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56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4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56화
156. 7대 7
삼황자는 구양 혜의 말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했다.
[우리가 요구할 것은 두 가지요. 두 가지만 해결되면 좋은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오. 하나는 날벼락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것. 다른 하나는 패국 신민의 목숨값을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는 문제요. 어떤 것이든 양보할 생각은 없소이다.]
자국의 입장만 생각한 삼황자의 요구 사항이었다.
따라서 두 가지 문제 모두 들어주기 곤란한 일이었다.
구양 혜는 삼황자의 말을 들으며 기가 막혔다.
물론 구양 혜도 삼황자가 제 하고 싶은 말만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대체 두 번이나 패한 상대라고는 보기 어려운 근거 없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과연 대륙 10강의 실력을 믿는 건지 황자라는 신분에서 나오는 자만심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어쨌든 구양 혜도 하고 싶은 말을 했다.
[우리 요구는 간단해요. 당장 우리 영토에서 물러나 다시는 침략하지 말라는 거예요.]
한동안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대화가 오고 갔다.
이제 결론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한 구양 혜가 마무리를 지었다.
[서로 요구 사항을 번복하지 않는 이상 남은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데 삼황자님의 생각은 어떠세요?]
[하하하!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소.]
크게 웃는 삼황자에게 구양 혜는 밝은 미소로 대답하며 물었다.
[그런데 전권을 가지고 오셨다고 했으면 힘의 대화가 끝나고 나서 책임질 수 있다는 뜻이겠죠? 또 다음에 다른 사람과 같은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번거로우니까 말이에요.]
구양 혜의 자신에 찬 발언에 삼황자는 다시 큰 웃음으로 대답했다.
[하하하! 대단한 자신감이구려. 본인의 명예를 걸고 약속하겠소.]
잠시 말을 멈춘 삼황자는 안색을 굳히며 협박하듯이 말을 이었다.
[물론 당연히 당신도 약속을 지켜야만 할 것이오. 본국의 분노는 간단하지 않으니까 말이오.]
[호호호! 제가 할 말을 하시는 군요. 그럼 결정됐군요. 대전 방식은 어떻게 할까요? 이곳의 주인으로서 그 정도는 양보할 의향이 있어요. 총력전이든 개인전이든 원하는 방식을 골라보세요.]
구양 혜도 삼황자처럼 일단 말을 끊었다. 그리고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협박했다.
[단, 총력전을 선택했을 경우 살아 돌아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지요. 말했듯이 우린 침략자에게 선의를 베풀 생각은 없으니까 말이에요.]
[하하하! 사절로 온 사람이 조금도 지지 않는구려. 그래도 양보해 준다니 거절하지는 않겠소이다.]
구양 혜의 말에 대답한 삼황자는 곁에 있는 여섯 명에게 시선을 돌리며 앓는 소리로 의향을 물었다.
[이거 어디 무서워서 총력전을 선택할 수 없지 않겠나. 보다시피 이런 상황이니 여러분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삼황자의 바로 곁에 앉은 금발의 중년 사내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과연 그렇군요. 저희는 언제든지 명령하시면 본국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삼황자가 구양 혜에게 양손을 벌려 보이며 말했다.
[그렇다는군요. 마침 우리 측은 나를 포함한 우리 일곱이 최고 강자라오. 그러니 7대 7로 승부를 가리는 것이 어떻겠소? 진 측이 깨끗하게 승복하고 상대의 조건을 들어주는 것으로 말이오.]
일곱 명이라도 대표전이라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 구양 혜가 짜랑한 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호호호! 그래요? 약속이야 당연히 들어줄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좋아요. 7대 7의 대표전으로 하지요. 하지만 대전 방식은 어떻게 할까요. 승자가 계속 남는 방식과 일곱 번의 대결 중에 네 번 먼저 이긴 쪽이 승리하는 것. 우리는 어느 쪽으로 해도 상관없어요.]
구양 혜는 강한 척했으나 사실은 첫 번째 방식을 바랬다.
아무래도 그녀에게는 무림 어벤져스 보다는 대정이 든든했으니까. 실제로 그녀가 아는 무림 최강자는 대정이었다.
이번 발언에는 삼황자도 내심 놀랐다.
무력에 자신이 있기는 하지만 이곳은 다른 세상. 어떤 초인이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대륙에도 자신보다 강한 자가 최소한 셋 이상은 되었다. 이곳이라고 없으라는 보장은 없었다.
삼황자가 자신의 곁에 있는 여섯 명을 둘러보았다. 언제 보아도 든든하고 믿음직해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을 듯했다.
하지만 블러핑으로 보기엔 상대가 너무 강하게 나왔다. 대전 방식을 전부 양보한다는 것은 그만큼 믿는 것이 있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이미 대륙 100강 네 명이 포함된 200명이 희생되었다. 틀림없이 블러핑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원정인 입장에선 질과 수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가진 패만으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따라서 삼황자는 자신 이상의 초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자만심은 있으나 소문처럼 생각까지 없는 삼황자는 아니었다. 그런 사람이었다면 대륙 10강에 드는 초인이 될 수는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런 초인이 일곱 명이나 될 리는 없어.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대화를 나눌 이유가 없으니까.’
많아야 한두 명이라고 생각한 삼황자는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삼황자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아무래도 절대 강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이상 희생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겠지요?]
삼황자는 다승제를 선택한다는 표현을 돌려 말하고 있었다.
약간 아쉬운 감은 있었으나 대전을 열망하고 있는 어벤져스 노인들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방식이었다.
‘호호호! 차라리 잘 된 일일지도.’
7대 7이면 대정을 제외한 여섯 자리가 남았다.
‘다들 나가려고 하겠지만......호호호!’
혼세 미궁의 운영권을 건 중요한 사안인 만큼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했다.
평판이나 문파의 위세는 배제한 진실한 실력으로 경합을 벌여 그중 여섯 명을 선발하면 됐다.
대정과 그 여섯 명은 현 무림을 대표하는 최강자임이 틀림없었다.
만일 그들이 패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누가 나서도 이길 수 없으니까.
약자는 강자의 말을 따라야 하는 것이 무림의 법칙이었다.
따라서 구양 혜는 삼황자의 다승선택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꼬리를 내렸다고 생각한 구양 혜는 정말 원하는 바를 말했다.
[좋아요. 현명하신 선택이에요. 대전 방식을 모두 양보한 만큼 대전 장소와 일정은 우리가 결정하겠어요. 괜찮겠지요?]
사실 구양 혜가 사절을 자처해 협상을 벌인 목적은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대정이 돌아올 시간을 벌기만 하면 다른 문제는 별로 상관없었다.
구양 혜의 말에 삼황자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물론이오. 하지만 너무 지체되지 않았으면 좋겠소. 할 일도 없이 시간만 보낼 수는 없으니까 말이오.]
[물론이에요. 시간은 일주일 후, 장소는 이곳 주변으로 하겠어요. 어떤가요?]
대정이 시간 왜곡의 던전을 발견한 것을 모르는 구양 혜는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이미 전령을 보냈으니 일주일 후면 충분히 돌아올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때는 이미 삼일 예정으로 던전에 들어간 후였다.
삼일이면 무림 시간으로는 18일.
대정이 특수 던전에 다시 들어간 지는 무림 시간으로 벌써 8일이 지났다.
만일 예정을 채우고 나온다면 대전은 끝나고 난 뒤였다.
하지만 구양 혜는 대정이 보낸 전령이 아직 당도하지 않아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어쨌든 삼황자도 구양 혜의 제안에 일주일 정도는 상관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면 적당하군. 좋소. 그럼 일주일 후 대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고 있겠소.]
하지만 구양 혜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래요. 그리고 한가지 약속받아야 할 문제가 있어요. 대전을 벌이기 전까지는 당신들은 이곳을 벗어날 수 없어요. 만일 그런 경우에는 대전 취소로 간주해 대전이 아닌 침략에 따른 응징으로 바뀔 것이에요.]
[하하하! 주인이라고 손님을 너무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오? 그래도 일주일이라면야……. 하지만 대전이 끝나고 나면 이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오.]
[그래야겠죠. 손님도 손님다운 태도를 보여야 대접받을 수 있답니다. 그럼 일주일 후에 보기로 하고 필요한 것이 있다면 사람을 보내세요. 가능한 부분은 협조하겠어요.]
[하하하! 그것참 반가운 말씀이시오. 선의에 감사드리며 필요하면 전령을 보내겠소.]
[그럼 이만 돌아가겠어요. 좋은 시간 보내길 바라요.]
[귀국에도 행운이 있기를 바라겠소.]
무사히 협상을 마치고 패국의 막사를 벗어났다. 그제야 긴장이 풀려 긴 한숨을 내뱉는 구양 혜였다.
그 모습들 지켜보던 곤륜 삼선이 대견하다는 듯이 말했다.
“막내가 제자 하나는 잘 받아들였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닌데 기죽지 않고 할 말을 전부 하더군. 우리가 나설 필요도 없었으니까 말이야. 잘했다.”
“어르신들 괜찮겠지요?”
“일곱 명을 보니 최소한 6승은 확실하겠더구나. 삼황자라는 놈만 주의하면 될 것이다.”
검선의 말에 구양 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정말 6승이 확실한 거예요?”
검성이 서운하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 셋만 나가도 3승이야. 너희들 생각은 어떠냐? 내가 잘 못 본 거냐?”
“아닙니다, 대형. 저도 주의 깊게 살폈는데 말씀대로 6승은 충분합니다.”
“맞습니다. 혜아야, 대형의 말씀대로니라. 걱정할 필요 없을 듯하구나.”
사부인 비선마저 나서자 구양 혜도 안심할 수 있었다. 협상의 결과가 나쁘지 않다고.
사절단이 돌아오자 어벤져스 노인네들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선뜻 누구 하나 먼저 나서 협상 결과를 묻지 않았다.
사절단의 환한 표정만으로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으니까.
대화로 풀 성격의 협상이 아니라는 정도는 어벤져스 노인들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원했던 대로 비무 대전이 성립됐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어벤져스 서른 명 전부가 나설 수는 없는 일.
이제부터 선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는 뜻이었다. 물론 선발하는 사람은 구양 혜와 한 승연이 될 것이고.
어리기는 해도 노인들에 비해서도 빠지지 않는 실력과 대정의 부인이었다. 어벤져스 노인들도 암암리에 임시 대표로 인정하고 있었고.
따라서 구양 혜의 심기를 건드릴 발언은 하지 않는 편이 좋았다. 오래 살면 느는 건 눈치밖에 없었다.
따라서 어벤져스 노인들은 구양 혜의 입이 스스로 열리기만 기다렸다.
마침내 구양 혜가 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가 바란 대로 비무 대전을 열기로 했어요. 비무 방식은 7대 7 다승제로 결정됐어요. 물론 생사대전 生死大戰이 될 테니 희망자에 한해서 지원을 받을 생각이에요. 그러니까 어르신들께서는 잘 생각해서 결정해 주세요.”
소림 삼신승의 대형이 손을 번쩍들고 말했다.
“아미타불! 난 이제 성불해도 좋을 만큼 살았다네.”
다른 어벤져스 노인들이 아차 싶어 구양 혜의 눈치를 살폈다.
무림 어벤져스는 최소 여든이 넘은 노인들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삼신승의 대형은 108살로 최고 연장자였다.
따라서 그의 생사에 관계된 발언은 누구보다도 무게가 있었다.
이 한마디로 다른 사람보다 앞서갔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실제로 삼신승의 대형은 아이들을 보듯이 다른 노인들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꼬우면 너희들도 나이 먹으라고.
하지만 이 자리엔 그런 시선에 겁먹을 노인은 한 명도 없었다.
서로 손을 번쩍 들고 떠들기 시작했다.
“무량수불! 나도 어제 신선이 된 꿈을 꾸었다네.”
“그 곁에 내가 있지 않다던가? 무량수불!”
“전 이미 관도 짜놓은 사람입니다.”
“아니 세상에 죽는데도 순서가 있습니까?”
도대체 긴장감이라곤 찾아보려야 볼 수 없는 어벤져스 노인들에게 두 손, 두 발 다 든 구양 혜였다.
길게 한숨을 내쉬며 한 마디 했다.
“후우! 어르신들 생각은 알겠어요. 하지만 혼세 미궁을 건 중요한 결정인 만큼 엄격하고 공정한 선발 과정을 통해 대표자를 선출하겠어요. 곧 선출 방식을 알려줄 테니 모두 돌아가 기다리세요.”
어떤 방식으로 선발할 것이냐고 묻는 노인은 아무도 없었다.
힘이 모든 것을 얘기하는 무림인만큼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무림에서는 가장 중요한 명분인 만큼 반대는 있을 수가 없었다.
이제 서로가 경쟁자라는 생각에 전의를 불태울 뿐이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15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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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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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