 얽히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몸뚱이가 멀쩡하지 않으면 하루를 버티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
따라서 살을 주고 뼈를 받는다는 말은 실제로 벌어지기 힘든 일이었다. 무림에서는 살도 줘서는 안 됐다.
‘차라리 동귀어진 同歸於盡이 현실적이지.’
정말 불구대천의 원수라면 생각할 수도 있는 방법이니까.
따라서 발목으로 날아오는 칼은 반드시 피했다.
하지만 삼황자는 그렇지 않았다.
‘아차!’
상대가 인간이 아닌 마장기라는 사실을 잠시 잊었던 탓이었다.
삼황자는 자신의 발이 아닌 마장기의 발.
자연 수복이 가능한 마장기였다. 더구나 보호막과 장갑이 파괴되어도 제발 잘리는 것은 아니었고.
삼황자는 발을 접지 않고 그대로 앞차기를 이어갔다.
결국, 검강이 실린 클라크의 대검이 그대로 마장기의 발목을 베었다.
텅!
첫 번째로 느낀 점은 마장기의 보호막이 작용했다는 점.
보호막을 부수며 반탄력으로 몸이 움찔 거렸다.
하지만 검을 회수하지 않고 그대로 장갑을 베었다.
끼기긱! 철컥!
‘응? 철컥?’
보호막을 부수면서 약해진 검강이지만 장갑도 베는 느낌이 확실했다.
하지만 얕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히 자르지는 못했던 것.
그런데 반쯤 파고든 검이 발목에 붙기라도 한 듯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억지로 잡아 빼면 뺄 수는 있었다.
그러나 삼황자가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는 않을 터.
아니나 다를까 시야가 까맣게 가려졌다. 마장기의 원형 방패가 파리채처럼 날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지름이 2미터 정도는 되는 원형 방패였다. 이 또한 깔리면 즉사였다.
더구나 말 그대로 방패.
더욱 강력한 보호막은 물론 깨어봐야 장비를 부순 것밖에 아무런 피해를 줄 수 없었다.
‘참나! 도대체 얼마나 얕보인 거야?’
비무 전에 강경 발언을 날리며 선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삼황자는 놈은 가만히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날 엿 먹이는 중이었다.
당장이라도 심검을 사용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상황 역전은 물론 단숨에 끝장낼 수도 있을 테니까.
‘아서라! 내가 떠들어놓고 내가 지키지 못하면 노인네들 등쌀을 어떻게 견디려고.’
어벤져스 노인들 덕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일 수 있었다. 이렇듯 사람은 다 쓸모가 있는 법이었다.
뒤로 훌쩍 물러나며 클라크의 대검은 깨끗이 포기했다.
사실 클라크의 대검이 특별히 좋은 검도 아니었다. 마장기를 상대할만한 커다란 검이 그것밖에 없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아직 수십 자루의 검이 있었다.
“만검천하!”
촤르륵!
아공간 주머니에서 열두 자루의 검이 허공으로 튀어나왔다.
[연재]던전 in 무림 16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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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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