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58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92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58화
158. 가랑비에 옷 젖는다
빙궁에 들려 혼세 미궁으로 이동하는 동안 대전표가 궁금했다.
“기성아, 제비뽑기로 했다고 했지?”
“예,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혜 누이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했을까. 흐흐흐!”
혜 누이가 출전자 선발을 제비뽑기로 한 것은 정말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대전푠데.......선봉이 누구라더냐?”
“예? 거기까지는 아직 모릅니다. 선발한다는 소식만 바로 전해져서.”
“그래? 대진표도 어려운 문젠데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네. 또 추첨으로 했을까?”
알다시피 이런 대전은 선봉先捧과 마지막에 나서는 대장大將이 가장 중요한 자리였다.
따라서 이왕 출전하면 누구나 선봉이나 대장전에 서길 바랄 터였다.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도 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원섭이 내 생각이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성주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 나야 물론 당연히 내가 나서지. 먼저 1승을 확보하느냐 못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자리야. 나라면 강한 순서로 선봉부터 내세워 마지막 대장전이 제일 약한 사람이 서게 할 거야.”
“그렇습니까? 보통은 대장전이 가장 강자가 서는 것 아닙니까?”
“먼저 네 번 이기면 끝나는데 대장이 무슨 필요있어. 후딱 끝내고 마는 거지.”
“하긴 그 편이 조마조마하지 않고 아쌀하겠습니다.”
“그래, 싸움은 비무는 전쟁이든 무조건 이기고 보는 거야.”
솔직히 선봉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자리였다.
아끼다 똥 된다는 말이 있다.
따라서 반드시 대장 자리에 강자를 세울 필요는 없었다. 1번부터 이겨, 쌈박하게 4선승을 거두면 보기에도 좋으니까.
“물론 상대도 그런 전법을 구사하겠지요?”
“보통 그렇지 않겠어? 너라면 처음부터 지고 싶겠냐?”
“아닙니다. 저라도 첫 번째는 무조건 이길겁니다.”
패국의 황자가 보통 놈이라면 나 같은 전법으로 나올 터였다.
‘한데 보통 놈은 아니란 말이지. 더욱이 숨겨둔 패도 있을 테고.’
삼황자 본인이 대륙 10강의 초인이었다. 나와는 달리 무武에 진심인 놈일 수도 있었다.
이세계의 무공을 견식한다는 의미에서 팽팽한 접전을 유도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초전 승리를 버리지는 못할 터였다.
따라서 두 번째 강자를 선봉에 세워 초전 승리를 딴 후, 자신은 마지막에 설 수도 있었다.
나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었다.
‘흐흐! 새끼, 그렇게만 해봐. 손을 섞어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게 될 테니까.’
나는 얄짤 없이 나부터 나갈 생각이니까 말이다.
혜 누이가 어떻게 순서를 짰던지 나의 다음부터는 실력순서로 출장시킬 거다.
‘이러려고 손을 섞어 본 건 아닌데 말이야. 흐흐흐.’
어벤져스 노인들과 한 번씩은 손을 섞어 본 것이 도움이 됐다. 노인들의 순서를 거의 알 수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는데. 과연 마장기를 언제 꺼낼까? 아니, 일곱 명이 전부 가지고 있는 건 아니겠지?’
놈들이 숨겨둔 패는 당연히 마장기魔將機였다.
어벤져스 노인들이 무난한 승리를 예상한 건 마장기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본신의 실력이라면 대륙의 초인들에 비해 어벤져스 노인들이 한 수 위인 듯했다.
‘하지만 마장기가 등장하면 어려운 싸움이 될 테니까.’
최상급 전사가 일반적인 마장기를 타면 초인을 상대할 수 있다고 했다.
‘한데 초인이 군주급이나 장군급의 마장기를 탄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거다. 내 실력으로도 군주급까지 정도였다. 황제급엔 확실히 밀린다고 했다.
‘설마 황제급이 등장하진 않겠지.’
대륙에 네 대밖에 없는 황제급 마장기가 출현하는 일은 없을 터였다.
그래도 삼황자라는 신분으로 볼 때, 군주급이나 장군급은 나올 수 있었다.
‘장군급이라면 좋을 텐데…….쩝!’
놈이 어떤 급을 타던 다른 놈들은 무조건 한 등급 아래였다. 그게 사회의 순리고 돌아가는 방식이니까.
‘그래서 삼황자가 어떤 마장기를 타느냐가 중요한 거지.’
삼황자가 군주급이면 다른 놈들은 있다고 해도 대장급을 넘지 못한다. 삼황자가 대장급이면 물론 일반 마장기를 탈테고.
만일 다른 놈들이 일반 마장기를 탄다면 어벤져스 노인들에게도 승산이 높았다.
대장급을 탄다면 붙어봐야 아는 거고. 군주급에는 무조건 질 거다.
내가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 때문이었다.
‘신법이지.’
마장기는 전쟁을 위한 병장기였지, 대인전代人戰을 위한 병장기는 아니었다.
온갖 마법 장치로 보호되는 성을 공략하기 위한 공성攻城 병기로 개발된 것이 마장기였다.
공성은 잠입이 아닌 파괴였다.
아무리 낮은 성이라고 해도 최하 3m. 높은 성은 10m도 넘었다.
그런 성벽이나 성문을 파괴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힘과 덩치가 필요했다.
따라서 파워는 당연하고 덩치부터 확실하게 인간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작게는 5m의 일반급에서 10m나 되는 황제급까지, 마장기의 덩치는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그래야 마법으로 보호되는 성벽을 부술 수 있으니까.
이런 공성 병기인 마장기를 막을 병기는 마장기밖에 없었다.
이렇게 마장기와 마장기가 맞붙는 전투의 승패가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었다.
따라서 마장기전은 상당히 발전했다. 운용의 기술도 늘고 보호 장구나 출력의 개선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과 싸운다는 전제는 하지 않았을 테니까. 더구나 날다람쥐처럼 날쌘 사람과 싸운다면?’
아무리 초인이 운용한다고 해도 덩치가 크면 움직임은 둔해지는 법.
더구나 어벤져스 노인들은 어떤 마법적인 보호나 두꺼운 장갑裝甲이라도 파괴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최고 최강의 파괴적인 검강과 내가 장력인 침투경이라는 무기가.
물론 저쪽도 검강을 사용하니까 어느 정도 방비는 되어 있을 터였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 다고 했으니까. 흐흐흐.’
더구나 장갑을 타고 들어오는 내가 장력에는 탑승자는 경악할 터였다. 어떻게 된 건지도 모르는 사이에 당할 수밖에 없을 터였다.
그게 잘 통하지 않더라도 이쪽은 전혀 맞아줄 생각이 없었다. 수백 수천 자루의 검이 날아와도 요리조리 피하는 무림인이다.
커다란 덩치의 마장기가 아무리 빨라도 맞아줄 사람은 없었다.
‘흐흐! 그 뿐이야?’
상대는 덩치가 큰 만큼 공격할 부위도 많았다.
눈알의 홍채도 정확히 맞추는 무림인이었다.
눈감고 휘둘러도 어딘가는 맞을 정도의 마장기가 상대라면 펄펄 날아다닐 거다.
‘따라서 붙어보기 전에는 모른다는 뜻이지.’
마장기의 전투를 실제로 본 적이 없어 너무 낙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기적인 무림의 신법이 있는 한은 절대 지지는 않을 것 같았다.
‘많이 양보해서 무승부라면 몰라도 질 자신은 없으니까.’
따라서 먼저 많이 이겨두면 마장기가 등장해도 비기거나 한 번만 이겨도 되는 거다.
‘흐흐! 놈이 3연패를 하고 아차 싶어 마장기를 내세우면 딱 맞는데 말이야…….’
그럼 황제급이 나와도 1패만 하고 끝낼 수 있었다. 최악의 전적은 3승 3무 1패고 최선은 4승이었다.
‘4승 이후엔 더 할 필요가 없지. 우기면 그땐 실력행사로 나서는 거고. 흐흐흐!’
이런저런 망상을 하는 사이 7층 전진 기지에 도착했다.
도착사실이 알려졌는지 혜 누이와 승연 누이가 버선발로 달려 나왔다.
“가가!”
“가가!”
마치 전쟁터에 끌려나갔다 살아 돌아온 낭군을 맞는 분위기였다.
하필이면 내가 없을 때 침략해 와 무거운 짐을 지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나를 본 순간 어깨의 무거운 짐이 사라졌을 테니까.
따라서 이 순간을 마음껏 즐겨야 했다. 살면서 두 여자에게 이렇게 환영받는 일은 앞으로는 없을 테니까.
“둘이 고생 많았어. 시간은 얼마나 남았어?”
“다행히 늦진 않으셨는데 이제 한 시진밖에 남지 않았어요. 어떻게 하지요?”
아직 두 시간이나 남았으면 작전을 짜기는 충분했다.
그새 반쪽이 된 구양 혜에게 지시했다.
“어떻게 하긴. 어르신들 빨리 모아줘. 대전 전에 전할 말도 있으니까.”
“예, 가가.”
노인들이 모이는 동안 정해진 비무 순서를 살펴보았다. 순서 또한 가위바위보로 정했다고 했다.
출전자는 모두 일곱 명.
수교 오위 중에 장마와 비마, 소림과 무당, 화산, 점창이 선발되었고 보궐로 곤륜 도선이 뽑혔다.
‘쩝! 그 나물에 그 밥이네.’
내가 보기에는 다 거기서 거기였다. 특별히 차이나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다 형편없다는 뜻이 아니었다.
어벤져스 노인 중에도 전부 상위권에 들어 비슷하다는 뜻이다.
‘마교와 무당, 소림은 뒤로 두고 나 다음엔 화산, 점창 순서로 나서면 되겠군.’
비마는 경공이, 무당 이선 중의 장선은 내가 장력의 일인자였다.
또 권장지를 사용하는 사람이 경공에 능한 것은 무림의 정석이었다.
따라서 권을 쓰는 소림과 장법을 사용하는 장마와 함께 네 사람은 마장기 대비용이었다.
화산의 화려한 매화 검법과 점창의 파워 넘치는 천룡무상신검.
내가 심검으로 찍어 누르고 나면 두 번째, 세 번째로 나설 순서였다.
두 문파는 상반된 성향의 검법으로 놈들을 당황하게 할 것이 틀림없었다.
대부분이 검을 사용하는 패국의 초인들에게 무림의 검법 수준을 확실히 각인시켜줄 터였다.
내심 순서를 결정하고 노인들이 모이기를 기다렸다.
다른 때라면 종일 걸릴 일이었으나 비무를 앞두고 있어 바로 모였다.
노인들의 표정을 보니 한결같이 새로운 경험을 앞두고 들떠 있었다. 이들에게는 이번 비무 역시 유희에 불과한 듯했다.
한데 그중에서 곤륜 도선만이 얼굴색이 좋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에이! 무슨 급한 일이 있다고 헐레벌떡 달려왔나? 천천히 와도 될 것을…….”
잔뜩 미련이 남은 얼굴로 투덜거렸다.
“쩝!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도 궁금해서…….”
“내게 양보할 생각은 없나? 자네까지 나서진 않아도 충분하지 않는가?”
“글쎄, 그건 알지만, 혹시나 해서. 놈들에게 숨겨둔 무기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숨겨둔 무기? 그게 뭐기에 자네까지 나서야 한다는 말인가?”
“예, 모두 모이시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에이!”
원망스러운 눈으로 날 쳐다보는 곤륜 삼선의 시선이 거북해 눈을 피했다.
‘쩝! 하필이면 곤륜이…….’
곤륜 삼선은 여섯 명을 선발할 때, 한 명도 뽑히지 못했다.
그랬다가 내가 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보궐 추첨에 선발된 사람이 도선이었다.
따라서 내가 온 순간 출전은 날아간 거다. 도선도 아쉽지만 나도 많이 아쉬웠다.
구양 혜와 사제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떠나서도 말이다.
‘경공 하면 누가 뭐래도 곤륜인데. 어떻게 셋 중에 한 사람도 뽑히지 않았으니…….’
그렇지만 모두 화경에 이른 절대자들.
더구나 전통과 명예의 구파가 배출한 기재들이었다. 경공 또한 한 가닥씩은 하는 사람들이라 큰 문제는 없었다.
웅성웅성.
바로 모인 점은 좋았으나 비무를 앞두고 서로 떠드느라 정신없었다.
“잠시만 조용히 해 주십시오.”
다행히 내 말이 아직은 먹혀 들었다. 역시 힘은 세고 볼 일이었다.
대체 또 무슨 일인가 쳐다보는 어벤져스 노인들에게 말했다.
“놈들에게 비밀 병기가 있습니다. 따라서 대진표를 다시 정하겠습니다. 일단 발표한 후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인가?
-대체 왜 바꾸겠다는 거야?
-네 맘대로 해도 되는 거냐!
역시 생생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연재]던전 in 무림 158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야우사,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