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39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7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39화
139. 태극선궁
빙궁으로 돌아와 설빙과 함께 빙궁주를 만나, 태극선궁에서 벌어진 일을 알려주었다.
“빙아가 화경에 올랐다는 말이 정말 사실인가?”
빙궁주는 자신의 딸이 절대 고수가 되었다는 사실이 영 믿어지지 않는 듯, 몇 번이고 되물었다.
“하하! 빙매는 이제 현존하는 여자 최고 무인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장모님.”
빙궁주는 가슴이 벅차오르는지 말을 잇지 못했다.
“아……! 조사님의 유체를 수습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거늘. 빙아가 화경에……. 이게 다 황 서방 덕분일세.”
“하하, 별말씀을요. 빙매가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기연을 수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 고맙네. 빙아, 너도 수고 많았다.”
“어머니! 흑…….”
결국, 모녀가 부둥켜안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슬픔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라 가만히 지켜봤다.
두 모녀가 진정한 다음 본론을 꺼냈다.
“장모님, 태극선궁을 탐사할 인원을 선발해 주셔야겠습니다.”
“그래야지. 얼마나 필요하다고 했나?”
“백 명씩 두 차례에 걸쳐 진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백 명이 필요합니다.”
“알겠네. 선발할 때, 특별히 고려할 사항이라도 있는가?”
“무공보다는 탐사나 건축 분야에 밝은 이들이 좋겠습니다. 현재 아주마단이 미궁 7층에 있으니 그들에게 호위를 맡기면 될 듯합니다.”
아주마단을 부른다는 소리에 장모가 반색하며 대답했다. 비슷한 연령대의 아주마단은 장모에겐 친구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알겠네. 바로 연락하지. 그동안에도 자네는 탐사를 계속할 생각이겠지?”
“예, 이번에는 날벼락과 함께 가볼 생각입니다.”
“흠……! 자네는 태극선궁이 그녀의 세상과 연결되었다고 생각하는 건가?”
“예, 사실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래야 저들과 동등해지니까 말입니다.”
“아! 한데 곤륜 삼성 어르신들은 어쩔 셈인가? 계속 관광하시라고는 할 수 없지 않은가?”
“쩝! 그렇군요.”
늦어도 한 달 후에는 총단으로 돌아가, 무림 어벤저스 창설식을 열어야 했다.
세세한 준비야 사황련에서 할 테지만, 내가 할 일도 있을 터. 일주일 전에는 총단에 도착해 점검해야 했다.
원래 태극선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마교에 잠시 들려도 될 만큼 여유 있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태극선궁을 발견하는 바람에 일정도 꼬이고, 애꿎은 곤륜 삼성은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외부인인 곤륜 삼성을 태극선궁의 탐사에 참여시킬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예 다른 차원의 사람인 날벼락과는 또 다른 문제였다.
‘쩝! 내가 같이 놀아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혼자 놀라고 내버려 둘 수도 없고……. 난처하게 됐어.’
고민하던 내 모습을 지켜보던 설빙이 아이디어를 냈다.
“가가, 설매에게 부탁해 7층을 안내하도록 하는 게 어떨까요?”
“7층?”
“예, 곤륜 삼성의 원래 목적은 미궁이었잖아요. 분명히 어르신들도 흥미를 보이실 것으로 생각해요.”
설빙의 오해였다.
사실 곤륜 삼성은 미궁보다는 내게 더 관심이 있었다. 정확히는 내 무공에.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렇게 해야겠군.”
남궁 설과 함께 곤륜 삼성을 찾아갔다. 곤륜 삼성 역시 궁내의 부산스러운 움직임으로 짐작은 하고 있었다.
검선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래 별일은 없고? 아니면 별일이 있어 찾아온 건가?”
“최근 행방불명이었던 사조님의 행적을 발견했습니다.”
“오! 선재로고! 빙궁의 사조라면 빙백마제 어른을 말하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따라서 당분간 시간을 낼 수 없을 듯합니다. 경치 구경도 지루하실 테니 미궁 7층을 견학하시는 건 어떠실는지요?”
“그렇게 하지. 우린 신경 쓰지 말고, 조사님의 유물을 발굴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시게. 무량수불!”
곤륜 삼성은 궁내의 일에 외부인이 낄 수 없다고 생각하며 흔쾌히 응했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곤륜 삼성과 헤어지고 나서, 날벼락을 만났다.
날벼락과 설 나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그녀들도 부산스러워진 궁도들의 모습에 이상을 느낀 듯했다.
“방주님, 궁에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는지 궁금해 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혜광심어로 대답했다.
-사실 그 문제로 만나러 왔다.
날벼락이 자세를 바로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말씀하시랍니다.”
-혹시 태극선궁이라고 들어봤나?
끄덕끄덕.
내 짐작대로 날벼락은 태극선궁을 알고 있었다. 뭔가 커다란 비밀에 접근한 것 같아,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나만 그런 생각이 아니었는지, 날벼락이 먼저 질문했다.
“방주님께선 어떻게 태극선궁을 알고 있냐고 묻습니다.”
-빙궁 조사님들의 발길이 태극선궁에 닿아 있었다. 태극선궁이 너희들에겐 고대유적인가?
통역하는 설 나나마저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방주님, 날벼락 님이 발견한 고대유적이 태극선궁이었다고 합니다. 그곳을 통해 미궁 7층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고 말입니다.”
나 역시 깜짝 놀라 반문했다.
-사실이냐?
끄덕끄덕.
날벼락 역시 상당히 당혹한 얼굴이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습니다.”
-나야말로 네게 묻고 싶군. 네가 발견했을 당시에는 태극선궁의 모습이 어땠는가?
“날벼락 님은 태극선궁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혹시 더 감추는 게 있는지도 의심스러웠다.
여태 고대유적이라고만 했지, 태극선궁이라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그녀였다.
물론 나 역시 묻지는 않았다. 일방통행이라 우린 갈 수 없는 곳이었으니까.
-무슨 뜻이지?
냉랭한 어조에서 감정의 변화를 느낀 날벼락의 대답이 장황했다.
요약하면 태극선궁으로 짐작되는 고대유적의 발굴을 의뢰받았다. 그런데 정작 유적은 없었고, 혼세미궁으로 연결된 통로만 있었다는 말이었다.
-태극선궁에 대해 네가 아는 바를 말하라.
“태극선궁은 대륙이 4개국으로 통일되기 이전인 2천 년 전에 존재했다고 합니다. 초기 국가 형태의 집단으로, 검술의 발상지로 알려진 전설 속의 단체라고 합니다.”
날벼락이 잠시 말을 멈추고 내 눈치를 살폈다.
-계속하라.
“그 이상 아는 것은 없고, 솔직히 전설일 뿐, 실존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녀 역시 무척 궁금하다고 발굴할 때, 꼭 데려가 달라고 합니다.”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 특히 2천 년 전이라는 말은 피부에 와닿았다.
‘역시 차원 이동하며 시간의 흐름이 뒤틀렸다는 뜻인데…….’
날벼락을 데려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했다. 문자야 설 나나가 해석할 수 있으니 도움이 될 터였다.
-내일 태극선궁에 들어갈 생각이니까 너도 준비해두도록.
끄덕끄덕.
날벼락이 환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난 웃을 수가 없었다.
‘당장 궁도들을 동원해 대대적인 탐사는 할 수는 없겠는걸!’
일방통행 통로가 있어 패국의 침략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았다.
그러나 태극선궁을 패국과 공유하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시간의 흐름이 다를 수도 있긴 하지만, 조심하지 않을 수는 없지.’
일반 궁도들과 패국의 무장 전력이 만날 수도 있었다. 때문에, 안전이 확인되기 전에는 동원할 수 없었다.
‘시간도 부족한데 일거리만 늘어나는 것 같군. 쩝!’
@
다음날.
태극선궁으로 들어가는 마력장 앞에 섰다. 이번에는 초설빙 외에도 날벼락과 설 나나도 함께였다.
“방주님, 날벼락 님이 이곳이 일방통행 연결로냐고 묻고 있습니다.”
-그래. 네가 들어온 곳과 비슷한가?
끄덕끄덕.
“자, 그럼 들어갑시다.”
설빙의 손을 잡고 마력장을 통과했다.
스르륵.
공동에서 기다리자 잠시 후, 설 나나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런데 혼자였다.
“설 소저, 날벼락은?”
설 나나가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방주님, 날벼락 님은 마력장의 거부로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깜짝 놀라 되물었다.
“예? 그게 사실입니까?”
“예, 저보다 먼저 진입했는데 밀려났습니다. 전 이 사실을 전해 드리려고 들어온 겁니다.”
“그래요? 일단 다시 나갑시다.”
서둘러 되돌아 나왔다.
마력장 앞에서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던 날벼락이 우릴 발견하고 말을 건넸다.
“미궁 7층의 마력장과 같이, 이방인은 입장할 수 없는 듯하다고 합니다.”
일방통행이 길을 뜻하는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길을 의미했다면 왕복할 수 없어야 했다.
하지만 미궁 7층이나, 이곳이나 통과한 사람은 왕복할 수 있었다. 따라서 날벼락의 말대로 이방인 통행 불가라는 뜻이 정확했다.
어쨌든 태극선궁을 조사하는 일에는 날벼락 외에 다른 문제는 없었다. 문자는 설 나나가 읽으면 되고, 문장은 내가 해석할 수 있었다.
-안됐지만 넌 기다려야겠다. 참고가 될 만한 문헌을 발견하면 가져오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날벼락이 다가와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꼭 부탁한다고 합니다.”
-알겠다.
그녀의 경우 돌아갈 방법은 있었다. 따라서 들어가지 못하는 것보다는 태극선궁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운 듯했다.
아쉬워하는 날벼락을 돌려보내고 다시 공동으로 진입했다.
사실 바로 태극선궁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도 궁금했다.
‘거추장스럽게 한번 거치게 한 이유는 뭘까?’
의문을 품은 채, 공동을 거쳐 태극선궁으로 진입했다.
스르륵.
“아! 이런…….”
설 나나 역시 망연한 표정으로 폐허의 잔재를 쳐다봤다.
“자, 어서 가봅시다. 위험할 수도 있으니 설 소저는 빙매와 꼭 붙어 있어야 합니다.”
“예, 방주님.”
“걱정하지 마세요, 가가. 설 소저의 안전은 제가 책임지겠어요.”
“부탁해.”
다시 허공으로 올라가 페허의 중심부를 찾았다. 다행히 무너진 건물의 잔재가 몰려 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곧바로 중심부로 이동했다.
아직 반경 10㎞ 이내에 적으로 판단되는 생명체는 없었다.
“확실히 건물 양식이 무림과는 달라요.”
설빙의 말대로 언뜻 봐도 차이를 알 수 있었다.
건물 양식뿐 아니라, 주로 사용된 건축 자재도 달랐다.
무림의 경우 석재보다는 목재를 선호하는데 이곳은 거의 석재였다. 덕분에 아직 건물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겠지만.
무림의 건축 양식이 동양적이라면 태극선궁은 서양식이었다.
특히, 우리가 서 있는 장소는 신화에 등장하는 신전과 흡사했다.
“설 소저, 여기서부터 살펴봅시다.”
“예, 방주님.”
말은 쉽고 간단했다. 하지만 막상 살피려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다.
‘아무리 바빠도 서두르면 안 되는 것도 있는 법이니까.’
조심스럽게 잔해를 치워가며 살펴보는 수밖에 없었다.
부스럭부스럭.
조심스럽게 다뤘어도 문제는 생기는 법이다. 더구나 우린 모두 이런 작업에는 문외한이었다.
삼십 분 정도 지루한 작업을 계속했다.
그러던 중, 무심코 건드린 기둥이 빠지며, 한 무더기의 돌 더미가 무너져 내렸다.
우르르.
“조심해!”
재빨리 피할 수 있어 부상은 없었지만, 삼십 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13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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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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