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44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52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44화
144. 쌍두거인 雙頭巨人
이동 중에 기다리고 있던 철 단주의 전음이 들렸다.
-성주, 전방에 쌍두거인 雙頭巨人 두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유인합니까?
쌍두거인은 트윈헤드 오우거를 말했다. 한 마리만 해도 초절정 고수는 난전 難戰을 벌여야 겨우 제압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적당하군! 보내주세요.
-충!
적당한 상대였다. 쌍두거인을 간단히 제압하면, 자연스럽게 아내들의 무위를 증명할 수 있었다.
‘문제는 문주들이 몬스터 사냥 경험이 없다는 점인데. 당연히 오우거의 강함을 모르고 있을 텐데…….’
문주들은 대부분 마력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물론 이전부터 보유했다고 해도, 직접 사냥했을 리는 없었다.
‘제자들이 직접 사냥하게 내버려 둘 리가 없으니까.’
그렇다고 문주들에게 내가 먼저 상대해 보라고는 할 수는 없었다.
바로 증명이야 되겠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로 인해 자존심이 상할 것이 분명했다.
그 원망은 나한테 향할 터였다. 괜한 일로 사서 욕먹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냥 무인의 호승심을 믿어봐?’
문주들도 한 사람의 어엿한 무인이었다.
처음 보는 강한 상대라면 절로 호승심이 일어날 터. 마침 만류할 제자들도 없었다.
‘그래, 아니면 말지 뭐.’
먼저 말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다.
쿵쾅쿵쾅!
곧 쌍두거인의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괴물인가?
-발소리가 묵직한 것으로 보아 대형 괴물인가 보군.
다행히 예상대로 장문인들의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소림 방장과 화산 장문인은 몸까지 들썩였다.
그냥 기다리면 알아서 뛰어 나갈 듯했다.
쿵쾅쿵쾅!
우릴 발견한 쌍두거인의 발소리가 빨라지며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두 마리의 쌍두거인이 커다란 두 개의 머리를 흔들며, 우릴 향해 직선으로 달려오는 중이었다.
-크와아아!
이때다 싶어, 장문인들에게 쌍두거인에 관해 호들갑을 떨며 설명했다.
“저 괴물은 5층의 터줏대감 격인 쌍두거인이라고 합니다. 절정고수는 열 명 이상이 조를 이루어야 상대할 수 있습니다. 초절정 고수라고 해도 혼자서는 쉽게 처리하기 어려운 괴물입니다.”
-흠......!
쌍두거인을 쳐다보는 문주들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쌍두거인의 덩치를 보고 ‘과연!’ 하는 사람과 ‘설마 그렇게 강할까?’ 의심하는 사람이 반반이었다.
그리고 기대했던 일이 벌어졌다.
휙! 휘리릭!
“빈승이 한 번 시험해 보겠소이다. 아미타불!”
말릴 사이도 없이 소림 방장이 쌍두거인을 향해 몸을 날렸다.
‘신임 소림 방장은 화끈한 사람이군! 제자들이 골치 좀 썩겠어.’
소림 방장에 이어, 화산 장문인도 뒤를 따라 몸을 날렸다.
“그럼 본인도 한번!”
휙. 휘리릭.
말릴 생각도 없었으나, 사실 있다고 해도 말릴 겨를도 없었다.
기회를 놓친 몇몇 장문인이 아쉬운 듯, 나직하게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성급한 사람들이로고…….
“이왕 이렇게 된 일, 가까이 가서 살펴봅시다.”
서둘러 달려가는 장문인들의 모습을 보며 아내들에게 말했다.
“우리도 가봅시다.”
-예, 가가.
“다음은 당신들 차례니 준비해두시오.”
“호호!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소림 방장과 화산 장문인은 각각 한 마리의 쌍두괴인을 상대로 연신 공격을 이어가고 있었다.
펑! 펑! 서걱서걱.
-크아아아앙!
-크아아아아!
하지만 소림 방장은 무기가 좋지 않았다. 검이 아닌 장 掌과 둔기인 봉 棒을 주로 사용하는 소림이었다.
들은 바가 있는 듯, 침투경을 사용했지만, 쌍두거인의 마력장과 두꺼운 피부에 막혀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다.
한편, 화산 장문인은 검이 짧았다. 짧은 청강검으로는 마력장과 질긴 피부를 한 번에 벨 수가 없었다.
따라서 가죽만 베고, 치명적인 상처를 주진 못했다.
두 사람 모두 신법과 보법으로, 별 어려움 없이 공격을 이어갔지만 그뿐이었다.
물론 두 사람 모두 아직은 사문의 절기를 사용하진 않았다.
‘절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건 없을 텐데. 트윈헤드 오우거는 무리를 해서라도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한 상대지.’
무공은 사람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졌지, 몬스터를 상대하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몬스터를 상대하려면, 현란한 기술보다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했다.
삼류 검법이라도 몬스터의 눈을 속이는 데는 충분했다. 결정지을 한 방이 있냐, 없냐가 관건이었다.
따라서 몬스터 상대로는 중원의 무공보다, 이방인의 무공과 무기가 더 효과적이고 적합했다.
실제로 십여 차례 공격을 받았음에도, 쌍두거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흉포해졌다.
관중의 시선을 느낀, 소림 방장과 화산 장문인은 얼굴이 벌겋게 변해, 더욱 세찬 공격을 가했다.
펑! 퍼버벅.
크아아아!
서걱서걱.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지켜보던 곤륜 삼성의 검성이 나직이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쯧쯧! 개 망신이로고.”
나직하다고는 하나 모두 초절정 이상의 고수들이었다. 듣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공격 중인 두 장문인까지도 또렷하게 들었을 거다. 벌게진 얼굴이 더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오! 백보신권!”
“난표풍검법이 아닌가!”
결국, 소림과 화산의 절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퍼벙! 퍽퍽퍽!
서걱서걱.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
오히려 쌍두거인의 화만 돋웠다.
부웅! 붕! 붕.
쌍두거인이 방어를 도외시한 채, 양팔을 거칠게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이른바 36계 三十六計의 하나인 살을 주고 뼈를 자른다는 육참골단 肉斬骨斷의 계략이었다. 또한, 무림인의 최후수단인 동귀어진 同歸於盡의 수법이었다.
쌍두거인이 36계를 알아서 사용했다기보다는 많은 전투 경험에서 나온 수법이었다.
‘또 맞아보니 견딜만하다고 판단했겠지.’
신장이 4m가 넘는 쌍두거인이었다. 언뜻 미련하게 보이지만, 외견과는 달리 민첩하고 영악했다.
특히, 주먹을 휘두를 때, 일어나는 풍압은 신법을 방해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막말로 빗맞아도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의 힘이 담겨 있었다.
따라서 호신강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두 장문인은 감히 맞받아칠 수 없었다.
그렇다면 공격을 포기하고 일단 피할 수밖에 없었다.
문주들이 쌍두거인의 공격을 피하면서, 자연스럽게 공격의 흐름도 끊겼다.
더구나 몬스터 최강의 체력을 자랑하는 쌍두거인이었다. 놈들은 월등한 체력을 앞세워 파상공격을 퍼부었다.
문주들이 공격을 피하면서, 다시 공격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문주들이 고전할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물론 망신살도 제대로 뻗칠 테고.
결국, 문주들이 모종의 결심을 한 듯,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구파의 선배들이 지켜보는 중이었다. 구파의 장문인으로서 더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일 수 없다고 판단한 듯했다.
관중들의 입에서 경악성과 함께 무공 이름이 튀어나왔다.
-헉! 대라삼검!
-자하신공!
결국, 두 사람이 자파의 최고 절기를 꺼내 든 것이다.
소림 방장은 녹옥불장 綠玉佛杖을 검 대신으로 사용해 대라신검을 펼쳤다.
화산 장문인 역시 자하신공을 일으켜 검에 실었다.
부우웅! 쐐액!
쌍두거인이 공격과 두 장문인의 검법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쾅! 콰과광! 꽝꽝!
서걱서걱. 우지끈.
확실히 효과는 있었다.
대라삼검과 부딪힌 쌍두거인은 한쪽 팔이 부러져 덜렁거렸고, 자하강기에 당한 쌍두거인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깊게 베였다.
그러나 두 장문인이 기대한 결과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최소한 팔 하나는 얻을 것으로 생각했을 터였다.
그런데 결과는 불편하게 만드는 정도에 그쳤다.
그나마도 쌍두괴인의 재생력이라면, 갈라진 살과 부러진 뼈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복구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 절호의 기회였다. 두 장문인 역시 그 사실을 알았다.
두 장문인의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
이번에는 부끄러움이 아닌, 전신 공력을 끌어올렸기 때문이었다.
스팟! 팟!
녹옥불장과 매화검에서 한자 一尺 정도의 푸른 강기가 쭉 뻗어 나왔다.
두 장문인은 지체하지 않고, 잠시 멈칫한 쌍두거인에게 달려들어 검강을 휘둘렀다.
서걱서걱.
쿵. 쿵.
크아아앙!
이번에는 다행히 뼈까지 자를 수 있었다.
한쪽 팔을 잘린 쌍두거인이 괴성을 지르며 남은 팔로 공격해 왔으나, 이젠 두 장문인의 페이스였다.
하지만 장문인들이 검강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따라서 공력이 다 하기 전에 쌍두거인을 없앨 생각으로 서둘러야 했다.
장문인들의 다음 공격 부위는 발이었다.
보법을 밟으며 쌍두거인을 스치고 지나갔다.
서걱서걱. 서걱서걱.
쿵! 털석!
두 발이 차례차례 잘린 쌍두거인은 육중한 체구를 땅바닥에 누이고 말았다.
한 손과 두 다리를 쓸 수 없는 쌍두거인은 누워있는 시체나 다름없었다.
서걱서걱.
쌍두거인은 남은 팔로 필사의 반항에 나섰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두 개의 목이 잘려야 했다.
하지만 관중이나, 목을 벤 장문인이나 누구 하나 승리를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내가 나섰다.
서걱. 서걱.
쌍두거인의 시체로 다가가 심장을 갈라 마정석을 꺼내 들고 설명했다.
“역시 상급의 마정석이 나왔습니다. 또, 놈들의 가죽과 힘줄은 매우 질기고 탄력이 좋아, 많은 마법 물품의 재료로 사용됩니다. 놈들의 튼튼한 뼈를 가공해 검을 만든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명검이 될 것이니, 잊지 마시고 챙기시기 바랍니다. 기성, 원섭! 사체를 해체하라!”
“충!”
기성과 원섭이 쌍두거인의 사체를 해체하는 시범을 보였다.
그래도 장문인들의 침울한 표정은 밝아지지 않았다.
‘하긴 그 정도로 손상된 자존심이 회복될 리가 없겠지.’
내친김에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한, 무기 선택과 공략 방법까지 설명하려다, 너무 잔인한 것 같아 그만뒀다.
그때 다시 철 단주의 전음이 들어왔다.
-성주, 쌍두거인 두 마리를 발견했는데 어떻게 합니까?
내게 의향을 묻는 것으로 보아, 그녀 역시 조금 전의 전투를 지켜본 듯했다.
지금 보내 아내들이 간단히 처리하면, 두 장문인에게는 너무 잔인한 일이었다.
하지만 현실을 자각할 때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들이 자초한 일이라 눈치 볼 필요도 없었고.
-바로 보내주세요.
-충!
기성과 원섭이 사체 해부를 끝낼 즈음 다시 쿵쾅거리는 쌍두거인의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장문인들도 들었지만 이번에는 어느 누구도 나서려 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에는 무림수호대의 어르신들이 모습이 심상치 않았다.
특히 망신당한 소림사의 삼신승과 화산파의 매화 쌍선은 당장이라도 달려 나갈 듯했다.
이번에도 방해받아서는 곤란했다. 더구나 화경 고수가 나가 한 방에 처리하면, 아내들이 나설 자리가 없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1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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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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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