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13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5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13화
113. 혜광심어를! 아미타불!
의문이 꼬리를 물어 생각하다 보니 문득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그래 혜광심어慧光心語라면 가능할지도…….’
불문의 상승 공부로 알려진 혜광심어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텔레파시’라고 할 수 있었다.
언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의념疑念을 전달하는 것이므로 언어가 다른 사람과도 의사소통할 수 있었다.
잠시 심문을 멈추고 대표들과 상의했다. 혜광심어를 사용하면 당사자가 아닌 사람은 들을 수 없으니까 괜한 의심을 살 필요가 없었다.
“여러분, 저들과 언어가 전혀 달라 더는 심문할 수 없습니다.”
당 명환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어쩔 수 없지. 그럼 황 방주는 앞으로 어떡할 생각인가?”
남궁 벽이나 구파일방, 괴마동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들었으니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없었다.
대표들을 한차례 둘러보고 말을 꺼냈다.
“그래서 혜광심어를 사용해볼까 합니다.”
“혜광심어!”
“황 방주, 혜광심어가 가능하단 말인가?”
-오!
-혜광심어를! 아미타불!
화경과 화경(진)인 당 명환과 남궁 벽이 깜짝 놀라 물었다. 내가 화경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으나 다른 대표들의 반응도 별 다를 바 없었다.
혜광심어는 같은 화경이라도 전부 할 수 있는 공부가 아니었다.
그러나 난 어떤 무공이든 극의極意를 깨달을 수 있는 절대종사라는 고유능력이 있었다. 전음술의 극의인 혜광심어라고 다르지는 않았다.
대표 모두가 놀랐으나 특히 또래라고 할 수 있는 검후의 눈은 더는 커질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있었다.
“예, 가능할 듯합니다. 여러분들이 인정해 주신다면 시도해 보려 합니다.”
“무얼 망설이고 있나? 당장 시도해 보게.”
당 명환의 말에 이어 남궁 벽이 진중한 목소리도 말했다.
“그래 황 방주. 이곳은 사황련의 요새고 저들도 자네 포로라네. 우릴 배려해 주는 것은 고맙지만 너무 조심할 필요는 없네. 어디까지나 우린 객이고 주인은 자네니까 말일세.”
두 사람의 성격이 잘 나오는 말이었다. 정치보다는 무공에 집중한 당 명환은 괴생명체의 정체가 무엇보다 궁금했던 거다.
그러나 남궁 벽은 내가 아닌 다른 대표들에게 한 말이었다.
더 까불지 말고 시키는 대로 따르라고. 더 질척거리면 앞으로는 국물도 없을 거라고 경고한 거다.
남궁 설을 통해 혈연으로 나와 이어져 벌써 든든한 우군이 된 거다. 물론 남궁의 이익을 위한 마음이 더 크겠지만 고마운 일이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다시 심문을 시작하겠습니다.”
대표들에게 읍을 하고 돌아서 날벼락을 향해 혜광심어로 질문을 시작했다.
-당신의 이름은?
반짝.
내 질문을 확실히 이해한 듯이 날벼락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co jafeknpehncv;a”
하지만 역시 알 수 없는 문장.
‘쯧! 이년아, 니가 말로 해서는 소용이 없어.’
질문을 바꿨다.
-내 말을 이해할 수 있으면 고개를 한번 끄덕이시오.
끄덕.
이로써 혜광심어가 통한다는 것은 알게 되었다. 이제 일방통행이 아닌 양방향 소통을 위한 수단을 강구 해야 했다.
‘있다!’
이래 봬도 난 이명을 두 개나 가지고 있었다.
그중 하나인 ‘황금문장술사’.
그림이나 문장紋章, 도형과 기호라면 무엇이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림이나 기호로 소통하는 방식은 오랜 역사가 증명하는 언어였다.
‘그것도 안 통하면 바디랭귀지라도 해야지.’
곁에 있던 철 단주에게 지시했다.
“철 단주, 종이와 지필묵을 준비해 주게.”
“충!”
철 단주가 나가자 당 명환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어떻게 소통할 방법을 찾은 것인가?”
“예, 저들이 제 말을 이해한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말을 모르니 그림이나 기호를 그리게 할 생각입니다.”
“오! 그래, 그러면 되겠군. 혜광심어라…….”
아무래도 당 명환은 오늘부터 혜광심어에 매달릴 작정인듯했다.
지필묵이 들어오고 다시 심문이 시작되었다.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 중이었으나 아무도 지루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신들의 언어를 모르니 종이에 그림이나 기호를 적어 표현하시오. 내 말 이해하겠소?
끄덕끄덕.
-당신의 이름은?
날벼락은 잠깐 생각하고 나서 종이에 하늘을 그리고 맑은 하늘을 표현하려고 해를 그려 넣기 시작했다.
두 개를.
‘헐! 얘넨 해가 두 개야!’
내심 깜짝 놀랐으나 날벼락을 방해하지 않으려 묵묵히 지켜봤다.
해를 그린 다음에는 예상대로 벼락을 그렸다. 그리고 하늘과 해, 벼락에 아랍어와 비슷한 꼬부랑 글씨를 적었다. 아마 저들의 문자인 듯했으나 역시 해석은 되지 않았다.
-당신의 이름이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맞는가?
“오!”
끄덕끄덕.
그림만으로 단숨에 이름을 맞추자 날벼락은 탄성을 터뜨리며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하나 문자를 해석하지 못해 알 수 있는 정보는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협조해줘서 고맙다. 일단 오늘은 이만 쉬고 내일 다시 이야기를 나누자.
“예.”
그동안 날벼락에 ‘예’와 ‘아니오’를 가르쳤더니 바로 중원어로 대답했다.
-도주하거나 위해를 끼치면 용서하지 않겠다.
“예.”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대답하는 그녀에게 다시 말했다.
-불편한 점이 있으면 말하라. 가능한 요구는 들어주겠다.
“예.”
철 단주에게 그들을 막사로 돌려보내고 감시와 함께 필요한 것들을 챙겨 주라고 지시했다.
@
대표들에게 날벼락이 말한 정보를 알려줬다. 그들도 같은 장소에서 보고 들어 대충은 짐작하고 있었다.
나도 첫날이라 큰 기대를 하기보다는 괴생명체의 존재 여부가 알려졌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이젠 군웅들도 더는 불평불만을 늘어놓지 않을 터였다.
대표들을 향해 앞으로 계획을 말했다.
“보시는 바와 같이 괴생명체. 아니 유사인간의 존재 여부가 확인되었습니다. 오늘 포로로 잡힌 네 명은 저희와 충돌했던 자들과는 적대적인 관계라고 합니다. 신뢰할 수는 없으나 일단은 저들의 태도로 보아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되므로 앞으로 저들을 통해 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생각입니다.”
“본 승도 동의합니다. 아미타불!”
소림사의 일각 장로의 말이 끝나자 괴마동주가 말을 이었다.
“본교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방주께서는 문파와 연락할 방법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이곳의 상황을 교주님께 전달해야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더 하실 말씀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검후가 손을 들고 발언했다.
“황 방주님, 저들이 순순히 포로가 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들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통로는 우연히 발견했다고 했습니다. 다시 돌아갈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짐작합니다. 우리가 통로를 완전 봉쇄하고 요새화하는 바람에 자력으로는 쉽지 않다고 판단해 협조를 구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날벼락은 한 집단의 수장이었다. 그쪽 세상의 고대유적을 탐사하는 도중 적의 습격으로 도주했다. 그 와중에 혼세미궁 7층으로 연결된 통로를 발견했다고 했다.
날벼락의 말을 전부 믿을 수는 없으나 어느 정도 일리는 있었다.
검후의 질문이 계속되었다.
“그럼 황 방주님께서는 저들과 협조할 생각이신가요?”
“그 점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적의 적은 친구라고 했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섣불리 결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직은 저들을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저도 방주님께서 신중하게 생각하시고 결정하리라고 믿습니다. 방주님께서는 저들이 말하는 세상에 대해서 짐작 가는 점이라도 있습니까?”
언어를 해석하지 못해 자세한 사항을 알 수는 없었다. 그래도 작은 단서들을 종합해보면 아마도 마법과 검술이 혼재하는 판타지 세상에서 온 것으로 보였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인간 외에도 유사 인종과 괴물이 공존하며 마법과 검술을 사용하는 세상이라고 합니다. 제 짐작이지만 검술은 우리와 비슷하거나 조금 처지지만 마법은 훨씬 뛰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밖에도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날벼락의 행성에는 네 개의 국가가 지배하며 신과 악마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또 이들은 이곳을 던전이나 고대유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뜻밖의 사실을 접하고 날벼락도 상당히 놀란 듯했다.
처음 날벼락은 우릴 던전 속의 몬스터로 생각했다. 유사 인종이나 인간형 몬스터가 흔한 세상에서 살았으니 당연한 판단일 거다.
그래서 바로 접촉하지 않았던 거다. 그렇지만 몬스터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체계적이고 발달된 문화와 언어 등을 가지고 있어 혼란스러웠다.
섣부른 판단을 보류하고 지켜보기를 한 달. 그녀들은 우릴 몬스터가 아닌 유사 인종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처음 이곳이 흔한 던전이나 고대유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러자 이젠 돌아갈 일이 걱정이었다. 우리가 통로를 봉쇄하고 있는 이상 자력으로 빠져나가기는 어려워 보였으니까.
결국, 투항하고 협조를 구하기로 결정한 거다.
그녀들이 혼세미궁을 던전으로 생각한다는 점은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일방통행이었던 건가?’
있을 수 없는 불평등한 일방통행의 비밀이 어느 정도는 풀린 듯했다.
‘우리가 던전 안의 몬스터와 같은 처지라면?’
당연히 몬스터인 우리가 밖으로 나갈 수는 없을 거다. 몬스터가 던전 밖으로 나갈 때는 던전이 폭발할 경우가 아니면 없었으니까.
던전이 브레이크를 일으키지 않는 한은 몬스터가 자체적으로 나갈 방법은 없다는 뜻이었다.
‘가만! 브레이크!’
거꾸로 생각해 브레이크를 일으키면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 방법은 일단 킵해 놓고.’
좋은 방법 같으나 변수가 너무 많아 당장 실행하기는 어려웠다.
먼저 브레이크를 일으킬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알아냈다고 해도 7층만 브레이크를 일으킬 방법을 찾아야 했다.
만일 혼세 미궁이 통째로 터진다면 무림은 미증유의 대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라서 차라리 하지 않느니만 못했다.
‘그럼 날벼락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 아니라는 뜻인가?’
무언가 다른 점이 있으니까 우리는 몬스터고 그들은 헌터가 되었을 거다. 그 원인을 찾는다면 일방통행을 역행할 수 있을지도.
‘어쩌면 이곳에서 날벼락이 말한 고대유적으로 가는 통로가 있을지도 몰라.’
신은 공평해야 의미가 있었다. 그러니까 한 사람에게 전부 몰아주지는 않는다는 말도 있는 거고.
더구나 7층에 대한 수색은 이제 시작된 것과 다름없었다. 다른 통로가 있을 가능성이 컸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이 있었다. 만일 혼세 미궁이 저쪽의 던전이라면 클리어 조건이 있을 거다. 물론 입장이나 제한 조건도 있을 테고.
‘조건에 걸려 놈들이 아직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입장 조건이 시간이 아니어도 상관없었다. 만일 인원수 제한이면 우리도 충분히 해 볼 만 하니까.
‘어떤 조건이 걸린 던전인지는 내일 날벼락에 물어봐야겠군.’
[연재]던전 in 무림 1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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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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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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