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50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88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50화
150. 시공의 통로
발굴지로 돌아와서도 정보열람으로도 읽히지 않는 다섯 개의 구체에 관한 호기심을 떨칠 수 없었다.
따라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산산이 돌아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릴 수가 없었다.
‘산산이 돌아온다고 해도 알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 일이고.’
그래서 그동안 발굴된 자료들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많은 자료가 이미 빙궁으로 옮겨진 이후였다.
더구나 최근에 발굴한 자료는 아직 해석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구체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내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다섯 개의 구체에 매달려 있을 때도 본궁의 발굴은 계속되고 있었다.
발굴단의 호위를 책임지고 있는 원섭이 뛰어 들어오며 보고했다.
“성주님! 발굴단이 거대한 지하 통로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왠지 산에서 발견한 지하 터널이 생각났다. 어쩌면 구체에 관한 비밀을 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다.
“지하 통로? 가보자.”
“예, 성주님. 안내하겠습니다.”
원섭을 따라 지하 통로가 발견된 장소로 이동했다.
-충!
통로를 지키고 있는 기성의 인사를 받으며 통로 입구로 안내되었다.
보고대로 지름 10m 정도는 되는 거대한 원형 통로의 입구가 보였다. 확실히 인공의 흔적이 보이는 동굴형 통로였다.
지하 터널처럼 야광주가 없어 통로 안은 컴컴했다. 때문에, 지하 통로라고 보고한 듯했다.
일단 터널의 정보를 확인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마력장이 보이지 않았고, 알림이 울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던전은 아니었다.
옆에서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기성에게 물었다.
“흠......! 내부를 확인했나?”
“발견 즉시 성주님께 보고드려 아직입니다.”
“잘했다. 일단 내가 확인하고 올테니 그동안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해.”
“충!”
“성주님, 제가 호위하겠습니다.”
“아냐, 돌아올 때까지 발굴단을 호위하고 있어.”
따라나서려는 원섭을 말리고 통로로 들어섰다.
입구를 지난 순간, 지하 터널과는 다르다는 것은 바로 알 수 있었다. 크기도 달랐지만, 사용된 재질이나 마감도 전혀 달랐다.
“과연 어디로 이어진 통롤까?”
십여 미터 안으로 들어가자, 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웠다.
“발화!”
화르륵!
오랜만에 모험가의 반지를 이용해, 화염구를 만들어 주변을 살폈다.
이 정도 되는 규모의 통로를 만들면서, 조명을 생각하지 않았을 리는 없었다.
“있군!”
양쪽 벽면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홈이 패어 있었다. 길쭉한 막대기를 집어넣을 수 있을 크기였다.
무림에서나 볼 수 있는 화섭자를 넣는 형식과 비슷했다.
“확실히 지하 터널과 이곳을 만든 사람이 다르다는 증거야.”
지하 터널의 야광주가 현대라고 하면, 이곳은 조선 시대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었다.
태극선궁의 발전한 기술력으로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초기에 만들었거나 전혀 다른 사람이 만들었다고 봐야 했다.
덕분에 통로에 대한 기대감은 떨어졌으나, 끝까지 확인해 볼 필요는 충분했다.
“여긴 천연 동굴에 약간의 인공을 가미한 정도라고나 할까?”
너무 대단한 것을 먼저 보아 시시하게 느껴졌다.
저벅저벅.
하지만 통로는 30분이 지나도 끝이 나지 않았다. 우습게 생각했던 마음은 어느새 사라졌다.
“주변을 살폈다고는 해도 내 발걸음이면 족히 1킬로 이상은 왔을 텐데.......”
조금 발걸음을 빨리했다.
그렇게 다시 30분이 지났다. 하지만 통로는 여전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 그러고 보니까!”
지금까지 지나온 통로의 높이와 폭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일정하게 거의 10m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다.
천연 동굴이라면 길이와 폭이 그 정도로 일정할 수는 없었다. 좁거나 넓은 곳을 인공적으로 균일하게 만들었다는 뜻이었다.
더구나 좌우 또는 상하로 방향이 달라지지도 않았다. 계속 평행인 상태로 일직선으로 만들어진 통로였다.
“어쩌면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주 미세하게 방향이 바뀌었을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이 통로를 만든 사람들도 보통은 아니라는 뜻이겠지. 점점 끝이 기대되는군.”
저벅저벅.
주위가 전혀 바뀌지 않는 지루한 이동이었다.
결국, 경공을 사용하기로 했다. 거리를 계산하면서 경공으로 이동했다.
휙휙!
“이거야 원!”
지징지징지징.
경공으로 무려 한 시간을 달렸는데, 끝이 보이는 대신 모험가의 반지가 울고 있었다.
주변에 던전이 있다는 뜻.
지금까지 달린 거리는 무려 100㎞ 정도였다.
“모르긴 몰라도 한일 해저터널을 뚫는다고 해도 100㎞ 정도밖에 안 될걸?”
슬슬 끝이 보일 것으로 생각할 때, 나타난 던전은 별로 반갑지 않았다.
그래도 나타난 던전을 찾지 않을 수는 없는 일.
경공을 멈추고 마력장을 찾기 시작했다. 던전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얼씨구!”
문제는 통로도 끝나 있다는 점이었다.
흙과 바위로 막힌 통로 끝에 넘실거리는 마력장이 생성되어 있었다.
무려 100㎞를 달려왔는데, 기다리고 있는 것은 던전이었다.
새로운 던전을 발견했다는 기쁨보다는 어이없고 기가 막혔다.
“하……! 살다 보니 별 더러운 꼴을 다 보네. 하긴 나보다는 통로를 판 사람들이 더 기가막혔겠지.”
뭔가 목적이 있어 100㎞나 되는 통로를 만들었을 터였다.
하지만 던전으로 인해 공사는 중지되었을 터. 그들의 허망함은 나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터였다.
“쩝! 그래도 확인은 해야겠지. 정보열람!”
-특수 던전 시공 時空의 터널.
“헐! 그게 다야?”
아무리 특수 던전이라고는 해도 설명이 너무 부실했다. 가끔 보면 정보열람이 만능이 아니라고 항변하는 듯했다.
“근데 시크릿이면 시크릿이지 특수는 또 뭐야? 쩝! 이제 어떻게 한다……?”
웬만한 던전이면 일단 들어가고 보는 주의였다. 더구나 특수라는 말이 붙었으면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던전 이름에 특수에 시공까지 들어갔단 말이지.”
시공 時空. 시간과 공간.
더구나 터널이었다.
터널은 산이나 바다, 강 등의 밑을 뚫어 다른 쪽과 연결해 주는 길을 의미했다.
따라서 다른 곳과 연결해 주는 통로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추리력이 좋지 않은 사람도 평범하지 않다는 정도는 알 수 있는 이름이었다.
더구나 난 차원이동자가 아닌가.
차원 이동 또한 시공간의 이동과 다를 바가 없었다.
따라서 더더욱 민감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제 난 예전의 내가 아니니까.”
내겐 열 명의 아내들이 있었다. 또 자신의 기업을 포기하고, 사황성을 만들어 내게 맡긴 일곱 명의 천주들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들의 사랑에 보답할 의무와 책임이 있었다.
던전 안이 어떤 세상이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보장만 있다면 망설이지 않았다.
물론 던전이니까 다시 돌아올 확률이 높긴 했다. 하지만 특수에 시공까지 겹치면 절대 안심할 수 없었다.
그런 곳으로 한마디 말도 남기지 않고, 무책임하게 사라질 수는 없었다.
“좋아! 아쉽지만 지금은 일단 물러나는 거로!”
돌아가 아내들을 만나 상의하기로 했다. 이제 비공정이 있어 모두를 만나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아마도 모두 함께 들어가자고 하겠지.’
다시 돌아오는 100㎞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인간으로 한층 더 성숙해졌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충! 벌써 돌아오셨습니까?”
기성과 원섭이 통로 입구에서 나를 맞이했다.
“통로 끝에 던전이 있다.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통로를 봉쇄하라.”
“충! 성주님. 위험한 던전입니까?”
기성의 질문에 사실대로 얘기해 줬다. 듣고 난 기성이 눈을 껌뻑이며 말했다.
“특수 던전이면 좋은 거 아닙니까?”
“아마도. 하지만 그런 만큼 위험도 크다는 뜻이겠지.”
“비공정을 사용한다고 해도 사모님들이 전부 모이려면 한 달은 걸릴 텐데…….”
기성과 원섭은 비밀의 던전에서 짭짤한 성과를 얻었다. 그래서 많이 아쉬운 모양이었다.
기성이 불쑥 물었다.
“성주님, 제가 먼저 들어가 보면 안 되겠습니까? 시공의 통로라도 통로가 아닙니까? 일방통행만 아니라면 돌아올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특수 던전이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나올 수 없을지도 몰라. 너무 위험해.”
“성주님, 저도 함께 들어가겠습니다. 둘이라면 만약의 사태가 벌어져도 성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버틸 수는 있을 겁니다.”
“던전 안은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어. 너무 위험한 일이다.”
“성주님! 허락해 주십시오.”
“안된다. 너희 둘을 잃을 수는 없어.”
내 말에 두 놈이 감격한 듯 잠시 대답이 없었다.
내가 깜박했는데 이곳은 지구가 아니었다. 지구라면 국가나 회사를 위해 위험한 곳에 자원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무림.
믿을 수 없지만, 아직 충성심이 존재하는 동네였다.
조금 전에 내가 한 말이 원섭과 기성의 충성심을 자극하는 트리거가 된 모양이었다.
털썩.
기성과 원섭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부복하며 말했다.
“성주님, 반드시 살아 돌아올 테니 저희가 확인하게 해주십시오. 성주님께서 한 달이나 이곳에서 헛된 시간을 보내게 할 수는 없습니다.”
“헛된 시간도 아니고 너희들이 장담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성주님! 허락해 주십시오.”
원섭과 기성은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솔직히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나 역시 던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내들과 상의해서 함께 들어갈 생각이었고.
그러자 두 사람의 말에 혹해, 내가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혼자라면 몰라도 둘이라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호기심에 졌다.
“좋다. 대신 돌아올 수 있다면 바로 돌아오도록. 돌아오지 못할 상황이라도 내가 들어갈 때까지 버티겠다고 약속해라.”
사실 약속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단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수 없어 한 말이었다.
“충! 반드시 버티고 있겠습니다.”
“좋아, 아공간 주머니는 가지고 있겠지?”
“충! 식량도 충분합니다.”
“좋아, 가자.”
“충!”
원섭과 기성을 데리고 다시 특수 던전으로 이동했다.
한참을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자 한마디씩 했다.
“휘유! 정말 던전이 멀기도 합니다.”
“이런 곳에 어떻게 던전이 생겼을까요?”
“던전의 비밀은 아무도 몰라. 거의 다 왔으니까 혹시 마음이 변했거든 말해라. 탓하지 않을 테니까.”
“하하! 성주님도 사모님들만 아니라면 들어가셨을 것 아닙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무 일도 없을 것입니다.”
결국, 두 사람은 마음을 돌리지 않은 채, 시공의 터널 던전에 도착했다.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두 사람에게 당부했다.
“던전에 들어가면 바로 나올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
“충! 걱정하지 마십시오.”
“다녀오겠습니다, 성주님!”
“조심하고, 반드시 버티고 있어라.”
“충!”
두 사람은 길게 읍을 하고 망설임없이 마력장으로 몸을 날렸다.
휙!
스르륵.
[연재]던전 in 무림 15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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