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99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71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99화
99. 빠르군
왈왈! 컹컹!
삽시간에 총단 주변은 개판이 되었다. 제보가 들어오면 즉시 화약 탐지견과 대기하던 척살조가 출동했다.
척살조는 내가 가장 신뢰할 수 있으며 무력 또한, 월등한 집단이어야 했다. 그런 집단은 아주마단 뿐이 없었다.
화약은 소지한 자체가 역모였다. 발각되면 자폭할 수도 있는 일이라 체포는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았다. 따라서 화약 운반이 확인되면 그냥 묻지 마 척살이 원칙이었다.
이런 경우는 까발려봐야 잔치를 벌이고 있는 우리만 손해라 은밀히 처리해야 했다. 무림인의 잔치에 관이 끼어들 여지를 주는 것만은 무조건 피해야 했으니까.
그래도 혹시 몰라 척살조는 전원 흑의에 복면을 착용했다. 자칫 잘못하면 팽가에 의해 역으로 역모로 몰릴 수도 있는 일이니까. 척살해도 누가 했는지 모르게 하는 게 최고였다.
그런데 한 가지 간과한 일이 있었다. 사실 척살조는 전원 아줌마들이라 시치미 떼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뒷일을 걱정하는 것은 내 기우에 불과했었다.
다행히 이미 총단으로 반입된 화약은 극히 소량이었고 나머지는 아직 운반 중이었다. 운반 중인 화약은 탕마단까지 동원해 척살에 나섰다.
결국, 이 중요한 시기에 사황련 최고 전력을 전혀 관계도 없는 곳에 투입하게 된 거다. 비록 팽가의 의도는 사전에 저지했으나 빅엿을 먹은 것만은 틀림없었다.
이 새끼들! 이번 행사만 끝나면…….
뒤 끝이라면 나도 절대 어디에서 빠지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대로 당하고만 넘어갈 생각은 애초에 조금도 없었다.
단지, 지금은 개파대전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잠시 참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하늘이 도왔는지 뜻하지 않은 낭보가 날아들었다.
척살행을 마치고 돌아온 탕마단주가 날 찾아왔다.
“정 단주, 고생이 많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유종의 미를 거둬주게.”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그래, 날 찾았다고?”
“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일단의 무리를 만났는데 황보 세가 같았습니다.”
“황보 세가? 그들도 개파대전에 참가한다고 했던가?”
초청장을 보낸 오대 세가 중에서 황보와 팽가는 아직 공식적으로 태도를 밝히지 않았다. 이번 개파대전에 불만이 많은 곳이라 우리도 기대하지 않았고.
“공식적인 참가는 아닌 듯한데 상당한 인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그중에 팽가의 무인들이 섞여 있어 방주님께 보고드리는 것입니다.”
“팽가? 틀림없이 팽가였나?”
그나마 황보 세가라면 비공식으로 참가할 가능성은 있었다. 그러나 팽가는 절대 아니었다.
더구나 놈들은 현재 폭발 테러를 획책하는 중이었다. 죽을 자리에 제 발로 찾아올 리가 없었다.
혹시, 사석捨石 작전?
자신들이 테러와 관련 없다는 증거를 만들기 위한 버리는 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원이 얼마나 되던가?”
“대략 100명 전후로 보였습니다.”
“무공 수위는?”
“거의 일류 정도에 절정 이상의 고수도 2, 30 명정도였습니다.”
“으음……!”
버리는 패로 보기엔 수준이 너무 높았다. 아무리 오대 세가라고 해도 주력은 일류였다. 절정 이상은 그야말로 간부급이니까. 사석으로 쓰기에는 2, 30명은 너무 많은 숫자였다.
“정 단주, 그들의 연령대가 어떻던가?”
“간혹 중년도 보이긴 했으나 대부분 상당히 젊었습니다.”
“팽가가 확실한가?”
“예, 그들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부하들의 보고에 의하면 양 세가의 직계 가족으로 보였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철없는 자식들이 여자 구경 나온 모양이었다. 저들 가문에서 지금 내게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지도 모른 체 말이다.
하긴 이렇게 철없는 놈들이라면 화약을 만지는 중대사를 알려주기는 힘들었겠지.
그렇지 않아도 당하고만 있어야 해 기분 더러웠었다. 그런데 보고가 사실이라면 제대로 한 방 먹여줄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이런 일은 변수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내가 직접 움직여야 했다.
“지금 감시는 하고 있나?”
“예, 방주님. 일단은 멀리 떨어져 감시하는 중입니다.”
“알겠네. 정 단주, 운송 중인 화약을 놈들이 있는 곳으로 유인하도록 하게.”
“충! 명을 이행하겠습니다.”
“철 단주 있으면 들어오라고 전해 주게.”
“충!”
정 단주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주마단의 철 단주가 들어왔다.
“부군! 찾으셨습니까?”
“예, 철 단주. 현재 대기 중인 단원이 얼마나 됩니까?”
“충! 30명은 임무 중이고 20명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좋아요. 전부 출동 준비시켜 주십시오.”
“충!”
즉시 근접 호위인 원섭과 기성, 철 단주와 20명의 아주마단을 대동하고 총단을 나섰다.
다른 참가자들은 서둘러 오태산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빨리 가야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으니까.
한데 놈들은 마지막 시가지가 있는 오태현에 삼 일째 머물고 있었다.
놈들이 머무는 기루 근처에 도착해서 기성에게 물었다.
“놈들의 신분이 확인됐다고?”
“예, 황보 세가는 소가주의 둘째, 셋째 아들이고 팽가는 소가주의 장남과 셋째 아들이라고 합니다.”
“흐흐! 네 놈 모두 양 가의 가주 직계란 말이군.”
“예, 그렇습니다. 그중 팽가의 장남은 강호에서도 망나니로 꽤 유명한 놈입니다.”
“그래? 뭐 어쨌든 뒈질 놈이니 알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놈들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가 뭐라고 했나?”
기성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기루에서 계집질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루? 그나마 다행이군.”
괜히 미인 대회 참가자에게 찝쩍대는 것보다는 나았다. 오대 세가라면 웬만한 문파 출신은 억울해도 참아야 했을 테니까.
“화약은?”
“내일까지는 전부 도착할 겁니다.”
“그래? 그럼 놈들을 함정으로 유인해야 할 텐데…….”
“흐흐! 방주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황련에는 그쪽 방면의 인재는 많으니까 말입니다.”
“그렇지. 준비는 완벽하겠지?”
“충! 곧 나타날 테니 지켜보시면 알게 될 것입니다.”
작전은 간단했다. 제 도끼에 제 발등을 찍히는 거다. 도끼 대신 화약이 되겠지만. 저들이 보낸 폭약을 놈들과 함께 폭발시킬 계획이었다.
그러자면 시가지에서 놈들을 떨어뜨려야 했다. 인적이 드문 산중으로 유인하는 수단은 여자였다. 남자에게 여자만큼 먹히는 방법은 없었으니까.
비록 사황련이 무력은 약했으나 실로 다양한 방면의 고수들이 모여있었다. 문제는 극히 안 좋은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쓰레기라도 쓰기에 따라서는 보물이 될 수도 있는 법.
이번 작전에 꼭 필요한 분야는 미인계였다. 적당한 인물을 찾는 일은 사황련에서는 식은 죽 먹기였다. 수두룩하게 널려 있었으니까.
“저기 옵니다, 방주님.”
원섭이 가리키는 곳에는 한 대의 화려한 마차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다그닥다그닥.
마차를 호위하는 인원은 대략 이십여 명. 모두 병장기를 차고 있었으나 하나같이 빼어난 몸매의 여자들이었다.
“어디 소속인가?”
“정보각입니다. 정보각은 가장 먼저 오태산 총단으로 이전했습니다.”
정보각이라면 원래는 호남의 만사방 소속이었다. 그러나 별도의 정보조직이 없는 사황련이라 전체적인 정보를 책임지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당연히 제일 먼저 이전해야 하는 조직이었다.
“그렇다면 반 각주의 솜씨겠군.”
“예, 이번 작전에는 특별히 부각주가 직접 나섰다고 합니다.”
“호위도 전부 정보각인가?”
무력이 불안해 물었다. 만사방 정보각과 황보, 팽가의 정예와는 엄연한 실력의 차이가 존재하니까.
“절반은 아주마단입니다.”
“그래? 멀리서 봐서 그런지 전부 처녀 같은데?”
“예, 방주님. 원로분들이지만 실제로 가까이서 봐도 구별하지 못할 정돕니다. 대단합니다.”
“하긴. 절정 이상의 실력자들이니…….”
호위대에 아주마단이 섞여 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다. 고유능력까지 각성한 그녀들이라면 오대 세가 장로들에게도 지지 않을 터였다.
이번 작전의 성패는 놈들의 유인에 달려 있었다. 또한, 우리가 한 짓이라는 점을 반드시 놈들이 알아야 했다.
나처럼 뻔히 흉수를 알고도 남들에게 말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되어보라는 거다.
왜?
내가 지금 그러니까.
나도 팽가의 화약 테러를 알고도 입도 뻥끗하지 못하고 혼자 처리하는 중이었다. 놈들도 제 자식들이 폭사해 죽으면 내가 한 짓이라는 걸 알 거다.
알아도 켕기는 게 많아 놈들도 절대 입을 열 수가 없을 거다. 혼자 끙끙 앓다가 복수를 다짐하겠지만 그것도 내가 먼저 할 거다. 그래야 진정한 복수가 되니까.
정보각 일행이 세가의 자제들이 머무는 만보루로 들어가서 편안한 마음으로 정보각이 만든 작전을 지켜보았다.
어느새 철 단주가 옆으로 다가와 설명해 주었다.
“놈들이 머무는 만보루는 1층이 식당, 2층은 주로, 3층에서 5층까지가 홍루입니다. 1층에서 식사하는 도중에 약간의 시비가 붙을 겁니다. 정보각의 부각주는 강서성의 이류 문파인 청월도문의 여식으로 설정했습니다.”
꽤 세심한 설정이었다. 명문 대파라면 놈들이 건들기 어려울 테고 삼류 문파치고는 호위가 많았다. 적당한 선을 지킨 공작대였다.
철 단주가 상황을 설명하는 도중에 주루 입구가 시끌시끌했다. 잠시 설명을 멈추고 함께 지켜봤다.
우당탕. 쨍강.
채쟁! 챙! 챙!
휘리릭. 휙휙휙!
안으로 들어갔던 청월도문 일행이 낭패한 표정으로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녀들은 마차를 가져갈 여유도 없는지 화급히 관도를 향해 몸을 날렸다.
휘릭! 휘리릭! 휙휙휙!
-저쪽이다! 쫒아!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만보루에서 수십 명의 사내가 뛰쳐나와 그녀들의 뒤를 쫓았다.
“빠르군. 들어간지 반 시진도 안 지난 것 같은데 말이야.”
“부각주의 외모가 그만큼 뛰어나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그건 인정해야겠군. 한데 중요인물이 아직 등장하지 않는군.”
“좀 더 지켜보시지요.”
부각주 일행도 추격자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도주하던 걸음을 멈췄다. 그러자 곧바로 추격자들과 싸움이 벌어졌다.
채챙! 챙! 챙!
끄악!
아악!
쓰러지는 자들은 모두 세가의 무사들이었다. 호위대에 최소 절정 이상의 고수가 열 명이나 숨어 있으므로 애초에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세가의 무사들이 당하자 추격자가 늘었고 마침내 기다리던 얼굴들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원섭이 그 중 하나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방주님, 저기 얼굴이 시뻘겋게 부은 놈이 팽가의 장남입니다. 보아하니 부각주에게 뺨이라도 한 대 맞은 듯합니다.”
“그 옆에 젊은 놈들의 세가의 직계 자식들이고?”
“예, 황보의 둘째, 셋째와 팽가의 셋째까지 전부 나왔습니다.”
놈들이 나오자 청월도문도 싸움에서 몸을 빼 다시 도주하기 시작했다. 황보 세가와 팽가의 자식들이 그 뒤를 쫓아가자 곁에 있는 철 단주에게 지시를 내렸다.
“철 단주.”
“충! 부군!”
“철 단주가 단원들과 남아 뒤를 정리하시오. 남은 놈이 있다면 죽이든지 살려 데려오든지는 알아서 하시고.”
“충! 부군의 명을 받습니다.”
원섭과 기성을 향해 말을 건넸다.
“우리도 슬슬 따라가 봐야지.”
“충!”
호위들과 함께 멀찌감치 떨어져 뒤를 쫓았다. 청월도문의 여인들은 약 백여 미터의 거리를 두고 함정을 향해 달렸다. 너무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였다.
눈에 안 보이면 몰라도 빤히 보이는 데 쫓지 않을 수는 없는 법. 특히 팽가의 첫째는 이를 갈며 선두에 서서 쫓고 있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9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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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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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