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54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88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54화
154. 조금 다르다오
날벼락의 설명으로 시작한 이름뿐인 대책 회의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었다.
노인들이 날벼락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안에는 외계 무공에 관한 호기심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었고.
‘보통 사람은 나이 들면 성질도 죽어 주먹보다는 말로 하길 좋아한다는데 이분들은 도대체가….’
좋은 주먹 놔두고 왜 가만 있느냐고 보채는 노인들의 성화에 두 여자는 죽을 맛이었다.
일단 기다리고 대화를 먼저 해보자는 의견은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속가가 득세한 화산이나 점창만이 현실적이었다.
그 외의 모든 문파의 노인들은 먼저 주먹으로 대화를 하자는 주장이었다. 워낙 수적으로 차이가 나 토론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회의를 지켜보는 두 여인의 뇌리엔 대정이 떠나면서 한 말이 떠올랐다.
-잘해야 본전인 일은 절대 하지 마.
대정이 알려준 금과옥조였다. 그리고 바로 이번 일이 그와 같은 경우였다.
아무리 구양 혜가 임시 대장이지만 독단적으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었다.
‘잘되면 제 탓 잘못되면 내 탓이 될 테니까.’
뒷말을 피하고자 연 대책 회의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렇다고 노인들의 말을 틀렸다고 할 수도 없었다.
먼저 서로의 우열을 먼저 가리고 나서 대화를 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대정의 생각과도 같았다.
‘하지만 그건 상공이나 할 수 있는 말이고!’
날벼락의 말에 의하면 저들에겐 마장기가 있기 쉬웠다.
대륙 백강에 드는 황자와 근위 전사들이다. 마장기 한두 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날벼락의 말에 의하면 마장기와 변신 장갑은 비교할 수도 없다고 했다.
더구나 마장기를 타는 사람이 대륙 십강에 드는 강자라면 더욱 할 말이 없었다.
‘안 되겠어! 나중에 상공에게 욕을 먹더라도 내가 나서는 수밖에…….’
구양 혜는 어쩔 수 없이 총대를 메기로 했다.
누가 먼저 나설까로 설왕설래하는 노인들을 향해 구양 혜가 일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어르신들 잠깐만요!”
큰 소리를 내자 겨우 노인들의 주의를 끌을 수 있었다. 노인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구양혜를 쳐다보며 말했다.
“응? 왜 그러는데?”
“일단 제가 사절로 가보겠어요. 저쪽도 그냥 물러날 생각은 없을 테니까 어떻게든 결판이 나겠죠. 싸우더라도 막싸움 말고 비무대전 형식이 서로에게 낫지 않을까요? 명색이 어르신들은 무림의 절대자잖아요.”
“비무 대전이라고?”
“예, 시간도 벌 수 있고 그편이 모양이 좋잖아요?”
“흐음.......!”
모처럼 노인들도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막말로 군대식 전투 경험이 전혀 없는 어벤져스였다.
일 대 일이나 다수라고 해도 십여 명이 넘지 않는 싸움만 해본 그들에겐 개싸움은 익숙하지 않았다.
무림 어벤져스 역시 익숙한 방식인 비무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했다.
따라서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단지 구양 혜를 사절로 보내는 문제를 너무 위험하다며 곤륜 삼선이 반대했다.
자칫 새로 얻은 제자를 잃을 수도 있어 걱정된 듯했다.
그러자 다른 노인이 중얼거렸다.
“위험하면 다 마찬가지지. 다른 사람은 괜찮고?”
맞는 말이라 곤륜 삼선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위험하다면 누굴 보내도 마찬가지였다.
또 임시이긴 하지만 대리자인 그녀가 가장 적임자였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가 보인 곤륜 삼선이 이 문제는 양보할 수 없다는 듯이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우리가 호위로 간다. 이 문제는 우리도 양보할 수 없으니 그렇게들 아시게.”
“뭐, 그거야…….”
“흥! 제자 사랑이 보통이 아니네. 여기 제자 없는 사람이 누가 있다고.”
“제자 없는 노인넨 서러워서 살겠나.”
“딴 짓 말고 정찰도 잘 해야 해. 사절단의 목적이 정찰에 있는 거니까 말이야.”
노인들의 야유와 응원 속에 사절 문제는 쉽게 결론 났다.
구양 혜가 사절로 통역인 설 나나와 곤륜 삼선과 여자 호위 중에 블링크 능력자인 소 빙빙이 함께 가기로 했다.
여차하면 구양 혜와 설 나나를 데리고 먼저 튀겠다는 작전이었다.
날벼락의 경우 잠입해 활동하던 패국에서 백국의 황녀라는 신분이 들통난 상황이었다.
따라서 함께 있는 것을 알게 되면 도움은커녕 방해가 될 수 있어 제외했다.
회의를 마친 구양 혜와 한 승연은 즉시 대정에게 사실을 알리는 전령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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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절단으로 떠나는 구양 혜, 설 나나와 곤륜 삼선은 에벤져스 노인들의 배웅을 받으며 씩씩하게 적진으로 향했다.
3남 3녀를 배웅하는 자리에는 모든 노인이 참석했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전의를 다지며 사절단의 뒤통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도 낄끼빠빠라고 항상 불평불만만 늘어놓은 노인들은 아니었다.
사안의 중요성을 알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대기하는 중이었다. 당장 싸움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니까.
구양 혜와 설 나나는 긴장된 표정으로 적진으로 향했다. 특히 다른 사람에 비해 무공이 떨어지는 설 나나는 더 했다.
구양 혜가 설 나나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
“미안해요, 설 소저. 달리 말이 통하는 사람이 없어서……. 만일 일이 잘못되더라도 설 소저는 제가 꼭 챙길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아요. 사실 저 말고는 할 사람이 없잖아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곤륜 삼선의 검선이 자상한 어조로 말했다.
“걱정말아라. 우리가 보호해주마.”
“예, 어르신들.”
“그나저나 벌써 이틀이나 지났건만 저놈들은 무슨 생각인지........”
“글쎄요, 너무 뜻밖의 행동인지라 저도 짐작하기 어렵네요.”
지난 이틀 적들은 막사에 틀어박혀 아무 움직임이 없었다.
막사 경계 외에는 정찰 등의 당연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더구나 나중에 등장한 일곱 명은 아예 얼굴도 보여주지 않아 속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내력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육안으로 식별할 만큼의 거리까지 접근했어도 마찬가지였다.
경계를 서는 전사들도 특별한 지시를 받았는지 움직이지도 않았다.
따라서 할 수 없이 사절단이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네야 했다.
꼴깍.
대표로 다가가는 설 나나와 소 빙빙은 마른 침을 삼켰다.
가까이서 보는 2m에 이르는 거한 巨漢들이 주는 위압감은 생각보다 컸다. 중원 남자들의 평균 신장은 170이 안됐으니까.
내력을 돌려 긴장감을 없앤 설 나나가 말을 건넸다.
[미궁을 관리하는 무림 대표의 사절단이에요. 책임자에게 우리의 방문을 전해주겠어요?]
[따라오시오.]
마치 미리 지시를 받기라도 한 듯이 경비 전사는 사절단을 중앙의 화려한 막사로 안내했다.
[삼황자님, 말씀대로 이곳의 사절단이라는 자들이 찾아왔습니다.]
[들여보내라!]
경계 전사는 몸수색이나 소지품 조사도 없이 막사 안으로 안내했다.
막사 안은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는 듯했다. 사절단은 그중의 한 곳으로 안내되었다.
[이곳에서 잠시 기다리시오. 곧 부르러 오겠소.]
[알겠습니다.]
그들을 안내한 전사가 방을 나서자 일행은 그동안 참고 있던 말을 뱉어냈다.
“헐……!”
“대체 이게 다 뭐냐?”
막사는 외향만 화려한 것이 아니었다. 내부 또한 온갖 진귀한 물건들로 가득했다. 마치 별궁을 그대로 옮겨온 듯했다.
더구나 적들의 신체 특성상 모든 물건이 중원의 것보다는 조금씩 컸다. 그래서인지 거인국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무공이 제일 약한 설 나나가 가장 심했다. 그래서 위축되는 느낌을 털어 버리려 말을 꺼냈다.
“사모님, 이들은 우리가 먼저 찾아올 줄 예상하였나 봐요.”
“그렇죠, 설 소저? 저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사부님, 경계 전사들의 능력은 어느 정도로 보이세요?”
“풍기는 느낌은 조금 이질적이지만 네 말대로 초절정 정도로 보이는구나. 사기 邪氣나 마기 魔氣는 보이지 않았고.”
“역시 날벼락 님의 말씀대로네요. 생각보다 더 어려운 협상이 될지 모르겠어요.”
“아마 말로만 끝내기는 어려울 거다. 저쪽은 벌써 2백이나 목숨을 잃었어. 너라면 말로 끝낼 수 있겠느냐?”
“역시 그렇겠죠? 그럼 얼마나 양보를 하고 끝내냐에 달려 있네요. 성주님은 절대 지상으로 올려 보내는 것은 안 된다고 하셨는데........”
당장은 몰라도 지상이 있다는 것은 적들도 알게 될 터였다.
새로운 세계에 관한 호기심은 저들도 마찬가지. 절대 미궁으로 만족할 리가 없었다.
적들이 지상으로 올라오면 대정은 난처해진다. 사황성이 가지고 있던 이점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니까.
따라서 대정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적들을 올려보내지 않을 생각이었다. 무력으로 눌러서라도 말이다.
대정의 생각은 아내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녀들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었고.
그래서 구양 혜도 이런저런 생각이 깊어 가는 중이었다.
뚜벅뚜벅.
그런 가운데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입구를 쳐다봤다.
조금 전의 경비 전사가 다시 돌아와 설 나나에게 말했다.
[따라오시오.]
사절단은 조용히 경비 전사의 뒤를 따랐다. 곤륜 삼선 마저 긴장한 표정이었다.
경비 전사는 커다란 문앞에 멈춰 안을 향해 큰소리로 보고했다.
[삼황자님, 사절단을 데려왔습니다.]
‘모셔왔습니다.’가 아닌 ‘데려왔다.’였다. 확실히 아래도 내려다 보고 있다는 뜻이었다.
사절단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으나 다른 사람은 알아듣지 못했다.
유일하게 알아들은 설 나나는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하다 일단 만나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통역하지 않았다.
안내된 방은 더욱 크고 화려했다. 양탄자가 깔린 넓은 방에 중앙에 커다란 원형 식탁이 놓여 있었다.
그동안 얼굴도 보이지 않던 일곱 명이 모두 식탁을 둘러싸고 앉아 있었다.
식탁에는 풍성한 음식과 음료가 놓여 있어 식사나 연회를 벌이는 중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절단을 이 자리로 부른 것으로 보아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거나 일부러 그런 것이 분명했다.
황당한 대우를 받은 구양 혜는 참을 수 없었다.
한번 우습게 보이면 끝이 없는 법.
설 나나를 툭 치며 입을 열었다.
“일국의 황자라는 자가 사신을 맞는 예의도 모르는 것을 보면 패국이 어떠한 곳인지 알 수 있군요. 계속 이런 대접을 할 생각이면 대화를 나눌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보고 그만 돌아가겠어요. 그럼 이만!”
설 나나가 서둘러 통역했다.
그동안 묘한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고 있던 일곱 명의 표정이 제각각 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제법이라는 듯이 아직 깔보고 있는 표정이었다.
구양 혜는 그대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이만 돌아가죠.”
설 나나가 그대로 통역하자 그제야 일곱 명 중의 하나가 입을 열었다.
[그대로 돌아가면 바로 전쟁이요. 그래도 정말 상관없겠소? 우린 지금까지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다오. 하하하.]
[그래요? 우리도 전혀 다르답니다. 다시 볼 일은 없겠군요. 그럼 이만!]
[연재]던전 in 무림 15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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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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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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