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40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1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40화
140. 조감도 鳥瞰圖
땅바닥에 주저앉아 허탈해하고 있는데, 흥분한 설빙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가! 여기 좀 와 보세요!”
벌떡 일어서 몸을 날리며 물었다.
“뭔데?”
“어떻게 보면 문 門 같기도 한데, 그림이 그려져 있어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건물 같은 것이 그려진 커다란 판이에요.”
휘리릭. 척.
설빙의 말대로 은백색의 금속으로 보이는 커다란 판이었다. 은백색 판은 잔해 속에 반쯤 가려진 채, 비스듬히 묻혀 있었다.
“일단 판 위의 잔해를 치우고 꺼내 보자고. 조심해.”
“예, 가가.”
“예, 방주님.”
셋이 매달려 잔해를 치우자, 금세 금속판의 모습이 드러났다.
-띠링!
-태극선궁 조감도 鳥瞰圖를 얻었습니다.
“조감도!”
“조감도요?”
“태극선궁의 전경 全景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그림이야. 잠깐 기다려봐. 이쪽이 뒷면인가 보니까. 빙매, 저쪽 끝을 잡아 줘.”
판의 크기가 가로 5m 세로 3m나 되어, 설빙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예, 가가. 여기요?”
“응, 조심스럽게 뒤집어야 해! 하나, 둘, 셋!”
조심스럽게 은색 판을 뒤집었다.
“아-!”
“오-!”
드러난 태극선궁의 전경에 우리 셋은 일제히 탄성을 터뜨렸다.
조감도는 군데군데 찌그러진 곳이 있었으나, 전체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
중앙에 있는 커다란 원형의 궁전이 본궁 本宮인 태극선궁이었다.
양쪽으로 두 개의 별궁 別宮과 하나의 내궁 內宮이 광장과 정원을 사이에 두고 본궁과 연결되어 있었다.
내궁 뒤편엔 무극산 無極山이라는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산이 있었다. 나머지 세 방향에는 거대한 높이의 성벽이 무극산에 맞닿아 세워져 있었다.
본궁 정면의 넓은 광장을 중심으로, 여섯 개의 도로가 방사형으로 성벽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여섯 개의 도로를 사이에 두고, 수백 채의 건물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성채 城寨 도시였다.
판타지 세상에 등장하는 거대한 성채도시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괴, 굉장하군요!”
“가가, 본궁의 열 배는 되는 규모예요.”
“그래, 언뜻 봐도 수십만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겠어.”
“방주님, 지형이 너무 바뀌어 우리가 있는 위치를 알기 어렵네요.”
주변이 심하게 파괴되어, 이정표로 삼을만한 건축물이 없었다. 그나마 있다면 단 하나 무극산이었다.
“그래도 산은 변하지 않았으니, 무극산에서부터 시작합시다.”
“좋은 생각이에요.”
“예, 방주님.”
조감도를 아공간 주머니에 수납하고, 무극산을 향해 이동했다.
산기슭에 도착해 주변을 살폈다. 구름 위로 솟은 산에는 많은 몬스터가 생식할 법했다.
하지만 산기슭이라면 몬스터 중에는 최약체가 서식하는 지역이었다. 우리를 위협할 만한 강한 놈이 아니었다.
예상대로 상당수의 개체가 기감에 걸렸다. 하지만 역시 약한 놈들이었다.
“빙매, 설 소저. 주변에 소형 몬스터가 있는 것 같아. 조심해야겠어.”
“처리하고 나서 조사할까요?”
“아니, 시간도 없는데, 놈들이 먼저 달려들면 처치하기로 하지.”
“예, 가가.”
내궁이 있던 자리는 폭격이라도 당한 듯이 깊숙이 파인 곳이 많았다. 아마 산도 무너져 내렸지 않았나 싶었다.
차근차근 조사해나가는데, 내버려 뒀던 몬스터가 신경을 건드렸다.
하나둘 모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백여 마리를 훌쩍 넘긴 채 우릴 향해 접근하고 있었다.
“쩝! 안 되겠군. 빙매, 아무래도 놈들이 우릴 먹이로 생각하는 모양이야. 뜨거운 맛 좀 보여줘야겠어.”
“제가 할게요.”
“그래 주겠어?”
“예, 그렇지 않아도 손이 근질근질했거든요. 제가 처리하겠어요.”
“하하, 그렇게 해.”
다수를 상대하기에는 설빙의 범위 공격이 효과적이었다. 이능력이 아니어도 화경에 오른 경지라면 순삭도 가능할 터였다.
“가가, 금방 다녀올게요.”
말과 함께 설빙의 신형이 사라졌다. 그리고 곧바로 굉음이 들려왔다.
우르릉. 번쩍. 화르륵!
일각도 걸리지 않아 처음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 설빙이 말했다.
“백여 마리의 추면마동이었어요.”
고블린이라면 대군이 몰려와도 문제없었다.
“그랬군. 수고했어.”
“수고하셨습니다, 주모님.”
“호호, 수고는 뭘요.”
설빙이 멋쩍게 웃고 조사에 합류했다.
“무공을 사용해 본 느낌이 어때?”
“내공을 계산하지 않아도 되니까 무척 자유로워진 느낌이에요. 상상 이상의 위력도 놀라웠고. 단순히 초절정에서 한 단계 상승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습관적으로 과도한 내공을 사용하기 쉬워.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할 테니, 당분간은 실전에서도 무공 위주로 사용하도록 해.”
“예, 그럴게요.”
“그렇다고 위험을 자초하진 말고.”
“호호! 물론이에요.”
다시 내궁을 탐사하기 시작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단서를 발견했다.
갈라진 지면으로 빨려 들어간 건물이었다. 지면은 아직 갈라진 채, 시커먼 입구를 벌리고 있었다.
건물은 100m 정도 아래에 옆으로 기울어진 채 틈을 메우며 위태롭게 걸쳐 있었다. 하지만 그나마 멀쩡한 곳이 많아, 뭐라도 건질 수 있을 듯했다.
“빙매, 내려가 볼 테니 위를 지켜줘.”
“예, 여긴 걱정하지 마시고 조심하세요.”
“걱정하지 마.”
휘릭.
건물을 향해 떨어져 내리며 허공답보를 펼쳐, 건물에 닿지 않도록 주의했다.
“여자가 쓰던 방이었나 보군.”
한 무더기의 백골 주변에 거울이나 머리빗 등이 밀려와 떨어져 있었다.
아무리 사소한 물건이라도 단서가 될 터. 허공섭물을 발휘해서 조심스럽게 아공간 주머니에 담았다.
“응?”
물건을 쓸어 담던 중, 외관이 멀쩡한 목함 木函을 발견했다.
무려 2천 년이나 지나도록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내용물을 떠나 목함 자체로도 상당한 가치가 있을 터였다.
“상자를 여는 장치가 없네? 뭔가 특별한 방법으로 열어야 하는 모양인데……. 일단 가져가서 살펴봐야겠어.”
멀쩡한 곳을 옮겨 다니며 눈에 띄는 물건은 전부 쓸어 담았다. 정신없이 담다 보니 어느새 아공간 주머니 하나가 가득 찼다.
더는 담을 물건이 보이지 않아, 지상으로 올라왔다.
“성과가 있었나요?”
“잡동사니만 가득해.”
“그래요? 그럼 이쪽으로 와 보세요. 설 소저가 또, 조감도 같은 물건을 발견했어요.”
“그래?”
설 나나가 은색 판에 묻은 오물을 조심스럽게 닦아내며 말했다.
“이번에는 그림이 아닌 도형이에요. 방주님이라면 해석이 가능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가로세로 1m 정도의 얇은 정사각형 판이었다. 금속 재질에 금, 은색으로 기하학적 무늬가 새겨져 있는 판이었다.
알림이 울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이템은 아니었다. 그런데 문장 해석으로도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서 본듯한 형태여서 곰곰이 생각을 더듬어봤다.
“아! 마법진. 어떤 마법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마법진이 틀림없어. 승연 누이나, 산산이라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
“어떤 마법일까요?”
“내궁에 설치되었다면 생활편의 마법이나 방어 마법이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래, 어쨌든 마법 연구에는 도움이 될 거야. 더 있을 수도 있으니까 찾아보자고.”
“예, 가가.”
셋이 흩어져 주변을 샅샅이 훑었다. 덕분에 꽤 많은 물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야?”
“예, 가가.”
“예, 방주님.”
이미 태극선궁에 들어온 지도 꽤 지났고, 적지 않은 물건을 발견해 분류할 필요도 있었다.
무엇보다 태극선궁은 진입이 자유로운 곳이라 구태여 머물 필요가 없었다.
‘2백 인이 되어야 출입시간이 재시동되니까.’
2백 명째가 진입한 순간부터, 3개월의 입장 제한이 시작됐다. 따라서 2백 명까지는 언제나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
삼 일째부터는 아주마단에서 서른 명이 합류해, 조사에 탄력이 붙었다.
열 배가 넘는 인원이 매달리면 내궁은 이삼일이면 끝날 듯했다.
아직 특별한 물건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래서 더욱 본궁에 대한 기대가 커져만 갔다.
그리고 실제로 내궁을 끝내고, 별궁의 조사를 시작하면서 대박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부군! 서고 書庫를 발견했습니다!
-부군! 이곳에도 서고가 있습니다!
설 나나가 달려가 확인해 본 결과 한 곳은 마법 서적이, 다른 한 곳은 무공 서적을 보관한 서고였다.
두 개의 별궁은 마법궁 魔法宮과 전사궁 戰士宮이라는 별명이 있는 듯했다.
먼저 익숙한 무공서를 살펴봤다. 확실히 중원의 무공과는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태극선궁은 무기, 그중에서도 특히 검을 주로 사용했나 보다. 무공서의 대부분이 검술이었다.
중원의 검과는 검의 크기부터가 다른 만큼 검술 역시 전혀 달랐다.
기 技와 예 藝가 아닌, 힘과 파괴력 위주의 검법이 주류를 이뤘다.
무공서의 수준은 이, 삼류가 대부분이었다. 서고에 비치하는 무공으로는 일반적이었다.
일류 이상의 무공서는 별도 보관하거나 개인 소유일 테니까.
그에 비해 마법 서적은 상당히 도움이 될 듯했다. 마법 수준이 현저히 낮은 우리에겐 마법 서적은 다다익선이었다.
서적이 있다면 무구와 마법 아이템도 있을 터. 기대가 한껏 부풀어 조사도 신명이 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대했던 보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부군! 무기를 발견했습니다.
-여기도 있습니다.
-부군! 이쪽으로 와 보셔야겠습니다!
부른 사람에게 달려가 보니, 가로 2m, 세로 3m 정도의 금속제 철장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아주마단원이 눈을 반짝이며 보고했다.
“충! 부군, 전부 장식품입니다. 혹시 마법 물품이 아닐까요?”
마법 아이템이 맞았다. 보는 순간부터 뇌리에 연신 알림음이 울리고 있었으니까.
“맞습니다. 상당한 양이군요. 큰 공을 세웠습니다. 조사가 끝나면 적당한 것으로 선물하겠습니다.”
“충! 감사합니다, 부군.”
진심으로 기뻐하는 단원을 보고 아줌마도 여자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부군! 이곳에도 무기가 대량으로 묻혀 있습니다!
이번엔 무기였다. 대부분이 무림에선 보기 어려운 거검류 巨劍類였다. 그 외에도 중세 시대 서양에서 사용하던 무기들도 상당수 발굴 되었다.
미궁에서 사용할 무기로는 안성맞춤이었다. 더구나 그에 적합한 무공서도 있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었다.
전사궁과 마법궁의 발굴은 이제 시작이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쏟아져 나올지 기대와 흥분으로 더욱 박차를 가했다.
어느덧 태극선궁의 발굴을 시작하고 이주가 흘렀다. 발굴은 아직 본궁의 초입에 머문 상태였으나 절호조였다. 그야말로 노다지를 캐는 중이었으니까.
문제는 패국이 미궁으로 진입하는 통로를 찾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몬스터를 제외한 다른 생명체를 만나지도 못했고.
할 수 없이 오늘 발굴로 2백 명 입장을 채워, 3개월 봉인했다.
‘3개월이면 충분히 돌아올 수 있으니까.’
이전 같으면 어려워도 비공정이 있어 가능했다.
그렇게 비공정 가득 전리품을 싣고, 곤륜 삼성과 함께 빙궁을 떠났다.
[연재]던전 in 무림 14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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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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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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