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32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40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32화
132. 의기천추
비공정에 오르자 기성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물었다.
“충! 방주님, 다음 목적지는 어딥니까?”
“설 누이 집으로.”
“충! 남궁 세가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소림 다음은 안휘의 남궁 세가였다. 서두르면 오늘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남궁 설이었으나, 조금 전의 일로 인해 순수하게 기뻐하진 못 하는 듯했다.
감히 태산북두로 일컬어지는 소림사를 공격하고, 봉문까지 요구할 줄은 몰랐을 거다.
마교도 하지 못한 일이었고, 남궁 세가의 자식인 그녀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으니까.
뿌듯한 한편, 두려움과 걱정이 생겼을 터였다.
‘앞으로 한두 번 더 겪고 나면 무뎌지겠지.’
심란한 남궁 설을 쳐다보며 좌석에 앉았다.
맞은 편 자리에 앉으며, 설 나나가 날벼락의 말을 전했다.
“방주님, 날벼락 님께서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은 것 같다고 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백국의 원로들도 비슷하답니다. 편견과 아집으로 뭉쳐 있는 꼰대 집단이랍니다.”
날벼락도 진저리를 치는 것을 보면, 백국에서 꼰대들 때문에 상당히 고생했나 보다.
한국도 마찬가진 것으로 보아, 꼰대 기질은 차원을 가리지 않는 듯했다.
‘하긴, 상형문자에도 요즘 애들은 싸가지 없다고 쓰여 있었다니까.’
세 시간 정도 비행하자 남궁 세가가 있는 황산에 도착했다. 비공정은 비밀로 해야 하기에 멀리 떨어진 곳에 착륙했다.
기성과 원섭을 비공정에 남기고, 남궁 세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나도 남궁 세가는 처음 방문하는 거였다.
무엇보다 신난 사람은 남궁 설이 아닌, 날벼락이었다. 날벼락의 세계와 이곳의 자연환경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 듯, 보는 것마다 신기해했다.
‘하긴 차원이동 했다고 해도 본 건 혼세미궁이 전부였으니까.’
혼세미궁의 환경은 그녀가 사는 세상과 흡사했다. 따라서 이제야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듯했다.
눈을 반짝이며 설 나나에게 이것저것 묻는 것을 보면, 날벼락도 확실히 여자는 여자였다.
우리는 남궁 설의 안내로, 황산의 절경을 감상하며 산에서 내려와 관도로 접어들었다.
주변 지리에 밝은 남궁 설이 이제 다 왔다는 듯이 말했다.
“가가, 여기서부터는 금방이에요. 산에서 내려오며 본가에 연락했으니 곧 마중 나올 거예요.”
초 설빙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설매, 언제 연락했어? 계속 같이 있었잖아?”
“호호! 본가만의 연락방법이 있어요. 빙궁에도 그런 게 있지 않은가요?”
“그야 그렇지만 이렇게 감쪽같지는 않아.”
“빙매, 여긴 황산이야. 남궁 세가의 영역이라고. 황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남궁 세가와 연결되어 있어. 안 그래, 설매?”
“호호! 가가 말씀이 맞아요. 약초꾼이나 나무꾼, 화전을 일구는 사람들도 다 세가와 연결되어 있지요.”
“아하! 아까 본 약초꾼이구나. 그렇지?”
남궁 설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맞아요. 걸어 들어갈 순 없어서 마차를 보내라고 했어요. 가가, 산에서 내려왔더니 목도 마른 데, 잠깐 차라도 마시면서 기다릴까요?”
“그렇게 하지.”
남궁 설이 아공간 주머니에서 식탁 세트와 다기 세트를 꺼냈다. 삼매진화로 물을 끓여 차를 우리는 중이었다.
“응!”
“어맛!”
쩌저적!
오랜만에 보는 차원 균열이었다.
혼세 미궁의 출현으로 던전은 모두 사라졌으나, 차원 균열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발생 빈도는 확연히 줄었지만, 꾸준히 발생했다.
하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현저히 줄었다. 대정 심법의 보급으로 대처할 수 있는 무인이 늘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발생한 차원 균열은 멀지 않은 곳이었다.
“설매, 차는 세가에 가서 마시기로 하지?”
“예, 가가. 먼저 가세요. 곧 따라갈게요.”
“그럼 천천히 와.”
“예, 가가.”
차원 균열을 향해 몸을 날리려는데, 설 나나가 불렀다.
“방주님, 날벼락 님이 무슨 일인지 궁금하다고, 같이 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럼 설 소저도 함께 따라오십시오.”
“예, 방주님.”
경공을 펼쳐 달려가며 날벼락에게 물었다.
-차원 균열을 모르나?
“모른다고 합니다.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묻습니다.”
-흠……! 허공이 갈라지며 다른 차원의 몬스터가 떨어져 내린다. 너흰 그런 경우가 없었나?
“없었다고 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가서 직접 보도록.
균열 지점에 도착했을 때, 막 몬스터들이 떨어지는 중이었다. 몬스터는 눈에 익은 오크들이었다.
‘남궁 세가와 인연이 깊은 오크군. 처리는 남궁 세가에게 맡겨야겠어.’
남궁 세가에서도 차원 균열을 처리하기 위해 무력 집단이 출동했을 거다. 도망치지 못하게 막고 있는 정도로도 방문 선물이 될 듯했다.
날벼락에도 사정을 알렸다. 그녀가 나서면 오크 정도는 순삭이니까.
-오크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막기만 해라.
“왜 그러냐고 묻습니다.”
-오크를 처리할 사람들은 따로 있다. 지금 달려오는 중이지.
“알겠다고 합니다.”
달려오고 있는 초 설빙과 남궁 설에게도 내 의사를 전달했다. 그녀들 역시 이의는 없었다.
차원 균열에서 떨어져 내린 오크는 60여 마리. 남궁 세가의 창천 검대를 전멸시킨 오크보다 두 배가 많았다.
보스는 오크 공격대장. 레벨은 50대 전후였다.
하지만 남궁 세가도 이전과는 달라, 일개 검대만 출동해도 충분히 처치할 수 있을 터였다.
-크르르
-크와아아!
낯선 환경에 떨어진 오크들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우릴 향해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적으로 포효했다.
그러나 우릴 위협하기보다는 스스로 정신을 차리려는 수단이었다.
그런데도 전혀 상황 파악이 안 되는지 동공이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니들 심정은 내가 잘 알지. 쯧쯧!’
같은 차원 이동자로서 동병상련을 느끼며 장력을 뻗었다. 불쌍한 건 불쌍한 거고, 도망치게 둘 수는 없으니까.
펑. 펑.
크아악.
털썩. 털썩.
두두두두!
멀리서 뿌연 먼지를 날리며 남궁 세가의 척살대가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여기는 설매가 맡는 게 좋겠어.”
“예, 가가.”
나와 초 설빙, 날벼락은 뒤로 빠지고 남궁 설이 오크의 앞을 가로막았다.
“뇌전개벽!”
번쩍. 빠지지직.
꽝! 콰광!
백염의 뇌검사 남궁 설의 검 끝에서 번개가 일어나 오크들의 주위에 떨어졌다. 마치 남궁 세가 비전의 뇌전 검형을 보는 듯했다.
오크들이 꼼짝 못 하고 뇌전의 벽에 갇혀 있는 동안 남궁 세가의 척살대가 도착했다.
두두두두. 히이잉!
일제히 말에서 내려 남궁 설에게 포권하며 소리쳤다.
“창천 검대가 소공녀를 뵙습니다!”
“수고 많아요. 돈두괴물을 처치해, 전대의 명예를 회복해 주세요!”
“복명!”
창천 검대는 이전에 오크들에게 당한 검대의 이름이었다.
새로운 100명의 창천 검대가 60마리의 오크를 포위했다. 검대의 수준은 최하 일류. 절정도 서너 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전의 창천 검대는 장로들까지 포함되어 있었음에도 전멸했다. 당시에는 마력 저항이 전혀 없었기도 했고 상대에 대해 너무 몰랐었다.
그러나 이 전의 검대 보다는 약간 수준이 떨어져도 현재의 창천 검대는 전혀 달랐다.
보법에 우위가 있기에 마력장을 뚫을 방법만 있다면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창천 검대 개개인의 능력은 오크보다 위였다.
숫자마저 부족한 오크를 상대로 압도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끄아아악!
마지막 오크가 숨을 거두는 데까지는 채, 일각도 걸리지 않았다. 오크는 우월한 능력에 완벽한 합격술까지 갖춘 검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검대장이 남궁 설에게 보고했다.
“충! 창천 검대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수고했어요. 어서 수습하고 세가로 돌아가도록 해요.”
“복명!”
창천 검대가 현장을 정리하는 도중에 남궁 세가에서 보낸 마차가 도착했다.
이십 대 중반의 기생오라비가 남궁 설 앞으로 떨어져 내렸다.
휘리릭. 척.
“누님! 어서 오십시오.”
“어떻게 소가주께서 직접 오셨습니까?”
남궁 세가의 소가주인 남궁 명이었다. 동생이라도 소가주 대우를 해주는 거다.
남궁 명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당연히 제가 와야지요. 그런데 매형께는 언제 소개해줄 생각입니까?”
“아 참! 가가, 소가주 명이에요. 태화방의 황대정 방주님이시다. 인사드려라.”
남궁 명이 내 앞으로 다가와 포권하며 인사했다.
“예, 누님. 설 누님의 큰동생 남궁 명이 태화방주님을 뵙습니다.”
“반갑네, 매제. 나중에 찾아오게. 술이라도 한잔하며 천천히 대화를 나눠야지.”
“예, 매형. 꼭 찾아뵙겠습니다.”
“소가주, 이분은 내 아홉째 형님이시며, 빙궁의 소궁주이신 천외일미시네.”
“아! 반갑습니다. 남궁 명입니다.”
남궁 설은 날벼락과 설 나나는 소개하지 않았다. 날벼락의 존재는 길거리에서 알릴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남궁 명에겐 남궁 설이 알아듣게 이야기해서, 인사를 생략하고 마차로 안내했다.
두두두. 다그닥다그닥.
뜻하지 않게 남궁 세가의 소문주와 창천 검대의 보호를 받으며, 천추제일가라는 남궁 세가에 입성하게 되었다.
의기천추 義氣千秋.
마차는 유명한 남궁 세가의 현판을 지나 장원으로 들어갔다. 크기로는 당가타 보다는 못 하지만, 남궁 세가 역시 일반 문파와는 규모가 달랐다.
새로 지은 태화방이나 독고 검문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다. 황산 자체가 남궁 세가나 마찬가지였다.
날벼락의 반응이 궁금해 쳐다보았다.
-황궁에서 자라서 그런지 크게 놀라지는 않은 듯하군.
“건물 양식이 신기하다고 합니다.”
규모는 아니라는 뜻이었다. 날벼락의 차원은 지구보다 컸고, 무림 대륙보다도 컸다.
그런 대륙의 1/4을 차지하는 국가의 황궁에서 자란 그녀였다. 웬만한 규모에는 놀랄 일이 없어 보였다.
‘나처럼 좁은 땅에서 자라지 않았으니. 쩝!’
“날벼락 님이 남궁 사모님이 귀족가문의 여식이냐고 묻습니다.”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오대 세가는 각기 나라에서 세습 관작을 받고 있었다. 이제는 이름뿐인 관작이지만, 그래도 관리들도 함부로 하지 않았다.
마차는 수많은 전각군을 지나 직계들이 거주하는 장원으로 들어갔다.
나를 태화방주가 아닌, 남궁 설의 반려로 맞이한다는 뜻이었다.
“매형, 어른들이 기다리십니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부탁하네.”
남궁 명의 안내로 내전에 들었다. 혼세 미궁에서 먼저 돌아간 남궁 벽도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남궁 명과 닮은 중년 사내가 일어서 말을 건넸다.
“어서 오시게. 내가 설이 애비인 남궁 학일세.”
“반갑습니다, 장인어른. 황대정입니다.”
초 설빙과 날벼락은 남궁 설이 소개했다. 인사를 마치자 남궁 학이 남궁 명에게 머물 거처를 안내하라고 했다.
“일단 쉬고 있게. 나중에 연락하겠네.”
당장 물어보고 싶은 말이 한둘이 아닐 터였다. 대부분은 사적인 문제가 아닌 공적인 문제일 테고.
따라서 여자들을 쉬게 하고 따로 만나자는 뜻이었다.
“알겠습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장인어른.”
[연재]던전 in 무림 1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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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전 화 | 070-8861-6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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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