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03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05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03화
103. 사황신룡
조 건양은 태상 가주 일행이 비무대로 내려서자 마지막으로 나를 소개했다.
-다음으로 모실 분은 저희 태화방의 방주이신 사황신룡邪皇神龍 황대정 방주님과 부인들이십니다.
곁에 있는 부인들에게 눈짓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도 갑시다.”
“예, 가가.”
휘리릭. 휙. 휙. 휙.
나와 다섯 명의 부인들이 일제히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오늘 부인들은 모두 성장成裝한 상태였다. 평소에도 예쁘지만 꾸미면 더 예쁜 법이다.
특히 오늘은 미인대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아내들도 여자였고 아직 젊었다. 묘한 경쟁심에 화장과 복장에 특별히 힘이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말했듯이 예쁜 여자들이 하늘로 몸을 날리는 모습은 영화 속의 한 장면이었다.
마치 다섯 명의 선녀가 하늘을 나는 듯한 모습에 군중들은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었다.
이럴 때 사내들은 괜히 뿌듯해한다. 나 역시 그랬다. 아마 이래서 트로피 와이프란 말도 생겨났을 거다.
당연히 나와 아내들도 비무대 중간에서 능공허도를 펼쳤다. 내가 살짝 도와 한 세옥의 곁으로 무사히 내려섰다.
이번에는 사황련 무사들의 입에서 장내가 떠날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우리도 화경 있다고.
-우와!
-태화방주, 천세!
-사황신룡 황 대정! 사황신룡 황 대정!
관중들이 내 이름과 별호를 연호하며 함성을 질렀다.
이전 별호인 쌍검신룡 보다는 사황신룡이 훨씬 나았다. 일문의 방주에도 잘 어울리는 별호였고.
물론 별호를 연호하는 이들은 사황련도였다. 이번 기회에 별호를 바꿀 생각으로 내가 심어놓은 무사들이었다.
원래 이런 자리에서 한 번 불리면 그대로 굳어지는 법이니까.
아마 오늘을 기점으로 당분간은 무림에 사황신룡이란 이름이 들끓을 거다. 영웅대회 우승자보다도.
아직 20대 초반의 젊은 화경.
무림 삼대 세력 중의 하나인 사황련의 태화방주.
더구나 오늘 아홉 명의 선녀 같은 아내들도 선보였다.
이야기 좋아하는 무림이 떠들썩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나와 아내들이 멋들어지게 비무대 위로 내려서자 조 건양이 다시 입을 열었다.
-무림 동도 여러분! 이번 개파대전의 주최자이신 사황신룡 태화방주님께서 한 말씀 하시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서 비무대 중앙으로 이동했다. 귀빈석과 사방을 향해 포권하며 목소리에 사자후를 실었다.
-본 련의 개파대전에 참석해 주신 무림 동도 여러분께 심심한 사의와 함께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본 련은 무림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이 자리를 빌려 다짐합니다. 인사말을 이것으로 갈음하고 모두 이어지는 젊은 영웅과 미녀들의 비무를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삐이익!
-와아!
-사황신룡! 사황신룡!
열화와 같은 환성을 뒤로하고 참관인 일행은 귀빈석으로 돌아왔다. 물론 이번에도 능공허도로.
흥행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퍼포먼스였다.
우리가 자리에 앉자 비무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둥! 두둥! 둥둥둥둥!
북소리가 끝나자 조 건양이 첫 번째 비무 상대를 소개했다.
-첫 번째 비무는 남궁세가의 천화옥봉 남궁 설 여협과 멀리 해남검문에서 참석해 주신 능파비연 양 소옥 여협이십니다. 두 분은 비무대로 올라와 주십시오!
비무 대회 흥행을 위해 오늘의 첫 순서는 남궁 설이었고 마지막은 검후로 정했다. 이렇게 배치해야 관중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으니까.
-와아!
-우와!
과연 처음부터 강력한 카드가 등장하자 장내에는 아까보다 더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비록 두 사람이 모두 서른에 가까운 노처녀였으나 확실히 유부녀인 아내들보단 인기가 있었다.
휘리릭. 휘리릭. 휙휙.
멋진 경공을 선보이며 비무대 양쪽 끝으로 늘씬한 두 미녀가 나타났다.
남궁세가의 전통 무복인 청색 무복의 남궁 설과 해남검문의 백색 무복을 입은 양 소옥이 비무대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섰다.
과연!
귀빈석에 앉아 두 여자의 정보를 열람하며 내심 감탄했다.
남궁 설의 경우는 이미 정보를 알고 있었다. 그래도 벌써 2년 정도 지나서 지금은 꽤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었다.
무엇보다 커다란 변화는 비활성 각성자인 남궁 설에게도 마력 스탯이 생겼다는 점이었다.
비록 아직 1이었으나 0과 1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지 않은가. 던전에 입장할 수 있냐 없느냐의 차이니까 말이다.
‘확실히 대정 심법이 전 무림에 풀리긴 풀린 모양이군……! 쩝! 그래도 너무 아쉬워. 이명도 있는 S급 비활성 각성자가 흔한 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러나 아직 비활성이 풀리지는 않은 점이 안타까웠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남궁 세가만 아니었다면 어떻게 들이대 볼 텐데 아쉬웠다.
그에 비해 해남검문의 양 소옥은 레벨 79에 마력이 31이나 되었다.
해남검문도 이전부터 던전을 운영하고 있었다는 증거였다. 마력이 31이나 된다는 것은 몬스터 사냥을 했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양 소옥이 이미 최절정에 달한 남궁 설을 이기기는 어려울 듯했다. 남궁 설은 레벨 88에 내공도 15년 정도 많았으니까.
-삐이익!
-와아!
-남궁 설! 남궁 설!
-양 소옥! 양 소옥!
역시 첫 번째 남궁 설, 양 소옥 카드는 강력했다.
장내는 온통 두 사람의 이름을 연호하며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관중들이 마치 아이돌 공연을 보러 온 팬덤 같았다.
둥둥둥!
비무를 알리는 북소리가 울리자 그렇게 시끄럽던 장내가 일시에 조용해졌다.
오오! 그래도 무인은 무인인가 보네.
덕분에 두 사람은 주변에 영향받지 않고 비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남궁 세가나 남해 검문은 검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무가였다.
채챙!
마주 보고 포권하며 인사를 마치자 두 여자는 모두 검을 뽑았다.
“하앗!”
“차핫!”
채쟁. 챙. 챙.
처음에는 두 사람 모두 검법을 구사하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관중들은 혹시라도 창궁검법이나 남해삼십육검 등, 두 가문의 성명 절기를 볼 수 있을까 하고 기대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오늘 그런 일을 없을 거다. 두 사람은 여자라서 가문의 독문 검법을 익히지 못했으니까.
그렇다고는 해도 상당한 수준의 검술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직 서로의 진신 절학을 선보이지 않았으나 상당히 날카로운 공격을 주고받았다.
그렇게 십여 합을 주고받았을 때 두 사람의 움직임에 변화가 일었다. 관중들을 위한 서비스는 여기까지인 듯했다.
화르륵!
우와!
양 소옥의 검에서 불길이 솟구치자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관중들이 함성을 질렀다.
양 소옥의 검이 남궁 설을 향했고 검 끝에서 불덩이가 쏘아졌다.
휘륭!
펑! 펑!
검법을 전개하며 틈틈이 암기처럼 날아오는 화염구에 남궁 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화염구를 막는 것은 간단했다.
하지만 마력 저항이 약한 그녀로선 열기와 불꽃을 완전히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남궁 설은 열기를 막기 위해 따로 내공을 돌려 몸을 보호해야 했다. 내공이 분산됨에 따라 그녀는 차츰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그 광경을 함께 지켜보고 있던 수란이 귓가에 속삭였다.
“가가, 마력이네요.”
“그래, 마력이지. 양 소옥은 이제 승부를 볼 생각이겠지.”
“마법인가요?”
“그런 것 같네. 중얼거리는 것으로 봐선 화염구 마법을 응용한 것 같아.”
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나 분명히 입술이 움직였다.
무공은 초식 명을 외치지 않아도 되지만 마법은 '반드시'라고 할 만큼 영창이 필요했다.
물론 무영창으로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도 있었다. 하지만 고위 마법사나 가능한 일이었다.
설마 양 소옥이 그 정도 경지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마법 응용으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과거 남궁 세가의 창천검대와 장로들이 오크 주술사에게 당한 이유가 마법 저항이 약했기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남궁 설 역시 마법 공격에는 약했다.
어라? 어쩌면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겠는데?
남궁 설이 벌써 탈락하면 흥행에 문제가 생긴다. 절대 내가 원하는 바는 아니었다.
이왕이면 남궁 설은 결승까지 가줬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이었다.
그렇다고 승부를 조작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이변이 일어나면 일어나는 대로 흥행의 요소가 될 수도 있으니까.
수란도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가가, 남궁설 여협이 벌써 탈락하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러게 말이야.”
“그럼 어떡해요?”
“어떡하긴. 잘해주길 빌어야지.”
한번 밀리기 시작하자 남궁 설은 좀처럼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실용적인 해남 검문의 기풍처럼 양 소옥의 공격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필요한 순간 딱 필요한 만큼의 공격을 가했다.
군중 대부분은 당연히 남궁 설이 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을 터였다. 그런데 사정없이 밀리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귀빈석의 각 문파의 장로들도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귀빈들도 양 소옥이 사용하는 기술이 무공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설마 이 정도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한듯했다.
예상 밖의 결과가 벌어지자 덩달아 장내의 분위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남궁 설의 승리를 바라는 군중과 상대적 약자인 양 소옥의 선전을 기대하는 군중이 저마다 목소리를 높여 두 사람을 응원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승리할 수는 없는 법. 둘 중 하나는 패배의 쓰라림을 맛봐야 했다.
채쟁! 챙! 챙!
퍼벙! 펑! 펑!
신법의 우위로 위태하게 버티던 남궁 설이었다.
이에 양 소옥이 승부수를 띄웠다. 다시 중얼거리며 검을 휘둘렀다.
화르륵!
검 끝에서 일어난 불길이 남궁 설의 퇴로를 막았다. 화염벽 마법으로 남궁 설의 발을 묶어둘 생각이었다.
마법의 불길은 일반적인 불과는 달랐다. 더 뜨겁고 잘 꺼지지도 않았다.
채챙! 챙! 챙!
양 소옥의 날카로운 공격에 연신 뒤로 물러서던 남궁 설은 결국 화염벽에 둘러싸였다.
운신의 제약까지 받게 된 남궁 설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검 끝을 지면으로 향했다.
항복이었다.
백염의 뇌검사란 이명까지 가진 그녀였으나 각성하지 못한 탓에 어처구니없이 무너졌다.
아니 내 생각에는 실전 경험의 차이 같았다. 이제 겨우 마력을 얻은 남궁 설과 이전부터 던전에서 사냥했을 양 소옥.
남궁 설은 잘 갖추어진 연무장에서 수련했을 뿐이고 양 소옥은 거친 던전에서 몬스터와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인 거다.
실전과 훈련이 절대 같을 수는 없는 법. 실전 경험의 차이가 무공의 차이를 메우고 승부도 갈랐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결과는 나왔다.
-우와! 양 소옥이 이겼다!
-양 소옥! 양 소옥!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군중들은 하나가 되어 승자인 양 소옥의 이름을 연호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힘없이 비무대를 내려가는 남궁 설의 이름을 부르는 관중은 아무도 없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1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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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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