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30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52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30화
130. 소실봉으로 가자
시험비행을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온 비공정 독고호는 즉시, 개장 改裝작업에 들어갔다.
동승 했던 아내들의 의견을 반영해 작업하는 곳은 바로 좌석이었다. 단지 좌석의 배치만 바꿀 뿐이라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기존의 일렬종대였던 좌석을 가운데 통로를 두고, 서로 마주 보는 형식으로 바꿨을 뿐이었다.
사실 처음의 배치는 내 고정관념에 따른 오류였다. 내가 현대 운송 회사가 승객을 많이 태우기 위한 배치를,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자가용 비행기를 타 봤어야지. 쩝!’
독고호는 총 승선 인원이 열 명밖에 되지 않는 프라이빗 비공정이었다. 대형 여객기처럼 앞사람의 뒤통수를 보며 비행할 이유가 없었다.
덕분에 지금은 서로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눌 수도, 음식을 먹을 수도 있었다.
조종석에 앉은 기성이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방주님, 첫 번째 목적지를 알려 주십시오.”
“소림사. 숭산 소실봉으로 가자.”
“충! 숭산 소실봉으로 모시겠습니다. 곧 이륙하니 안전띠를 확인해 주십시오.”
“알았다. 어디 조종실력을 한 번 볼까?”
“충!”
곧 조용하고 안락하게 독고호가 이륙했다. 맞은편에 앉은 설 나나가 날벼락의 말을 건넸다.
“방주님, 날벼락은 저희가 대단한 능력을 지녔다고 합니다.”
-어떤 능력이 대단하다는 말인가?
“지금 타고 있는 비공정이나, 통신구, 변신 갑옷 등, 모든 점에서 대단하다고 느낀답니다.”
-전부 너희들에게 얻은 것인데? 그렇게 따지면 너희들의 기술이 놀라운 것이 아닌가?
“그 문제가 아니라, 하나같이 무림에 없는 새로운 기술인데, 조금의 시행착오도 겪지 않고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놀랍다고 합니다. 특히 통신구나 비공정은 무림에는 개념조차 없는 물건일 텐데, 설계도만 보고 똑같이 만드는 것은 물론, 어떤 부분은 개선이나 개량까지 하고 있어, 섬뜩하고 무서울 정도라고 합니다.”
날벼락이 이상하게 생각할 만도 했다. 만일 내가 없었다면, 설계도만으로 이렇게 빨리 완성 시킬 수는 없었을 터였다.
특히 비공정이나 통신구의 경우에는 시간이 훨씬 더 걸렸을 터였다. 하늘을 나는 원리나 통신의 주파수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을 테니까.
내가 기본 개념을 잡아 주었기 때문에, 별다른 의문 없이 제작할 수 있었다.
날벼락의 말에서 내 실수를 깨달았으나 티를 내진 않았다. 이미 아내들은 내가 다른 세상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건 고맙군. 하지만 우린 누군가에 의해 주어진 문명이 아니야. 스스로 연구하고 개발해 지금까지 발전시켜 온 것이지.
“그런가? 어쨌든 그녀가 볼 때는, 놀랍고 신비한 능력이라고 합니다.”
그에 관한 화제는 이 정도로 충분했다. 이번 일주에 그녀가 해야 할 일을 알려줘야 했다.
-그건 그렇고 이제부턴 당신이 날 도와줘야겠어.
“가능한 일이라면 돕겠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만날 사람들에게, 당신이 살던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사실대로 말해주기만 하면 돼. 조금의 가감도 없이.
“정말 그 정도로 방주님께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돕겠다고 합니다.”
-고맙군.
이야기가 끝나자 남궁 설이 이동 경로를 물었다.
“가가,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먼저 소림사에 들른 다음 남궁 세가를 방문할 생각이야. 그다음은 호북성으로 넘어가 무당과 제갈 세가를 방문하고, 섬서에 들려 화산과 종남파를 방문해야지. 그리고 사천과 청해의 곤륜파를 거쳐, 빙궁이 최종 목적지가 되는 거야.”
그러자 초 설빙이 의아한 듯 물었다.
“가가, 마교는요? 이번에 마교는 들리지 않나요?”
“응, 마교에 가면 귀찮은 일이 벌어지기 쉬워. 또, 외계 침략에 대해서는 내 생각과 아주 다르지 않아, 나중에 미궁에서 만나도 충분할 거야.”
그렇게 우리는 첫 번째 목적지인 숭산의 소림사를 향해 비행했다.
총단에서 소림사까지는 직선거리로 1,000㎞가 넘는 거리였다. 하지만 독고호로 비행하면 넉넉하게 4시간이면 도착할 거리였다.
잠시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데, 기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주님, 숭산입니다. 곧 소실봉에 도착합니다.”
“알았다. 소실봉에 도착하면 상공에서 대기하도록.”
“충!”
비행기라면 공중에 멈춰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마법 비행체인 독고호는 가능했다. 물론 멈춰있는 동안에도 연료는 소모되지만.
잠시 후, 기성이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보고했다.
“방주님, 소실봉 1리 里 상공입니다.”
1리는 약 400m였다. 수정구의 통신 거리는 약 3㎞. 지상에서 통신이 닿는 거리였다.
“문을 개방하고 기다리도록. 날벼락, 설 소저, 준비하시오.”
“충!”
“예, 방주님.”
지상에 내려갈 사람은 나와 날벼락. 설 나나는 통역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 가야 했다.
먼저 강하 방법에 관한 날벼락의 의사를 물어보았다.
-400m 상공이다. 내 도움 없이 착지할 수 있겠는가?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아 모르겠다고 합니다. 혹시 위험하면 도와줄 수 있냐고 묻습니다.”
-앞으로도 기회는 많으니까, 이번은 내가 하도록 하지. 일단 경험하고 나서 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다음에는 시도해 보도록.
“그렇게 하겠답니다.”
“그럼 설 소저, 날벼락과 함께 내 양옆으로 와주십시오.”
설 나나와 날벼락이 내 옆에 섰다. 아내들과 작별 인사를 한 후, 두 사람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잠시 움찔했으나 거부하지는 않았다.
“다녀올게.”
“조심하세요!”
남궁 설과 초 설빙의 걱정을 뒤로하고, 비공정 밖으로 몸을 날렸다.
휙!
세찬 바람이 얼굴을 때리자, 설 나나와 날벼락은 양팔에 꼭 매달렸다. 아무리 여전사라고 해도 발바닥이 허전하면 겁나는 법이다.
착륙 목표는 소실봉 정상의 커다란 바위.
만일 스카이다이버가 알았다면 기겁할 일이었다. 딱딱한 바닥에 착지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었다.
‘그 사람들은 허공답보를 할 수 없으니까.’
우선은 속도를 내기 위해 머리를 밑으로 하고 수직으로 강하했다.
두 사람의 무게까지 합쳐져 더욱 빨랐다. 400m 상공에서 지면에 도착하는 시간은 실로 눈 깜짝할 사이였다.
‘4, 5초쯤 되려나?’
2초쯤 지나 몸을 뒤집어, 낙하 속도를 줄였다. 정상의 바위가 커다랗게 확대되며,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차핫!”
내공을 끌어올려 몸을 깃털처럼 가볍게 만들었다.
둥실.
내공의 힘으로 중력을 거슬렀다.
이제 착륙 목표인 지상의 바위와 남은 거리는 30m 정도.
허공에 몸을 꼿꼿이 세우고 계단을 내려가듯 발걸음을 내디뎠다. 허공답보 虛空踏步였다.
척. 척척.
가볍게 바위에 내려서며 날벼락에 물었다.
-어때? 할 만하겠나?
날벼락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다음엔 시도해 보겠다고 합니다.”
“설 소저, 날벼락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전해 주십시오.”
“예, 방주님.”
“그리고 곧 손님이 올 테니, 저기 평평한 곳에 자리를 준비하고 차를 준비해 주시겠습니까? 아공간 주머니에 들어있습니다.”
“예, 방주님. 손님은 몇 분이나 오십니까?”
“많아도 셋은 넘지 않을 것입니다.”
설 나나가 날벼락과 평지로 내려가 차를 준비하는 동안, 바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반쯤 눈을 감고 심안을 떴다. 사실 말이 거창해서 심안이지 실제는 기감 氣感의 끝을 뜻하는 경지였다.
따라서 등봉조극에 오를 때처럼, 세상을 전부 관망할 순 없었다. 그래도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거리까지, 기를 감지할 수는 있었다.
최소한 정상의 바위에 앉아, 소실봉 전체의 기의 동향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다.
소림사에는 전각도 많지만, 개인 수련을 위한 동굴이나 암자도 많았다. 내가 찾는 사람도, 소림사 경내보다는 동굴이나 암자에 있을 확률이 높았다.
서서히 기감을 넓혀가며 소림사 전체를 살펴 나갔다. 역시 수많은 소림사 경내에는 내가 찾는 인물이 없었다.
소림사를 대표할 사람이지만 소림방장을 뜻하는 건 아니었다.
소림사 역시 무림의 일개 문파.
무공이 강한 사람이 입김이 센 법이었다. 특히 내가 찾는 사람은 절대 고수인 화경. 소림사에서 방장보다 영향력이 큰 사람이었다.
‘무림의 태산이라는 소림사라면 최소한 서넛은 있을 듯한데…….’
소림사 경내에 없다면, 현역 중에는 화경이 없다는 뜻이었다.
소림사를 벗어나 소실봉 전역으로 기감을 확대했다.
그러자 곧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강대한 기의 파동이 느껴졌다.
‘과연 있군! 하나, 둘……. 셋! 전부 세 명이나 되는군.’
그들에게 천리전음으로 혜광심어를 보냈다.
-소실봉 정상에서 기다리겠소이다.
전음을 보내고 바위에서 내려왔다. 설 나나와 날벼락은 탁자까지 꺼내놓고 따뜻한 차를 준비했다.
“설 소저, 모두 세 명이 올 것입니다. 차를 준비해 주시겠습니까?”
“예, 방주님.”
날벼락에도 알려주고 차를 마시며 기다리길 일각.
정상을 향해 다가오는 세 사람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곧 중후한 음성과 함께, 세 사람의 인영이 떨어져 내렸다.
-아미타불! 시주가 우릴 초대한 것인가?
-아미타불……!
-아미타불!
그들에게 포권하며 인사했다.
“무림 말학 황대정이라고 합니다. 강소성의 태화방이라는 작은 방파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흠……! 무각 無覺이라고 하네.”
“무연 無然일세. 아미타불!”
“이렇게 젊은 시주가 벌써 화경을 이루었다니……. 무림의 홍복이로고! 아미타불. 빈승은 무한 無限일세.”
무자 항렬은 현 소림 방장의 2대 위인 증조 曾祖뻘이었다. 현 소림 방장인 일각이 70줄이니까 백 살이 넘었을 거다.
그런데 아직 탱탱해, 절대 50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화경에 오르며 육체도 회춘했기 때문이었다.
당시에 세 사람은 소림 삼신승이라 불리며, 무림 최고 고수로 알려져 위명이 자자했었다. 무림은 이들 세 사람이 소림사의 중흥기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아……! 소림 삼신승三神僧. 삼신승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사형인 무한 신승이 사람 좋은 웃음을 흘리며 물었다.
“허허! 오히려 빈승이 영광일세. 태화방이라고 했나? 내가 아는 태화방이라면 사황련의 8천주 외에는 기억이 나지 않네만? 아미타불!”
“신승의 기억이 정확합니다. 미력하나마 사황련의 한 기둥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아미타불! 사황련이 큰일을 해냈구먼. 이런 훌륭한 인재를 배출했으니 말이야. 아미타불.”
대화는 주로 무한 신승이 맡아서 하는 듯했다. 다른 두 사람은 그저 불호를 따라 외우는 것으로 동감을 표하는 정도였다.
“차를 준비했으니 일단 앉으셔서 말씀을 나누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호오! 차까지?”
“아미타불!”
무한 신승은 호들갑스럽고, 말도 많은 듯했다. 그에 비해 두 사제는 아무 생각 없어 보였고.
상상했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방심하지는 않았다. 누가 뭐래도 절대 강자였고 삼신승으로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당장 적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고.’
[연재]던전 in 무림 1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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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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