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25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13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25화
125. 참 쉽게 넘었어요.
수란과 한차례 폭풍 같은 정사를 마쳤다. 기분 좋은 나른함에 빠져 누워있는데, 수란이 내 몸 여기저기를 살펴보며 물었다.
“등봉조극이 되었어도 크게 달라진 건 없어 보여요?”
“맞아. 실제로 별로 달라진 건 없어.”
“그래도 뭔가 달라지긴 했을 것 아니에요?”
“여기서 더 바뀌면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몰라. 등봉조극이란 경지는 육체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의 성장을 뜻하는 것 같아. 그러니까 심검과 심안을 얻을 수 있었겠지.”
“아! 정말 그럴 수도 있겠네요.”
실제로 등봉조극이 되면서 육체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화경을 이루면서 이미 육체는 완성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한계를 넘어선 자’라는 이명을 보면 무언가 바뀌기는 했을 거다. 단지 그 차이가 미세해 체감하지 못할 뿐일 거다.
“200레벨이 한계라면, 들판이란 여전사는 거의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는 말이네요?”
“그렇지. 왜 부러워?”
수란이 일어나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요. 당연히 부럽지요. 사실 저도 최근에 벽을 느끼는 중이에요. 전혀 실마리도 잡지 못하고 있지만…….”
나도 깜짝 놀라 일어나 앉아 물었다.
“정말이야?”
“예.”
“언제부터 그랬는데?”
“130레벨 넘어서부터요. 창피하니까 동생들한텐 말하지 마세요.”
“창피하긴! 대견하기만 한데. 독고 검문의 순둥이 수란이가, 벌써 화경을 눈앞에 두고 있다니……. 돌아가신 문주님도 틀림없이 대견해 하실 거야.”
수란이 어림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가가는……. 화경이 말처럼 쉬운가요. 남궁 노 선배님도 아직 넘지 못한 벽이잖아요. 앞으로 10년이 걸릴지 아니면, 영영 넘지 못할 수도 있어요.”
“흐흐, 틀린 말은 아닌데 꼭 그렇지만도 않아. 오늘 나만 봐도 그렇잖아? 경지는 뜻하지 않는 순간에 찾아오는 거라고. 물론 그 전에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겠지만. 벽을 느꼈다는 것은 수란도 준비는 되어있다는 뜻이야. 조금 더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넘을 수 있을 거야.”
“하긴, 그러고 보면 가가께서는 참 쉽게 넘었어요. 화경도 그렇고 이번에도.”
“하하, 조금 그런 면이 있지? 근데 오늘은 나도 놀랐어. 너무 뜬금없는 상황이었잖아. 그래도 당신들이 곁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
“맞아요. 가가께서는 저희가 얼마나 놀랐는지 모르시죠? 팔다리가 떨려서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었어요. 저만 그런지 알았는데 혜 동생도 떨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동생들을 보니까 전부 마찬가지였어요.”
수란이 당시를 생각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가만히 안아주며 다독여줬다.
“고마워. 당신들 덕에 무사히 갈무리할 수 있었어.”
“호호! 쑥스럽게 왜 그래요? 부부니까 당연한 건데. 그건 그렇고 미궁에는 언제 들어갈 거예요”
정말 쑥스러웠는지 수란이 화제를 돌렸다.
“정비 끝나면 바로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조금 뒤로 미뤄야 할 것 같아.”
“왜요?”
“등봉조극에 올랐을 때, 잠깐 세상을 관조할 수 있었거든.”
수란이 흥미를 느끼는지 세로로 누어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그래서요?”
“그때 각 문파를 돌아봤어. 구파일방은 물론이고 마교와 황궁까지.”
“독고 검문도요?”
수란에게는 구파일방이나 황궁보다도 중요한 곳이 사문인 독고 검문이었다.
“응, 물론이지. 건물이 전부 들어섰더라고.”
“철웅 사형하고, 대산 사제는 잘 있나요?”
“둘 다 바쁘게 지내는 것 같더라.”
“그럼 됐어요. 근데 다른 문파에선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봐요?”
“그래, 자세히 알 수는 없었으나 구파 쪽의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어. 특히 소림사와 무당파를 중심으로 무언가 벌어지고 있는 듯해.”
“가가께서는 우리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맞아. 그래서 자세히 알아볼 생각이야. 만일 불온한 움직임이 있다면 우리도 대비해야 하니까.”
수란의 말대로였다. 미궁에서 안 좋게 헤어져 마음에 걸렸다. 그래도 7층을 개방하면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아직 7층 개방에 관한 얘기는 그들에게 들어가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지만 살펴볼 의미는 있었다.
수란이 무언가를 생각하곤 다시 물었다.
“직접 움직이실 생각이시죠?”
“구파 일방을 전부 돌아보려면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휴우! 가가께서 안 계시는 동안 7층에 별일이 없어야 할 텐데요.”
“하하, 그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비공정과 수정구의 시제품이 완성된 후에, 떠날 생각이니까. 문제가 생기면 바로 돌아올 수 있어. 사천 당문에서 총단까지도 넉넉하게 이틀이면 충분할 테니까.”
수란은 전혀 몰랐다는 듯이 물었다.
“비공정이 그렇게 빨라요?”
“당연하지. 성 하나는 반나절도 안 되어 지나갈 수 있어.”
비공정 설계도에 따르면 최고속도는 시속 700㎞ 달했다. 초음속 비행기보다는 늦어도 자동차보다는 훨씬 빨랐다.
또한, 뻥 뚫린 하늘길을 직선으로 비행할 수 있어, 소요시간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었다.
“와아! 비공정은 언제쯤 완성돼요?”
“산산이 하기에 달렸지만, 늦어도 한 달 안에는 시제품이 나올 수 있을 거야.”
비행기를 제작하려면, 수만 개의 각종 부품의 조립만으로도 한 달 이상 걸릴 터였다.
하지만 비공정은 비행기처럼 많은 부품이 필요하지 않았다. 수만 개의 부품이 할 기능을, 수십 개의 마법진이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필요한 마법 재료와 마법진을 그릴 수 있는 마법사만 있으면, 대량생산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현재는 핵심이 되는 마법과 마법사, 두 가지 모두가 부족해, 대량생산은 꿈도 꿀 수 없는 처지였지만 말이다.
그래도 시제품 한두 대를 만드는 일은 가능했다.
처음으로 제작할 시제품은 10인용의 초소형 비공정이었다. 선박이라고 하기보다는 보트에 가까운.
일단 기본형으로 제작해 보고 다음은 비행기처럼 유선형으로 디자인도 바꿔볼 생각이었다. 선박보다는 비행기가 저항을 적게 받으니까.
‘뭐든지 처음이 제일 어렵지 두 번째는 덜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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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지원에서 돌아온 일각 장로는 소림 방장 일연을 찾았다.
미궁에서 있었던 일을 보고한 후에, 일각이 무거운 표정으로 물었다.
“사형, 사황련을 이대로 두고 보실 생각이십니까?”
“음.......!”
일연은 염주를 돌린 채 가타부타 대답하지 않았다. 조바심이 난 일각이 다시 물었다.
“사황련도 문제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태화방줍니다. 일신의 무공은 물론이고, 영향력도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만일 지금 조치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나 마땅한 방법이 없음이야. 명분도 없고.”
“사형, 구파일방의 의지가 하나로 모이면 그게 바로 정의가 아니겠습니까?”
“소림 내원의 일이 얼마 전이었는데 다른 문파가 우리의 뜻을 따르겠나? 빈도는 구파일방이 이전과 같지 않다는 점을, 요즘은 피부로 느끼는 중일세.”
사실이었다.
특히 속가의 색채가 짙은 화산과 점창파는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만일 소림사와 무당파에서 비밀리에 육성한, 소림 내원과 무당 비원이 미궁에서 큰 활약을 했다면 사정은 달랐을 터였다.
속으로 욕을 할지는 몰라도 최소한 겉으로는 지금처럼, 소림사와 무당파를 대놓고 경원시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거꾸로 구파일방 내의 영향력이 더욱 높아졌을 터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소림 내원과 무당 비원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벌이지 못했다.
그뿐 아니라 사황련은 물론이고 마교에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검각과 모용 세가가 알찬 성과를 내었다.
따라서 구파일방의 다른 문파들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전통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대세를 따를 것인가를 놓고 진통 중이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계산이 빠른 속가에서 두드러졌다.
점창파 點蒼派는 이미 당문과 선을 대고 있었고, 형산파 衡山派는 아예 사황련과 접촉하고 있었다.
더욱이 오악검파 五岳劍派의 수장인 화산파 華山派마저 당문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었다.
화산파가 당문과 접촉하는 이유는 한 가지뿐이었다. 명색이 구파일방인 화산파가, 사황련의 태화방과 직접 접촉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당문을 통해 비밀리에 태화방주와 연결하려는 의도였다.
이러한 상황이라, 구파일방이 이전처럼 소림사와 무당파의 뜻대로만 움직이기는 어려워졌다.
하지만 일각은 포기하지 않았다.
“사형, 그래서 더 서둘러야 한다는 겁니다. 화산이나 점창이 태화방의 어린놈과 엮이기 전에 조치해야 합니다. 사형, 화산이나 점창도 아직은 구파일방의 전통과 명예를 중시할 것입니다. 태화방의 어린놈만 처치할 수 있다면, 화산이나 점창도 반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일연은 대답 없이 지그시 눈을 감고 불호를 외웠다.
“나무아미타불!”
일각의 말에 반대했다면, 일연은 불호를 외우는 대신 엄하게 꾸짖었을 것이다.
이에 자신을 얻은 일각이 은밀한 어조로 말했다.
“사형, 돌아오는 길에 무당과는 입을 맞췄습니다. 더욱이 황보 세가와 팽가도 어린놈과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합니다. 이들을 이용하면 어린놈을 제거하는 일은 문제가 아닙니다.”
살생을 금지하는 불법을 닦는, 중의 입에서 거침없이 살인을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연은 그를 꾸짖기는커녕 안고 있는 문제를 꺼냈다.
“무당이 문제가 아닐세. 오악 검파의 수장인 화산이 더 큰 문제야. 화산이 움직이지 않으면 오악 검파도 움직이지 않는다네.”
“화산이요? 그동안 화산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화산의 속가 장문인이 태원부로 향했다는 정보가 들어왔네. 그가 태원부로 가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설마 사황련 총단에?”
“그럼 자네는 달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화산파는 도가 道家와 속가 俗家가 공존하는 특수한 형태였다. 처음에는 도가가 주도했으나, 현재는 속가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문파가 유지되고 발전하려면 자금이 필요했고, 하늘 밖에서 따로 노는 도사들에게 그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결국, 자금을 쥐고 있는 속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일각은 마음이 급해졌다. 어떻게든 화산의 장문인과 사황련의 만남을 저지해야만 했다.
속가의 장문인이라면 전통과 명예보다는 실리를 취하기 쉬웠다. 화산이 소림과 무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구파일방의 연합은 물 건너간 것과 다름없었다.
“사형, 제가 태원부로 가겠습니다. 화산 장문인을 만나 걸음을 돌리겠습니다. 최악의 경우라도 잡아는 두겠습니다. 그동안 어린놈을 처리하면 문제를 깨끗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마교가 호의적이라고 하던데 사실인가?”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치는 않으나 호의를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구파일방의 연합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면 오대 세가 까지 끌어들여 뒷배를 탄탄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교가 그를 빌미로 섣부른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그를 빌미로 정마대전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인가?”
“저도 그 정도까지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만에 하나를 대비하자는 겁니다.”
이렇게 소림사의 밤은 점점 깊어만 갔다.
[연재]던전 in 무림 1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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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전 화 | 070-8861-6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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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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